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나무 중심화 70% 개화 실패, 배꽃 갈변·고사 현상 확산
포항과 경주 지역 사과와 배 과수농가들이 개화 시기 영하권 이상저온으로 인해 심각한 생육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경북능금농협은 30일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포항 지역에서 발생한 이상저온으로 인해 대부분의 사과 농가가 개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일반적인 사과 재배 과정에서 농가들은 과실 생산을 위해 ‘중심화’라 불리는 주요 꽃을 살리고 나머지 주변 꽃은 제거하는 작업을 진행한다. 그러나 능금농협의 잠정 집계에 따르면 약 70%의 사과나무 중심화가 이상저온으로 인해 제대로 개화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능금농협 관계자는 “정확한 피해 규모는 결실 시기가 되어야 파악할 수 있지만, 포항의 거의 모든 사과 농가에서 꽃이 제대로 피지 않는 피해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다만 중심화 대신 주변 꽃을 활용할 수 있어 실제 수확량 감소 여부는 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포항에서는 기계면, 기북면, 죽장면을 중심으로 약 400개 농가가 사과를 재배하고 있다. 포항시 관계자는 “과수 농가의 저온 피해 상황을 추적하고 있으나, 아직 본격적인 조사를 진행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같은 시기 경주 지역 배 농가에서도 유사한 피해가 보고됐다.
영하권 날씨로 인해 배꽃이 갈변하거나 고사한 사례가 다수 발견된 것으로 조사됐으며 경주시는 140여 농가의 100㏊ 규모의 배밭에서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농민들은 이러한 배꽃 피해로 인해 수확량 감소와 상품성 저하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경주시는 피해 최소화를 위해 최근 4000만원을 투입해 배 재배 농가에 약제와 영양제를 공급했다.
경주시 관계자는 “저온 피해 이후에도 지속적인 생육 관리를 통해 적정 착과량을 확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이석윤기자 lsy72km@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