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와 열차 시간 때문에 경주역을 주로 이용합니다”
외지 출장이 잦은 포항시민 이모씨(42·남구 대잠동)는 포항역을 쭉 이용해오다 지난해 국도대체우회도로(상구~효현) 6.5㎞ 구간이 개통되면서 경주역으로 발길을 돌렸다.
포항역과 경주역 모두 집에서 가는 시간은 30여 분으로 비슷하지만, 주차와 열차 이용 여건에서는 차이가 크다는 판단에서다.
이 씨는 “포항역은 주차가 힘들어 열차 시간을 맞추기 어렵고, 오전 시간대 KTX 운행 편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결국 이용 과정의 불편이 역 선택을 바꾼 셈이다.
포항역의 주차난과 교통 혼잡 문제는 2015년 개통 이후 꾸준히 지적돼 왔다. 주차 공간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진입·회차 차량이 한꺼번에 몰리는 혼잡 시간대에는 인근 도로가 극심한 정체를 빚고 있다.
현재 포항역 주차장은 포항시가 관리하는 405면과 코레일이 관리하는 338면 등 총 743면이 전부이다. 이 가운데 사유지를 임대해 사용하는 405면은 내년 연말 계약이 종료돼 더 이상 사용할 수도 없다.
반면 경주역에는 코레일이 운영하는 주차장 357면과 경주시가 운영하는 공영주차장 566면 등 총 923면이 조성돼 있다. 포항역보다 180면이나 많다.
기차 운행 시간도 경주역으로 발길을 돌리게 되는 이유 중 하나다. 포항역의 경우 서울행 KTX 14회, SRT는 2회밖에 운행되지 않지만 경주역에서는 KTX 19회, SRT 15회가 운행돼 이용자들의 열차선택 폭이 넓다.
특히 출근 시간대를 살펴보면 포항역에서 출발하는 KTX 열차는 오전 5시 35분, 7시 14분 이후 9시 57분과 10시 14분으로 열차 운행 간격이 크게 벌어진다. 하지만 경주역의 경우 오전 5시 47분, 6시 37분, 6시 44분, 7시 57분, 8시 40분 등 시간대 별로 열차가 운행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구지역으로 출근하는 시민들까지 포항역이 아닌 경주역을 찾고 있는 실정이다.
대구로 출퇴근하는 김모씨(52)는 “포항역은 출근 시간대 열차 시간이 애매해 경주역을 이용하게 됐다”며 “포항역에서 오전 8시쯤 출발하는 KTX열차가 있으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포항시 교통지원과 관계자는 “포항역 주차난 해소를 위해 철도공단 유휴부지를 활용한 주차장 확충을 추진 중이다”면서 “열차 운행 시간 문제 역시 관계기관과 협의가 필요한 사안인 만큼 개선 가능성을 검토해 보겠다”고 밝혔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