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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희토류 규제, EV 등 車산업 타격…스즈키·포드 생산 중단

김진홍 기자
등록일 2025-06-06 09:28 게재일 2025-06-09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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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신정부는 미-중-일의 각축 속에서 경제·무역~정치·군사까지 패키지 대응책 강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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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의 관세부과와 보복조치의 과정에서 일어난 중국의 희토류 수출규제가 전 세계의 자동차산업에 심각한 영향을 발생시키기 시작했다. /클립아트 코리아 제공

미·중 무역전쟁의 과정에서 촉발된 중국 당국의 희토류 수출 규제가 전 세계 자동차 산업에 본격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일본 스즈키는 소형차 ‘스위프트’의 생산을 지난 5월 26일부터 중단했고, 미국 포드는 SUV ‘익스플로러’ 생산을 일시 중단했다. 희토류는 전기차(EV) 및 하이브리드차(HV)의 모터 등에 필수적인 소재로 전 세계 생산량의 약 70%를 중국이 차지하고 있다.

5일 스즈키는 “부품 부족으로 인해 생산 중단 기간을 12일까지 연장한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스위프트는 간이형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한 모델로 희토류가 다수의 부품에 사용되며, 생산 효율성 문제로 전 모델의 생산을 일시 정지시켰다. 부품 공급업체와의 협의 과정에서 나온 이야기로는 중국의 희토류 수출 신청에 따른 허가 지연이 주된 원인이다.

미국과 유럽 역시 직격탄을 맞았다. 포드는 일리노이 시카고 공장에서 SUV 생산을 멈췄고, 유럽 자동차부품공업회(CLEPA)는 “중국 수출 규제로 유럽 내 부품 제조업체 다수가 조업 중단 위기에 처했다”라고 밝혔다. 4월 이후 중국 당국에 제출된 희토류의 수출 허가 신청 가운데 약 25%만 승인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지난 4월 미국의 관세 조치에 대한 보복으로 7종의 희토류 수출을 제한했다. 이에 따라 희토류를 사용하는 자석·모터 등 주요 부품의 글로벌 공급망이 흔들리고 있다. 미국 컨설팅업체 알릭스 파트너스는 “이대로라면 6월 중순까지 부품 재고가 고갈될 가능성이 있다”라고 분석했다.

일본 정부는 미국과의 연대를 통한 대응책으로  희토류와 액화천연가스(LNG) 공급망에서 미일간 연대를 모색하는 대중국 협력 패키지를 제안하기 위해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재정후생장관이 미국으로 출국했다. 희토류 가공과 재활용 기술에 강점이 있는 일본이 미국과 기술협력으로 중국을 제외한 공급망 재구축을 시도하고 있다.

EU는 ‘중요원재료법(CRMA)’에 근거해 EV용 희토류 확보를 위한 신규 프로젝트 13건을 발표했고,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중요 광물 확보를 위한 긴급조치를 추진 중이다.

일본은 자동차, 철강, 반도체 등 주요 산업에서 대미국 협력으로 무역 불균형 문제 해소와 중국 견제를 동시에 해결한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희토류의 채굴·제련·가공 전 과정이 중국에 집중되어 있어 단기간 내 대체 공급망을 구축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문제는 미국, 일본, 유럽의 상황에 비추어 볼 때 국내에서도 희토류 부족으로 인한 자동차생산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당연히 포항의 철강, 대구·경주의 자동차부품 업체들도 이에 따른 추가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

 

5일 중국 상무부 허융첸(何咏前)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희토류 등의 민·군양용(듀얼유즈) 품목의 수출규제는 국제관행이다”라며, “중국정부는 법률.법규에 의거 민·군양용 품목의 수출허가신청을 심사해, 규정에 합치하는 신청에는 허가할 방침이며, 적법한 무역의 촉진과 원활화를 도모해나갈 것”이라고 표명했다.

 

지역 경제의 한 전문가는 “대구 경북지역의 자동차부품업체들은 관세 영향에 더해 국내 전기자동차 생산 등에 차질이 빚어지면 그에 따른 수주 감소로 엎친 데 덮친 격이 될 것”이라면서 “지역 철강업체들은 관세 타격 외에도 이에 따른 자동차용 철강 수요 감소라는 이차적인 피해에 직면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덧붙여 “이재명 정부는 국내의 고용과 생산 파급효과가 큰 철강, 자동차 등 산업의 공급망 전체를 시야에 둔 종합적인 대책을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홍경제에디터 kjh25@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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