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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GIST, ‘차세대 AI 전자코’개발⋯향기를 디지털로 읽다

김락현 기자
등록일 2025-04-29 16:17 게재일 2025-04-3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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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전자컴공과 권혁준 교수팀
향기 성분을 전기 신호로 변환
AI가 패턴을 학습해 냄새 구분
헬스·화장품 등 다양한 활용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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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DGIST 전기전자컴퓨터공학과 권혁준 교수, 임형태 석박사통합과정생./ DGIST 제공

DGIST 전기전자컴퓨터공학과 권혁준 교수 연구팀(제1저자 임형태 석박사통합과정생)이 향기를 구분하고, 이를 인공지능으로 분석할 수 있는 ‘차세대 AI 전자코’를 개발했다.

이 기술은 향기 성분을 전기 신호로 바꾸고, AI가 그 패턴을 학습해 냄새를 구분하는 방식으로, 맞춤형 헬스케어, 화장품 산업, 환경 감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이 기대된다.

전자코는 이미 식품 위생, 공장 가스 감지 등 산업 현장에서 쓰이고 있지만, 비슷한 플로럴 계열 향수의 구분이나, 상하기 직전 과일의 미묘한 냄새 변화는 기존 기술로는 정확하게 분석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사람의 후각 시스템이 작동하는 방식, 즉 하나의 냄새가 여러 수용체에 동시에 반응하며 고유한 조합을 만드는 ‘조합 코딩(combinatorial coding)’ 원리에 주목했다. 

다양한 센서가 향기 분자에 반응하고 각기 다른 전기 신호 조합을 만들어내도록 설계하자 인공지능은 이 신호 패턴을 학습해 향기를 인식하고 분류해 기존 기술의 한계를 뛰어넘는 고성능 인공 후각 플랫폼을 구현했다.

이번에 개발된 전자코는 레이저를 이용해 얇은 탄소 재료(그래핀)를 가공하고, 여기에 산화세륨이라는 나노 촉매 물질을 도입해 향기에 민감한 센서 어레이를 만들었다. 이 과정은 복잡한 장비 없이 레이저 한 번으로 간단하게 구현할 수 있어 생산성이 뛰어나다.

이 전자코는 향수나 화장품에 자주 쓰이는 9가지 향기를 95% 이상의 정확도로 구별하고, 향기의 농도까지 예측할 수 있다. 

또 종이처럼 얇고 잘 휘어지는 소재로 제작돼, 팔이나 옷에 붙이는 웨어러블 기기나 스마트 패치에도 적용 가능하다. 실험에서는 지름 2.5mm 기준으로 3만 번 이상 구부려도 성능이 유지되는 높은 내구성도 입증됐다.

권혁준 교수는 “사람의 코처럼 다양한 냄새를 감지하고 구분할 수 있는 서로 다른 특성의 센서를 한 번의 선택적 레이저 공정으로 제작해 단일 집적할 수 있다는 것이 이번 연구의 핵심”이라며 “향후 개인 건강 관리, 환경 오염 감지, 향수 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될 수 있도록 개발 및 상용화 확장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임형태 석박사통합과정생이 제1저자로, 권혁준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했으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미래개척융합과학기술개발사업(구 STEAM연구사업)과 교육부의 대학중점연구소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 성과는 세계적인 학술지 ACS Nano(IF: 17.1)에 2025년 4월 게재됐으며, 표지 논문(supplementary cover)으로 선정됐다. 또한, 본 연구 결과는 2025년 제31회 삼성휴먼테크논문대상에서 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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