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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잘되는 약 주세요”… ADHD 약물 오남용 위험

이시라기자
등록일 2025-02-24 18:06 게재일 2025-02-25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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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험생 사이 잘못된 입소문으로 처방환자 5년새 2배로 뛰어<br/>전문가 “마약류로 분류, 오용 시 두통·수면 불안정 등 부작용”

“머리가 좋아지는 약 주세요”

학원가에서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약이 ‘공부가 잘되는 약’ 등으로 잘못 알려지면서 오남용 위험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ADHD 약을 치료가 아닌 다른 목적으로 사용할 경우 두통이나 수면 장애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24일 의료계 등에 따르면 최근 ADHD 약을 찾는 환자가 많이 늘어나고 있다. 학계에서는 ADHD 약물 과수요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ADHD이란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로 산만함, 과잉행동, 충동성이 특징인 질환이다.

특히 도덕적인 자제력이 부족하고 반항심과 이기심으로 자신은 물론 주변을 힘들게 하는 성향이 있다.

주로 아동기에 증세가 발현된다. 성인이 된 후에도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최근 방송 등을 통해 ADHD가 널리 알려진 데다가 수험생 사이에서 ADHD 치료제가 공부 잘하는 약 등으로 잘못 알려지면서 ADHD 약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일부 ADHD 치료제의 경우 품귀 현상을 겪기도 했다.

실제로 ADHD 관련 정보를 공유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일반인의 시험목적 약 복용 후기’ 등 환자가 아닌 사람이 약을 복용해 시험 성적을 올렸다는 내용의 게시물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ADHD 약물 처방환자는 2020년 14만3000명, 2021년 17만1000명, 2022년 22만1000명, 2023년 28만1000명, 2024년 1∼11월 32만6000명을 기록했다.

최근 5년 새 무려 2.3배나 증가했다.

ADHD 약물 처방량도 2024년 1∼11월 8201만2000정으로 2020년(3770만9000정)보다 2.2배가량이 됐다.

ADHD 치료제는 전문의의 지도에 따라 복용 시 환자의 인지기능과 행동 기능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학습 능력을 향상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고 검증된 바는 없다.

전문가들은 “마약류로 분류되는 ADHD 치료제를 치료 외 목적으로 오용할 경우 오히려 심각한 부작용을 겪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치료학과 교수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환자가 아닌 사람이 ADHD 약을 복용하는 경우 대부분 효과가 없고, 오히려 두통, 수면 불안정, 식욕부진 등 부작용을 겪을 수 있다”며 “효과를 봤다는 일부 사례를 듣고 복용을 시도하는 것은 성공 사례만 선택적으로 수집한 ‘생존자 편향’으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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