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개혁안을 두고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주말 설전’을 벌였다. 양당 대표는 13일 페이스북을 통해 사법개혁 필요성 및 방향성을 놓고 치열한 설전을 벌였다. 특히 대법원 증원 등 민주당이 추진하는 사법개혁안을 두고 극명한 입장차를 보였다.
정 대표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을 통해 “사법개혁은 사법부가 시동(을) 걸고 자초한 게 아닌가”라며 “자업자득이다. 특히 조희대 대법원장”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재판 독립을 보장해야 하고 내란재판부 위헌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조 대법원장의 발언을 공유하며 “대선 때 대선 후보도 바꿀 수 있다는 오만이 재판독립인가”라고 반문했다. 대법원이 6·3 대선을 앞둔 5월 전원합의체를 통해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이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 환송한 것을 꼬집은 것이다.
정 대표는 또 장 대표가 “사법부 말살 시도” 등으로 비판한 것과 관련해 “사법부 말살은 윤석열이 하는 짓 아닌가. 내란 수괴 피고인 윤석열이나 재판 똑바로 받으라고 전하라”며 “내란 세력들은 반성과 사과가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노상원 수첩’을 거론하며 “국민을 겁박하고 죽이려 했던 자들이 누구인지 국민들은 다 안다. 국민들께 진심으로 사과부터 하라”며 “패륜적 망언을 한 송언석 (원내대표)도 사과하라”고 했다.
민주당 의원들도 여당의 사법개혁에 대한 사법부의 우려를 비판하며 개혁 당위성에 힘을 보탰다. 당 사법개혁특별위원장인 백혜련 의원은 “사법개혁은 시대적 과제이고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며 “사법개혁의 열차는 국민과 함께 멈추지 않고 계속 달릴 것”이라고 했다.
이에 장 대표는 반박에 나섰다. 장 대표는 “내란재판부 설치가 자업자득이라면 (이 대통령) 재판 재개는 인과응보”라며 정 대표가 사법부가 개혁을 좌초했다며 ‘자업자득’이란 표현을 쓴 것을 직격했다.
그는 이어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검찰과 사법부를 대하는 인식 수준이 북한과 중국의 수준에 머물러 있다”며 “이 대통령과 민주당 뒤에 개딸(민주당 강성 지지층)보다 더 위험한 세력이 있는 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도 “정 대표가 민주당식 사법부 파괴의 진짜 이유를 대법원이 지난 5월 민주당에 알아서 기지 않고 이재명 후보 범죄혐의에 대해 공정한 판결을 했다는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고백했다”며 “‘할 테면 해보라’ 말씀드린다. 이런 정청래 스타일 저질 복수극의 정해진 결말은 민주당 정권의 초단기 자멸”이라고 꼬집었다.
박성훈 수석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사법부는 입법부가 설정한 구조 속에서 판단하는 것’이란 이 대통령의 11일 기자회견 발언을 거론하면서 “정치적 계산으로 사법부를 발아래 두겠다는 발상은 삼권분립을 무력화하고 사법의 정치화를 위해 입법을 남용하겠다는 선포”라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12일 전국법원장들은 서울 서초동 대법원에서 열린 전국 법원장 회의 임시 회의에서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이른바 ‘사법 제도 개편’에 대해 우려했다. 전국 법원장들은 “사법 독립은 반드시 보장돼야 한다”며 “제도 개편 논의에 사법부 참여가 필수적”이라고 입장을 낸 바 있다. 민주당 사법개혁 특별위원회(특위)는 △대법관 증원 △대법관 추천 방식 개선 △법관 평가 제도 개선 △하급심 판결문 공개 범위 확대 △압수수색영장 사전심문제 도입 등의 내용이 담긴 사법개혁안을 추석 전에 통과시키겠다는 계획이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