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IST 연구진이 첨단 기술이 실제 시장과 대중의 삶으로 확산되는 과정을 비즈니스 모델 관점에서 수학적으로 규명했다. 아무리 뛰어난 인공지능(AI)이나 혁신 기술이 개발되더라도 이를 시장과 연결하는 비즈니스 모델이 없으면 대중에게 확산되기 어렵다는 점을 이론적으로 입증한 것이다.
DGIST는 ABB 연구부 윤진효 책임연구원 연구팀이 비즈니스 모델이 기술과 시장을 연결하는 구조적 메커니즘을 수학적으로 분석한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 ‘Science, Technology and Society’에 게재했다고 17일 밝혔다.
연구팀은 기존에 단순한 경영 전략으로 여겨졌던 비즈니스 모델을 기술 혁신을 대중에게 확산시키는 핵심 장치로 재해석했다. 특히 비즈니스 모델을 사람들의 선택을 자연스럽게 유도하는 ‘넛지(nudge)’ 개념으로 설명하고, 첨단 기술이 시장에서 확산되는 과정을 수학적 모델로 분석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비즈니스 모델은 특정 임계점을 넘어서면 기술 확산을 가속화하는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이 임계점을 ‘체스브로 포인트(Chesbrough Point)’로 정의했다. 이 지점을 넘어서는 순간 소비자가 새로운 기술을 이해하고 적응하는 데 필요한 비용과 심리적 장벽이 크게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시점 이후에는 시장 규모와 서비스 다양성이 급격히 확대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새로운 기술을 기반으로 다양한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소비자의 선택권이 넓어지고, 기술 혁신이 빠르게 대중화되는 구조가 형성된다는 설명이다.
다만 연구팀은 기술이 모든 사회 구성원의 일상 속에 완전히 정착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도 함께 지적했다. 혁신 기술의 확산 과정에서는 일정 기간 동안 점진적인 확산이 이어지는 ‘롱테일(long tail)’ 현상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는 비즈니스 모델의 역할을 정의와 공리, 정리로 구성된 수학적 체계로 설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혁신 기술이 기존 시장을 대체하며 새로운 산업을 만들어내는 ‘창조적 파괴’의 시장 창출 메커니즘을 이론적으로 구체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연구팀은 기술과 시장이 결합할 경우 단순한 산업 대체를 넘어 더 큰 규모의 새로운 산업 생태계가 만들어질 수 있음을 수학적으로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연구를 주도한 윤진효 책임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기술과 시장을 연결하는 비즈니스 모델의 구조적 역할을 수학적으로 입증한 세계 최초 수준의 연구”라며 “디지털 전환과 인공지능 시대에 산업 전략과 정책 수립의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에는 DGIST 조효비 선임전임연구원, 안흥주 교양학부장과 상지대학교 박경배 교수가 공동으로 참여했다. 연구 논문은 ‘The Role of Business Models in Bridging Technology and Market: Mathematical Modelling and Its Applications’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