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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설 대목… 코로나 때보다 어렵다

황인무기자
등록일 2025-01-19 19:51 게재일 2025-01-2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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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 서문시장 가보니…<br/>한산한 장터…  두툼한 외투에 하염없이 손님 기다리는 상인들<br/>제수용품 장만 나온 시민들 고물가에 지갑 닫고 발길 돌리기도<br/>“손님 줄어도 너무 줄어… 명절 특수는 이젠 옛말” 깊은 한숨만
설 명절을 앞둔 19일 대구 중구 서문시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황인무기자

19일 오전 10시 대구 최대 전통시장인 서문시장은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공영주차장도 평소 주말과 비슷하게 주차를 할 수 있었다.

이날 상인들은 영하의 날씨 탓에 투툼한 외투로 몸을 감싼채 하염없이 손님을 기다렸다.

시간이 지나면서 장을 보러 나온 시민들이 늘어는 갔지만, 지갑은 좀처럼 열릴 기미가 없어 보였다. 대부분의 시민들은 사고자 하는 제수용품을 쉽사리 구매하지 못했다.

눈 높이를 조금 낮추거나 발걸음을 돌리는 모습이 연출됐다.

시장은 찾은 시민 황보연정(60·여)씨는 “제수에 꼭 필요한 채소와 고기 등의 가격이 올라도 너무 올라 살 엄두가 나지 않는다”면서 “뉴스에는 제수용품 구입 비용이 20만원이라고 나오던데 그 돈으로 제수용품을 구매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비용이 두배는 더 드는 것 같다”고 한숨지었다.

또다른 시민 김은아(51·여)씨는 “내년부터 설 차례를 지내지 않기로 결정해서 올해는 좀 풍성하게 차례 준비를 하고 싶었는데 지갑 열기가 쉽지 않다”면서 “과일 하나도 쉽게 구입하기 힘들다”고 했다.

설 대목을 바랬던 상인들의 한숨은 더 깊었다.

상인들은 한결같이 “설 대목이란 말이 사라진 것 같다”, “코로나 때보다 더 힘들다”고 했다.

서문시장에서 43년간 수산물 가게를 운영했다는 최순영씨(71·여)는 “예전 설 대목에는 제수용품을 사려는 손님들이 길게 줄지어 순서를 기다려야 했는데, 지금은 그런 모습이 사라졌다”면서 “사람들이 명절 차례와 제사를 안지내는 것도 있지만, 최근 나라가 뒤숭숭해져서 사람들이 더 지갑을 열지 않는 것 같다. 손님이 줄어도 정말 너무 줄었다”고 하소연 했다.

또다른 상인 이기훈(48)씨는 “설 연휴가 일주일 정도 밖에 남지 않았는데 시장에는 제수용품을 사러 오는 사람보다 놀러오는 젊은이들이 더 많은 실정”이라며 “평소 주말 시장의 모습 그대로다. 명절 특수는 이젠 옛말이다”고 했다.

한편,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지난 18일 올해 설 차례상 차림 비용은 평균 20만 3349원으로 집계했고, 한국물가정보는 설 차례상 비용이 전통시장 30만 2500원, 대형마트 40만 9510원으로 집계했다.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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