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경주시 보여주기식 APEC 준비로, 시민 안전은 ‘사각지대’ 뒷전

황성호 기자
등록일 2025-08-24 11:25 게재일 2025-08-25 5면
스크랩버튼
APEC 화려한 장식 뒤, 황성대로 안전 위협 방치로 시민 안전 위협
경주의 대표적인 시민 보행로인 황성대로가 훼손된 채 방치되고 있는 모습. / 황성호 기자  

경주시가 오는 10월 열리는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도심 주요 도로 정비에 수백억 원의 예산을 쏟아붓고 있으나, 정작 시민들이 매일 이용하는 생활 공간은 외면당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경주시민운동장과 실내체육관, 황성공원이 위치한 황성대로 일원은 시민들의 대표적인 보행로이자 휴식 공간이지만, 도로와 시설물이 수년째 파손된 채 방치돼 초라한 모습이다.

황성대로 보행로에 탄성고무 인도 블록이 파손된 채 방치된 모습. /황성호 기자 

자전거와 보행자가 함께 이용하는 황성대로 보행로의 경우, 탄성고무 인도 블록이 심각하게 훼손돼 있으며, 밤이면 가로등 불빛마저 어두워 안전사고 위험이 크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황성공원 내부 역시 사정은 다르지 않다. 일부 벤치는 부서진 채 방치돼 운동이나 산책을 나온 시민들의 불편을 가중시키고 있다.

시민들의 휴식 공간인 황성공원 공원 내 벤치가 파손된 모습. /황성호 기자

공원을 찾은 한 시민은 “APEC에 오는 손님 보여주기 공사만 하지 말고, 매일 찾는 시민들의 안전부터 챙겨야 한다”며 “위험을 감수하며 이용해야 하는 현실은 ‘천년고도’ 경주가 내세우는 국제도시의 품격과는 거리가 멀다”고 꼬집었다.

시민단체 관계자도 “경주시 행정은 시민들의 눈과 목소리를 외면한 채 국제 행사에만 집중하고 있다”며 “시민 안전과 복지는 뒷전인 채 보여주기식 행정에 몰두하고 있는 것은 문제”라고 비판했다. 이어 “진정한 국제도시는 손님 접대보다 시민의 일상을 우선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성호 기자 hsh@kbmaeil.com

동부권 기사리스트

더보기 이미지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