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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센인의 고충을 보듬은 민중의 지팡이

이병길 기자
등록일 2025-05-01 09:37 게재일 2025-05-02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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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센마을 이주 보상대책 요구
15일 동안 야간 집회로 항의
경찰관들 도우미로 나서 봉사
고령의 거동 불편한 주민지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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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현장에서 교통안전 홍보 장면. /의성경찰서 제공

지난달 30일 오전 의성 금성파출소에 한센마을인 의성 금성면 탑4리 이장 김모(80)씨가 찾아 왔다. 

 

김씨는  파출소에 들어선 뒤  “아무에게도 관심을 받지 못해왔던 한센인들에게 따뜻한 인정을 베풀어 주는 경찰관들이 참으로 고맙다”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김 씨는 이어  “경찰관들 덕분에 아무 탈 없이 집회를 마칠 수 있었다”면서 보름 여 동안이나 폐를 끼쳐 미안하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80순의 할아버지뻘인 김씨가 파출소를 찾은 것은 최근 마을 주민들은  15일 동안 야간 집회를 벌였는데 경찰관들이 현장에 나와 도우미 역할을 해 준데 대해 감사의 인사를 하기 위해서다. 

탑 4리는 주변에 소재한 조문국 유적지 개발과 인근의 철도 통과 등의 변화로 군이 이주 계획을 세운 곳이다.  6여년 전 부터  이주가 추진됐지만 보상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지금까지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야간 집회도 그 연장선상에서 진행됐다.  

집회 신고를 받은 의성경찰서는 집회 시위 현장에 참가한 주민 대부분이 고령이고 거동이 매우 불편한 한센인 어르신임을 고려, 집회 전·후 현장 도우미 활동을 자처했다. 

특히 안양수 의성경찰서장은 금성파출소에  만에 하나 일어날지도 모를 주민들의 안전사고에 적극적으로 대비할 것을 당부했다. 

탑 4리 치안을 관활하는 금성파출소는 이후 집회에 참가한 고령의 주민들이 야간에 전동차를 이용하고 있는 광경을 보고 전동차에 야광 스티커 부착과 야광 지팡이 배부 등 교통사고 예방에 주력했다. 또 집회 종료 후에는 거동이 어려운 어르신들의 밤길 안전을 위해 순찰차의 라이트를 비춰 집까지 안내해 주기도 했다. 

집회 참가 주민들은  “하루 이틀도 아니고…, 고맙기도 하고 감동적이었다”면서 늘 외면받기만 했는데 모처럼 사람 대접을 받았다고 소회를 전했다. 이장 김씨는 주민들로부터 너무 고맙다는 이야기들이 여기저기서 나오자 이날 마을을 대표해 금성파출소를 찾아 인사했다.   

안양수 의성서장은  "앞으로도 몸이 불편하고 어렵게 살아가는 사회적 약자들을 위해 경찰이 할수 있는 범위내에서 활동을 지속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이병길기자 bglee311@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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