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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가속기 산업도시’로 도약 시동··· 철강 넘어 바이오·의료로 확장

정혜진 기자 · 단정민 기자
등록일 2025-11-12 07:07 게재일 2025-11-13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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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전도 캐비티 국산화·전력반도체·XFEL 신약구조 분석까지
POSTECH–PAL–포스코 연계한 고부가 제조·의료생태계 본격 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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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가속기연구소의 선형가속기(PAL-XFEL, 위)와 3세대 원형 방사광가속기(아래) 전경. /포항가속기연구소 제공

12일부터 3일간 포항가속기연구소와 국내 관련 기관이 공동으로 포항 라한호텔에서 개최하는 2025 ICABU 컨퍼런스에서 철강·소재부터 바이오·의료 방사선까지 가속기 기반 산업의 최신 연구 성과가 집중적으로 논의될 예정이다. 
특히 포항 산업 생태계와 직접 연관되는 초전도 가속기 부품, 반도체 소자 신소재, 단백질 구조 분석, 의료 방사선 응용 등이 대거 발표된다.

우선 초전도 RF 캐비티 국산화 가능성이 눈길을 끈다.
Kiswire Advanced Technology(KAT)와 고려대 연구팀이 제작한 1.3GHz 단일 셀 초전도 캐비티는 일본 KEK에서 표면처리와 수직시험을 거쳤으며, 이번 컨퍼런스에서 시험 성능 평가 결과가 공식 발표된다.
그동안 초전도 캐비티는 제작·표면처리·성능검증 대부분을 해외에 의존해왔기 때문에, 포항지역이 보유한 고순도 금속 정련·가공 기술과 연계될 경우 국산화 공급망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가속기 기반 소자·신소재 연구도 활발하다.
Ga₂O₃ 기반 X선 포토디텍터 감도 향상 연구는 GIST가 주도하고 포항가속기연구소(PAL)가 공동 참여한 내용이 발표된다. 이는 의료 영상장비·비파괴 검사·배터리 단층 이미지 분석 등 산업 현장에서 활용도가 높다.

또한 성균관대는 HfO₂ 강유전체 박막에 He 이온빔을 조사해 상 구조를 안정화하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다. 이는 전력반도체·메모리 소자 응용 가능성을 확장할 수 있는 기술로, 포항 영일만·블루밸리 산단에서 진행 중인 SiC·GaN 전력반도체 생태계 구축 전략과 기술적으로 연계될 여지가 크다.

바이오·신약 분야에서는 국내 유일의 대형 선형가속기인 PAL-XFEL의 초고속 단백질 반응 관측 실험이 한층 정교해졌다.
단백질 구조 변형과 약물 결합 반응을 펨토초(fs) 단위에서 실시간 추적하는 TR-SFX 분석이 소개되며, 신약 후보물질의 작용 기전을 기존 예측 중심 방식보다 훨씬 직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접근법으로 평가된다.

또한 PAL PLS-II 4C SAXS 빔라인에서 운영 중인 SEC-SAXS 실험 기반은 바이오기업의 구조분석 연구 효율을 크게 높이고 있다.
특히 제넥신을 비롯한 국내 바이오기업 및 POSTECH 생명과학계열 연구조직이 실제 활용 사례를 축적하고 있어, 신약 스크리닝–구조 안정성 평가–후보물질 최적화로 이어지는 연구 주기가 짧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의료 방사선 응용에서는 정밀 치료 정확도 향상을 위한 머신러닝 기반 양성자 치료 계획 최적화 연구가 확산되고 있다. 이는 향후 포항에서 추진 중인 중입자 치료센터 및 병원형 가속기 운영 모델과 직접 연계될 수 있는 분야다.

또한 IRIS 연구진은 Th-232 표적과 50~70MeV 양성자 조사 기반으로 표적 알파치료 핵종 ‘Actinium-225’ 국내 생산 타깃 설계 및 공급망 확보 전략을 제시했다. Ac-225는 고가·희소 핵종으로 수입 의존도가 높아, 국산화 추진만으로도 임상 접근성·약가 관리 측면에서 파급효과가 크다.

포항의 가속기클러스터를 연구했던 한 전문가는 “포항은 POSTECH–PAL–기업–의료 인프라가 인접 경주 양성자가속기까지 포함된 국내 유일의 대형가속기 집적 산업·연구 플랫폼을 보유한 도시"라며, 이어 "이는 국내의 흔한 연구 인프라의 하나가 아닌 첨단 제조·바이오·의료·신소재로 산업구조를 전환할 수 있는 국제적 수준의 실증-상용화 기반인 만큼 이번 컨퍼런스를 계기로 지자체 등에서도 적극적인 지원 정책으로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활성화시켜 나가야만 한다”고 조언했다.

/정혜진·단정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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