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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 도자의 혼(魂), 서울에서 다시 빚어지다

고성환 기자
등록일 2025-12-15 10:36 게재일 2025-12-16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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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식 사기장 인사아트프라자 개인전… 지역 무형유산의 현재와 미래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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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형유산 사기장 김영식 개인전 포스터. /문경시 제공

경상북도 무형유산 김영식 사기장이 오는 12월 17일부터 22일까지 서울 인사동 인사아트프라자에서 개인전을 열며, 지역에서 이어져 온 조선백자 전통의 깊이와 현대적 확장을 동시에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단순한 개인전의 의미를 넘어, 문경을 중심으로 이어져 온 지역 도자 문화의 정통성과 생명력을 서울 한복판에서 증명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9대째 조선백자 가문의 맥을 이어온 김영식 사기장은, 지역 무형유산 장인이 지닌 축적된 기술과 정신이 오늘날 어떤 예술적 언어로 확장될 수 있는지를 꾸준히 보여 온 작가다. 

김 사기장의 작품 세계는 흙과 불, 손이라는 도자의 근원적 요소를 바탕으로 한다. 선대 장인들로부터 전해진 제작 기법과 미감을 충실히 계승하면서도, 그 안에 현대적 조형성과 감각을 자연스럽게 녹여내며 ‘과거에 머무르지 않는 무형유산’을 실천해 왔다. 이는 지역 문화가 단절 없이 현재진행형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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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식 사기장. /문경시 제공

이번 전시에는 달항아리, 철화, 청화백자를 비롯해 생활자기 소품까지 30여 점의 작품이 전시된다. 조선백자의 단아한 미감과 절제된 선, 그리고 작가 특유의 현대적 해석이 어우러진 작품들은 전통과 현대가 대립이 아닌 공존의 관계임을 자연스럽게 드러낸다. 

지역 문화계에서는 이번 전시를 두고 “지역 무형유산 장인의 작업이 서울 인사동이라는 상징적 공간에서 소개된다는 점에서, 문경 도자 문화의 저력을 다시 확인하는 계기”라며 “지역에서 축적된 문화자산이 전국적·국제적 무대로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의미 있는 사례”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김영식 사기장은 전시를 앞두고 “전통 조선백자의 정통성을 지키는 것은 제 작업의 출발점이자 책임”이라며 “그 위에 오늘의 감수성과 실험을 더해, 무형유산 사기장으로서 그리고 한 명의 창작자로서 계속 앞으로 나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전시가 전통 도자기 원형과 현대적 미감이 어떻게 공존할 수 있는지를 함께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개인전은 지역에서 시작된 문화가 서울 중심부에서 다시 호흡하는 자리로, 문경 도자 문화의 현재와 미래를 동시에 보여주는 상징적인 전시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고성환기자 hihero2025@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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