위로가기 버튼

12월

등록일 2024-05-13 20:18 게재일 2024-05-14 18면
스크랩버튼
캐럴 앤 더피 (심지아 옮김)

한 해가 점점 줄어들며 빛난다./ 12월의 붉은 보석으로,/ 내가 태어난 달.

 

하늘은 얼굴을 붉힌다,/ 제 붉은 뺨을/ 반짝이는 들판에 듬뿍 칠한다.

 

황혼이 소의 무리를 감싼다./ 그들의 실루엣은/ 신념처럼 단순하다.

 

이 밤들은 선물,/ 우리가 가진 것을 보려고/ 어둠을 끄르는 우리의 손.

 

기차가 빠르게 달린다, 황홀하게,/ 나의 빛나는 별,/ 네가 있는 곳으로.

12월을 시인은 “한 해가 점점 줄어들며 빛”나는 달이라고 한다. 붉은 하늘이 “제 붉은 뺨을” “들판에 듬뿍 칠”하고 “황혼이 소의 무리를 감”싸면서, 12월은 ‘붉은 보석’이 되어 빛난다는 것. 12월의 “밤들은 선물”이다. “어둠을 끄르”면, 미처 몰랐던 “우리가 가진 것”이 나타난다. 가령 시인 앞에 “나의 빛나는 별”이 황홀하게 뜨는 것이다. 그리고는 “네가 있는” 그 별로 시인이 탄 기차가 빠르게 달려 나간다. <문학평론가>

이성혁의 열린 시세상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