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 “경쟁력 강화, 관세 대응” 기업 지원 3대 전략 로드맵 발표
미국과 관세 협상 타결 이후 한국산 자동차 및 부품에 대한 15% 관세가 본격 적용되면서 경북 지역 자동차부품 산업이 중대한 전환점에 직면했다. 이에 경북도는 이를 단순한 위기로 보지 않고 산업 구조 재편과 기술 혁신의 기회로 삼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20일 경북도에 따르면 미국은 한국 자동차 산업의 최대 수출국으로 완성차의 절반 가까이와 부품의 36.5%가 미국으로 향한다. 하지만 지난 6월 기준 대미 수출은 전년 대비 16% 감소한 26억9000만 달러로 급락했다. 특히 미국 현지에서 생산되는 한국차의 부품 중 36.2%가 국내에서 조달되고 있어 관세로 인한 생산원가 상승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경북은 구미, 경산, 영천 등지에 자동차부품 기업이 밀집해 있어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경북도는 산업 생태계 전반을 재정비하는 ‘3대 전략 로드맵’을 발표하고, 기업 지원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경북도는 인건비와 공정 효율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AI 기반 자율제조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2028년까지 10개 기업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되며, 공정 최적화와 불량률 감소를 목표로 한다. 연간 30개 기업을 대상으로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을 확대하고, 지역 내 제조 AI센터를 통해 기업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한다.
경북도 소재부품산업과 신명섭 과장은 “단순한 자동화가 아닌 데이터 기반의 예측형 생산 체계를 구축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북도는 또 미국 중심의 수출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 유럽, 아세안, 인도 등 신흥시장 진출을 적극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해외 전시회 참가 지원을 확대하고, 지역 기업의 디지털 전환을 통해 스마트 모빌리티, 전장 부품 등 고부가가치 분야로의 진입을 유도하고 있다. 특히 경북 혁신융복합단지 입주 기업들과 글로벌 기업 간의 협력 모델을 구축해 공급망 안정화와 기술 교류를 동시에 꾀하고 있다.
아울러 미래차 시대를 대비해 첨단 전자제어 부품, 친환경 소재, 자율주행 관련 기술에 대한 연구개발을 집중 지원, 도내 연구기관과 협력해 정부 R&D 과제 선정률을 높인다. 경북도는 현재 추진 중인 6개 국비사업을 통해 수요자 중심의 기술개발 생태계를 조성해 지역 내 자동차 시험센터의 내구성·환경 시험 장비를 기업에 개방하고 인증 비용 부담을 줄여 기술 상용화를 앞당길 계획이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이번 관세 위기를 산업 체질을 바꾸는 계기로 삼겠다”며 “경북의 자동차부품 기업들이 흔들림 없이 미래차 시대를 선도할 수 있도록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