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지속 온열질환자 급증<br/>대구·경북·창원·창녕 등서도 열사병 질환자·사망자 발생 늘어<br/>두통·어지럼증·경련 동반, 방치하면 생명 위독 충분한 휴식 취해야<br/>정부 17개 시도에 현장 상황관리관 파견, 폭염 대처상황 긴급 점검
전국적인 폭염으로 인해 온열질환자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이달 3일까지 올해 응급실 감시체계 운영 기간 사망자를 포함한 온열질환자는 1546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명 증가했다.
이들 1546명 중 남성은 1204명(77.9%), 여성은 342명(22.1%)인 것으로 나타났다.
온열질환은 열 때문에 발생하는 급성 질환으로 고온의 환경에 오랜 시간 노출되면 두통, 어지럼증, 근육경련, 피로감, 의식 저하 등의 증상을 보이는데, 이를 방치하면 생명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
온열질환자는 연령이 높아질수록 늘었는데, 65세 이상 고령층이 31.4%(485명)를 차지했다.
노인들은 노화 때문에 더위에 따른 체온 상승과 탈수 증상을 잘 느끼지 못하고, 평소 앓고 있던 질환 등의 영향으로 체온 유지와 땀 배출 조절 능력이 떨어져 온열질환에 더 취약하다.
지역별로 보면 경기(261명), 전남(198명), 경남(184명), 경북(160명)의 순으로 온열질환자가 많이 발생했다.
질병별로 나누면 열탈진(824명)이 가장 많았고, 이어 열사병(363명), 열경련(206명), 열실신(129명) 순이었다.
질환 발생 장소는 실외(79.6%)가 압도적으로 많았으며, 작업장(29.6%), 논밭(15.9%)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포항에서도 온열질환자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포항북부소방서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72세 남성이 열탈진 증세로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지난 1일에는 62세 남성과 72세 남성이 열사병으로 병원 치료를 받기도 했다.
지난 2일에는 30세 남성이 오션힐스 포항CC에서 1시간가량 측량 작업을 하던 중 쓰러진 채로 발견됐지만 끝내 숨졌다.
지난 3일 질병청의 공식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에 잡힌 하루 사망자는 3명으로 집계됐다.
이날 광주광역시 서구 금호동 한 아파트 단지 인근 밭에서 일하던 80대 여성이 의식을 잃어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결국 숨졌다. 발견 당시 이 여성의 체온은 42도로 측정됐으며, 열경련 증상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남 창원과 창녕에서도 50대 여성과 70대 여성이 각각 밭과 갓길에서 숨졌는데, 이들의 사망 원인도 열사병으로 추정됐다.
전남 순천시 별량면에서 밭일을 하던 90대가 열사병으로 쓰러져 숨졌고, 조례동에서도 90대 노인이 열경련 증상을 보이며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사망했다.
순천 사망자 2명은 아직 질병청이 집계하는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에는 기록되지 않았다.
이들까지 더하면 올해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는 모두 13명으로 늘어난다.
이에 따라 행정안전부는 5일 전국 183개 폭염 특보구역 중 182개 구역에 폭염 특보가 발효 중이고, 온열질환자가 증가함에 따라 17개 시도에 현장 상황관리관을 파견해 폭염 대처상황을 긴급 점검한다고 밝혔다.
2018년 폭염을 자연재난에 포함에 관리해 온 이래로 행안부가 폭염으로 현장상황관리관을 파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와 지자체는 시민들이 폭염으로부터 안전하게 지낼 수 있도록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포항시는 5일 연일 기승을 부리고 있는 폭염 상황에 신속하게 대처하기 위해 ‘폭염 및 온열질환에 따른 긴급 비상대책회의’를 열고 인명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현장 대책 방안을 논의했다.
또한 고령의 농업종사자, 배달노동자 등 홀로 일하는 사람들에 대한 특별 안전관리를 추진하는 한편 노인 맞춤 돌봄 대상자, 독거노인 등 폭염취약 계층에 대해 방문, 전화 등을 통한 건강관리도 추진키로 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