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월 노린재 피해 증가, 발생 시 건고추 품질 영향, 적용약제 방제 당부
고추 수확철을 맞아 경북 일대 농가들이 노린재 흡즙 피해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8월과 9월의 고온·건조한 날씨가 노린재의 활동을 더욱 활발하게 만들면서, 피해 규모가 예년보다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19일 경북농업기술원에 따르면 올해는 9월까지 고온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 수확기 노린재 피해가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정기적인 예찰과 철저한 방제가 반드시 필요하다.
고추에서 발생하는 주요 노린재는 톱다리개미허리노린재, 갈색날개노린재, 썩덩나무노린재, 꽈리허리노린재 등 총 4종이다. 이들 중 특히 갈색날개노린재와 썩덩나무노린재는 몸집이 크고 8~9월에 집중적으로 발생해 피해가 심각하다.
노린재는 긴 침 형태의 구침으로 고추 과실을 찔러 즙액을 흡수하는데, 이 과정에서 분비되는 타액이 과실 조직을 손상시키고 주변으로 피해가 확산된다. 피해를 입은 고추는 건조 과정에서 ‘희나리 고추(병에 걸렸거나 제대로 마르지 않아 상품성이 떨어진 고추, 특히 건조 과정에서 얼룩이 생기거나 수분이 남아 있어 바짝 마르지 않은 상태의 고추를 지칭)’가 되어 상품성이 크게 떨어지며 농가 소득에 직접적인 타격을 준다.
영양군에서 20년째 고추 농사를 짓고 있는 김영수 씨(58)는 “올해는 유난히 갈색날개노린재가 많이 보여 걱정이 크다”며 “희나리 고추가 늘어나면 건고추 출하량이 줄어들고 단가도 떨어져 수익이 반 토막 날 수 있다”고 토로했다.
농업기술원은 노린재 피해를 줄이기 위해 노린재 적용 약제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 방제 시에는 고추 과실을 중심으로 약제를 살포해야 하며, 농약 라벨에 표시된 ‘안전사용기준’ 및 처리 시기와 횟수 등을 반드시 준수해야 한다고 당부하고 있다.
또한, 노린재 예찰 일지를 작성하고, 피해 발생 시 즉각적인 방제 조치를 취할 것을 권장하는 한편, 지역 농협과 협력해 약제 공급 및 방제 교육도 확대할 계획이다.
장길수 영양고추연구소장은 “노린재는 눈에 잘 띄지 않지만 피해는 치명적”이라며 “예찰을 통해 발생 여부를 확인하고, 초기 단계에서 적극적인 방제가 이루어져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