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철강업계 정반대 가격 전략<br/>동국제강·현대제철 등 가격 인상 예고, 생산량 줄이고 수익 개선<br/>日 도쿄제철 4월부터 강재 판매가 인하… 환율 변동 등 주의 필요
한일 양국 주요 철강업체가 중국산 저가덤핑 등의 위기대책으로 가격에 손을 댔지만 방향은 달랐다.
지난 17일 동국제강과 현대제철은 건축용 중소형 H형강가격을 21일, 24일에 각각 5만원씩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반면 같은 날 일본 최대 전로업체 도쿄제철(TOKYO STEEL)은 열연강판 등 일부 강재 가격을 지난해 10월 전품목을 10% 인하한지 6개월 만에 4월부터 다시 인하를 결정했다.
열연강판, 핫코일 등 강판류 외에 아파트건설용 이형봉강을 t당 3000엔(3%↓), 산세코일은 t당 5000엔(5%↓) 내린다. 신규 책정가격은 핫코일이 t당 8만9000엔(약86만원), 이형봉강은 8만5000엔(약82만원)이다. 빌딩 기둥 등에 사용되는 H형강은 t당 11만5000엔(약111만원)을 유지했다.
동국제강과 현대제철이 H형강을 현재가(106만원)에서 예정대로 5만원씩 올리면 공교롭게도 도쿄제철의 유지가격과 같아진다. 한국 철강업계의 가격인상조치는 중국산 물량공세 등으로 생산물량을 감축함과 동시에 수익 개선대책의 일환이다.
반면 일본 철강업계는 아시아 각국이 중국산 철강재에 대한 반덤핑 조사가 급증하고 있으나 일본에는 관련 조치가 없어 일본으로 유입되는 중국산 물량이 더 늘어날지도 모른다는 경계감이 높아지고 있는데 따른 조치다. 게다가 엔/달러환율이 지속 내려가는 현상(엔고)도 수입가격을 내리고 있다.
17일 외환시장의 엔/달러환율은 149엔 전후로 지난해 연말보다 9엔 정도 내려갔다.
이에 대해 도쿄제철의 영업본부장 고마쓰 자키유지(小松崎裕司) 상무는 “국내외의 시황이나 수입품의 동향에서 신속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한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가격 조정의 최종목적은 수익개선보다는 중국산 철강재에 대한 대항조치인 셈이다. 도쿄제철의 조치는 엔고 지속과 함께 일본내 강재유통가격을 끌어 내리는 방향으로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크다.
철강분야의 한 전문가는 “한국은 일본과 달리 원/달러환율이 높은 상태가 이어지고 있어 당분간 가격경쟁력에서 밀리지는 않을 가능성 등 당장 공급사의 수익개선에는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다만 국내 건설 투자 등 수요가 부진한 상황에 투자를 더욱 위축시킬지도 모르는 데다, 만약 환율이 급락하면 중국산 저가철강재의 영향력이 커질 수도 있는 만큼 환율변동에 연동한 가격대응에도 유의해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진홍경제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