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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대

등록일 2024-08-04 18:07 게재일 2024-08-05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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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주

불과 물. 우리는 서로를 불태우며 물속으로 밀어 넣었다. 우리는 망해가는 나라니까. 악천후의 지표니까. 우리는 나뭇가지를 쌓아놓고 불을 붙였고, 오줌을 쌌고, 자주 울었고, 나무들이 그 모습을 지켜보곤 했다.

위의 시는 ‘악천후’ 시기인 십대를 ‘불과 물’이 공존하고 뒤섞이는 시기로 상징화한다. 자신의 삶을 “망해가는 나라”라고 여기고 “자주 울었”던 십대 시절, 이 시절 ‘우리’는 위험한 불장난으로 “서로를 불태우”거나, 오줌을 싸서 서로를 “물속으로 밀어 넣”기도 했다고. 하나 이 시절엔 이 모든 위반 행위들을 품어주고 지켜봐주는 어떤 존재가 있다고 시인은 말한다. 나뭇잎들을 품고 있는 ‘나무들’과 같은 존재가.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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