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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콩의 전쟁’… 미국산 대두 中 수출 막혔다

김진홍 기자
등록일 2025-04-21 18:55 게재일 2025-04-23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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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트럼프 1기 관세전쟁 학습효과
1월16일 취임 전 이미 수입 중단
브라질로 체인지 구급처 다변화 
곡물류 추가관세 최대 15% 발동 
닭고기·면화·밀 등도 대폭 줄여

중국이 트럼프 정권 1기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착실하게 준비해온 미국산 농산물에 대한 공격을 개시했다.

21일 니혼게이자이는 미국 농무성이 발표한 외국기업의 미국산 콩이나 옥수수의 구매량에서 중국측의 구매가 트럼프 미 대통령이 취임 직전인 1월 16일 이후 제로(全無)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중국측이 중국에 높은 관세를 부과한 트럼프 정권에 대항해 그의 지지기반인 미국 농가 등에 타격을 줄 목적이 담긴 것으로 풀이했다. 

 

중국은 미국의 관세 부과에 대항해 지난 3월 미국산 콩(대두)이나 밀(소맥), 옥수수, 닭고기 등에 대해 최대 15%의 추가관세를 발동하는 한편 미국산 가금육이나 곡물류의 수입중단 조치도 병행하고 있다.

 

이미 지난 제1차 트럼프 정권 당시의 관세전쟁을 경험한 중국은 그 이후 매년 수입하는 콩의 물량 가운데 미국산 콩에 대한 수입의존도를 지속 낮춰왔다. 중국의 경우 콩 소비량의 80%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고 수입된 콩은 대부분 돼지 사료로 사용되고 있다. 중국인의 식탁에서 돼지고기는 필수요소라 이 돼지고기의 가격이 올라가면 당장 시민들의 불만은 중국 공산당 정권으로 향하기 쉽다.  일설에는 1989년 민주화운동을 무력진압한 천안문사건도 당초에는 돼지고기 가격이 급등한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그만큼 중국 당국의 입장에서는 콩의 안정적 수급은 정권의 안정과도 직결되는 중요한 문제여서 과거 트럼프 정권 1기때의 경험은 그 이후 즉각적으로 대미 수입의존도를 낮추는 방향으로 작동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실제 2017년 시점만 하더라도 중국의 콩수입 물량의 40%에 가까웠던 미국산 콩의 수입비중은 지난해 20%까지 낮아졌다. 반면 브라질산 콩의 수입비중은 2017년 50%에서 같은 기간 70%까지 상승했다. 중국은 미국 대신 브라질로 콩의 조달처를 바꾼 것이다.

 

브라질 콩생산자협회(Aprosoja Brazil)가 홈페이지에 게시한 내용을 보면 중국은 브라질로부터 2018년 6600만t, 2019년 6000만t을 수입했고, 2020년에는 브라질이 세계로 수출하는 콩 7700만t가운데 6600만t정도가 중국으로 수출된 것으로 추정된다.

 

콩만이 아니라 중국은 미국산 면화와 밀(소맥) 등도 수입을 본격적으로 줄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일 중국 세관총서가 발표한 3월 무역통계(달러표시)에서 미국에서 수입하는 면화의 경우에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90%나 감소했다. 또 올해 1분기 전체 미국산 밀 수입액은 지난해 수준의 1% 정도에 그쳐 사실상 중국은 미국산 밀수입을 중단한 상태다.

 

앞으로 실질적인 미국 농가들이 입을 피해가 부상하기 시작하고 미국의 농민들의 반발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가 어떻게 대응해 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진홍경제에디터 kjh25@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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