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현장과 교육청 간 온도 차 “교육청이 먼저 모범 보이면 갈등 완화”
경북도교육청공무원노동조합은 업무시 회계사고 방지 지침으로 인한 학교 현장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교육행정기관(교육청·교육지원청)에서 먼저 시행하는 단계적 추진 방안을 제안했다.
31일 경북교육노조에 따르면 회계사고 방지지침에 대해 최근 조합원 13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학교 현장과 교육행정기관 간 인식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학교 현장(초·중·고)은 회계지침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 비율이 9.1%고 교육행정기관(교육청·교육지원청)은 긍정 응답 비율이 20.8%였다.
전체 응답자의 83.9%가 지침을 부정적으로 평가했지만, 교육청 등 기관은 학교 현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경북교육노조 심동섭 위원장은 “이 온도 차가 갈등 해소의 열쇠”라며 “교육청이 먼저 시행해 실제 효과를 검증하고 모범을 보이면 학교 현장도 수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북교육청이 지난달 8일 시행한 회계사고 방지 지침 이후 학교 현장에서는 △교감의 카드 사용 확인서 결재 거부 △행정실-교무실 간 갈등 심화 △지출 지연에 따른 업무 혼란 등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 경북교육노조의 설명이다.
한 응답자는 “교감이나 교사가 출장 중이면 검사·검수가 지체돼 대금 지급이 늦어지고, 지출 담당자만 곤란해진다”며 “학교 업무 경감 정책과도 정면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경북교육노조는 갈등 해소와 정책 효과 검증을 위한 4단계 로드맵을 제시했다. 교육행정기관 우선 시행(연말까지), 효과 검증 및 문제점 보완, 교장·교감 등 교원 대상 회계 교육. 학교 현장 단계적 확대 등이다.
심 위원장은 “갈등이 심각한 학교보다 제도에 비교적 긍정적인 교육청·교육지원청에서 먼저 시행해 사고 예방 효과를 입증한다면, 학교 현장으로의 확대도 훨씬 수월할 것”이라며 “ 단계적 정책 추진으로 학교 교직원간 갈등을 줄이고 회계사고 예방 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북교육노조는 설문조사 결과와 개선 방안을 경북교육청에 공식 전달하고, 교육청 우선 시행을 통한 단계적 정책 추진을 공식적으로 요구할 예정이다.
/이창훈기자 myway@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