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학
해가 진다
원효 대교 남단 끝자락
퀵서비스 라이더
배달 물건이 잔뜩 실린 오토바이를 세워 놓고
우두커니 서 있다가
휴대폰 카메라로 서쪽 하늘을 찍는다
강 건너 누가 배달시켰나 저 풍경을
짐 위에 덧얹고 다시 출발
라이더는 알지 못하네
짐 끈을 단단히 묶지 않았나
강으로 하늘로 차들 사이로
석양이 전단지처럼 날린다는 것을
위의 시에서 ‘퀵 라이더’는 아마 초고속으로 물품을 배달했을 터. 그는 “원효 대교 남단”에서 잠시 “오토바이를 세워 놓고” 어딘가를 우두커니 바라본다. 너무나 아름다운 석양의 풍경이 저 ‘강 건너’ ‘하늘’에 펼쳐져 있었기 때문이리라. 무심코 “휴대폰 카메라”로 저 하늘을 찍은 라이더는 예전엔 알지 못했던 사실을 깨닫는다. 세계는 이 고달픈 노동 안에도 아름다움을 “전단지처럼” 날려준다는 것을 말이다.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