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업황개선으로 IT전기전자 업종 흑자 12조 증가<br/>우크라·중동분쟁 확산, 석유·화학분야 영업益 46.7%↓<br/>작년 큰 실적 기록했던 자동차·부품도 성장세 이어가
대기업 1분기 실적에서 철강, 석유화학 분야가 영업이익이 급감하며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유가상승, 수요 약화, 중국 경기침체 등의 영향인 것으로 분석된다.
17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국내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중 이달 16일까지 분기보고서를 제출한 334개사를 대상으로 올 1분기 실적을 조사한 결과, 이들 기업의 1분기 매출액은 772조786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768조9852억원 대비 0.5%(3조8010억원) 증가한 수치로, 1년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큰 폭으로 개선됐다. 올 1분기 500대 기업의 영업익은 50조5613억원으로, 전년 동기 32조1749억원 대비 57.1%나 급증했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전체 19개 업종 중 대부분인 11개 업종에서 영업이익이 증가했다. 특히 반도체 업황개선으로 IT전기전자 업종의 영업익 증가 폭이 12조2968억원으로, 전체 업종 가운데 증가폭이 가장 컸다.
IT전기전자 부문은 지난해 1분기 8666억원의 영업적자에서 올 1분기 11조4302억원으로 흑자전환 하며 대기업 전체의 성장세를 견인했다. 특히 AI(인공지능) 열풍에 힘입어 HBM(고대역폭메모리)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반도체 수출이 급증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공기업 실적도 크게 개선됐다. 지난해 1분기 5조3253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던 공기업은 올해 2조5934억원의 흑자로 전환했다. 지난해 세 차례에 걸친 전기료 인상 영향으로 한국전력 등의 수익성이 대폭 확대됐고, 한국가스공사(가스공사), 지역난방공사 등 주요 공기업들도 재무 건전성 제고에 주력하면서 실적이 개선됐다.
지난해 큰 실적을 기록했던 자동차·부품도 올해 1분기 성장세를 이어갔다. 올 1분기 자동차·부품의 영업익은 8조9310억원으로, 전년 동기 7조9125억원대비 12.9%(1조185억원) 증가했다. 반면 석유화학, 철강 등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석유화학의 경우, 올 1분기 영업익 2조4021억원으로, 전년 동기 4조5053억원 대비 무려 46.7%(-2조1032억원) 급감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중동 분쟁까지 확산되면서 유가가 급등하고, 중국발 수요 둔화까지 더해져 수익성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건설경기 악화, 완성차 수요 위축 등 전방 산업의 업황 부진의 직격탄을 맞은 철강업종도 지난해 1분기 영업익 1조1136억원에서 올해 1분기에는 7505억원으로, 30.0% 넘게 쪼그라 들었다. /이부용기자 lby1231@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