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 여론조사 기관 합동 조사<br/>줄탄핵·체포 여파 보수층 결집<br/>오차범위 내 여당이 소폭 앞서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처음으로 여야 정당 지지도가 오차범위내에서 역전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16일 나왔다. 국민의힘 정당 지지도가 더불어민주당을 오차범위 내에서 소폭 앞선 것이다. 탄핵 및 체포영장 집행 여파로 보수 지지층이 강하게 결집하면서 국민의힘이 지지율을 회복하는 사이 민주당은 여권 실정에 따른 반사 이익을 더 이상 얻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6일 엠브레인퍼블릭, 케이스탯리서치, 코리아리서치, 한국리서치가 지난 13일부터 15일까지 만 18세 이상 남녀 100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국지표조사(NBS)에 따르면, 1월 셋째주 정당 지지율은 국민의힘 35%, 민주당 33%로 나타났다. 이밖에 조국혁신당 8%, 개혁신당 3%, 진보당 1%, 지지하는 정당이 없는 무당층은 17% 순으로 집계됐다. 이번 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지난주 대비 3%p 올랐고 민주당의 경우 3%p 하락해 역전했다.
이처럼 양당 지지율이 뒤집힌 데에는 위기의식을 느낀 보수가 총결집하고 있는데다 민주당이 중도층을 흡수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계엄 사태 이후 민주당이 거대 야당으로서 정국 주도권을 쥐었음에도, 내란 사태 수습이 지지부진하게 이어지자 중도층 민심을 얻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대선 주자인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여전한 것과 ‘줄탄핵’ 역풍, 카카오톡 검열 논란 등도 국민들의 피로감에 불을 지핀 것으로 보인다.
‘올해 대선이 치러진다면 어느 정당 후보에게 투표할 것인지’를 묻는 질문엔 민주당 후보를 뽑겠다는 응답자가 36%, 국민의힘 후보는 33%로 나타났다. 또 ‘정권 교체를 위해 야권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정권 교체론)’는 응답은 48%로 ‘정권 재창출을 위해 여권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정권 재창출론)’는 응답(41%)을 앞섰다.
지난주 같은 조사에서 정권 교체론이 53%, 정권 재창출론이 37%로 집계돼 16%p의 격차가 났으나, 이번 조사에서 정권 교체론이 50% 밑으로 떨어진 점도 눈에 띈다.
이와 함께 헌법재판소에서 윤 대통령의 탄핵을 인용해야 하는지를 묻는 질문엔 인용해야 한다는 응답이 59%, 기각해야 한다는 답변은 36%를 기록했다. 윤 대통령의 탄핵 심판 대응과 관련해서는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이 63%였고, ‘잘하고 있다’는 33%를 차지했다.
차기 대통령 적합도를 묻는 질문에는 응답자 28%가 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이어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13%, 홍준표 대구시장 8%, 오세훈 서울시장 6%,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5%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이 대표의 경우 직전 조사보다 3%p 하락해 30%대 지지율이 깨졌고, 김 장관의 경우 NBS 조사 기준으로 처음 이름을 올렸다. 대통령 선거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의 호감도를 묻는 항목에서는 이 대표 37%, 오 시장 28%, 한 전 대표 24%, 안 의원 19% 등의 순이었다.
한편, 이번 조사는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이용한 전화 면접으로 이뤄졌고,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 응답률은 19.6%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고세리기자 ksr1@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