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 1단계 가동
“출근길 차 돌리다 보니 물이 발목까지… 아찔했죠”
4일 새벽까지 이어진 집중호우로 경주시 도심 곳곳에서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 경주시는 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 1단계를 즉시 가동하고, 전 부서를 대상으로 24시간 비상근무 체제에 돌입했다.
경주시에 따르면 지난 3일 산림청은 산사태 위기 경보 단계를 ‘주의’에서 ‘경계’로 상향 조정했다. 이에 따라 시는 같은 날 오후 10시 50분, 선제 대응 차원에서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하고 13개 협업 기능 부서를 중심으로 실시간 대응체계를 구축했다.
4일 오전 7시 기준 경주지역에는 △감포읍 99㎜ △문무대왕면 78㎜ △외동읍 59㎜ △산내면 57㎜ 등 최대 시간당 30㎜ 안팎의 강우가 쏟아졌다. 이로 인해 도심 도로와 교량, 저지대 주택가 등에 다수의 피해가 발생했다.
특히 외동읍 부영아파트에서 문산공단을 잇는 세월교가 침수돼 전면 통제됐으며, 삼릉 도초 잠수교와 동방교도 월류 및 도로 유실로 차량 통행이 전면 차단됐다. 일부 시내 도로는 일시적으로 물에 잠기며 차량 통행이 제한됐고, 시내버스도 긴급 우회 운행에 들어갔다.
외동읍에 거주하는 이종현(48) 씨는 “출근하려고 차를 몰고 나왔는데 세월교가 아예 잠겨 있어서 깜짝 놀랐다”며 “차 돌리다 보니 발목까지 물이 차올라 정말 아찔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시는 산사태 피해를 막기 위해 산림청 산사태정보시스템을 활용해 고위험 지역에 대한 예찰을 강화하는 한편, 주민 대피 안내와 안전조치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현재 모든 행정력을 동원해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시민 여러분께서는 하천변이나 저지대 접근을 삼가고, 기상 상황을 수시로 확인해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황성호 기자 hs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