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농기원, 8년 여 연구 성과 국립종자원 품종보호등록 완료 진통·항염 등 다양한 약리효능
경북농업기술원이 국내 최초의 고본(Angelica tenuissima Nakai) 품종인 ‘녹향(錄香)’을 개발해 최근 국립종자원에 품종보호등록을 완료하면서 약용작물 산업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30일 기술원에 따르면 고본 품종 ‘녹향’ 개발은 지난 2017년부터 농촌진흥청과 공동으로 진행된 소면적 약용작물 품종 개발 연구의 성과로 국내 약용 식물 분야에서 품종 표준화를 향한 본격적인 첫걸음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녹향’은 뿌리가 굵고 크며 줄기가 선명한 녹색을 띠고 향이 뛰어난 품종이다. 기존 재래종 고본에 비해 외형적 측면과 향기 면에서 탁월한 품질을 자랑한다. 품종명 ‘녹향’은 이같은 특징을 반영해 지은 것이고, 외관과 향에서 소비자의 감각을 만족시킬 수 있는 품종으로 기대를 모은다.
고본은 예로부터 두통, 감기, 해열 등에 활용돼 온 전통 약초로 중북부 산간 지역이나 고랭지에서 자생하거나 재배되고 있다. 해마다 꽃을 피우고 허브처럼 고유의 향을 지녀 관상용 또는 생활약초로서도 가치가 높다.
리구스틸라이드, 부틸리덴프탈라이드, 페룰산 등의 유효 성분이 다량 함유돼 진통, 항염, 신경 안정, 혈류 개선 등 다양한 약리적 효능이 있다. 최근에는 건강기능식품과 화장품 등으로의 활용 범위가 확대되며 산업적 관심이 높다.
그러나 지금까지 재배 방법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고, 표준화된 품종도 없어 농가의 접근이 쉽지 않았다. 유사 약초와의 식별도 어려워 재배·유통 과정의 품질 기준이 불명확해지면서 소비자 신뢰 확보에도 한계가 있었다. 이번에 품종 등록이 이뤄지면서 이같은 문제가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조영숙 기술원장은 “‘녹향’ 품종 등록은 고본의 산업화를 위한 실질적 이정표이며, 앞으로도 다양한 약용작물의 품종 개발과 소재화 기술 연구에 박차를 가해 지역 농가와 산업 현장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경북농업기술원 산하 봉화약용작물연구소는 이번 ‘녹향’ 등록에 이어 지역특화 약용작물의 품질 표준화와 산업화를 위한 다양한 품종 개발을 지속적으로 추진 중이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