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에서 양국 고위급 회담 … 각각 30%·10% 적용 車·철강·알루미늄 등은 양보 대상 포함 안돼 현행 유지
미국과 중국의 양국 간 관세 인상으로 무역전쟁이 격화되던 가운데 스위스 현지 시각 10~11일(한국시간 11~12일) 이틀간 열린 미국과 중국 양 정부의 고위급 회담 결과, 쌍방이 관세를 115% 인하하기로 합의했다.
미국과 중국의 첫 각료급 협의는 미국 측에서 베센트 재무장관과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출석했고, 중국 측에서는 허리펑(何立峰) 경제정책 담당 부총리가 출석해 이틀간 진행됐다.
뉴욕타임스는 양국이 공동성명을 통해“ 지속 가능하고 장기적이며 상호이익이 되는 관계의 중요성을 인식해” 관세를 인하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또 월스트리트저널은 앞으로 양국이 협의를 지속하는 가운데 양국 간 무역에서 상호 간의 관세 대부분을 정지하는 데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양국간 합의와 관련한 공동성명에 따르면 미국의 대중국 관세 145%는 90일간 30%가 적용된다. 또 중국의 대미 수입관세 125%는 10%로 인하 적용된다.
구체적으로는 미국이 그동안 적용했던 중국에 대한 145% 관세는 마약류 약물 관련 대책으로 설정한 20%에 상호관세와 관련한 기본세율 10%(당초는 24%), 그리고 추가 상호관세 상승분 115%였으나, 기본세율 10%와 마약류 대책을 위한 20%인 30%는 그대로 유지하고, 여기에 처음 상호관세율로 추가했던 24%는 90일 동안 정지하고 나머지 115%의 추가 세율은 이번 합의를 통해 삭감하기로 했다. 결국 앞으로 미·중 양국 간 추가적인 협상이 진전되지 않는다면 90일 이후 대중 수입 관세율은 최종적으로 현재 합의된 30%에 24%가 추가된 54%가 된다는 계산이다.
중국은 애초 34%에 누적 보복관세를 합한 총 125%의 대미 수입관세가 적용되었으나 10%는 그대로 유지하고 115%를 이번 합의에서 삭감했지만, 애초 34%의 관세율은 90일 동안만 24%가 적용 정지된 상태다. 따라서 90일 이후까지 추가적인 협의가 없는 상태로 유지된다면 90일 후에는 중국의 대미수입 관세율은 34%가 된다.
이번 양국 간의 협의에는 자동차나 철강·알루미늄 제품 등에 매겨진 분야별 관세는 양보 대상에는 포함되지 않고 앞으로도 유지될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중국의 국영 신화통신은 12일 오후 “양측은 중국과 미국, 또는 합의된 제3국에서 정기적 또는 비정기적으로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필요에 따라 양측은 관련 경제·무역 문제에 관해 실무급 협의를 할 수 있다”라는 중국 상무부 대변인의 말은 인용 보도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증시는 일제히 급등세를 나타내고 있다. 일본 도쿄 외환시장에서는 엔·달러 환율이 1개월 만에 일시 148엔대까지 하락하며 달러화 강세를 나타내기도 했다.
철강 분야의 한 전문가는 “적어도 이번 미·중 합의에서 철강·알루미늄 등에 대한 분야별 관세는 현상 유지로 협상에서 빠진 것은 다행이다"라고 평가하면서도 "앞으로 미 트럼프행정부가 어떠한 자세로 다른 나라들과 협상하는지에 따라 상황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인 만큼 기존에 추진을 검토하고 있던 국내 제조업의 기반인 철강업과 수요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특별법 제정 등을 비롯한 지원방안은 최대한 이른 시일 안에 조치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김진홍경제에디터 kjh25@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