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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는 도시개발 불편과 위험 언제까지

단정민 기자
등록일 2025-05-01 16:46 게재일 2025-05-02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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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이인지구사업 10여 년 넘도록 하세월… 주민들 피로 가중
사라진 인도에 방치된 쓰레기까지… 市측 “공사 속도 높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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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도드림아파트 앞 버스정류장에 세워져 있는 ‘보행자 통행금지’ 안내판. /단정민기자

포항시 북구 흥해읍 이인지구 도시개발 사업이 10여 년 넘도록 마무리되지 않으면서 시민들의 불편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현재 이곳에는 120번, 305번, 5000번 등의 버스가 오가지만 정류장 주변 인도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아 버스를 이용하는 승객들은 통행 불편과 안전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다.

1일 삼도드림아파트 앞 버스정류장. ‘보행자 통행금지’ 안내판과 함께 ‘횡단보도를 이용해 달라’는 표지판이 덩그러니 세워져 있었다.

안내에 따라 건널목을 건너자 여기저기 흩어진 보도블록과 쌓여 있는 공사 자재, 곳곳에 방치된 쓰레기 더미가 눈에 들어왔다.

인도라고 볼 수 없는 구불구불하게 패인 자갈길은 걷기에도 불편하고 바람이 불면 먼지가 심하게 날렸다.

삼도드림아파트에 거주하는 황모 씨(32)는 “길이 이래서야 버스를 타러 나오는 것도 일이다. 차들도 쌩쌩 달리는 이 구간에 인도도 없어 애들 데리고 다니기 너무 위험하다”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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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갈밭 위에 세워진 흥해농협달전지점 버스정류장. /단정민기자

300m 가량 떨어진 흥해농협달전지점 버스정류장에는 울퉁불퉁한 자갈밭 위에 세워진 버스 표지판과 낡은 의자 하나가 우두커니 놓여 있었다.

도로 반대편에는 그나마 통행할 수 있는 갓길도 없어 버스를 이용하려는 승객들이 차를 피해 무단횡단을 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9000번 버스를 타고 달전농협 정류장에서 내린 정모 씨(74)는 “길이 너무 험해서 넘어질까 봐 무섭다. 손주 만나러 왔다가 이렇게 고생할 줄 몰랐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러면서 “버스를 타고 내리는 것도 일이지만, 내리고 나서 갈 길이 더 문제”라며 “인근에 아파트가 지어진 지가 언제인데 지금까지 인도가 없다는 게 상식적으로 말이 되느냐”고 꼬집었다.

지역주민들 사이에서는 도시개발이라는 이름이 무색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공사가 오랜 기간 이어지며 오히려 생활환경이 나빠졌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인근 주민 김모 씨(50)는 “포항 시장이 이곳에서 살고 있다면 10여 년 동안 공사가 계속 되고 있겠냐”며 “포항시가 책임을 지고 공사를 마무리되도록 해야지 언제까지 나 몰라라 하고 뒷짐만 지고 있을지 묻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하루라도 빨리 어린아이들과 노약자들이 편하게 살 수 있는 주거 여건이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포항시 관계자는 “민간이 주도하는 도시개발사업이다 보니 시간이 좀 걸리는 데다 최근 건설 경기도 좋지 않은 상황”이라며 “주민들의 불편이 커지고 있는 점을 고려해 내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공사 속도를 높이겠다”고 설명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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