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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리더십이다

경북매일
등록일 2025-05-19 20:08 게재일 2025-05-20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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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6·3 지방선거 발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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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규 법무법인 도울 대표 변호사

4년 후 2029년은 포항시 승격 80주년이 된다. 그로부터 20년 후인 2049년에 시 승격 100주년을 맞이한다.

영일군 포항읍은 6·25전쟁 직전인 1949년 8월 15일에 시로 승격되는데 그 과정이 예사롭지 않다. 포항읍은 시로 승격될 수 있는 조건을 충분히 갖추지 못했다는 게 당시 사정을 아는 원로들의 증언이다. 

하지만 최원수 초대 영일군수를 중심으로 ‘포항시 승격 추진 운동’을 강력하게 추진하면서 포항은 시로 승격될 수 있었다. 흥해 출신으로 경기고보를 졸업하고 일본 유학을 다녀온 최원수 군수는 앞날을 바라볼 줄 아는 혜안과 과감한 추진력, 탄탄한 인맥이 있었기에 이 일을 성사시킬 수 있었다. 만약 그때 포항이 시로 승격되지 못했다면 전쟁 때 초토화된 포항의 시 승격은 어떻게 되었을까?

한 지역의 성장과 발전 과정에는 변곡점이 있다. 역사적 의미가 있는 변곡점은 강한 힘이 작용해야 만들어진다. 포항의 시 승격이라는 역사적 변곡점은 한 지도자의 강한 리더십 덕분에 만들어진 것이다.

대한민국이 어렵고 포항도 힘들다. 최근 포항의 형편은 한 유력 일간지의 1면 머리기사(차갑게 식어가는 ‘철의 도시’)에 소개되었을 정도다. 지방 도시의 활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포항 경제의 양 날개인 철강과 이차전지가 고전하고 있으니 이런 기사가 나온 것일 테다.

그렇다면 지금 포항은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어떻게 해야 포항을 다시 성장의 열기가 뜨거운 도시로 바꿀 것인가. 창조적 돌파구가 필요하다. 이를테면 포항은 산과 강, 204km에 이르는 해안선을 품고 있는 매우 드문 도시다. 즉 포항의 본원적 경쟁력은 아름다운 자연에 있으며, 이를 지혜롭게 활용한다면 매력적인 휴양관광도시로 거듭날 수 있다. 이런 잠재력이 실현되면 진정한 의미의 마이스(MICE) 도시가 될 수 있는 것은 물론, 국제적인 연구센터의 유치, 포스코 미래기술연구원의 설치도 한결 수월해질 것이다. 좋은 도시 환경에 좋은 인재가 몰리기 때문이다. 포항이 이런 방향으로 가려면 특급호텔 유치, 동빈내항 정비, 해안의 난개발 방지, 세련된 도시 디자인 개발 같은 과제를 조속히 해결해야 할 것이다.

수소환원제철소의 건립과 수소도시로의 전환, 이차전지의 재도약, 바이오산업의 진흥은 포항의 명운이 걸린 사업이다. 이 사업을 힘차게 추진하려면 민관학연이 긴밀한 네트워크를 형성해야 하며, 이 네트워크는 포항을 넘어 글로벌 수준에서 구축할 필요가 있다. 글로벌 네트워크의 구축은 포항이 명실상부한 글로벌 도시로 도약할 수 있는 실질적인 기반이 될 것이다.

포항이 이 같은 사업의 성공적 추진을 통해 새로운 역사적 변곡점을 만들어내지 못하면 “차갑게 식어가는 ‘철의 도시’”는 현실이 될 수 있다. 새로운 변곡점은 새로운 리더십이 만들어낼 수 있다. 새로운 비전과 철학, 뜨거운 심장을 가진 리더십이 등장해야 한다. 4년 후 포항시 승격 80주년에 ‘백년 도시 포항’의 가슴 뛰는 비전을 제시하고 시민과 뜨겁게 한마음이 되어 달려갈 수 있는 리더십이 나타나야 한다. 문제는 리더십이다.

/최용규 법무법인 도울 대표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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