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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계정치’ 도구가 된 국민의힘 윤리위

심충택 기자
등록일 2026-03-11 10:14 게재일 2026-03-11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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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충택 정치에디터 겸 논설위원

‘친윤 스피커’로 불리는 장예찬 국민의힘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이 지난주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이번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서울시장과 부산시장을 수성하면 장동혁 대표는 2028년 총선까지 연임할 것이다. 그러나 수성에 실패하더라도 휴지기를 가진 뒤 당 대표로 재선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의 국민의힘 당원들 기류를 감안하면 그렇다는 얘기다. 장 대표에 대한 당원들의 신임이 그만큼 강하다는 주장으로 들린다. 장 대표 임기는 2027년 8월까지이며, 제23대 총선은 2028년 4월 12일 치러진다.

이날은 마침 한국갤럽이 장 대표 취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한 국민의힘 지지율(21%)을 발표한 날이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에 대한 민심이반 경고등이 곳곳에서 켜지고 있지만, 친윤계 내부에선 국민의힘이 지방선거 이후에도 장 대표 중심으로 운영될 것이라는 자신감이 형성돼 있는 것이다.

장 부원장의 말에서 유추할 수 있는 것은 이번 지방선거 결과가 어떻든 2028년 총선에서 장 대표가 다시 공천권을 쥘 수 있다고 믿는 부분이다. 국민의힘 윤민우(54) 윤리위원장이 현재 사분오열된 당 내분 속에서도 비주류에 대한 ‘징계 정치’를 계속할 수 있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보면 이해가 가능해진다.

‘윤민우 윤리위’는 새해들어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를 전격 제명한 데 이어, 친한계인 김종혁 전 최고위원과 배현진 의원에 대해서도 중징계를 했다. 배 의원에 대한 징계는 법원이 나서서 “윤리위가 재량권을 남용한 중대한 하자가 있다”면서, 본안 재판 때까지 징계조치를 정지하라는 판결까지 했다. 

당내 비주류인 친한계에 대한 당 윤리위 징계가 계속되자 국민의힘 소장파 의원들 사이에서는 ‘윤리위가 당권파의 사냥개 노릇을 한다’는 비판도 쏟아진다.  일부 의원은 “당 윤리위가 지도부 입맛대로 움직이며 정적을 제거하는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는 성명서를 냈고, 지난 9일 열린 의원총회에서는 윤리위원장 사퇴요구도 나왔다.

현재 국민의힘 윤리위에는 한동훈 전 대표의 대구 서문시장 방문에 동행한 의원들과 장동혁 대표의 사퇴를 요구한 서울시당 전·현직 당협위원장 24명에 대한 징계안도 상정돼 있는 상태다.

만약 윤민우 위원장이 이들에게 중징계를 내릴 경우 당 내분은 폭발할 수 있다. 국민의힘은 지난 8일까지 지방선거에 나설 후보 공천 신청을 받았지만, 수도권(서울·경기·인천) 광역단체장 공천 신청자는 거의 없었다. 별다른 당내 경선 흥행없이 현역 시·도지사들로 선거를 치러야 하는 초라한 상황이 된 것이다. 최근에는 전국적으로 국민의힘을 탈당하는 지방의원들도 속출하는 모양이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 지지율이 바닥까지 떨어지고 있어서 생기는 현상이다. 

앞으로 당 지도부가 ‘징계정치’를 계속하며 당을 늪으로 몰아가면 대구·경북 민심도 민주당 쪽으로 돌아설 수 있다. 이미 한국갤럽 여론조사를 보면, 국민의힘과 민주당에 대한 TK 지지율이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난다. 장동혁 지도부가 TK를 자신들의 안방이라고 생각하면 큰 착각이다.

/심충택 정치에디터 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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