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에 사는 A씨는 최근 카카오톡 ‘3.3광고’를 통해 소득세 40여만 원을 환급받고는 “왜 이런 제도를 정부가 미리 안내하지 않느냐”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A씨는 오랫동안 모바일 카카오톡에서 ‘숨은 환급금 간편하게 찾아보세요’, ‘내 환급금 조회하기’, ‘평균 265,668원’, ‘신고 고객 누적 6,208,993명의 평균 신청액(20.5.1~24.12.31)’ 등의 광고가 자주 뜨고, 터치를 잘못해 그 화면으로 수차례 접속하다가, 지난 5월 13일 반신반의하며 신청 절차를 밟았다.
그랬더니 675,593원이 환급된다며, 수수료 114,000원을 먼저 결제하라고 했다. A씨는 “혹시 보이스피싱 아닐까라는 생각도 들어 몇 번을 망설이다가 속는 셈 치고 결제했다”며, “그런데 6월 11일 431,510원이 상주세무서에서, 6월 27일 43,150이 환급 경북문경이라고 통장에 찍혀 입금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기자는 5일 ‘3.3(삼쩜삼)’이 어떤 곳인지, 포털사이트에서 찾아보았다. 이 회사는 “스스로 세무처리를 해야 하는 프리랜서분들처럼 세무 사각지대의 세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 왔어요. 이런 일들의 일환으로 지난 1월, 프리랜서 노동 공제회와 MOU를 맺기도 했어요. 비정형 근로자의 권익 보호와 세무 사각지대를 해소하고자 손을 잡고 나선 거죠. 더불어 고도화된 AI로직이 프리랜서 분들의 흩어져 있는 소득을 모아 최대한의 공제를 적용시켜 드린답니다”라고 회사를 소개하고 있었다.
이 회사는 2015년 8월에 ㈜자비스앤빌런즈라로 설립하고, 그해 12월 AI 경리서비스 ‘자비스’를 출시했으며, 지난해 3월 누적 가입자 2000만 명 돌파, 누적 환급액 9800억 원 돌파, 지난해 5월 누적 가입자 2100만 명 돌파, 누적 환급액 1조5000억 원 돌파라고 소개했다.
회사는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고 수수료를 신청금액의 10~25%까지 받는다고 했다. A씨의 경험으로 환산하면, 신청 즉시 수수료를 10% 이상 냈으므로, 회사 설립 이후 1500억 이상의 수입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기자는 홈택스를 찾아보았다. 홈택스에도 ‘종합소득세 원클릭 환급신고’라는 목록이 있었고, 어렵지 않게 접속할 수 있었다. 다만, 공인인증서가 있어야 했다. 그러나 3.3은 카카오톡에서 본인인증을 하게 돼 별도의 공인인증서 없이 신청이 가능했다.
결국 A씨처럼, 그리고 3.3 회사의 연혁처럼, 국세청으로 환급 신고하지 않고, 전문 회사를 통해 10% 이상 수수료를 내고, 자신의 환급 권리를 행사하고 있는 점이 문제였다.
근로자들의 소득세는 월급을 지급할 때 사업자가 원천징수하고, 이를 국세청으로 납부한다. 보통의 회사에 정규직으로 근무하면, 연말정산이라는 절차를 통해 매월 원천 징수된 간이세액을 정식 세금으로 정산하지만, 영세 사업장의 근로자나 비정규직 근로자들은 그런 절차 없이 모르고 지나치는 게 대부분이다.
A씨가 이런 제도를 모른 채 5년 치 종합소득세를 전문 서비스 업체를 통해 환급받은 것처럼, 이런 광고마저 없었으면 그의 환급금은 5년이 지나면 국고로 귀속되었을 터.
A씨는 “정부가 세금으로 민생지원금을 주는 마당에 노동 약자들의 환급 세금을 민간 전문 업체에 수수료 내지 않고 받을 수 있게 국민 홍보를 많이 하는 것도 좋은 정책이 아니겠느냐”며, “그 적은 환급금에 수수료 17%를 내고 나니, 괜히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고성환기자 hihero2025@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