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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포항지역사회연구소’ 창립 30주년

포항지역사회연구소는 2017년 11월 포항에서 발생해 1천300여 명의 이재민을 낸 5.4규모의 지진에 대해 포항에서 가장 먼저 “포항지진은 포항지열발전소의 유발지진들이 촉발시킨 인재요 관재”라고 주장하며 즉시‘지열발전과 포항지진’이란 단행본을 기획해 두 달 만에 출간해 화제를 모았던 포항의 시민단체다. 포항지역사회연구소는 2018년 2월 지진피해포항시민대회를 주최해 “관계기관들에게 63회 유발지진 은폐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하는 논리를 제공하고, ‘문재인 대통령께 드리는 공개서한’을 발송한 데 이어, 2018년 4월 ‘포항지진과 지열발전’을 주제로 포럼을 개최하고, 2018년 9월 ‘지열발전과 포항지진의 상관성과 유발지진 은폐 진상규명 및 대응을 위한 포항시민대회’를 주관하면서 포항지진 총괄 자료집‘왜 산업통상자원부는 포항지열발전소 63회 유발지진을 철저히 은폐하고 있는가?-지열발전과 포항지진, 그 숨겨진 진상’(143쪽)을 출간했다.포항지진 1주년을 맞은 2018년 11월에는 ‘포항지열발전소 63회 유발지진 은폐와 그 행정적 부당성’을 규명하기 위해 포항시민 1천821명의 서명을 받아 감사원에 국민감사청구를 접수했다. 이 감사청구는 지난 20일 포항지진과 포항지열발전소의 상관성에 대한 조사연구를 진행해왔던 정부조사단이 “포항지진은 자연지진이 아니라 포항지열발전소의 유발지진들이 촉발시킨 지진이었다”고 밝혀냄에 따라 감사의 탄력을 받게 될 전망이다.포항지진 사태의 한복판에서 그러한 역할을 감당해온 (사)포항지역사회연구소가 올해 창립 30주년을 맞이해 최근 회원 11명의 실명으로 신간 ‘포항의 눈(The Eyes of Pohang)’을 출간했다.이 책에는 ‘포항지진은 인재요 관재’라는 에세이를 비롯해 감사원에 접수한 국민감사청구이유서의 전문도 수록돼 있다. 물론 포항지진만 다루고 있는 것은 아니다. ‘평화를 읽는 눈’, ‘포항지진을 직사하는 눈’, ‘포항의 빛을 찾는 눈’, ‘포스코를 보는 눈’이라는 책의 구성이 보여주듯이, 시 승격 70주년을 맞은 포항의 근원적이고 핵심적인 문제들을 진단하면서 그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책은 포항의 힘은 포항시민으로부터 나와야 한다는 진리를 신뢰하는 데서 해법을 찾았다. 시민의 힘은 시민의 각성 수준에 달려 있으며, 시민의 각성은 사태나 현실을 통찰하는 ‘눈’을 갖춰야 이뤄질 수 있다. 그래서 시 승격 70주년의 포항에 살고 있는 시민은 지금부터 최소한 4개의 눈을 더 갖추거나 더 밝게 만들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하고 있다.첫째는 ‘평화를 읽는 눈’이다. ‘분단의 휴전체제’를 극복해 ‘종전의 평화체제’로 나아가는 역사적 전환을 성취해 민족 화해와 평화와 공존공영과 통일의 대장정에 나서야 하는 ‘특별한 때’에 포항시민은 ‘평화를 읽는 눈’을 갖춰야 한다.둘째는 ‘포항지진을 직시하는 눈’이다. 포항시민은 누구나 왜 규모 5.4 포항지진이 “인재요 관재였던가”에 대해 정확히 직시하고 당당히 발언할 수 있는 ‘눈’을 갖춰야 한다.셋째는 ‘포항의 빛을 찾는 눈’이다. 포항문화의 수준이란 포항이라는 지역공동체에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총체적 가치관의 평균수준이며, 이는 시민의식과 거의 일치하는 것이다. 포항시민은 포항의 빛을 ‘보는 눈’만 아니라 ‘찾을 수 있는 눈’을 갖춰야 한다.넷째는 ‘포스코를 보는 눈’이다. 포스코가 포항에서 가장 중대한 역할을 감당하고 있으니 포항시민은 포스코를 정확히 보는 ‘눈’을 갖춰야 한다.‘평화가 터졌다는 그날이 오면’ 등을 집필한 이대환 작가는 “포항시민은 평화·포항지진·포항의 빛·포스코를 정확히 보는 ‘눈’을 새로 갖추거나 더 밝게 닦아야 한다는 이 책의 제언과 고언은, 시 승격 70주년의 포항이 미래의 어느 날부터는 한국인이 자랑스러워하는 도시로 피어나기를 희원하는 필자들의 지역사회에 대한 오랜 탐구와 관심과 애정을 담고 있다”고 전했다.한편, (사)포항지역사회연구소는 지난 20일 정부조사단의 “포항지진은 자연지진이 아니었다. 포항지열발전소의 유발지진들이 촉발한 지진이었다”라는 결과 발표를 시민들과 다시 살펴보는 기회를 만든다는 뜻도 곁들여 29일 오후 7시 포은중앙도서관 어울마루에서 포항시민과 함께하는 북콘서트를 개최한다.이날 북콘서트는 필자 11명 전원과 포항시민이 나누는 대화의 형식으로 진행되며, 시민 대표 두 사람이 ‘포스코에 보내는 포항시민의 말’을 낭독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9-03-25

플루트·클라리넷·피아노 선율과 함께하는 茶香

(재)포항문화재단(대표이사 차재근)의 상설 브런치 공연인 ‘3월의 차향이 있는 작은 음악회’가 오는 27일 오전 11시 포항시립중앙아트홀 1층 전시실에서 열린다. 오전시간을 활용해 여가를 즐기고자 하는 주부와 시민들에게 인기를 모으고 있는 차향이 있는 작은음악회는 지난 2009년부터 무대와 객석의 경계를 없애고 열린 음악회의 형식으로 열려 포항을 대표하는 상설 음악회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이번 3월 차향이 있는 작은 음악회는 ‘꽃이 피다’를 주제로 청명하게 울려 퍼지는 플루트와 장중하고 우아한 느낌을 연출하는 클라리넷, 목관악기와 훌륭한 하모니를 이루는 피아노의 선율로 관객에게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생명의 계절 봄을 맞이해 따뜻하고 달콤한 멜로디를 선사할 이번 음악회에는 플루트와 클라리넷의 듀엣곡으로 대중들에게 유명한 생상의‘타란텔라’와 차이콥스키의 ‘렌스키의 아리아’, 도퍼의 ‘안단테와 론도’ 등 아름답고 서정적인 클래식 음악을 무대에 올린다.무대에 오를 김영미 플루티스트는 현재 한국 플룻학회 부회장이며 계명대 음악공연예술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송호섭 클라리네스트는 독일 뮌헨음대와 스위스 바젤음대를 졸업하고 앙상블 디아파종(Ensemble Diapason)의 리더로서 활발한 실내악 활동을하고 있으며, 현재 계명대 음악공연예술대 교수로 재직중이다.이성원 피아니스트는 섬세하고 내면에서 뿜어 나오는 음악 열정으로 자신의 음악세계를 이끌어 가고 있는 지역 대표 중견 연주자로 우리나라를 비롯해 뉴욕, 폴란드, 헝가리, 베이징, L.A, 예술의 전당 등에서 다수의 독주회를 개최했으며 대구시향, 포항시향, 울산시향 등 여러 오케스트라와 협연 등 활발한 연주활동을 펼치고 있다.연주자 바로 앞에서 방석을 깔고 앉아 음악의 생생한 울림을 느낄 수 있도록 준비된 이번 차향이 있는 작은 음악회는 봄과 어울리는 전통차와 다과가 무료로 제공되며, 사랑하는 가족, 친구들과 자유로이 앉아 즐길 수 있다.공연시간은 약 60분이며 입장료는 무료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9-03-25

포항시향 야심찬 ‘베토벤 프로젝트’ 막 오른다

임헌정 포항시립교향악단 제5대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의 취임 기념 음악회가 28일 오후 7시30분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열린다.임 신임 지휘자가 처음 선보이는 이번 공연은 제165회 정기연주회를 겸해 진행되며 ‘포항시립교향 악단 베토벤 인 포항 1’로 꾸며진다.‘베토벤 인 포항’시리즈는 ‘포항을 음악의 도시로 만들겠다’는 임 지휘자의 야심찬 첫 프로젝트다. 2020년 악성(樂聖) 베토벤 탄생 250주년이 되는 해를 기념해 ‘클래식 음악의 성서’라고도 할 수 있는 베토벤의 음악 중 교향곡 9곡과 협주곡 7곡을 내년까지 모두 연주한다. 그 첫 번째로서 이날 베토벤의 걸작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와 ‘운명’ 교향곡으로 잘 알려진 ‘교향곡 5번’을 들려준다.피아노 협주곡 ‘황제’는 베토벤의 천재적인 영감과 예술혼의 정점을 형성한 걸작으로 구상이 크고, 곡을 관통하는 긍정적인 분위기와 군악 풍의 늠름한 기상이 마치 ‘황제’와 똑같다고 해 이런 칭호를 얻었다. 곡의 협연은 서울대 교수로 재직중인 피아니스트 아비람 라이헤르트가 맡는다. 그는 반 클라이번 국제콩쿠르와 쾰른국제콩쿠르 등 유수 콩쿠르에서 입상한 후 동아국제 콩쿠르에서 우승했다. 뉴욕타임즈로부터 “깊이 있고도 탁월한 음악적인 연주자”라는 격찬을 받은 그는 지성적인 해석과 매력적인 음색을 높이 평가받고 있다.교향곡 5번 ‘운명’은 원래 베토벤이 직접 붙인 제목은 아니지만, 도입 부분이 운명을 두드리는 것 같다고 해 생긴 제목으로 일본과 한국에서만 운명 교향곡이라 불린다. 그러나 그만큼 우리에게 친숙하고도 운명이 느껴지는 곡이라 볼 수 있으며, 인간의 모든 감정을 표현하고 느끼게 하는 음악이다.임헌정 지휘자는 “포항시향과 함께 힘차고 무게감 있는 첫발을 내딛고자 한다”며“제165회 정기연주회가 되는 이번 공연으로 시민들에게 행복과 감동을 전해드리겠다”고 말했다한편, 지난 5일 위촉된 임헌정 지휘자는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지휘자로 탁월한 음악적 역량과 교향악단 운영 능력을 평가받고 있다. 임 지휘자는 서울대 음악대학 작곡과 교수로 33년동안 재직하면서 서울대 음악대학 오케스트라를 이끌었을 뿐만 아니라 부천시립교향악단을 25년동안 이끌었다. 부천시립교향악단 재임시절 악단을 국제적 수준으로 격상시켰으며 국내 최초로 말러 교향곡 전곡 연주를 통해 전세계 평단의 주목을 받았다. 특히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 재임시절 브루크너 교향곡 전곡을 녹음했는데 그것으로 미국 브루크너 협회로부터 올해의 음반상을 받은 것은 기념비적인 일이다. 현재 서울대 명예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9-03-24

뮤지컬 ‘웃는 남자’ 녹화 무료 상영

포항문화재단(대표이사 차재근)은 오는 31일 오후 2시 구룡포생활문화센터에서 제3회 한국뮤지컬 어워즈에서 대상, 남우주연상, 무대 예술상을 수상한 뮤지컬 ‘웃는 남자’를 녹화 무료 상영한다.포항문화재단은 지난해부터 구룡포생활문화센터에서 구룡포읍민을 비롯한 포항시민에게 우수 공연예술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예술의전당에서 추진하는 ‘예술의 전당 영상화사업’공모에 선정돼 다양한 영상 콘텐츠를 무료로 상영하고 있다.지난해에는 ‘문화가 있는 날’에 맞춰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에 상영했으나, 보다 많은 읍민의 관람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올해부터 일요일 낮 시간대에 상영하고 있다.뮤지컬 ‘웃는 남자’는 빅토르 위고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며 신분 차별이 극심했던 17세기 영국을 배경으로 끔찍한 괴물의 얼굴을 하고 있지만 순수한 인물인 그윈플렌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인간의 존엄성과 평등의 가치를 이야기 한다.정통 유럽 뮤지컬을 국내에 선보이며 ‘엘리자벳’, ‘모차르트’,‘드라큘라’ 등의 작품을 흥행으로 끌어낸 EMK 뮤지컬컴퍼니의 두번째 오리지널 뮤지컬로 180억원을 투입해 만든 블록버스터급 작품이다.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 혼, 대본·연출 로버트 요한슨, 김문정 음악감독 등 세계적 스태프와 박강현, 신영숙, 양준모 등 화려한 캐스팅으로 2018년 초연 당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객석에서 보이지 않았던 무대 곳곳이 4K 화질의 카메라 등 총 13대의 카메라에 꼼꼼하게 담겨 있어 그 세밀함은 ‘무대 위 숨은 1인치’를 만날 수 있는 색다른 매력으로 다가갈 것이다.뮤지컬 ‘웃는 남자’는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작품 안내는 포항문화재단 홈페이지(www.phcf.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9-03-24

행복보다 더 큰 가치를 가르치다 ‘아미시 육아법’

“부모가 눈앞에서 휴대폰만 들여다보고 있으면 아이는 슬프고 외롭다고 느낍니다”‘육아는 방법이 아니라 삶의 방식입니다’(판미동)는 보수적 기독교파를 이르는 아미시 교인들의 육아 지혜를 모은 책이다.아미시(Amish)는 사랑과 용서, 비폭력을 신념으로 삼으며, 자연을 거스르지 않는 삶을 실천하는 미국의 개신교 공동체다. 유아세례를 거부하고 개인의 종교 선택의 자유를 주장해 기성 종교들로부터 박해를 받아 18세기에 스위스에서 미국으로 이주한 재세례파가 그 기원이다. 현재까지도 그들은 18세기식 복장을 유지하고, 전기, 자동차, 휴대폰 등 현대 문명과 거리를 두며 전통적인 생활 방식을 이어오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낯설고 유별나다고도 볼 수 있는 삶이지만, 세계에서 가장 빠른 인구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현재 미국 펜실베이니아, 오하이오, 인디애나 등 31개 주에서 33만 명의 사람들이 살고 있는데, 가족당 평균 7명의 자녀를 두는 대가족 체제를 고수하고 있다.저자 세레나 밀러는 오랜 기간 아미시 문화를 연구하면서, 침착하고 공손한 아미시 아이들과 쉽고 편안하게 육아를 하는 듯 보이는 아미시 부모들에 매력을 느꼈다. 그 이유를 찾기 위해 아미시 부모들을 만나 인터뷰하고 함께 생활하면서 현대 사회의 육아와의 중대한 차이점을 발견했다. 자신의 아이가 행복한 사람이 되기를 바라는 일반적인 부모들과는 달리, 아미시 부모들은 행복을 주요 목표로 삼지 않았다. 그들은 성실하고 공감할 줄 아는 사람, 일하고 베풀 줄 아는 사람, 즉 가치 있는 사람으로 아이들이 자라기를 바랐다. 행복이란 가치 있는 사람이 되었을 때 생기는 ‘부산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지식이나 외모, 소유물을 뽐내는 ‘호흐무트(Hochmu·교만)’를 피하고, ‘우프게바(Uffgevva·나 자신이 다른 사람들보다 더 중요하지는 않다.)와 ‘겔라센하이트(gelassenheit·내려놓음)’의 원칙을 실천하는 것이 아미시 육아의 핵심이다. 거기엔 순간의 만족과 행복을 위해 끊임없이 달래는 방식으로 키워진 아이들, 물건을 너무 많이 소유하고 뚜렷한 가치와 규칙을 배우지 못한 아이들이 결국 불행해지곤 한다는 역설이 깔려 있다.아미시가 스마트폰, 인터넷, TV 등 모든 현대 문명을 멀리하는 것은 아니다. 새로운 기술을 빠르게 받아들이려는 현대 사회의 사람들과는 달리, 그것을 가지고 어떻게 살아가는 게 좋을지 먼저 신중하게 고민할 뿐이다. 모든 일을 선택하고 결정할 때마다 중요한 기준이 되는 것은 가족 전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다. 만약 새로운 기술들이 가족의 공존과 소통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되면 받아들이지 않기로 결정하는 것이다.스마트폰, 인터넷, TV 등은 아이들을 선정적이고 무분별한 정보와 광고에 노출시킨다. 부모가 아이를 키우고 가르치는 일에 집중할 수 없게 만들고, 가족 간의 소통을 단절시켜 아이들에게 정서적 문제를 불러일으킨다. 4세와 18세 사이 1천명의 아이들에게 부모가 모바일 기기를 사용할 때 어떤 기분이 드는지 묻는 조사에서 아이들은 “슬프고, 화나고, 짜증 나고, 외롭다”는 표현을 반복적으로 사용했다. 저자는 아미시 아이들이 안정되고 자기 삶에 만족하는 듯 보이는 이유에 대해 “이미 필요한 관심을 다 받고 있기 때문에 부모의 관심을 끌기 위해 징징대거나 못되게 행동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아미시 육아의 오랜 지혜는 효율적인 육아 방법을 찾는 데 몰두하는 우리 육아의 현재를 비추는 거울이 돼 줄 것이다. /윤희정기자

2019-03-21

‘서정적 전위’ 위선환 여섯번째 시집 출간

“(….)골격은/사,람,과,죽,음,과,주,검,이,일,체,로,서,일,치,한,주,체,의,형,식,인,것.”― 위선환 시 ‘죽은 뼈와 인류와 그해 겨울을 의제한 서설’ 부분서정시의 대가 위선환(78) 시인의 여섯 번째 시집 ‘시작하는 빛’(문학과지성사)이 출간됐다.5년 만에 펴내는 이번 시집에는 총 5부로 나뉘어 69편의 시가 실렸다. 이 시집에서 위선환 시인은 탁월한 시적 감각과 깊은 사유로 확보된 ‘서정적 전위성’을 다시 한번 유감없이 보여준다.이번 시집의 해설을 쓴 시인이자 문학평론가인 권혁웅은 “위선환 시인이 다시 시를 쓰기까지 30년이 걸렸던 것은 어쩌면 시적 허용―정확히는 시적 자유―을 한국어에서 보편문법의 일부로 재도입하는 데 걸린 시간이었을지도 모른다”고 설파한다. 1960년대 위선환의 시는 당대의 어떤 시적 경향에도 합류하지 않고 독자적인 길을 걸었다. 그리고 놀랍게도, 당시 그가 보여준 시적 행보는 30년이 흘러 2000년대 시인들에게서 고스란히 되풀이됐다. “처음 시를 쓸 때부터 보편문법 너머에서 생성되는 어떤 것을, 이를테면 명사(주어)의 존재론이 아니라 형용사(술어)의 존재론을 겨냥하고 있었”던 그의 이런 “시도는 당시에는 받아들여지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해설에서 밝히고 있거니와, 그럼에도 한국 시는 그가 걸었던 그 길로 꾸준히 나아가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다시, “긴 시간을 보낸 후 시인이 새로 쓴 시들을 갖고 나타났을 때, 이 시들은 우리 언어의 보편적 가정을 전복하는 특별한 언술을 내장하고 있었다”고 권혁웅은 덧붙인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9-03-21

언어의 붓으로 그려낸 ‘옛날’에 대한 스케치

공쿠르상을 받은 프랑스 문학사의 거목 파스칼 키냐르(71)의 소설 ‘눈물들(Les Larmes)’(문학과지성사)이 번역 출간됐다. 신화나 역사에서 과소평가됐거나 망각된 인물을 끌어내 조명해온 키냐르는 이번에도 프랑크 왕국의 역사가 니타르와 사료에 단 한 줄로 남은 그의 형제(아르트니)를 소환해 소재로 삼았다.키냐르의 작품들은 하나같이 ‘옛날’로 수렴되는 ‘옛날’에 대한 담론이다. 빅뱅 이론을 신봉하는 키냐르의 ‘옛날’은 우주의 시초인 빅뱅, 즉 원초적 분출로, 우리가 부재했던, 사람으로 치면 수태 이전의 세계다. 그렇기에 우리가 볼 수 없었으며 앞으로도 볼 수 없는, 우리 자신이 결여된 이 세계는 우리에게 끊임없는 그리움의 대상이다. 키냐르는 작품 속에서 독서, 글쓰기, 음악, 회화, 춤, 자연의 관조 등 다양한 방법으로 이런 옛날에 접속하고자 했다.역사상 첫 프랑스어 문서인 스트라스부르 조약을 기록한 니타르와 그의 쌍둥이 형 아르트니, 그리고 그들의 주변인을 중심으로 풀어가는 소설 ‘눈물들’은 언어(프랑스어)를 사람처럼 하나의 주인공으로 삼아 키냐르가 평생 천착했던 주제인 옛날을 묘사한다. 하나의 언어가 탄생하는 빅뱅의 순간으로부터 키냐르의 ‘옛날’을 엿볼 수 있게 한다.이 소설은 여느 키냐르의 작품과 같이 문장과 문장, 지식과 상상력 사이의 여백에서 독자의 숨겨진 감성과 상상력을 이끌어낸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9-03-21

범어성당, 네덜란드 ‘두독 앙상블’ 초청 공연

천주교 대구대교구 범어성당은 사순절을 맞아 다음달 14일 오후 2시 대성전에서 ‘네덜란드 두독(DUDOK) 앙상블 초청 내한 공연 - 바흐 마태수난곡’을 개최한다.두독 앙상블은 1999년 현 지휘자인 요한 로즈가 창단했다. 네덜란드 북부 도시 힐퍼숨의 유명한 건축가인 빌렘마리누스두독(1884∼1974)을 기리고자 그의 이름을 따왔으며 30 여 명의 기악 앙상블과 60여 명의 혼성 4부 합창을 아우르는 종합 연주 단체다. 해마다 봄이 되면 세계 각지에서 초청받아 바흐의 ‘마태수난곡’, ‘요한 수난곡’ 등을 연주하는 투어 시리즈로 유명하다.이번 내한 공연은 주한 네덜란드 대사관의 후원 하에 영국, 네덜란드, 스코틀랜드,독일 등 유럽전역에서 온 최상급 솔리스트들이 대거 참여해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마태수난곡’은 바로크 음악을 대표하는 걸작이자 바흐가 남긴 불후의 명곡이다. 바흐는 마태 복음 26장과 27장을 바탕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생애 마지막 몇 일 동안 일어난 일들을 이 음악에 담고 있다.제1부에서는 십자가에 못박힐 것을 미리 알려주는 장면, 예수의 머리에 향유를 부은 한 여인의 이야기, 최후의 만찬과 겟세마니에서 기도하는 장면이 나오며, 제2부에서는 예수가 잡혀가고, 최고 의회에서 신문을 받아 십자가에 못박혀 숨을 거두고, 무덤에 묻히는 모든 상황이 애절하게 그려진다. 낮고 부드럽게 흐르는 바이올린 선율과 비탄에 가득찬 노래는 신자가 아닌 이들에게도 깊은 감동을 전한다.‘나의 하느님, 눈물 흘리며 기도하는 나를 불쌍히 여기고서’로 시작하는 제39곡은 안드레이 타르코프쉬 감독의 유작‘희생’의 시작곡으로 우리 귀에도 익숙하다.전체 2부 78곡으로 이뤄져 전곡을 연주하는데 적어도 두 시간 반이 소요되며 두 개의 합창단과 두 개의 오케스트라, 여섯 명의 솔리스트와 소년 합창단이 모두 함께 무대에 오르는 장엄한 편성으로 돼 있다.범어성당 측은 “이번 음악회가 주님의 수난과 죽음을 묵상하며 거룩한 부활을 준비하는 신자들에게 사순 시기의 의미를 되새기고 묵사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9-03-20

포항교회들, 사순절 새벽 제단 쌓는다

포항지역 기독교 교회들이 사순절기간 새벽기도회를 이어가고 있다.포항중앙교회(담임목사 손병렬)는 매일 오전 5시 교회 본당에서 새벽기도회를 진행하고 있다. 교회는 사순절이 시작된 지난 10일부터 16일까지 묵상 주제로 말씀을 전한데 이어 17~23일 절제, 24~30일 중보, 31~4월 6일 침묵, 7~13일까지 구제, 14~20일까지 금식 주제로 설교한다.부활절을 앞둔 사순절 마지막 주간인 고난주간(4월 14~20일)은 오전 6시부터 자정까지 릴레이금식기도회를 진행한다. 금식기도는 교회나 각자 처한 장소에서 하며, 금식기도 뒤 1식 5천원을 환산해 금식헌금을 한다. 이 헌금은 지역 어려운 교회를 돕는데 사용한다.포항제일교회(담임목사 박영호)도 새벽기도회를 진행하고 있다.새벽기도회는 매일 오전 5시30분 교회 본당에서 이어진다.이헌석 목사는 18~20일까지 마가복음 9장 38절~10장 12절까지 말씀을 전했고, 주규현 목사는 21~22일까지 마가복음 10장 13절~10장 22절까지 본문으로 설교한다.포항장성교회(담임목사 박석진)는 매일 오전 5시30분 교회 본당에서 새벽기도회를 이어간다. 말씀은 김세범 목사, 조계현 목사, 장선우 목사, 김인주 목사, 임규찬 목사, 이병수 목사가 전한다.기쁨의교회(담임목사 박진석)는 매일 오전 5시 10분 교회 브니엘홀에서 새벽기도회를 진행한다. 말씀은 정원희, 김항아, 장선범, 신빌립, 신동신 목회자가 전한다.포항동부교회(담임목사 김영걸)는 매일 오전 5시 교회 본당에서 새벽기도회를 진행한다. 말씀은 김영걸 목사와 김대원 목사, 백찬우 목사가 전한다.포항오천교회(담임목사 박성근)와 포항하늘소망교회(담임목사 최해진), 포항산호교회(담임목사 손상수) 등 지역 400여개 교회도 사순절기간 새벽기도회를 이어간다.한편, 포항지역 부활절연합예배는 4월 21일 오후 2시30분부터 포항실내체육관에서 드려지고, 대구지역 부활절연합예배는 같은 날 오후 3시 대구스타디움에서 ‘부활의 능력으로 비상하라!’를 주제로 진행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9-03-20

안중근 토마스 의사 순국 109주기 추모 미사

한반도 침탈의 원흉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를 중국 하얼빈에서 처단한 ‘민족의 영웅’ 안중근(토마스) 의사를 기리는 추모미사가 23일 오전 11시 천주교 대구대교구 주교좌 계산성당에서 봉헌된다. 안중근 의사의 순국 109주기를 기념해 대구대교구장 조환길 대주교와 총대리 장신호 주교, 교구 사제단 공동 집전으로 봉헌된다.이날 추모미사는 대구가톨릭대학교 부설 안중근연구소(소장 박주)와 대구지방변호사회(회장 이춘희)가 주최하고 천주교대구대교구가 주관한다. 이 자리에는 안 의사의 후손인 안경욱 중국문화원 원장 겸 중국문화대학 학장, 안중근 의사의 남동생의 딸의 자녀인 한춘희씨가 참석해 자리를 빛낼 예정다. 또 기독교 원불교 불교 등 각 종교계 대표들도 안 의사를 추모하기 위해 참석한다.박주 안중근연구소장과 이춘희 대구지방변호사회장은 “우리 후손들은 아직 안중근 의사의 유해를 봉환하지 못하고 있지만 그의 동양평화정신은 강대국 사이에 위치한 냉엄한 한반도의 현실을 비추며 여전히 후손들의 영원한 안전과 자유와 행복을 염원하고 있다”며 “조국의 독립과 평화를 위해 목숨 바친 안중근 의사와 기개와 희생 앞에 우리 지역의 뜻있는 분들의 추모가 함께하기를 염원한다”고 말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9-03-20

스치기 쉬운 일상을 붙잡다

올해로 창립 40년을 맞는 전국 사진동호인 단체인 한국영상동인회(회장 최영철·사진) 회원들이 전국 회원전을 포항에서 갖는다.한국사진예술을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해온 한국영상동인회 ‘제39회 전국 회원전’이 오는 23일부터 25일까지 포항문화예술회관 1층 로비와 전시실에서 개최된다.한국영상동인회는 국내 사진예술 분야가 취약했던 1978년 창립해 매년 전국 회원전을 개최하는 등 한국사진예술의 발전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 왔으며 경북·울산·부산·인천·전북·경남·충북·거제·천안아산·밀양·완주·진해 등 전국 12개 지부에 135명의 회원을 두고 있다. 또 한국사진작가협회의 이사장을 비롯해 자문위원을 배출했으며 대한민국사진대전 등 각종 사진전에 회원들이 초대작가로 활동하는 등 한국사진예술계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교육자, 의사, 건설업, 서비스업, 자영업자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회원들은 서민들의 삶과 애환이 담긴 한국적 리얼리티를 추구하는 사진문화 예술단체로 잘 알려져 있다.이번 전국 회원전에는 경북지부를 비롯한 전국 12개 지부 124명의 회원들이 촬영한 사람과 사물, 토속적 사진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 124점을 포항시민들에게 선보이게 된다.최영철 한국영상동인회장은 “39회째 맞이하는 이번 전국회원 사진 전시회가‘스치기 쉬운 일상을 사각의 프레임 속으로’라는 주제로 촬영한 작품들이라 관람객들에게 일상의 소중함과 아름다움을 일깨워 줄 것”이라며‘제39회 전국 회원전’출품 사진을 도록으로 제작하고 사진작품집 출간 기념식도 가질 예정”이라고 말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9-03-19

‘컨템퍼러리 아트란 무엇인가?’

대구문화재단이 운영하는 대구예술발전소는 올해 첫 전시로 기획전‘What Is Contemporary Art?(컨템퍼러리 아트란 무엇인가?)’를 20일부터 대구예술발전소 1,2 전시실에서 개최한다. ‘What Is Contemporary Art?’전은 컨템퍼러리 아트의 주요 무대에서 활동하며 21세기 미술사를 써내려가고 있는 지역·지역 외, 해외의 동시대 미술가들을 초대해 현재 진행형인 ‘컨템퍼러리 아트란 무엇인가’를 소개한다.대구예술발전소는 이번 전시를 통해 한국 및 지역의 미술인들과 시민들에게 컨템퍼러리 아트의 흐름을 파악하고 창작, 기획, 비평, 감상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한다.‘컨템퍼러리 아트란 무엇인가’에 대한 이 물음은 동시에 ‘모던 아트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을 전제한다. 컨템퍼러리 아트는 미술사적으로 모던 아트를 대체한 새로운 미술양식이기 때문에 이 양자는 연대기적, 양식적으로 서로 대비될 때 가장 잘 이해될 수 있다. 이번 ‘What Is Contemporary Art?’전에서는 김희선, 백승우, 오인환, 이미혜, 이완, 이지영, 전리해, 전명은, 정아람, 최선, 홍영인, 홍희령, 엔리케 라미레즈, 플로 카세아루, 팅-팅 쳉 등 작가 15명의 회화, 사진, 설치, 영상, 아카이브, 자수 등이 선보인다. 전시는 오는 6월 9일까지 계속된다.한편, 대구예술발전소는 지역의 미술가와 시민들을 위한 ‘특강 시리즈 (5회)’와 지역의 청소년 예술가 지망생들을 위한 ‘스쿨 엔 틴(School and Teen)’ 프로그램을 각각 운영함으로써 미술가, 청소년, 시민들이 컨템퍼러리 아트에 대해서 보다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9-03-19

거장 피아니스트 크리스티안 짐머만 내한 공연

크리스티안 짐머만거장 피아니스트 크리스티안 짐머만 내한공연이 20일 오후 7시 30분 대구 수성아트피아 용지홀에서 열린다. 크리스티안 짐머만은 열여덟 살의 나이로 쇼팽 콩쿠르 우승을 거머쥐며 국제적인 명성을 쌓고, 살아있는 거장이자 완벽함의 대명사로 불린다.특히 이번 공연은 2003년 그의 첫 리사이틀 이후 16년 만에 성사된 공연으로 의미가 깊다.1975년 제9회 쇼팽국제피아노콩쿠르에서 18세의 최연소 참가자임에도 우승을 차지했으며 20년 만에 우승을 거머쥔 폴란드인이자 마주르카 상, 폴로네이즈 상 등 콩쿠르의 영예를 모두 독점했다. 이후 본격적 행보를 시작한 짐머만은 기돈 크레머, 예후디 메뉴인, 정경화 같은 실내악 파트너들을 비롯해 레너드 번스타인,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세이지 오자와, 리카르도 무티, 로린 마젤과 같은 거장들과 협연하며 현존 최고의 피아니스트로 주목을 받았다. 현재에도 짐머만은 전 세계에서 가장 명망 높은 콘서트홀과 지휘자, 오케스트라와 함께 작업하며 경력을 이어오고 있다. 감각적인 음향과 완벽한 기술이 훌륭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는 짐머만의 연주는 결코 미완성의 불안정함이 없으며 완벽주의와 엄격한 자기관리를 위한 노력 끝에 도이치 그라모폰에서 발매한 그의 음반들은 수상의 영예와 함께 불세출의 명반으로 기록되고 있다.짐머만은 이번 내한공연에서 쇼팽의 ‘스케르초’ 전곡과 브람스의 ‘피아노 소나타 제3번’을 연주한다. 그가 연주하는 쇼팽은 ‘견줄 곳이 없을 만큼 시적이고 환상적’이라는 평단의 극찬을 받고 있으며 선천적으로 뛰어난 고전적 평형감각과 깊은 음악적 내면성으로 브람스의 진가를 보여줄 예정이다. 쇼팽이 남긴 4곡의 스케르초는 모두 풍부한 음악적 요소와 드라마틱하게 변화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고전시대의 하이든과 베토벤이 미뉴에트 악장 대신 스케르초를 쓰기 시작했으며 낭만시대의 쇼팽에 이르러 독자적인 성격소품으로 자리매김했다. 브람스가 작곡한 3곡의 피아노 소나타 중 제3번은 규모나 내용면에서 역작으로 평가받는다. 브람스가 슈만과 처음 만나기 전후의 시기에 작곡된 작품으로 특히 아름다운 제2악장 안단테는 슈테르나우의 시 ‘젊은 날의 사랑’이 인용돼 있다. /윤희정기자

2019-03-19

숨겨진 청소년 뮤지컬 스타 찾는다

(사)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이하 DIMF)은 다음달 7일까지 청소년 뮤지컬 오디션인 ‘제5회 DIMF 뮤지컬 스타’ 참가자를 모집한다. 오디션은 중·고등부·대학·일반부, 글로벌 분야로 나눠 진행한다. 또한 한류 붐에 따라 중국(상해) 현지 오디션을 진행하고 예선과 본선 등 전 과정을 TV 프로그램으로 제작, 전국에 방영한다.만 13세 이상 만 24세 미만의 청소년 누구나 신청할 수 있고 해외 국적자인 경우 글로벌 분야에 지원 가능하다. 단, 만 16세 이후 이윤을 목적으로 프로무대에서 활동했거나 제1회 ∼제4회 DIMF 뮤지컬스타 ‘대상’, ‘최우수상’을 수상한 경우 참가가 제한된다.참가자는 1인 단독 또는 10인 이내의 팀으로 출전 가능하며, 노래와 대사, 춤을 포함하는 뮤지컬 공연을 5분 이내로 구성해야 한다. 참가 신청은 DIMF 공식홈페이지(www.dimf.or.kr)를 통해 하면 된다. 단, 글로벌 지원자의 경우 영상심사를 위해 이메일로 별도 접수한다.예선은 1, 2차로 펼쳐지며 글로벌 지원자와 함께 예선을 통과한 최종 본선 진출자는 6월 1일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뮤지컬 분야 최고의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위원과 관객 앞에서 기량을 펼친다.대상 수상자에게 1천만원을 수여하는 등 총상금 3천800만원과 트로피가 수여된다. 수상자는 오는 6월 21일부터 개최되는 ‘제13회 DIMF’ 뮤지컬 갈라공연 ‘2019 뮤지컬스타 콘서트’등 DIMF 축제와 연계된 다양한 콘서트에도 참가할 수 있다.배성혁 DIMF 집행위원장은 “‘DIMF 뮤지컬 스타’는 단순한 경연을 넘어 새로운 한류(韓流)로 떠오른 한국뮤지컬을 아시아 뮤지컬의 중심으로 견고하게 구축하는 대표적인 문화콘텐츠로서 나아가고자 한다”며 “특히 모든 대회 과정이 전국적인 방송 프로그램으로도 제작되는 만큼 본 사업을 통해 새롭게 주목을 받게 될아시아의 숨겨진 인재들에게 많은 관심과 성원을 바란다”고 전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9-03-18

한국 미술 거장 4인의 ‘전통에 묻다’

한국미술계 70대 거장 4인의 작품이 경주솔거미술관에 전시된다.(재)문화엑스포(이사장 이철우·경북도지사)는 경주솔거미술관에서 2019 특별기획전 ‘전통에 묻다’를 오는 9월15일까지 개최한다. 참여 작가는 ‘전통의 재창조’라는 뚜렷한 주체의식으로 자신만의 고유영역을 확장해온 거장들이다.혁신적인 감각으로 수묵담채의 현대적 해석을 이끌어낸 박대성(74), 특유의 화사한 색감으로 한국화의 영역을 넓혀온 이왈종(74), 파격과 일탈을 통해 동서양의 경계를 허문 고(故) 황창배(1947∼2001), 현대도자 예술의 ‘전업작가 1호’ 윤광조(73) 작가다.이번 전시는 4인의 작가가 화단의 주목을 받은 지 40여 년이 되는 시점에서 그들의 작품을 한자리에 모아 한국현대미술에서의 ‘전통’은 과연 어떤 모습인가를 반추해보고자 마련했다.4인은 전통을 현대적으로 계승한 독보적인 작가들로, 이들을 빼고는 한국 현대미술사를 이야기할 수 없을 정도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이들은 한국의 전통을 찾기 위한 부단한 사유와 기능과 도구적인 수련뿐만 아니라 옛 선비나 화가처럼 세속을 떠난 자연의 공간에 거주하며 치열한 작업의 과정을 통해 자신만의 작가양식을 이룩한 이들이다.박대성 작가는 한국화의 전통을 창조적으로 계승하고 수묵담채를 현대적으로 해석한 혁신적 감각을 가진 작가로 꼽힌다. ‘실경산수의 독보적 존재’로 일컬어지며 이번 전시에는 ‘노매’, 큰 병풍(129×118cm) 3점 등 16점을 내놓았다.이왈종 작가는 파격을 통해 한국화의 전통을 인지시킨 작가로, 제주의 자연풍광과 일상의 희로애락을 특유의 해학과 정감 어린 색채로 표현한 연작 ‘제주생활의 중도’로 유명하다. 최근작을 비롯해 14점을 내놓았다.다양한 실험과 시도를 통해 한국 현대화단에 커다란 발자취를 남긴 고(故) 황창배 작가는 ‘한국화의 테러리스트’로 불리며 1970~80년대 ‘황창배 신드롬’을 일으킨 스타작가였다. 수묵과 채색의 이원화 구도를 허문 그만의 독창적인 작품 8점이 전시된다.전통의 분청사기를 현대 도예로 재구성한 윤광조 작가는 런던 대영박물관과 뉴욕 메트로폴리탄박물관 등에 작품이 소장돼 있을 만큼 한국 현대 분청을 대표하는 거장이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한국근현대미술사학회 조은정 회장(미술평론가)은 “해방세대인 이들은 등장부터 큰 관심을 받았고 ‘전통의 재창조’라는 주체의식을 갖고 치열하게 고민해왔다”며 “그들이 전통과 현대성이라는 끊임없는 물음 속에서 만들어낸 독창적인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고 말했다. 또 “무엇보다 우리나라 미술계 대가인 이들 4인의 작품을 한자리에 모아 전시회를 연 것은 서울과 지방을 막론하고 처음이며 한국 미술계에서도 의미 있는 전시로 기록될 것”이라고 덧붙였다.입장료는 어른 3천원, 어린이·청소년 2천원. 자세한 사항은 경주솔거미술관(www.gjsam.or.kr/054-740-3990)으로 문의하면 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9-03-18

봄내음 나는 화사한 색채, 미술관에 걸려있네

포항시립미술관(관장 김갑수)이 미술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미술작품 17점을 포스코갤러리에서 전시한다. 18일부터 5월10일까지 열리는 전시회는 ‘찾아가는 미술관’이라는 타이틀로 미술문화의 가치와 의미를 지역민들이 미술관이 아닌 일상의 공간에서 경험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미술이 되는 순간’이라는 슬로건으로 미술관이 구입한 미술작품 가운데 회화와 조각, 미디어 작품 가운데 주옥같은 작품만 선별해 관람객에게 공개한다.현대 한국미술에 큰 족적을 남긴 화가 중 포항을 대표하는 초헌 장두건 작가를 비롯해 한국 추상조각의 개척자로 불리는 최만린, 근원으로서의 회귀를 꿈꾸는 조각가 최종태 등 화가 17명의 작품이 집중 조명됐다.한국 근대미술을 대표하는 구상화가로 호평받는 장두건(1918∼2015) 화백의 회화 ‘세월’ ‘장미’ ‘투계’는 장 화백의 화풍을 오롯이 만날 수 있는 작품들이다. 작품은 율동적인 여인들을 화사한 색채로 그리거나 장미를 신비롭게 그려낸 정물화 등이다.남색 조를 띤 나무숲으로 일관된 화풍(畵風)을 보여 주고 있는 대구의 대표적인 서양화가 서창환(97)의 대표작도 이번 전시에서 만날 수 있다. 무작정 하늘로 솟아오른 나뭇가지, 나무와 땅의 색조가 왜곡돼 나타나는 신비와 환상적 무드의 작품이다.또한 한국 추상조각의 개척자로 불리며 구체적 이미지보다 추상조각을 통해 절제의 미학을 추구해온 원로 조각가 최만린(85)의 ‘이브61-3-01’를 통해 봄의 생동력을 물씬 풍기며 관람객들에게 따듯한 봄기운을 전해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디지털 산수화’로 유명한 황인기(69) 화백의 ‘오래된 바람 인왕+금강’은 우리나라 대표 산수화인 겸재 정선의 대표작 ‘인왕제색도’(1751년작)와 ‘금강전도’(1734년)를 디지털로 재해석한 작품으로 이번 전시에서 꼭 봐야 할 작품 중 하나로 손꼽힌다.이밖에도 한국 미술사를 대표하는 여성 조각가 윤영자(1924∼2016), 한국 현대조각사에 있어서 용접조각(welded sculpture)의 선구자로 일컬어지는 송영수(1930~1970), 사실적 풍경화로 생명의 본질을 이야기하는 문인환(58), 사진과 영상의 독특한 조화를 보여주며 국내외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임창민(49)의 작품들도 전시에서 만날 수 있다.김갑수 포항시립미술관장은 “포항시립미술관은 국내외 주요 미술가들의 작품 984여 점을 보유하고 있다. 소장 작품 중 예술성이 뛰어난 작품들을 시민들과 나누고자 이번 전시를 준비했다”면서 “시민들이 많이 관람하셔서 잠시라도 분주한 발길과 눈길에 쉼을 선사하길 바란다”고 전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9-03-17

日 오키나와 옛 이름 류큐국 고구려 영토·후손 입증 ‘당수도의 세계’ 발간

일본 오키나와의 옛 이름인 류큐(琉球)국이 고구려의 영토와 후손임을 입증하는 자료집인 ‘당수도의 세계’사진가 발간됐다.(사) 국제당수도연맹(총재 남인도)은 우리나라 고유 무술인 당수도(唐手道, 태권도 옛 명칭)가 일본 가라테에 영향을 미친 사실을 밝히고, 당수도의 어원인 고구려 무용총(舞踊塚)의 수박도(手搏圖)를 속국(屬國)인 류쿠국이 전수받아 배운 사실을 이 책에 기록했다.17일 국제당수도연맹에 따르면 이 책은 당시 류쿠국의 국기인 태극문양의 삼태극기와 삼족오기를 사용한 유적을 수집, 이후 조선 개국전인 고려말(1389년) 류쿠국을 침략했던 일본 왜구를 일망타진하고, 그들에게 붙잡혔던 고려인을 구출·보호해 본국(고려)으로 돌려보낸 문서와 류쿠국이 조선에 조공을 바친 사실을 기록한‘조선왕조실록’의 기록을 담았다.또 이방원(태종)이 1416년 류쿠국에 조선 최고의 외교관인‘이예’를 파견했으며, 2년 뒤 세종은 류쿠국에 서신을 보내 즉위식에 참석토록 한 기록과 함께 류쿠국 무인(武人)들에게 맨몸무예인 수박도가 흥행(세종실록)한 일본 문헌을 찾아냈다.저자인 남인도 총재는“류쿠국이 일본의 식민초기인 1609년 3월, 당시 일본은 임진왜란의 여세를 몰아 조선 침략에 류쿠국이 협조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압도적인 군사력으로 침탈을 감행했고, 이 곳 백성들이 집단자결 사건 등을 겪으면서 독립을 외칠 때 사용한 국기도 삼태극 깃발이었다”라며“일제 강점기에 일본이 창씨개명 2안을 수립해 우리의 성과 이름을 일본식으로 바꿀 것을 강요하던 1929년에 후나고시 기찐(船越義珍)이 게이오대학 가라테(당수도)연구회에서 당수도를 불교의 공(空) 사상을 들여와 명칭을‘공수도(空手道)’로 변경해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류큐왕국은 1879년 메이지 정부의‘류큐처분’에 의해 지금의 오키나와현으로 일본 중앙정부 아래 강제 복속됐다.한편, 당수도는 1945년 해방 후 선배 무인(武人)들이 당수도 무덕관, 청도관, 송무관을 만들었고, 훗날 명칭이 태권도 무덕관, 청도관, 송무관으로 바뀌었다.이후 현대적인 당수도는 1985년 11월1일 경북 경찰무도에 당수도가 채택되면서 당수도연구회가 조직, 이후 경찰시험가산점 인정단체로 승인됐다./김진호기자 kjh@kbmaeil.com

2019-03-17

마티네콘서트‘헬로 클래식-봄의소리’대구수성아트피아 21일 공연

첼리스트 김호정대구 수성아트피아의 대표 장수 기획 시리즈로 14번째 시즌을 맞은 마티네 콘서트가 이번에는 ‘헬로 클래식’으로 찾아온다.수성아트피아는 마티네콘서트‘헬로 클래식-봄의소리’를 오는 21일 오전 11시 대구 수성아트피아 용지홀에서 개최한다. 이번 공연은 진솔 대구MBC교향악단 전임 지휘자와 수성아트피아 상주단체인 대구MBC교향악단의 연주가 관객과 만난다.음악회는 슈트라우스 2세의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강’ 왈츠를 시작으로 문을 연다. 이어 랄로 ‘첼로 협주곡’과 마르케즈의 ‘단존 제2번’, 코르사코프의 ‘세헤라자데’ 4악장을 연주한다. 협연은 수성아트피아 올해 상주음악가이자 국내 최정상급 첼리스트인 김호정 경북대 교수가 나선다.‘아름답고 푸른 도나우강’ 왈츠에서는 JS발레단이 출연해 발레 협연 무대를 선보인다.진솔 지휘자는 한국예술종합학교, 만하임 국립음대를 졸업하고 경기필, 코리안심포니, 국립합창단 등 객원지휘자로 활동하는 등 차세대 여성 지휘자로 발돋움하고 있다.첼리스트 김호정은 관록의 연주자다. 서울예고와 서울대 음대를 거쳐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모짜르테움 국립음대, 독일 쾰른 국립음대를 졸업했다. 동아음악콩쿠르, 한국일보 콩쿠르, 인천시향 콩쿠르 등에서 우승하고, 스위스제네바 국제콩쿠르, 독일 쾰른 호넨 콩쿠르 등 국제 콩쿠르에서도 입상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방송교향악단과 독일 쾰른 체임버오케스트라 단원을 역임하고, 코리안심포니 수석, 서울시립교향악단 수석 대행을 지냈다.한편, 마티네 콘서트는 수성아트피아가 지난 2006년 지역 최초로 시작한 시리즈 마티네 콘서트로, 3월부터 11월까지 홀 수 달 넷째주 목요일에 열린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9-03-17

왜 우리는 술을 마시고 알코올에 탐닉하는가?

로버트 더들리 캘리포니아대 버클리캠퍼스 교수가 쓴 ‘술 취한 원숭이’(궁리 펴냄)는 왜 우리가 알코올을 좋아하고 마시는지 과학적으로 탐구한다.저자는 지난 2000년 영장류가 과일을 먹는 행위와 알코올 섭취의 진화학적 기원을 다룬 ‘술 취한 원숭이 가설’(drunken monkey hypothesis)을 학계 최초로 제시한 것으로 유명하다.그런 그가 연구실과 열대 우림 지대를 오가며 알코올 소비와 중독의 진화학적 기원을 탐구한 결과를 담았다. 왜 술을 마시고 언제부터 알코올에 끌렸는지, 왜 음식을 먹을 때 술을 찾는지, 유전적으로 술을 더 좋아하고 알코올에 강한 사람이 정말 있는지 등에 대한 물음에 답한다.책에 따르면 초기 인류가 당과 소량의 알코올이 함유된 잘 익은 과일을 먹으며 주린 배를 채웠다면, 이 발효의 과학을 잘 이해하고 있는 지금의 인류는 맥주, 포도주, 증류주 등의 술을 다양하게 때로는 과하게 즐기고 있다. 알코올을 과도하게 소비하는 양식이 광범위하게 확대된 것이다. 과일에 포함된 소량의 알코올은 정글에서는 안전하게 작동되었지만 슈퍼마켓에서 맥주, 포도주 혹은 증류주를 마구 구입할 수 있게 되면서 이제 알코올은 위험한 것으로 변했다. 반면 자연 환경에서는 동물들이 과도한 양의 알코올에 노출되는 일은 결코 없다. 원숭이가 술에 취해 나무에서 떨어지는 일은 자연계에서 관찰하기란 힘들다.저자는 독성학 분야의 중요한 개념인 호르메시스 이론을 비중 있게 설명한다. 자연계에 존재하는 물질을 소량씩 투여하면 건강에 이롭다는 얘기다. 이 이론에 따르면, 알코올에 전혀 노출되지 않아도, 과도하게 노출돼도 문제다. 적은 양의 술이 인간과 동물에게 이로운 효과를 준다는 데이터는 많다. 알코올이 심장 질환을 유도할 수 있는 동맥경화반 형성을 줄이며, 항균 작용이 있는 알코올 덕분에 감염성 세균을 제어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알코올은 긍정적 효과와 부정적 효과를 모두 가지고 있다. 물론 성별, 지역, 개인에 따라 알코올 반응은 제각각이다. 특히 중국, 한국, 일본 사람들 중에는 적은 양의 술을 마셔도 얼굴이 금세 붉게 변하는 이들이 많다. 알코올대사에 관여하는 효소는 그 종류도 다양하고 변종이 많은데, 동아시아인은 대체로 알코올 대사 중간 산물인 독성물질, 아세트알데히드를 천천히 분해한다. 반면 서유럽 사람들은 아세트알데히드 분해효소가 빠르게 대사된다.알코올 중독의 기원과 관련해 재미있는 단서는 알코올 섭취와 단맛 선호도가 서로 관련될 수 있다는 가설이다. 알코올과 당은 과육에 들어 있는 성분이며, 자연계의 동물에게 알코올은 당과 함께 노출되는 물질이다.한편, 인간이 술을 마시면서 당(와인, 맥주, 혼합주는 상당한 양의 탄수화물을 포함하고 있다)을 함께 섭취하면 간 대사 효소 활성이 증가해 알코올 대사 속도가 더욱 빨라진다고 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9-03-14

“다원화 시대, 무엇이 더 나쁜지도 모르겠지만…”

트럼프를 당선시킨 미국, 마크롱을 둘러싸고 격렬하게 충돌하는 프랑스, ‘브렉시트’로 혼선을 빚고 있는 영국에서 오늘날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진정한’ 정치의 실현을 위해서 ‘새로운’ 정치 현상을 분석하는 시도가 도처에서 이뤄지고 있다. 민주주의의 붕괴에 대해 준엄히 경고하는 자유주의 정치사상가들, ‘지성’의 반대편에 ‘반지성’을 설정하는 정치평론가들부터 ‘좌파 포퓰리즘’(샹탈 무페)이라는 대안을 제시하는 좌파까지.그 모든 분석에서 공통적인 지적은 정치가 예전같이 작동하지 않으며, 대중이 기대대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전 지구적 세계화로부터 소외된 자들의 귀환이라는 도식 속에서 ‘포퓰리즘’은 비이성과 연결되고, ‘난민 혐오’는 극복해야 할 부정적 감정이 된다. 그리고 이 모든 도식은 결국 계몽이나 각성이라는 공허한 구호를 남긴다. 이졸데 카림에 따르면, 이것은 아직도 중요한 논점을 이해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이론적으로도 틀렸고 전략적으로도 멍청하다. 무엇이 더 나쁜지도 모르겠지만.”(188쪽)오스트리아의 철학자이자 저널리스트 이졸데 카림(60)은 ‘나와 타자들: 우리는 어떻게 타자를 혐오하면서 변화를 거부하는가’(민음사)에서 ‘타자’와 ‘변화’를 축으로 새로운 논의를 전개한다. 현재의 변화를 제대로 진단하기 위해서는 바로 이전의 과거와 비교해야 한다.‘상상된 공동체’인 민족 국가의 형성에서 시작하는 것이다.베네딕트 앤더슨의 이 유명한 개념에서 방점은 ‘상상’에 있다. 민족이라는 공동체는 ‘상상’이었다. 그런데 이 말은 민족이 단지 허상이라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민족은 허구의 개념인데도 우리를 현실적으로 규정하는 강력한 힘을 가진다. 개인들은 그냥 여성이기보다 한국 여성이고, 독일 남성이거나 팔레스타인 남성인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강력한 민족 규정은 불과 지난 20~30년 사이에 침식됐다. 민주주의적 국민국가에 동질성을 제공한 민족이 침식되면서, 동질 사회가 천천히 사라졌다. 즉 다원화 사회가 된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이뤄진 변화의 본질이다.이졸데 카림이 ‘타자’를 말할 때, 이는 관용이나 환대라는 윤리학적 개념을 또다시 역설하는 것이 아니며, 자아와 타자를 둘러싼 기나긴 형이상학을 재시작하는 것이 아니다. 카림은 타자성을 독일이나 오스트리아의 시내 어디에나 있는 케밥집, TV를 틀면 등장하는 트랜스젠더 연예인, 마트 계산대에서 마주치는 외국인 노동자에서 본다. 현재 우리는 길에서, 매체에서 ‘이방인’을 일상적으로 만나고 있다. 이 이방인들은 ‘그들은 누구인가’만이 아니라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한다. 다시 말해 나의 정체성을 흔드는 것이다.‘나와 타자들’은 정체성을 둘러싼 변화 과정을 따라가면서 개인주의의 층위를 역사적으로 구분한다. 첫째, 19세기 국민국가가 형성될 때 기존의 관계망에서 벗어나 동등한 개인들이 처음 출현했다. 이것이 1세대 개인주의다. 둘째, 1960년대에 와서 정당과 같은 소속을 통한 운동이 각자의 정체성을 통한 개인의 운동으로 분화된다. ‘정체성 정치’의 시작을 알리는 2세대 개인주의다. 그리고 세 번째가 지금의 다원화 사회에서 대두한 3세대 개인주의다.1세대 개인주의에서 주체가 다른 존재로 변화했고, 2세대 개인주의에서 주체가 자기 자신을 주장했다면, 오늘날 주체는 ‘감소’된다. 다문화 속에서 ‘당연한’ 문화가 사라지며, 정상성을 규정했던 남성, 민족, 이성애자 주체가 헤게모니를 잃는다. “우리는 매일매일 우리가 완전히 다르게 살 수 있고, 완전히 다른 존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경험”한다.(60쪽) 타자 혐오는 바로 이 ‘작아진 자아’가 취하는 방어 태세다.“오늘날 우리는 ‘세계적인 문제를 지역적으로 풀어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이때 다음과 같은 입장을 내세운다. 우리는 그 문제를 풀고 싶지 않다. 우리는 거부한다. 울타리를 치고, 장벽을 세우며, 철조망을 쳐서 변화의 반대편에 설 것이다. 이것은 외부적인 방어인 동시에 내면적인 방어다. 불안한 주체를 완전한 주체로 고정시키려는 것이다. 그러나 그 모든 장벽 뒤에서 옛날의 완전한 정체성은 배타적이고 폐쇄된 것으로 바뀌고 만다. 우리는 우리 모두를 바꾸는 다원화 사회에 살고 있다. 돌아갈 방법은 없다.” ─ 본문 중에서/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9-03-14

기형도, 30주기 시 전집 ‘길 위에서 중얼거리다’ 출간

기형도 시인. /문학과지성사 제공“그런 날이면 언제나이상하기도 하지, 나는어느새 처음 보는 푸른 저녁을 걷고있는 것이다, 검고 마른 나무들아래로 제각기 다른 얼굴들을 한사람들은 무엇엔가 열중하며걸어오고 있는 것이다, 혹은 좁은 낭하를 지나이상하기도 하지, 가벼운 구름들같이서로를 통과해가는나는 그것을 예감이라 부른다, 모든 움직임은 홀연히 정지하고, 거리는 일순간 정적에 휩싸이는 것이다(…중략…)모랫더미 위에 몇몇 사내가 앉아 있다, 한 사내가조심스럽게 얼굴을 쓰다듬어본다공기는 푸른 유리병, 그러나어둠이 내리면 곧 투명해질 것이다, 대기는그 속에 둥글고 빈 통로를 얼마나 무수히 감추고 있는가!(…중략…) ”- 기형도 시 ‘어느 푸른 저녁’부분29세에 요절한 시인 기형도(1960∼1989)는 1980년대를 대표하는 시인 중 한 사람이다. 그가 활동했던 1980년대는 산업 사회의 모순과 부조리로 넘쳐나고 어둡고 축축한 세계에서 존재 의의를 상실한 현대인들의 내적공허가 심각한 때였다. 기형도는 이러한 시대적 현실을 시에 담아 기존 시들의 대결구도를 넘어서 기형도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는 주로 유년의 우울한 기억이나 도시인들의 힘든 삶을 담은 독창적이면서 개성이 강한 시들을 발표했는데 상실이나 죽음과 관련한 작품은 현실을 정확하게 묘사했다. 이러한 기형도의 시는 젊은 독자층의 공감을 사기에 충분했으며 쉬운 언어로 표현했지만 깊이가 있어 많은 이들에게 읽히고 깊은 울림을 줬다.‘길 위에서 중얼거리다’는 기형도(1960∼1989) 시인의 30주기를 맞아 그가 남긴 시들을 오롯이 묶은 기형도 시 ‘전집(全集)’이다. 그의 첫 시집이자 유고 시집인 ‘입 속의 검은 잎’(1989)에 실린 시들과 미발표 시들 97편 전편을 모으고,‘거리의 상상력’을 주제로 목차를 새롭게 구성한 책이다. ‘길 위에서 중얼거리다’는 ‘정거장에서의 충고’와 함께 생전의 시인이 첫 시집의 제목으로 염두에 뒀던 것으로 익히 알려져 있다. 여전한 길 위의 상상력으로 해를 거듭할수록 두터워지는 기형도 시의 비밀스런 매력이야말로 우리가 끊임없이 그의 시를 찾고 또 새롭게 읽기의 가능성에 도전하는 이유일 것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9-03-14

사순절, 포항·경주 기독교계 행사 ‘다채’

포항과 경주지역 기독교 교회와 기독단체들이 부흥회와 사순절 집회, 다음세대목요집회, 3·1운동 100주년 기념행사를 이어간다.포항큰숲교회(담임목사 장성진)는 18일부터 교회 본당에서 ‘하나님의 나라는 이와 같으니’를 주제로 심령부흥대성회를 개최한다.심령부흥대성회는 이날 오후 7시30분을 시작으로 20일까지 매일 오전 5시와 오후 7시30분 이어진다. 강사는 화종부 목사(남서울교회)다.화종부 목사는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와 총신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하고 영국 에든버러대학교에서 교회사 석사학위를 받았다.화 목사는 내수동교회 대학부 전임, 옥스퍼드 한인교회 담임목사, 제자들교회 담임목사를 거쳐 남서울교회 담임목사와 WEC 이사장, GBT 이사, 한국피스메이커 이사, 통일선교아카데미 공동대표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포항호산나침례교회(담임목사 이홍천)가 20일부터 교회 본당에서 ‘십자가복음의 유업’을 주제로 부흥회를 연다.부흥회는 이날 오후 7시30분 시작, 22일까지 매일 오전 10시, 오후 7시30분 모두 5회 이어진다.말씀은 김계현 목사(서울 예수촌침례교회)가 전한다.김계현 목사는 침례신학대학교 기독교교육과를 졸업 하고 아세아연합신학대학원에서 치유선교학을 공부했다.김 목사는 침례신학대학교 학보사 편집장과 침례신문 편집부장을 지냈으며, 침례교단 교회진흥원 공과집필자로 활동했다.사순절 금요집회도 진행한다.포항제일교회(담임목사 박영호)는 4월 19일까지 7주간 교회 본당에서 ‘일곱 개의 발자국’을 주제로 사순절 금요집회를 개최한다.사순절 금요집회에는 박영호 목사, 김기현 목사(로고스교회), 이지선 교수(한동대학교), 김응교 교수(숙명여자대학교) 등 4명이 강사로 나서 ‘흔적’ ‘고난’ ‘선물’ ‘멸시’ ‘축복’ ‘동행’ ‘침묵’이란 소주제로 말씀을 전한다.김기현 목사는 15일 ‘그대, 고난을 만나거든’이란 제목으로, 이지선 교수는 22일 ‘삶은 선물입니다’란 제목으로, 김응교 교수는 4월 5일 ‘부서진 달 조각-시인 윤동주가 읽은 성경’이란 제목으로 설교한다.박영호 목사는 지난 8일 ‘나의 삶에 주의 흔적 남게 하소서’란 제목의 설교에 이어 29일 ‘우리도 그를 귀히 여기지 아니하였도다’란 제목으로 말씀을 전한다.4월 12일에는 ‘갈릴리 예수’의 창작 판소리 한마당이 펼쳐지고, 성금요일인 19일에는 성찬식을 진행한다.다음세대목요집회도 시작한다.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 포항노회 청년부연합회는 4월 4일부터 5월30일까지 매주 목요일 오후 7시30분부터 포항장성교회 비전센터 6층에서 ‘2019 다음세대목요집회’를 진행한다.다음세대목요집회는 김병동 목사, 정이호 목사, 조지훈 목사, 황성은 목사, 최정훈 목사 등 5명의 목회자가 강사로 나서 모두 9회 말씀을 전한다.김 목사는 4일, 5월 2일, 정 목사는 11일, 5월 9일, 조 목사는 18일, 5월 30일, 황 목사는 25일 5월 23일, 최 목사는 5월 16일 각각 설교한다.김 목사는 장로회신학대학교를 졸업하고 인천새순교회 담임목사와 7번국도선교단 대표 등으로, 정 목사는 뉴라이프 미니스트리 대표와 빌라델비아교회 목사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조 목사는 기쁨이있는교회 담임목사와 Good TV(C3TV) 진행자 등으로, 황 목사는 대전 오메가교회 담임목사와 비전스테이션미니스트리 대표 등으로, 최 목사는 한동대학교 교목실장 등으로 섬기도 있다.찬양은 유니온 크라이스트찬양팀, 포항남노회 청년부연합회 찬양팀, 기쁨의교회 청년부 찬양팀, 오메가교회 찬양팀이 맡는다.100년 전 ‘경주 3·1운동’도 재현한다.경주기독교연합회와 경주제일교회는 오는 16일 경주제일교회와 봉황대잔디광장 일원에서 ‘3·1운동 100주년 기념행사’를 연다.행사는 제1부 기념행사와 제2부 만세운동 재현 및 퍼포먼스로 진행된다.기념행사는 경주제일교회에서 기념예배와 세미나, 경주3·1독립만세운동영상 상영, 아라키 준 박사의 ‘경주 3·1운동역사절고찰’ 주제 강연 순으로 이어진다.만세운동 재현 및 퍼포먼스는 경주제일교회~화랑로~봉황대 앞 잔디광장을 걷는 거리행진, 봉황대 앞 잔디광장에서 독립운동가 후손에게 감사패 증정, 3·1절노래, 애국가 제창, 독립선언서 낭독, 독립만세 삼창 등의 순으로 진행된다.독립선언서는 당시 3·1운동을 주도했던 박영조 목사의 후손 김광세 씨가 선두로 남녀노소 10명이 낭독하게 된다. 부대행사는 당시 재판기록을 고증해 경주의 만세운동 상황을 재현하는 퍼포먼스로 진행된다.경주시기독교연합회장 이종래 목사는 “1919년 경주에서는 기독교계가 중심이 돼 독립만세 운동이 일어났다”며 “3·1운동 100주년 기념행사는 경주 시민과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선진들의 고귀한 나라사랑 지역사랑 정신을 계승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9-03-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