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년까지 대규모 입주 예정 마피·미분양↑… 조정 불가피
포항시 부동산 시장이 2024년부터 시작된 아파트 대량 공급으로 인해 공급 과잉의 늪에 빠지고 있다.
지난해 1만1000여 세대에 이어 올해 4200여 세대가 공급되고 내년에도 3000세대 이상이 분양 예정돼 있는 가운데, 신규 입주 물량이 계속 이어지며 ‘마피(분양가보다 낮은 가격의 매도)’ 매물이 속출하고 있는 것.
역내 부동산 업계 A씨는 “포항은 2027년까지 대규모 아파트 입주가 예고된 상황”이라며 “2024년 공급 물량의 대부분은 읍 지역에 위치해 실수요층의 선호도가 낮았음에도 불구하고 청약 경쟁이 과열, 외지 투자자 유입이 많아지며 일시적인 프리미엄이 형성되었으나 이후 시장의 조정 국면에 접어들며 시세가 하락하고, 분양이 어려워진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북구 학산동의 ‘학산 한신더휴 엘리트파크’는 총 1455세대 중 미분양 세대가 여전히 남아 마피 매물도 확인되고 있다. 이 아파트는 청약 당시 평균 경쟁률이 0.68대 1에 그치자 사행사 등이 중도금 무이자와 계약금 지원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기도 했다. 그동안의 노력에도 불구, 완판을 하지 못한 것이다.
같은 시기 청약 열기가 뜨거웠던 단지도 미분양의 늪에서는 비껴가지 못했다 . 북구 학잠동 ‘포항자이 더 시턴’은 2022년 분양 당시 평균 경쟁률이 30대 1, 최고 213대 1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현재 일부 세대가 미분양으로 남아 있다.
124대 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나타냈던 항구동 ‘포항자이 디오션’ 역시 저층 매물은 외면받는 상황이다. 남구 대잠동의 ‘힐스테이트 더샵 상생공원’ 1, 2단지도 마찬가지다. 2024~25년 분양 당시 높은 관심을 받았지만, 미계약 세대가 여전히 존재하고 마피 매물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처럼 공급과잉의 배경으로는 2020년 말 수도권 및 광역시 대부분이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되면서 중소도시로 투자 수요가 이동한 점이 지적된다. 당시 포항은 중소도시 중 비교적 인구 규모가 크고, 근로자 소득수준이 높아 외지 투자자들의 유입이 많았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포항의 부동산 시장이 2016년의 조정기와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공급이 집중된 시점에서 수요가 이를 따라가지 못할 경우 침체는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다만, 일부 단지는 기존 거주지역에 인접해 정주여건이 양호하다는 점에서 비교적 긍정적인 평가도 있다. 그러나 전체 시장 흐름은 당분간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 B씨는 "지방 중소도시의 경우 서울 등 대도시와 달리 분양시장 회복이 더딜 수밖에 없다”며 “가격 반등보다는 거래 활성화와 미분양 해소를 두고 시장이 오르내림을 반목하며 반응할 것”이라고 했다.
/임창희기자 lch8601@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