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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 전통 어선 ‘떼배’를 아시나요…국어업유산 돌미역 채취어업 ‘태하호’ 진수식

김두한 기자
등록일 2025-05-14 09:39 게재일 2025-05-15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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떼배 ‘태하호’ 건조 고사를 지낸 후 시범을 보이는 박태하 어르신 /울릉도독도해양연구기지 제공

울릉도에서 지금은 사라졌지만, 개척시대부터 어민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아주 특별한 전통어업이 있었다.  오동나무를 엮어 만든 떼배였다.

13일 울릉도 북면 현포리 항구에서 아주 특별한 어업 유산 계승 행사가 진행됐다. 새로 건조한 떼배의 무사안전을 염원하는 고사를  전통 방식으로 고사를 지핸 후  ‘태하호’ 진수식도 함께 열렸다.

이날 선보인 전통 떼배는 울릉도 배 목수인 박태하 어르신(81, 울릉군 배 건조 기능공 지정)과 마을주민들이 함께 건조한 것으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건조된 떼배 태하호. /울릉도독도해양연구기지

 떼배가 세간의 관심을 받게 된 것은 떼배를 이용한 울릉도 돌미역 채취어업 계승 사업이 동해안 최초의 국가중요어업유산으로 지정되면서 비롯됐다. 지난해 11월엔 국가중요어업유산 울릉도대회가 개최되기도 했다.

해양수산부 및 울릉군은 이에 발맞춰 동해안 최초의 국가중요어업유산인 울릉도 돌미역 떼배 채취어업의 계승 사업 일환으로 떼배 제작 착수를 논의했다.  

 이후 떼배에 적합한 오동나무 탐색 등 여러 과정을 거쳐 지난 주 제작에 착수, 이날 배 고사와 함께 진수식을 가지게 됐다. 건조과정을 모두 촬영, 어업유산 기록화 차원에서 전 과정을 기록하기도 했다.

떼배를 건조 중인 박태하어르신. /울릉도독도해양연구기지

  연안의 암반이 발달하고, 잦은 파도로 해수 유동이 활발한 울릉도는 과거 자연산 미역이 풍부했다. 이러한 미역 채취를 위해 울릉도에 뿌리를 내리고 살았던 조상은 떼배를 이용했다.  

가금씩은 울릉도 연안을 오가는 수단으로 떼배를 이용하기도 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떼배의 장점으로 문어잡이, 방어잡이 등 어업에서도 필수적으로 이용됐다.

하지만, 근래 들어 어업인의 고령화 및 경제성을 이유로 떼배를 이용한 고유한 전통문화들이 점차 사라지면서 명맥을 잇기가 어려워졌고, 시야에서도 자취를 감췄다. 

 그 떼배가 이번에 복원, 건조된 것. 

떼배 고사를 지내고 있다. /울릉도독도해양연구기지

경상북도, 울릉군은 돌미역 떼배 채취 어업을 보호하고자 다양한 활동들을 전개하고 있다.

전통어업 보호에 나선  해양수산부는 지난 2021년에 울진과 함께 울릉도의 돌미역 떼배 채취어업을 동해안 최초의 국가중요어업유산으로 지정하며 힘을 보탰다. 

 울릉도 배 목수 장인과 함께 전통 떼배를 건조, 건조방식을 기록화하고 후세에 남김으로써 사라져가는 떼배 문화를 이번에 재현한 울릉군은 이 떼배의 이름을 ‘태하호’라고 명명했다. 

‘태하호’로 명명한 이유는 여러가지 의미가 있다. 이 떼배를 건조한 박태하님의 이름이기도 하다. 박태하님은 울릉군 배 건조 기능공으로 지정돼 있다.

떼배 ‘태하호’ 진수식./울릉도독도해양연구기지

그동안 울릉군청 소속의 목선 재건호 건조 작업에 참여했고 수많은 울릉도 어선 등 선박을 건조한 살아있는 울릉도의 배 건조 장인이다.

또한, 서면 태하리는 1900년 대한제국 칙령 41호에 의해 울릉군 설군 시 최초의 군청소재지가 위치한 마을이름이다. 태하리에는 성하신당 등 전통문화가 있다. 울릉군의 초기 역사의 상징과도 같은 장소다. 

특히, 올해는 1945년 광복 80주년을 맞는 해다. 떼배를 건조한 박태하님이 바로 1945년생 해방둥이다. 광복 80주년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기는 뜻도 있다. 

미역을 채취하는 떼배. /울릉도독도해양연구기지 

광복 이후 오늘의 대한민국, 울릉도가 있기까지 고생한 수많은 사람의 마음을 감사히 여기며, 비록 이 작은 선박이지만 광복 80주년의 의미를 되새기자는 바램에서 1945년 해방둥인 박태하님의 이름을 또한 담았다.

떼배 태하호는 울릉도독도해양연구기지 전시관 앞마당에 추가 건조를 위해 임시 거치해뒀다. 7월부터는 학생들의 체험활동 및 울릉도 축제에 적극적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바닷속 미역을 채취하고 있다. /울릉도독도해양연구기지

울릉군은 소형 어선이지만  울릉도 학생들이 직접 지역의 전통유산을 체험하는 수단으로,  주민에게는 옛날 추억을 되살리며 자식에게 오늘의 울릉도가 있기까지 개척정신 문화를 알려주고, 울릉도를 찾는 관광객들에게는 울릉도의 전통 어업문화를 보여주는 상징물로 거듭날 수 있게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떼배 제작에는 해양수산부, 경상북도, 울릉군, 울릉도 박태하님 부부,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울릉도독도해양연구기지, 포항MBC, KBS포항울릉중계소, 잎스, 프로덕션 봄, 울릉교육지원청, 태하리어촌계장, 통구미 마을주민들, 울릉유스호스텔(통구미 작업공간 제공), 울릉도 카고 크레인(통구미 최정환님), 김태원님(숲해설사), 동해해양경찰서 울릉파출소가 도움을 줬다.

 

 /김두한 기자 kimd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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