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트 오른 인사들 ‘부인’
통일교에서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이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첫 번째 장관 중도 사퇴다. 특히 통일교 관련 의혹이 정치권 전반으로 확산하면서 정국의 핵으로 떠오르고 있다.
전 장관은 이날 방미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뒤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직을 내려놓고 허위 사실에 근거한 의혹을 밝히겠다”며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러면서 “불법적 금품수수는 단연코 없었다”며 “몇가지에 대해서는 민·형사상 책임을 묻는 허위사실 명예훼손을 검토 중”이라고 의혹을 전면 부인한 뒤 “허위사실 때문에 정부가 흔들리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했다.
전 장관은 통일교로부터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숙원 사업 청탁 명목으로 현금과 명품 시계를 수수한 의혹을 받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도 전 장관에 대한 면직안을 재가했다.
통일교 접촉 의혹을 받고 있는 정동영 통일부 장관도 의혹을 강력 부인했다. 정 장관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2021년 9월 경기 가평군 천정궁 통일교 본부에서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을 처음 만나 차담을 가졌다”면서도 “통상적인 통일 관련 이야기였고 이후 연락을 주고받거나 만난 사실이 전혀 없다”고 했다.
민주당 임종성 전 의원 역시 “큰 행사장에서 (윤 전 본부장과) 악수를 했을 수는 있지만 (그 사람을) 모른다. 사실이 아니다”고 했고, 이종석 국가정보원장도 “한 차례 만났지만 이후 어떠한 접촉이나 교류는 없었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인 민주당 정진상 전 정무조정실장도 “어떠한 접촉도 없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측에서는 대구 동을 당협위원장을 지냈던 김규환 전 의원과 나경원 의원이 각각 ‘금품 수수 의혹’, ‘접촉 의혹’을 받고 있지만 이들도 전면 부인했다.
국민의힘은 금품거래 의혹 대상자로 친명계 인사의 이름이 나온 점을 부각하며 이 대통령을 향한 공세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장동혁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은 피하지 말고 특검을 수용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당 내에서는 통일교 논란 여파가 내년 6월 지방선거까지 이어질까 우려하고 있다. 당내 부산의 유일한 현역의원인 전 장관이 유력한 부산시장 후보로 거론됐다는 점에서 영남권 민심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민주당 한 의원은 “부산시장 선거에서 흐름을 빼앗기며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며 “영남권이 통째로 어려워지지 않을까 염려스럽다”고 말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