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 출신 첫 TK 대통령 재도전하는 이재명은… 빈민촌 경기 성남서 ‘소년공’ 생활 검정고시로 대입, 사법고시 합격 2005년 정치입문… 성남시장 재선
1978년 야구 글로브 공장인 ‘대양실업’ 소년공 시절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모습. 그해 4월 말 고입 검정고시학원에 등록해 8월 합격했다. /이재명 후보 측 제공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최종후보로 선출된 이재명 후보가 진보 출신의 첫 대구·경북(TK) 대통령이 될 지 여부에 지역정가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 후보는 지난 20일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차 순회 경선 합동연설회에서 “경북 안동이 낳고 길러 주신 영남의 큰 아들”이라며 TK 출신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현장에서는 환호성이 터져나오기도 했다. 이 후보는 1964년 안동 예안면 도촌리에서 5남 4녀 중 다섯째로 태어났고, 안동 삼계초교를 졸업했다.
TK출신 이 후보가 민주당 대선 후보로 확정되면서 그가 걸어온 길도 관심사다. 이 후보는 안동 삼계초고를 졸업한 후 1976년 당시 빈민촌이던 경기 성남으로 이사해 영세공장에서 소년공 생활을 하기도 한 이른바 흙수저 출신이다.
시계공장에서 독한 약품을 다루다 후각을 잃었고, 야구 글러브 공장에서 일할 당시에는 프레스에 끼인 팔이 구부러져 장애를 안게 됐다. 공장에서 일하며 주경야독으로 고입, 대입 검정고시를 합격한 뒤 장학금을 받고 중앙대 법대에 입학했다. 대학 시절 알게 된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진실은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일하겠다고 다짐한 계기가 됐다. 이는 사법고시에 매진하는 원동력 중 하나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86년 사법고시에 합격한 이 후보는 연수원 시절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강의를 듣고 노동 인권 변호사의 길을 걸어가게 됐다. ‘성남시민모임’을 창립해 분당 백궁·정자지구 용도변경 특혜 의혹을 제기하는 등 시민운동을 이끌다 2005년 열린우리당에 입당해 정치를 시작했다. 2008년 총선에서 민주당 공천을 받았으나 낙선했고 2010년 지방선거에서 성남시장에 당선돼 4년 뒤 재선까지 성공했다.
2017년에는 대선 경선에 나섰지만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패배했다. 그러나 이를 발판삼아 2018년 경기도지사 선거에 승리해 경기도정을 이끌었다. 그 과정에서 기본소득, 기본금융 등 기본 시리즈를 자신만의 정책 의제로 구체화하며 대선 재도전에 의지를 불태웠다.
그 결과 2022년 민주당 대선후보로 선출됐으나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패했다. 대선 패배 후 이 후보는 당 총괄선대위원장으로 2022년 6월 지방선거를 이끌었고, 자신은 인천 계양을이 지역구인 송영길 전 대표가 서울시장 선거에 도전하자 그곳에서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해 당선됐다. 이후 당대표를 지내며 총선에서 야권의 압승을 견인, 대권주자의 지위를 더욱 공고히 다졌다. 이를 바탕으로 생애 두번째 대선 본선 도전을 확정했다.
TK지역 관계자는 “박정희,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 등 TK출신 보수진영 후보가 대통령이 된 적은 있으나 TK출신 진보진영 대통령은 배출되지 못했다”며 “이번 조기 대선에서 TK출신 첫 진보 진영 대통령 탄생이라는 역사를 쓸 지도 관전포인트”라고 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