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4선 이상 중진 의원들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문제 논의를 위한 긴급 모임을 갖고 한동훈 대표의 탄핵 찬성 시사 발언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했다.
국민의힘 중진 의원들은 6일 오전 국회에서 추경호 원내대표와 회의를 한 뒤 곧바로 한 대표를 만나 이 같은 의견을 전달했다.
5선 윤상현 의원은 모임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이대로 당장 대통령을 탄핵해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에게 정권을 헌납할 수는 없다”면서 “윤 대통령을 지키기 위해서가 아니라 대한민국 체제와 미래, 아이들을 위해서 대통령 탄핵에 동참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윤 의원은 “(중진 모임에서) 일단 탄핵 반대보다는 한동훈 대표의 말씀에 대해 당론으로 채택된 것에 대해 어떻게 혼자서 저런 식으로 하냐는 중진들의 의견 개진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취재진이 한 대표의 말에 동의하는 의원이 있었냐고 묻자 “거의 없었다”고 답했다.
윤 의원은 “한 대표의 얘기가 100% 맞다고 보더라도 바로 탄핵으로 이뤄지는 건 아니다. 우리 나름대로 전략적인 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라면서 “한 대표가 혼자 말하기 전에 중진과 협의를 했어야 하는데 그 기능이 안 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보를 공유하고 돌파구를 여는 게 여당 대표의 자세인데 혼자 정보를 가지고 혼자 얘기하고 당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게 무엇이냐”면서 “그래서 한 대표에 대한 질타가 (중진 모임에서) 있었다”고 덧붙였다.
5선 나경원 의원도 기자들과 만나 “조금 더 상황과 진실을 파악해 보아야 될 때라고 생각한다”며 “이미 당론으로 탄핵 반대의 입장은 정해져 있다”고 전했다. 5선의 권영세 의원 역시 “아직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를 가지고 그렇게 입장을 바꾸는 건 굉장히 경솔한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이날 오세훈 서울시장도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대통령) 탄핵만이 능사가 아니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오 시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대통령은 무책임한 침묵을 깨고 모든 책임을 지겠다는 의지와 수습책을 밝히기 바란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책임 있는 집권여당으로서 지금 해야 할 일은 국민의 불안을 해소하고 국정을 수습하는 일”이라며 “국정 안정을 위해 책임총리제로 전환하고 비상관리 내각을 꾸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고세리기자 ksr1@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