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가 2일 자정을 넘어 새벽까지 진행된 가운데 여야가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 의혹을 놓고 내내 거친 설전을 주고받았다.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과 명태균 씨의 통화 녹음을 고리로 공세를 펼쳤고, 국민의힘은 야당이 탄핵 정국을 조성해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덮으려 한다고 맞섰다.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은 “(명태균 씨) 녹취를 반복해 틀면서 사실 관계가 확정되기 전에 탄핵 사유라고 우기고 있다. 이게 다 이 대표 사법 리스크를 감추기 위한 과정”이라고 비판했다. 같은 당 임이자(상주·문경) 의원도 “민주당이 마음이 조급해서 엄청난 헛발질을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통령실 참모 출신 의원들도 녹취록이 ‘조작’된 증거라며 비판에 가세했다.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출신인 강승규 의원은 ‘소리규명연구소’ 감정결과를 거론하면서 “(녹취록이) 세 구간이 편집·조작된 증거가 보인다”며 “증거 가치가 없다”고 주장했다. 국정기획비서관 출신인 강명구(구미을) 의원도 “만약 짜깁기 된 녹취로 민주당이 공개하고 공천 개입 의혹을 제기했다면 정말 심각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또 이 과정에서 국민의힘 권영진(달서병) 의원이 민주당 정진욱 의원에게 “저거 쓰레기네”라고 발언해 한때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권 의원이 녹취록 편집·조작 의혹을 제기하자, 정 의원이 권 의원의 발언 도중 “특검하세요 특검”이라고 끼어들었다. 이에 권 의원은 “끼어들지 마. 그러지 마. 제가 할 땐 그러지 마라”고 경고하며 “저거 완전히 쓰레기네 저거”라고 발언해 야당 의원들의 항의가 터져 나왔다. 정 의원은 “영진아 이해할게”라며 반말로 받아쳤다.
같은 당 김정재(포항북) 의원은 김 여사가 명 씨에게 보낸 메시지 중 ‘무식하면 원래 그래요’ 발언을 두고 민주당 고민정 의원이 “경악스럽다”고 말하자 “이재명 형수 욕설 틀어볼까요? 정말 경악스러운 건 이 대표”라고 꼬집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출석한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정치적, 법적, 상식적으로 아무 문제 될 것이 없다’, ‘덕담을 건넨 게 전부’라는 취지로 엄호하자 “새빨간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맹공했다.
이소영 의원은 “녹취록 안에 있는 대통령 말씀이 사실이라면 대통령은 지금 국민한테 거짓말하고 있는 것이고, 녹취록 내용이 뻥이면 대통령이 명태균에게 거짓말하는 것”이라며 “국민들이 그 해명을 납득할 수 있겠나”라고 캐물었다.
윤종군 의원은 정 실장을 향해 “윤 대통령께 더 이상의 국정 혼란을 막고 나라를 구하는 심정으로 ‘자진 하야’를 하시라고 건의하는 것이 어떤가”라고 요구했고, 추미애 의원도 “대통령의 탄핵을 고려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개혁신당 천하람 의원은 윤 대통령의 지지율 여론 조사 결과를 들며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빠져나가니까 지금 19%가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고 이에 정 실장은 “개혁신당 지지율이나 생각하시라”고 응수했다.
한편, 운영위에서 야당은 여당의 반대 속에 김 여사에 대한 두 번째 동행명령장을 발부했다. 하지만 지난달 법사위 국감에 이어 이번에도 대통령 경호처의 저지로 전달되지 못했다.
/고세리기자 ksr1@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