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미영
가만히 누워 있으면
몸속에 뻐꾸기 한 마리가 울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다
길고 짧은 두 다리로
작은 우주를 여행하고 있다
엄마가 들려준 어느 별자리 이야기였을까
나는 잠들지 않는 뻐꾸기 발자국 소리 들으며
눈빛이 총총해잰다
(중략)
엄마가 떠나자
나도 목발 없는 불면증 환자로 살며
오른쪽으로만 걸었다
되돌아온 시간 곱씹을 때마다
내 몸을 핥고 핥으며 비상하는 꿈을 꾸었다
내 몸에 흐르는 작은 소리를 따라가면
눈뜨고 눈감고 있어도
또다시 들리는 뻐꾹 뻐꾹
시계 속에 불멸의 뻐꾸기 한 마리
그리운 통증으로 산다
‘뻐꾹시계’의 ‘뻐꾹’ 소리를 떠올리면 어릴 때 기억 한 자락이 뒤따르지 않는가. 위의 시에서 그 소리는 시인의 ‘엄마’에 대한 기억과 그리움을 환기시킨다. 그 소리는 어린 시절 저 우주로 시인을 비상시켰던 ‘엄마’의 ‘별자리 이야기’를 떠올리게 하기에. 그 ‘시계 속’ ‘뻐꾸기’는 사라지지 않고 시인의 “몸에 흐르는 작은 소리”로 존재해왔던 것. 그것은 그에게 “그리운 통증으로” 살고 있는 불멸의 존재인 것이다.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