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가 도민에게 울릉도와 독도 여객선 운임의 50%를 지원한다고 밝혔지만, 선사별 할인율이 다르고 이마저도 주말에는 적용되지 않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천시처럼 지원 폭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경북도는 2020년 7월부터 ‘경상북도 도서지역 여객선 운임 지원에 관한 조례’에 따라 도민이 울릉도와 독도를 방문할 경우 운임의 최대 50%를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50%가 지원되지 않고 있다. 조례에는 경북도 보조금 30% 이내, 선사 자체 할인 20% 이내로 명시돼 있지만, 대부분의 선사가 적자 운영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20% 자체 할인은 현실적으로 부담이 크다. 서·남해 도서지역에서도 선사 할인은 최대 15% 수준에 불과하다.
이때문에 경북도민의 평균 할인율은 35% 수준에 그치고 있다.
울릉크루즈 일반실의 요금은 8만1500원이다. 이 가운데 선사 할인 1만2000원(14.72%), 보조금 1만5000원(18.4%)을 합쳐 총 33.12%가 할인돼 도민은 5만4500원을 내고 있다.
에이치해운의 경우 요금 7만 원 중 선사 할인 1만500원(15%), 보조금 1만5000원(21.43%)으로 총 36.43%를 적용받아 실결제액은 4만4500원이다. 도민 평균 할인율은 34.78%에 그친다.
독도 노선도 상황은 비슷하다.
요금 6만3500원 가운데 선사 할인 9300원(14.46%), 보조금 1만5,000원(23.62%)을 받아 실제 지불 금액은 3만9200원이다.
반면 인천광역시민이 서해5도를 방문할 경우 왕복 3000원 수준으로 여객선을 이용할 수 있다. ‘버스 요금 수준’의 실질적인 지원이다.
경북도도 현실적인 지원을 하려면 최소 40%를 보조금으로 지원하고, 선사가 10% 정도만 부담해 주말에도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할 필요가 크다.
선사 측은 이미 어려운 여건 속에서 할인 제공 자체가 부담이라는 입장이다. 도민 50% 지원을 홍보하면서 실제는 30%대 수준에 머무는 것 자체가 ‘인기 영합성 행정’이라는 것이다.
현재 울릉크루즈 등 일부 선사와 MOU를 체결한 단체 및 지자체는 주중 20%, 주말 10% 할인을 받고 있어 경북도의 할인율과 큰 차이가 없다. 게다가 이들은 주말에도 할인 적용을 받고 있다.
경북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6월 말까지 울릉도·독도 여객선 운임 지원 혜택을 받은 도민은 1만9089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만2698명)보다 3609명(16%) 감소했다. 지난해 전체 이용자는 4만4791명으로 2022년(4만6316명)보다 1525명(3.3%) 줄었다.
주말에 도민 할인 혜택이 제외되는 이유는 울릉도 노선은 주말 이용 수요가 비교적 높아 선사 측이 추가 할인을 적용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조현덕 울릉크루즈㈜ 대표이사는 “울릉도 여객선사들은 대부분 경영난을 겪고 있다”며 “경북도가 40%, 선사가 10%를 부담한다면 주말 할인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울릉 주민 A씨는 “지원율이 적고 그것도 주중에만 할인한다면 결국 직장 다니지 않는 노년층에게만 해당하는 것 아니냐”며 “주말에도 누구나 할인받을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두한 기자 kimd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