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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기업 체감경기 ‘급랭’… BSI 56까지 하락

김진홍 기자
등록일 2025-06-29 14:27 게재일 2025-06-3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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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이차전지 산업 위기… 중장기 대책 시급”

포항지역 기업들의 체감경기가 크게 악화됐다. 글로벌 경기침체와 미중 무역갈등 장기화, 내수 부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기업심리가 얼어붙은 것이다. 특히 철강과 이차전지 산업 등 주력 업종에 대한 구조적 위기감이 커지고 있어 중장기 산업전략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포항상공회의소가 발표한 ‘2025년 3분기 기업경기전망조사(BSI)’에 따르면 포항지역 제조업체의 BSI는 ‘56’으로 집계됐다. 기준치(100)를 크게 밑돌았고, 전분기(73) 대비 무려 17포인트나 급락했다.

상반기 실적에 가장 큰 악영향을 준 요인으로는 ‘내수 수요 부진’이 꼽혔다. 응답 기업의 71.9%가 이를 대내 리스크로 지목했다. 그 뒤를 ‘원자재·부품 수급 차질’, ‘인력 및 노사 문제’, ‘기술·공정 문제’, ‘자금 부족’ 순으로 나타났다.

포항상의 관계자는 “철강 등 전통 주력산업의 수요가 정체된 가운데, 수출까지 부진하면서 기업들이 전방위적 압박을 받고 있다”라며 “시장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체감경기를 짓누르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기업들은 기존 사업의 시장 상황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인식을 드러냈다. 주력사업의 현재 시장 단계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절반에 가까운 48.3%가 ‘성숙기’라고 답했다. ‘쇠퇴기’라고 응답한 비중도 적지 않았다. 반면 ‘도입기’ 또는 ‘성장기’로 평가한 기업은 소수에 그쳤다.

이 같은 위기 국면에서 포항지역 기업들은 신사업 개발을 통해 활로를 모색하는 분위기다. 향후 추진할 신사업 형태로는 ‘자체 연구개발(R&D)’을 선택한 기업이 61.6%로 가장 많았다. ‘외부 협력’(21.6%), ‘인수합병(M&A)’(8.2%) 등이 뒤를 이었다.

하지만 실제 M&A나 공격적 확장에 나서기보다는 기술 내재화를 중심으로 한 보수적 투자기조가 우세한 모습이다.

지역 산업계에서는 정부 차원의 산업전환 및 구조개편 전략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포항의 주력인 철강과 이차전지 소재 산업은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환경규제 강화, 수요 위축이라는 삼중고를 겪고 있어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포항상공회의소 관계자는 “단기적인 금융지원이나 규제완화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중장기적인 산업 육성과 지역경제 재설계를 위한 로드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김진홍경제에디터 kjh25@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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