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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암치료, 전국 병원서 동일한데 지역 암환자 대형병원 쏠림 심각

등록일 2024-10-06 19:39 게재일 2024-10-07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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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항암치료, 연고지 병원에서 받자<br/>초고령화 시대 암환자 수 200만<br/>대부분 수도권 대형병원에 집중<br/>지역 환자 불편함·경제적 부담↑<br/><br/>암 진단·치료 방법 등 정보 파악<br/>항암치료 부작용관리 가장 중요<br/>위급상황땐 가까운 병원이 유리
포항세명기독병원 김학로 혈액종양내과 전문의

최근 유전자 치료제, 세포 치료제, 2중항체, 약물 전달 기술, 세포독성 약물을 단 항체 치료제로 대표되는 바이오 기술과 약제 후보물질 발굴에 쓰이는 인공지능, 디지털 치료제까지 의학은 과학기술의 발전과 함께 빠른 속도로 의학은 변하고 있습니다.

치료제 개발로 암 치료 성적이 높아졌지만, 여전히 암은 극복하기 힘들고 특히 4기 암은 더욱 그렇습니다. 이처럼 쉽지 않은 치료 탓에 지역 암 환자 대다수는 서울 등 수도권 병원 문을 두드리고 있습니다.

수명 연장과 초고령화로 접어들면서 암 환자 200만 명 시대에 접어들었습니다. 암 환자 대부분이 서울 등 대형병원으로 쏠리면서 지역 암 환자의 불편은 더욱 가중됐습니다.

그러나 항암치료의 경우 체력이 크게 소모돼 하루 만에 치료를 받고 내려오기 힘들어 가족이나 친척 집에 머물기도 하고, 임시 거처를 마련해 치료받는 일도 있습니다.

대형병원 쏠림 현상으로 지역 암 환자 2명 중 1명은 치료를 받기까지 한 달 넘게 대기합니다.

이렇게 불편함을 감수하면서 대형 병원을 찾는 이유와 암 환자의 불편과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방법을 함께 고민하고, 암 진단과 치료법에 무엇이 있으며 지역에서도 암 치료가 가능한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암 진단과 치료법

비정상 신생물, 즉 덩어리가 있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커져 인접한 조직으로 침범해 관이나 림프를 따라 다른 장기로 전이가 되면 악성 종양으로 판단합니다. 증상이 없더라도 덩어리가 있는지를 찾기 위해 CT나 내시경 등을 시행하고, 이런 비정상 신생물이 있으면 조직검사를 합니다.

조직검사를 통해 양성 종양인지 악성 종양인지 구분하고, 악성이라면 어느 세포에서 유래된 암인지와 처음 암이 시작된 원발 장기가 어디인지를 분석한 후 그 암종에서 보이는 유전자 돌연변이를 면역염색, 차세대염기서열법 등 여러 방법으로 분석해 치료 표적을 모색합니다. 이후 암으로 진단되면 어디까지 퍼져 있는지, 병기를 설정하기 위해 CT를 비롯해 MRI, PET-CT 등 영상 검사를 합니다.

치료는 암이 퍼져 있지 않으면 국소치료인 수술, 방사선치료를 합니다. 하지만 제3기나 제4기 암의 경우 외과적 절제 또는 방사선치료 등 국소 치료가 불가능해 표준요법이라고 하는 전신 항암치료를 합니다.

최근 항암 약물과 수술 등 의학 발달로 수술이 불가능했던 4기 진행 암 역시 항암치료로 수술할 정도로 암이 줄면 수술합니다.

이를 위해 혈액종양내과, 외과, 방사선종양학과 등 여러 진료과의 다학제 진료가 필요합니다. 우리 병원도 암 진단부터 치료까지 다양한 진료과에서 다학제 진료를 펼치고 있습니다.

◇항암치료, 지역 상관없이 모두 동일하다

그렇다면 지역에서 이 같은 치료가 어려울까?, 대형 병원에서 하는 치료와 다를까?

결론은 표준치료가 존재하기에 다르지 않습니다. 표준 치료는 논문을 통해 알려지고 치료 가이드라인으로 실리게 돼 지역과 상관없이 암 치료는 모두 같습니다. 즉 똑같은 약을 똑같은 방법으로 씁니다.

항암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으로 부작용 관리입니다. 흔한 부작용으로 피를 만드는 골수가 억제되면서 혈구 감소가 생기고 점막층이 약해져서 구내염, 구토, 설사 등을 일으킵니다. 더욱이 호중구가 감소하면서 열이 발생하게 되면 열이 올랐다가 떨어지더라도, 밤이나 새벽에라도 응급실을 방문해야 합니다.

이렇게 항암치료 시 발생하는 부작용 관리가 매우 중요한데, 이는 폐암을 대상으로 한 뉴잉글랜드의학저널(NEJM)에 실린 논문을 통해 입증됐습니다.

항암치료만 한 환자와 조기 완화치료를 같이한 환자를 비교해 보니 완화치료를 함께한 환자가 기능은 향상했지만, 우울감과 불안은 감소했으며 생존율은 높았습니다.

이처럼 여러 가지 상황을 종합해 보면 항암치료제는 표준 치료로 지역과 관계없이 동일하기 때문에 경제 및 육체적인 어려움 해소뿐 아니라 항암치료 부작용을 잘 관리할 수 있고 위험한 상황일 때 입원이 쉬운 연고지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것이 여러모로 유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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