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 진전 없을 땐 남은 7개 상임위도 민주당이 차지할 전망<br/>국힘, 국회 파행 비판 여론 속 무기한 보이콧 힘든 상황 ‘고심’
제22대 국회가 개원한 후 3주 차로 접어들지만 여야가 여전히 원 구성 문제로 극한 대치 상황을 이어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본회의를 열어 남은 상임위원장을 선출해 원 구성을 마치겠다며 여당을 압박하고, 국민의힘은 동의할 수 없다면서 ‘전면 백지화’를 주장하고 있다.
여야 간 협상에 진전이 없을 경우 여당 몫으로 배정했던 남은 7개 상임위까지 민주당이 모두 차지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현재 민주당은 17일 본회의를 열어 남은 7개 상임위 위원장도 모두 선출해 원 구성을 마치겠다며 벼르고 있다. 지난 14일 박찬대 원내대표도 우원식 국회의장에게 “다음 주 월요일(17일)에는 꼭 본회의를 열어 7개 상임위 구성을 완료할 수 있도록 요청한다”고 전한 바 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13일에도 본회의 개의를 추진했으나 우 의장이 여야 중재에 나서며 무산됐었다.
우 의장은 일단 여야가 합의하는 것을 기본 원칙으로 제시하며 이번 주까지 가능성을 열어두고 중재에 나서고 있다. 이날 서울광장 이태원참사 희생자 분향소를 찾은 우 의장은 기자들을 만나 ‘민주당에서 18일에 상임위원장 선출을 위한 본회의를 열자는 요청이 있었나’라는 질문에 “여야 간의 협의를 지켜보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우 의장은 ‘본회의를 빨리 개최하자는 민주당의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라는 질문에도 “지금 (여야가) 협의하고 있다”고만 잘라 말했다.
다만, 국민의힘이 계속 협상을 거부하고 있는데다 민주당이 우 의장에게 본회의 개의 압박을 이어가는 만큼 이후에 본회의가 열려 나머지 상임위원장 선출을 마칠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회 파행에 대한 비판 여론이 많은 만큼 본회의를 계속 미룰 수 만은 없기 때문이다.
의석수에 밀려 뾰족한 수가 없는 국민의힘은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법사위 등 주요 상임위를 민주당이 차지한 이상, 더욱 강경 대응으로 맞서야 한다는 의견도 있으나 무기한으로 국회 상임위 보이콧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최근에는 연이어 의원총회를 열고 대응 방안에 대해 논의했으나 합리적인 대응책도 마련하지 못했다. 결국 국민의힘은 우 의장에게 적극적인 중재를 요구하는 한편 민주당에 원 구성 관련 주제로 공개토론을 제안하는 것을 대책으로 내놨으나 민주당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박준태 원내대변인은 16일 국회 소통관에서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원 구성 협상 공개토론을 제안한 지 이틀이 지났지만 민주당에서는 아무런 답이 없다”며 비판했다. 박 원내대변인은 “‘이재명을 위한 이재명의 국회’ 이곳에서 국회가 멈춰 섰다. 이 부끄러운 명제 앞에 헌정 질서가 무너지고 여야 협치가 사라지고 민생은 실종됐다”며 “민주당이 국회 점령군처럼 행동하고 사법부를 무력화시키는 입법을 쏟아내고 언론까지 모욕하는 진짜 이유를 국민 앞에서 설명해 달라”고 촉구했다.
/고세리기자 ksr1@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