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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자연·기술·예술의 상호작용… 신비한 영감을 깨우다

문화도시 포항의 핵심 거점 공간인 동빈문화창고1969가 신비스러운 디지털 예술의 물결을 일으키고 있다. 동빈문화창고1969는 포항시 출자 출연기관인 (재)포항문화재단이 포항의 해양문화를 담기 위해 폐쇄된 옛 포항수협 냉동창고를 2023년에 문화공간으로 리모델링한 재생복합문화공간이다.이곳에서는 세계적인 수준의 첨단 디지털아트를 경험할 수 있는 ‘하이퍼 네이처(HYPER NATURE·초자연)’ 전이 지난 22일 개막돼 오는 10월 13일까지 열린다. 이 전시는 자연과 기술이 만나고 교차하는 영역을 조명해 자연, 기술, 예술의 은밀한 상호작용과 얽혀 있는 관계에 대한 영감을 깨워주는 작품들을 통해 시공 감각적 즐거움을 전한다. 아트앤테크 분야 전시 및 프로젝트 전문 기획 단체인 라프(LAAF)가 주최·주관하고 포항문화재단 협력으로 문화체육관광부·예술경영지원센터·포항시 등이 후원하는 이번 전시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과 캐나다, 프랑스 등에서 활동하는 세계적 디지털아트 작가들의 다양한 형태의 기술 기반 미술 작품 총 18점을 선보이고 있다.국내에서 처음으로 공개하는 데이빗 보웬 작가의 자연과 기술을 융합해 새로운 예술적 방법을 모색한 ‘여정’ 등 2점과 박재훈 작가의 3D 시뮬레이션 작품 ‘마지막 빙하’ 등의 예술 작품을 관람할 수 있다.특히 이번 전시는 끝없이 펼쳐지고 접히는 무한한 자연의 변용 안에서, 현대 미술가들의 자연을 향한 관심과 예술과 기술의 교차점에 대한 연구가 빚어내는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 먼저, 바론 랑테인(캐나다) 작가의 물리적 세계와 가상세계의 모호한 경계를 탐구하는 스크린 포털 작품 ‘터치 그래스(Touch grass)’가 관객을 맞는다. ‘터치 그래스’는 ‘풀 좀 만져라’인데, 비유적인 표현으로는 풀이 자라는 바깥에 나가서 잔디도 좀 밟고 바깥 공기 좀 마셔라, 즉 집에서 인터넷만 하지 말고 밖에 좀 나가라 라는 의미로 쓰인다. 작품은 스크린 모니터를 작가가 직접 작동하며 잔디를 만지는 모습을 구현했다. 기술의 차가운 메커니즘에 따뜻한 인간적 경험을 결합하면서 가상과 현실 사이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드는 작가의 연구 정신을 엿볼 수 있다.디지털 예술과 로봇공학을 결합한 작품으로 국제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데이빗 보웬(미국) 작가의 작품은 ‘여정’과 ‘광야’다. 국내에서 처음 선보이는 그의 작품들은 자연과 기술의 경계를 탐구하며 자연 현상을 데이터화해 이를 시각적이고 물리적인 조각으로 표현하는 것이 특징이다. 다양한 설치와 인터랙티브 아트를 통해 호수의 출렁임 등 자연의 움직임을 예리하게 포착하거나 태평양 바다 탐사를 통해 수집한 해저 데이터를 시각적 설치물로 변환하며 강렬한 영감을 일군다.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을 기반으로 국제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박재훈(서울) 작가는 3D 시뮬레이션을 통해 인간의 욕망이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표현한 작품 ‘마지막 빙하’와 ‘거룩한 묘시’ 등 3점을 공개한다. 박재훈은 포인트 클라우드(point cloud)와 사진측량기술을 이용해 현실 세계의 사물을 3D 시뮬레이션으로 번역하는 디지털 조각가다. 그의 작품들에는 인간 대신 각종 사물이 자리하는데, 이 사물들은 인간이 만들어 낸 동시대 욕망의 총체로서 하이퍼 자본주의 아래 모든 질서가 종속되고 재편되는 구조를 극명하게 보여준다.디지털 레디메이드(ready-made) 오브제들과 게임 산업의 부산물들을 이용해 사물들이 가진 종교적·자본적 알레고리를 탐구하며 공간 및 소비에 얽힌 의식구조를 디지털 공간 속에서 깊이 성찰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자연계에 존재하는 곡선의 기본 정서를 혁신적인 방법으로 구현하는 디지털 아티스트인 구기정(서울) 작가의 최근작 ‘스크린의 표면’, ‘시퀀스’, ‘스펙트럼 월드’ 등 3점도 국내에서 처음 소개된다. 이 작품들은 실존하는 자연의 이미지를 3D렌더링 기술로 재현한 후 이를 물리적 공간에 영상 및 설치로 구현하고 있다. 자연계에 원래 존재하는 선은 직선이 아니라 곡선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작가의 독특한 의식을 엿볼 수 있다. 지역 출신 참여작가들의 작품도 돋보인다. 유럽의 사운드심포지엄과 여러 미디어아트 페스티벌에서 꾸준히 활동해오고 있는 김명득 작가는 자연의 패턴구조를 확장해 새로운 규칙을 만들어 비주얼 리소스로 활용한 인터랙티브 작품 ‘발광군집2’, ‘충돌’ 두 작품을 선보인다. 제16회 장두건 미술상 수상자이자 인간의 삶과 기술의 관계에 관심을 가지고 영상, 피지컬 컴퓨팅, 컴퓨테이션 등 다양한 매체를 사용하는 김은솔 작가는 신작 ‘IT from BIT’을 소개한다.  2층 전시실에는 줄리 스테판 챙(중국·프랑스) 작가의 예술과 기술, 놀이와 영성을 결합한 미디어아트 작품 ‘포춘 텔러’와 ‘우라마도’가 전시된다. 이 작품들은 종이와 디지털 매체를 활용해 자연과 영성에 대한 우리의 관계를 탐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관람객이 현실과 가상세계에서 자신을 위치시키도록 이끌어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경계를 넘나드는 작품과 깊이 연결되는 기분을 느끼도록 유도하는 게 작가의 의도다. 이상모 포항문화재단 대표이사는 “디지털 미디어아트 시청각, 증강현실, 설치, 소리조각을 포함한 다양한 예술 형식을 선보이는 ‘하이퍼 네이처’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세계를 바라보는 신선한 탐구의 시선을, 그리고 세계를 이해하는 독특하고 짜릿한 발견의 즐거움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빈문화창고1969는…동빈문화창고1969는 포항의 근대 산업 유산인 옛 포항수협창고를 복합 문화·예술체험공간으로 재탄생시켰다. 포항 문화도시 사업의 핵심 거점시설로서, 융합예술을 비롯한 해양문화 콘텐츠의 창·제작을 위한 자유로운 실험 활동이 펼쳐지는 플랫폼이기도 하다.과거 포항 발전의 큰 축을 담당하면서 시민들의 삶과 애환이 녹아든 장소인 옛 수협냉동창고를 포항의 새로운 문화예술플랫폼으로 조성, 지속가능한 문화도시 포항의 핵심전략인 ‘융복합 아트앤테크 클러스터’조성을 위한 교육캠퍼스이자 해양문화 거점공간으로 만들어갈 예정이다. 국토교통부의 ‘도시재생 뉴딜사업’, 그리고 문화체육관광부 ‘문화도시 조성사업’과의 연계사업으로 추진돼 기존의 ‘철거 후 신축’ 방식에서 벗어나 도심 원형을 유지하며 지역을 정비하는 도시재생 방식으로 진행됐다.포항시는 북구 선착로78에 자리한 옛 포항수협 냉동창고를 지난 2020년 12월 착공, 지난해 9월 준공했다. 동빈문화창고1969는 건축면적 1454㎡, 연면적 2602㎡ 3층 규모의 건물이다. 1층에 2개의 전시실과 2개의 다목적홀, 2층은 해양·지역학 아카이브 공간과 라운지, 3층 작가 스튜디오 등으로 구성돼 있다.동빈문화창고1969는 과거 냉동창고의 시설들을 보존 존치하여 이색적인 문화공간으로 조성됐다. 특히 기존 냉동창고의 문을 그대로 살려서 조성한 전시장 입구와 더불어 냉동창고였을 때 실제로 사용했던 냉동기들이 그대로 남아 과거 공간의 정취를 그대로 담고 있다. 또한 과거 실제 사용됐던 냉매배관을 2023년 스틸아트페스티벌과 연계, 포항수협의 후원으로 예술가들이 눈꽃모양의 벤치로 만들어 관람객들이 편히 쉴 수 있는 작품으로 재탄생 시켰다.동빈문화창고1969 운영을 맡고 있는 포항문화재단은 앞으로 단순한 문화공간이 아닌 포항의 융합예술의 창제작과 교육의 거점이자, 환동해 해양문화플랫폼으로 지역문화예술정책의 구심점으로서 기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8-25

자연·기술·예술의 만남… 국내 첫 ‘하이퍼 네이처’展

(재)포항문화재단(대표이사 이상모) 문화도시센터는 22일부터 10월 13일까지 동빈문화창고1969(구 수협냉동창고)에서 현대 기술과 자연의 신비로운 만남을 통해 새로운 상상력을 탐구하는 국제 미디어 아트 전시 ‘하이퍼 네이처(HYPER NATURE)’전을 개최한다.이번 전시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과 캐나다, 프랑스 등에서 활동하는 총 11명의 작가가 참여해 미디어 아트와 설치 미술 작품 18점을 전시한다.또한 자연과 기술을 주제로 지속 가능한 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다양한 시민 참여 워크숍도 마련된다.전시는 기술공학과 자연 데이터를 예술적으로 통합해 자연과 기술의 경계를 허물고 새로운 시각적 경험을 제공한다. 데이터 수집과 분석 기술을 통해 얻어진 정보는 예술적 표현의 기초가 되며, 이는 단순한 시각적 아름다움을 넘어서 자연과 환경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전달하는 현대 사회의 중요한 이슈를 질문한다.데이빗 보웬(미국), 바론 랑테인(캐나다), 알리 마흐무트 데미럴, 카즈야 나가야(일본), 신치아 캄폴레제(캐나다), 마오틱(프랑스), 줄리 스테판 챙(프랑스) 등 7명의 해외 참여 작가들은 컴퓨터 생성 알고리즘을 활용해 현실을 변형하거나 예술과 기술, 놀이와 영성을 결합한 새로운 차원의 경험을 제공하는 설치 작품을 선보인다.구기정(서울), 박재훈(서울), 김명득, 김은솔(포항) 등 국내 작가 4명은 실재하는 풍경을 증강된 현실의 비실제적 자연과 접목시킨 3D렌더링 작업 등 다양한 미디어 작품을 소개한다.기술의 발전을 통해 자연을 바라보는 새로운 감각을 경험하게 하는 비주얼라이징 워크숍과 줄리 스테판 챙 작가의 작업 방식을 체험할 수 있는 어린이 대상 증강현실 체험 프로그램도 준비된다.포항문화재단 이상모 대표이사는 “세계 유명 아티스트와 지역 출신 작가가 함께하는 국제연합전시를 포항에서 개최하게 돼 그 의미가 더욱 크다”며 “앞으로도 동빈문화창고1969가 국내외 아티스트들의 네트워킹 공간이자, 융합 예술 프로젝트들이 실현되는 공간으로 발돋움하길 바란다”고 전했다.한편 이번 전시는 (재)예술경영지원센터 ‘2024 지역전시 활성화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되며, 디지털 미디어 아트와 일렉트로닉 문화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라프(LAAF)가 주최하고 포항문화재단이 협력해 진행된다.관람료는 5000원이며, 8월 31일까지는 포항시민에 한하여 50%할인 혜택이 주어진다. 미취학아동은 무료로 관람이 가능하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8-21

웹툰으로 즐기는 경북의 푸른 바다

경북문화재단 콘텐츠진흥원(원장 이종수)이 운영하는 경북웹툰캠퍼스(이하 캠퍼스)가 21일부터 오는 9월 25일까지 경주 황리단길에 위치한 캠퍼스 전시홀에서 정무구 웹툰작가의 개인전 ‘경북네컷 : 동해의 아름다움을 담다’를 선보인다.캠퍼스 지원사업의 하나인 이번 전시는 ‘2024 경북웹툰캠퍼스 지역 작가 전시 공모’의 두 번째 순서로, 경북 지역의 재능 있는 창작자를 소개하고 지역 문화예술 발전에 기여하고자 기획됐다.포항을 무대로 활동 중인 정무구 작가는 캠퍼스 입주 작가로서 경북의 아름다움을 웹툰과 어반스케치로 표현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또한, 그림책 작품 활동에 참여해 우수상을 수상한 이력이 있으며, 현재 그림책 발간을 위한 작업이 진행 중이다. 작가는 경북의 자연과 문화에 깊은 애정을 가지고 이를 작품 속에 담아내고 있다.정 작가는 동해와 함께한 어린 시절의 기억과 감성을 바탕으로 대표 캐릭터인 똑단발 소녀를 작품에 녹여 관람객들에게 경북의 자연과 감성을 전해준다. 짙푸른 바다, 시원한 파도 소리 등 바다의 생생한 현장감을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오브제를 통해 관람객으로 하여금 동해 바다를 상상하고 힐링할 수 있는 시간을 선물하고자 한다.이번 전시에는 액자 및 아트워크 36점, 기획 영상 1점, 기타 작업물 등 풍성한 볼거리를 만나볼 수 있다. 또 포토존을 마련해 관람객이 직접 전시에 참여해 특별한 추억을 남길 수 있다.‘경북네컷 : 동해의 아름다움을 담다’는 9월 25일까지 주말과 공휴일을 제외한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캠퍼스 1층 전시홀에서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이종수 경북문화재단 콘텐츠진흥원장은 “이번 전시를 통해 경북 동해의 아름다움을 재발견하고, 자연의 감성을 한자리에서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기회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진흥원과 캠퍼스가 지역 작가의 창의적 작품 활동을 지원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8-21

대구 학이사 ‘우리 아빠는 무슬림이에요’ 출간

‘여섯 선생님의 아주 특별한 세계 문화 이야기-우리 아빠는 무슬림이에요’가 대구 학이사에서 출간됐다. 이 책은 2024년 대구지역 우수출판콘텐츠 선정작으로 외국에 있는 한국학교에서 근무한 여섯 선생님이 모여 만든 것으로, 외국에 살면서 그곳에서 겪은 흥미 있는 이야기 거리, 문화 이야기를 모아 엮었다. 특히, 이집트 카이로한국학교 이창훈, 중국 연변한국국제학교 정재준, 아르헨티나한국학교 김병수, 일본 오사카금강학교 조성근, 베트남 호치민시한국국제학교 공일영, 러시아 모스크바한국학교 안재형 선생님이 각 나라의 문화를 동화 형식으로 소개한다. 책에는 이집트에 사는 슬기와 아담, 아르헨티나에 사는 다나와 호세, 러시아에 사는 수현이, 중국에 사는 한길이, 일본에 사는 라임이, 베트남에 사는 승준이 등 외국에서 한국학교를 다니는 한국 친구들을 주인공으로 일상을 통해 세계 여러 나라의 문화를 바르게 이해하고 각 나라의 분위기를 생생하게 느껴볼 수 있게 사진 자료도 수록했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그동안 단편적으로 알고 있거나 잘 알지 못했던 나라를 바르게 이해하도록 도울 뿐만 아니라 다양한 정보를 담아 열린 마음으로 세계와 소통할 수 있도록 물꼬를 터준다. ‘콕콕 집어 알려주는 문화상식’ 코너를 배치해 읽으며 문화상식도 배울 수 있게 구성했다./한상갑기자 arira6@kbmaeil.com

2024-08-21

조선 천문학자 배상열의 학문·사상 조명

조선시대 최고 천문학자인 봉화 출신의 괴담(槐潭) 배상열의 학문과 사상을 조명하는 학술대회가 열린다.한국국학진흥원은 봉화군과 함께 21일 오후 2시 봉화군청소년센터 대강당에서 ‘괴담 배상열의 학문과 사상’이라는 주제로 학술대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이번 학술대회는 봉화가 낳은 천재 학자 괴담 배상열의 천문과 지리, 역학과 산학에 대한 총체적인 연구가 이뤄질 전망이다.괴담 배상열(1759~1789)은 봉화에서 태어나, 15세 전후에 독학으로 깨우쳐 천문과 지리, 역학과 산학에 뛰어났고, 23세 때 대산 이상정의 문하에 나아가 배운 뒤로는 성리학에도 조예가 깊었다. 30세의 나이로 요절했지만, ‘도학육도(道學六圖)’,‘서계쇄록(書計鎖錄), ‘사서의의(四書疑義)’, ‘성리찬요(性理纂要)’,‘사서찬요(四書纂要)’, ‘계몽도해(啓蒙圖解)’, ‘심경품목(心經稟目)’, ‘을수제요(乙數提要)’ 등 많은 저술을 남겼다.특히 그는 16세에 천문을 관측하는 혼천의(渾天儀·선기옥형)를 만든 이후, 21세와 27세에 다시 제작하고 수정하는 등 천문 분야에서 놀라운 천재적 역량을 발휘했다. 28세 때 편찬한 ‘서계쇄록’ 하편은 수론에서 시작해 각종 산법에 이르기까지 두루 아우른 본격적인 산서(算書)로, 배상열의 수리 사상이 전면적으로 드러나 있다.앞선 시기에 나온 최석정의 ‘구수략(九數略)’을 기본으로 하면서도 구체적인 산법과 운용의 측면에서 형이상학적 색채를 철저히 탈피했다는 점에서 18세기 말 조선 지식인들의 변화된 수리 사상의 실체를 확인할 수 있다.이번 학술대회는 관련 분야의 전문 연구자 5명이 참석해 괴담 배상열의 생애와 교유관계는 물론, 성리학과 역학, 천문 및 수리 사상에 대해 총체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다.먼저 박권수 충북대 교수는 배상열의 생애와 교유관계를 구체적으로 분석하고, 그의 상수학적 우주론 연구를 전체적으로 소개한다.이영호 성균관대 교수는 배상열이 세상을 떠나기 직전에 완성한 ‘도학육도’를 통해 그의 생애 후반기에 학문의 주축이었던 주자학적 사유를 고찰한다.엄연석 한림대 태동고전연구소장은 배상열의 역학과 성리학을 아우르는 도상학이 조선 후기 역학과 성리학에서 지니는 특징과 지위를 규명한다. 김상혁 한국천문연구원 박사는 조선의 혼천의 제작 역사를 개략적으로 살피고, 그 가운데 적도환(赤道環)에 28수의 별자리를 그려 넣은 배상열의 혼천의만이 지닌 특징을 밝힌다.마지막으로 강민정 한국고전번역원 연구원은 18세기 초 최석정의 ‘구수략’과 비교 분석해 ‘서계쇄록’의 수리 사상이 지닌 특징을 살펴본다.18세기 영남학파 지식인들은 대체로 경세적·실용적인 학문보다는 형이상학적인 성리학과 번쇄한 예학에 치중하는 경향이 있었다. 이러한 시대적 상황 속에서 배상열이 추구한 학문은 18세기 사상사적 측면에서 뿐만 아니라 영남학파 학문의 심화와 외연 확대에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할 수 있다.정종섭 한국국학진흥원장은 “봉화가 배출한 괴담 배상열 선생은 천문과학 분야에서 시대를 앞서가는 천재적 역량을 발휘했을 뿐만 아니라, 성리학에도 깊은 이해를 보여 우리 지역에서 특출한 학문적 업적을 남긴 인물”이라며 “앞으로도 아직까지 발굴되지 않은 역사 속 인물들을 찾아내 연구와 전시, 학술대회 등을 통해 지역사회가 다 같이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24-08-20

‘제1회 삼보미술상’ 수상작가 2인 기념 전시

대구문화예술진흥원(김정길 원장)은 다음달 6일부터 28일까지 ‘제1회 삼보미술상’ 수상작가 2인(이승희, 노비스르프)의 기념전시회를 대구문화예술회관 6~10전시실에 개최한다.지난해 6월 제1회 삼보미술상 선정작가 공모를 통해 청년작가인 이승희, 노비스르프 작가가 최종 선정된 바 있다. 수상 작가는 시상금 각 1000만원과 기념전시회 개최 혜택을 받는다.두 작가 모두 대구를 기반으로 활발하게 작품 활동을 하는 작가며, 이승희 작가는 영남대 회화과 학사 후 영국 UCL 슬레이드 미술대학교에서 미디어과 석사를 졸업했다. 작가는 달천예술창작스튜디오 개인전과 지역 주요 미술관과 예술공간 단체전에도 활발하게 참여했으며, 대구문화예술회관 올해의 청년작가(2020)에 선정된 바 있다. 이번 전시에서 이승희 작가는 ‘흘러가는게 아니라 부유할 뿐’이라는 제목으로 작가가 직접 텃밭에서 자라나고 있는 잡초를 수집하고 기록하는 과정을 선보인다. 잡초는 농사를 짓는 일에 있어 필연적 결과이지만 인간의 필요에 의해 선택되는 잡초의 생에 인간의 삶을 투영한 작품세계를 보여줄 예정이다. 계명대학교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노비스르프 작가는 수성아트피아, 대구은행 본점, 대구아트웨이 등에서 개인전을 열었으며, 대구문화예술회관 올해의 청년작가(2022) 선정과 포르쉐코리아 드리머스 온 캠페인 어워드 모션그래픽스 부문에서 대상(2021)을 수상한 바 있다.‘불’을 사용해 독특한 회화 작업을 보여주는 작가 노비스르프는 ‘光人: 달과 불, 나이테의 대화’를 부제로 삼았다. 불의 고온에 의해 색이 변이하는 반응을 이끌어 내는 것이 작품의 주된 특징으로, 작가는 불의 고온과 바니쉬를 섞은 안료를 활용해 작가의 삶과 생활의 시선을 표현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8-20

포항문화재단, 신진작가 공모 당선작가 6명 전시회

(재)포항문화재단은 포항시 북구 중앙로 꿈틀로에 위치한 스페이스298에서 오는 9월 14일까지 신진작가 공모 당선전 ‘이렇게 다 반짝이는 걸요’를 열고 있다. 포항문화재단은 지난 6월 10일부터 25일까지 작가 발굴 프로젝트 ‘무궁무진+다재다능’을 통해 포트폴리오 공모를 했다. 올해 처음으로 추진한 이번 공모전은 작품 활동의 방향 설계가 필요하거나 예술과 생업 사이에서 고민하는 젊은 예술가를 발굴하고 지원하고자 마련됐다. 이번 전시에서는 지원 예술가 총 29개팀 중 선정된 6명을 대상으로 전문가 멘토링을 거치고 그 결과를 반영한 총 30여 작품이 선보일 예정이다.강정인은 회화의 평면이 주는 한계를 허물 수 있도록 고유의 시각언어를 구상해 제작된 작품을 선보인다. 김아해는 평면에 밀착된 이미지에 대한 깊은 사유를 바탕으로 회화를 제작했다. 이지은은 직접 제작한 닥종이 등을 활용해 ‘낯섦’을 주제로 내면을 표현했다. 이태정(발레리 티 리)은 포항에서 채집한 해조류와 우뭇가사리를 바이오플라스틱과 염료액으로 만들어 서사적으로 풀어냈다.정건우는 시간이 멈춘 과거 사진과 작가 자신과 동질감을 얻고, 정체된 이미지를 작가의 시점에서 재구성했다. 정효민은 우드캔버스를 직접 변형하고 아크릴 페인팅을 해 무의식 세계를 통해 소통하고자 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8-20

문체부, 언론재단과 전국 100개 초교 ‘늘봄 미디어교육’ 지원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언론진흥재단은 올해 2학기에 초등학교 100개교를 대상으로 ‘늘봄학교 미디어교육 프로그램’을 지원한다고 19일 밝혔다.늘봄학교 미디어교육은 초등학교 1학년 학생들이 다양한 형태의 미디어를 경험하고 이용 예절을 배울 수 있도록 놀이 중심으로 운영하는 프로그램이다.문체부와 언론재단은 올해 이 프로그램을 시범 운영한 후 내년부터 전국 초등학교 1000개교로 확대해 지원할 계획이다. 교구재 등 교육 자료도 어린이들이 흥미롭게 접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추가로 개발해 나갈 예정이다.미디어교육 프로그램은 어린이들의 미디어 이용률이 증가하며 분별력 있는 콘텐츠 이용에 대한 교육 필요성이 높아짐에 따라 마련됐다. 언론재단의 ‘2023 어린이 미디어 이용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어린이(만 3~9세)의 93.7%가 미디어를 이용하고, 하루 평균 이용 시간은 약 3시간 정도로 세계보건기구가 권고한 시간보다 3배 이상 길었다.문체부 관계자는 “늘봄학교 프로그램 외에도 (언론재단의) ‘미디어교육 운영학교’ 지원사업을 통해 ‘뉴스 읽기로 문해력 신장’, ‘허위조작 정보 판별력 제고’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보급해 초·중·고교생들이 디지털 시민으로서의 소양을 함양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2024-08-19

석곡기념관, 어린이 박물관 학교 ‘석곡서당 2기’ 성료

포항시 석곡기념관은 지난달 27일부터 여름방학 어린이 박물관 학교 ‘석곡서당 2기’를 운영하고 지난 17일 성황리에 마무리했다.이번 ‘석곡서당’에서는 만 5세부터 초등학생 어린이를 대상으로 2기를 모집해 60명의 어린이가 포항 출신 근대 한의학의 선구자이자 실학자인 석곡 이규준(1855∼1923)의 한의학적 업적을 이해하고 꽃차를 만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석곡은 다양한 학문 분야에 업적을 남겼는데 특히 의학 연구에 매진해 ‘의감중마’, ‘소문대요’ 등의 의학 저서를 남기고 사람들을 치료하는데 힘썼다.이와 같은 석곡의 한의학적 업적에 대해 어린이들이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예로부터 한약재로도 사용된 꽃을 활용해 꽃차 만들기 체험을 진행해 어린이들이 식용 꽃을 직접 손질하고 덖어보는 이색 체험을 했다.아울러 조선시대 선비들이 입던 도포를 입고 석곡기념관 전시실에서 학예사의 전시 해설을 듣고 석곡 선생의 삶을 다룬 영상을 관람하며 어린이들이 석곡 선생의 삶을 이해해 보고 마치 조선시대로 시간 여행을 하는 느낌을 주어 어린이들의 재미를 더했다.포항시 관계자는 “석곡서당 1기에는 5주 동안 한방비누 만들기, 붓글씨 배우기 등을 진행했고, 2기에는 4주 동안 꽃차 만들기를 진행했는데, 석곡 선생의 삶과 가르침을 심도 있게 연구해 어린이들이 즐길 수 있는 석곡기념관만의 창의적인 교육프로그램을 준비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석곡 선생의 출생지인 동해면에 위치한 석곡기념관에서는 석곡이 서당을 지어 후학 양성에 힘썼던 점을 본받고자 방학마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석곡서당’을 운영하고 있다. 다가올 겨울방학에는 ‘석곡서당 3기’를 모집할 계획으로 포항시 홈페이지에 안내될 예정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8-19

대구시향과 글로벌 피아노의 향연

대구시립교향악단이 오는 22, 23일 이틀간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2024 대구국제피아노페스티벌’을 개최한다. 대구를 대표하는 악단인 대구시향이 올해 창단 60주년을 맞아 처음으로 선보이는 ‘독주 악기’ 축제다. 독주 악기가 지닌 개성과 매력을 전문연주자와의 협주곡 무대로 심도 있게 만나는 공연으로, 올해는 피아노가 주인공이다.이번 공연에는 안나 불키나(러시아), 안토니오 폼파발디(이탈리아), 마르코스 마드리갈(쿠바), 얀 프랜시스 팡(중국), 와엘 파루크(이집트)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다양한 국적의 5명의 피아니스트가 대구시향과 협연한다.한번 들으면 잊히지 않는 인상적인 선율, 독주 악기와 오케스트라의 아름다운 대화, 솔리스트의 현란한 기교 등으로 청중에게 꾸준히 사랑받는 대중적인 작품들로 레퍼토리를 구성했다.페스티벌의 첫날인 22일은 러시아의 대표적인 피아니스트이며 작곡가인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들로 꾸민다. 전반부는 러시아 피아니스트 안나 불키나가 그의 ‘피아노 협주곡 제1번’을, 2부에서는 이탈리아 피아니스트 안토니오 폼파발디가 ‘피아노 협주곡 제2번’을 들려준다.러시아에서 태어나 라흐마니노프 음악원을 졸업한 안나 불키나는 미국 텍사스 크리스천 대학교, 이탈리아 이몰라 피아노 아카데미에서 수학했고, 부소니 국제 피아노 콩쿠르, 중국 국제 피아노 콩쿠르 등 권위 있는 콩쿠르의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다.안토니오 폼파발디는 미국 3대 국제 피아노 콩쿠르 중 클리블랜드 콩쿠르 우승, 반 클라이번 콩쿠르 은메달을 비롯해 프랑스 롱·티보 국제콩쿠르 우승 등으로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현재 클리블랜드 음악원 피아노 학부 교수이며 학과장을 겸하고 있다.23일 첫 무대는 피아니스트 마르코스 마드리갈이 라흐마니노프의 만년 걸작으로 꼽히는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랩소디’로 연다. 서주와 다양한 변주로 이뤄진 단악장의 곡으로 건반 위의 파가니니를 꿈꾼 듯 피아노의 화려한 기교와 함께 오케스트라의 색채감까지 느낄 수 있다.마르코스 마드리갈은 쿠바 아바나에서 태어나 쿠바예술대학교(ISA)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고, 하엔 국제 피아노 콩쿠르, 파나마 국제 피아노 콩쿠르 등에서 입상했다. 2017년부터 국제 클래식 음악제인 ‘아바나 클라시카’의 예술감독을 맡고 있다.두 번째 무대는 중국의 피아니스트 얀 프랜시스 팡이 선사하는 라벨 ‘피아노 협주곡 G장조’다. 스페인풍 민속 요소와 재즈 색채가 가미돼 있는 화려하고 경쾌한 분위기를 띈 곡이다. 쇼팽 탄생 200주년 기념 국제 피아노 콩쿠르 금메달, 치어 타이완 국제 음악 콩쿠르 우승, 스타인웨이 협주곡 콩쿠르 준우승 등을 차지한 얀 프랜시스 팡은 ‘탁월한 전문성, 예리한 음감, 특별한 음악적 감성과 매력적인 예술적 기질’을 모두 갖췄다는 평가를 받으며 중국, 미국, 러시아, 독일, 이탈리아 등지에서 공연을 펼쳐오고 있다.피날레는 맨해튼 음악학교 교수로 재직 중인 이집트 출신 피아니스트 와엘 파루크가 그리그 ‘피아노 협주곡’으로 장식한다. 이 곡은 그리그의 유일한 피아노 협주곡으로 노르웨이 민요풍의 청순한 선율, 신선한 화성, 절묘한 리듬 등 소재가 탁월하고, 생기발랄한 정열이 넘친다.한편, 이번 페스티벌의 개막을 알리는 곡은 장중한 행진곡풍의 벨리니의 오페라 ‘노르마’ 서곡이다. 1831년 완성된 전 2막 구성이며, 여주인공 노르마(소프라노)의 비중이 매우 커 ‘프리마돈나 오페라’, ‘벨칸토 오페라의 정수’라고도 불린다.이번 페스티벌 지휘봉을 잡는 대구시향 백진현 상임지휘자는 “피아노 협주곡이 공연의 일부가 아닌 전부인 무대로 꾸렸다. 세계 각국의 피아니스트가 펼치는 그들만의 개성 있는 연주와 해석으로 명 협주곡을 연이어 감상할 좋은 기회이니만큼 맑고 투명한 음색이 돋보이는 피아노와 함께 여름의 끝자락을 아름답게 장식하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2024-08-19

포항문화재단, 창작 뮤지컬 ‘식구를 찾아서’ 공연

(재)포항문화재단(대표이사 이상모)은 오는 24일 오후 3시, 7시 포항시청 대잠홀에서 창작뮤지컬 ‘식구를 찾아서’를 공연한다. 창작뮤지컬 ‘식구를 찾아서’는 극단 오징어가 2011년 대구 국제 뮤지컬 페스티벌 창작 뮤지컬상을 수상하고, 2020년 창작산실 올해의 레퍼토리로 선정되며 믿고 볼 수 있는 웰메이드 창작 뮤지컬로 평단과 관객의 호평을 받아 왔다. 이 작품은 발랄한 두 할머니와 유쾌한 반려동물의 이야기를 통해 관객들에게 웃음을 선사하면서도, 진정한 ‘식구’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특히, 재난을 겪으며 혼자가 아닌 ‘함께’ 살아가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메시지는 포항 시민들에게 더욱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공연의 줄거리는 막무가내이면서도 사랑스러운 소녀 감성을 지닌 ‘지화자’ 할머니가 버려진 동물 ‘몽’, ‘냥’, ‘꼬’를 기르며 사는 ‘박복녀’ 할머니 집에 들이닥치면서 시작되는데, 독특하고 매력적인 인물 설정과 한국 특유의 토속적인 분위기에 참신한 전개가 재미를 더할 예정이다.포항문화재단 관계자는 “지금 시대에 우리 주변을 살피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밥과 정을 나누면서 누구와도 식구가 될 수 있는 이 작품은 우리의 삶에 따뜻한 위로가 될 것”이라며 많은 관심과 관람을 부탁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8-19

경주서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위너스 콘서트

세계 3대 콩쿠르인 2024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바이올린 부문 1·2위 수상자가 경주를 찾아온다. 한국수력원자력(주)과 (재)경주문화재단이 개최하는 한수원과 함께하는 문화가 있는 날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위너스 콘서트’가 오는 9월 25일 오후 8시 경주예술의전당 화랑홀에서 열린다.퀸 엘리자베스 콩쿠르는 매년 5월 벨기에 브뤼셀에서 개최되는 세계적인 콩쿠르로 바이올린, 피아노, 첼로, 성악 순으로 매년 다른 부문으로 진행된다. 올해에는 바이올린 부문의 쟁쟁한 경쟁자들을 뚫고 우크라이나 출신 드미트로 우도비첸코와 미국 출신의 조슈아 브라운이 각각 1·2위를 차지했다.이번 대회 우승자인 드미트로 우도비첸코는 1999년생으로 우크라이나 하르키우 음악학교에서 수업했으며 2023년 싱가포르와 몬트리올 콩쿠르에서 우승했고 이번 결선에서는 쇼스타코비치 ‘바이올린협주곡 1번’을 연주했다. 준우승자 조슈아 브라운은 1999년생으로 미국 보스턴 뉴잉글랜드 음악원에서 수업했으며 2023년 중국 국제 콩쿠르에서 금메달을 수상했고 이번 결선에서는 ‘브람스 바이올린협주곡’을 연주했다.경주문화재단 오기현 대표이사는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초청하는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는 벨기에 여왕이 직접 주최하는 유일한 공연으로 쇼팽 콩쿠르, 차이콥스키 콩쿠르와 더불어 세계 3대 콩쿠르이다. 세계적인 수준의 클래식 공연을 시민들에게 선보일 수 있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8-19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포항 해녀와 행복 만남

포항시는 최근 포항구룡포과메기문화관에서 ‘해녀의 하루 : 포항 바다의 숨결’ 전시회 개막 기념행사로 ‘포항 해녀와의 만남’을 개최했다.이번 행사는 전시회 관람객들을 대상으로 해녀에 대한 응원 메시지와 궁금한 점을 남기는 체험 코너를 마련해 포항 해녀에 대해 궁금증을 해결하고자 마련했다.(사)경상북도해녀협회 성정희 회장을 비롯한 구룡포 해녀 1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직업으로서 해녀, 포항 바다, 그리고 요즘 대두되는 기후변화에 따른 바닷속 환경문제까지 관람객들의 기발한 질문들을 재치 있고 명쾌하게 답변했다.이번 ‘해녀의 하루 : 포항 바다의 숨결’전시회는 포항시가 국가유산청 ‘전승공동체 활성화 지원’ 공모사업에 선정돼 국가무형유산 공동체종목으로서 포항 해녀의 역사·문화적 가치를 널리 홍보해 해녀 문화를 전승·보전하기 위해 추진됐다.전시회에는 포항 해녀의 일상과 포항 바다를 담은 김은주 작가의 리넨 공예 작품 25점과 1979년 청하면 이가리 해녀 영상, 사진 등이 선보이고 있다.아울러 포항 지역 해녀 분포도, 포항 바다 월별 수확물 등 올해 실시된 ‘포항 해녀문화 학술조사’ 자료들도 만나볼 수 있다.정혜숙 문화예술과장은 “이번 전시회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포항 해녀에 대해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우리 포항 지역만의 해녀문화가 후대에 잘 전승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전했다.한편 전시회는 포항구룡포과메기문화관 기획전시실에서 오는 29일까지 이어지며, 관람료는 무료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8-18

포항과 서울, 튀르키예 잇는 ‘포항국제아트페어’

포항을 비롯한 한국의 작가들과 국제 작가들이 함께 전시 교류를 펼치는 ‘포항국제아트페어 2024’가 지난 13일부터 오는 10월 16일까지 두 달여 간의 대장정에 들어갔다.아트포항운영위원회(위원장 장미화)가 주최하고 경북도와 포항시, 동북아시아지역자치단체연합(NEAR)사무국, 포스코, 한국예총, 한국미협, 포항예총, 포항미협이 후원하는 이번 행사는 ‘HarmonyJoy’라는 주제로 튀르키예(터키)와 서울, 포항에서 순차적으로 열릴 예정이다. 세부 일정은 서울 인사동 갤러리경북에서의 ‘아트로드 in 인사동’(14∼19일), 포항 갤러리상생에서의 국제사진전(23∼28일), 포항 라한호텔, 동해갤러리, 온·도씨 도자기카페갤러리에서의 본전시(9월 4∼7일), 튀르키예 말라티주 말라티아 재난비상청(10월 11∼16일) 등 다채로운 전시가 진행된다.전시에는 민화 작가 이정옥, 서양화가 류영재 등 포항을 대표하는 중진 작가를 비롯해 정택영, 이존립, 이율배, 정봉채 등 전국 100여 명의 작가들이 참여하며 1000여 점의 다양한 미술품을 선보인다. 특히 지난해 튀르키예에서 강도 7.8로 재난 피해를 입은 말라티아에서 이재민들을 위로하는 전시를 기획해 포항의 국제적인 미술 문화 교류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이 밖에도 국제사진전, 해외 작가들의 작품 초대, 소장가들의 작품, 포항예술고 학생들의 작품과 NEAR의 후원으로 동북아지역 청소년들의 작품도 함께 전시될 예정이다.특별초대로 최민수(배우), 배드보스(작곡가), 길미(가수), 한은선(배우), 아웃사이드(랩퍼) 등 연예인 작품도 감상할 수 있다. 장미화 아트포항운영위원장은 “‘포항국제아트페어 2024’는 문화예술 도시로서의 포항의 이미지를 제고하고 포항 지역 미술시장의 활성화와 문화예술의 저변확대에 기여하고자 뜻을 모은 시민들에 의해 2017년 출범한 아트포항운영위원회가 올해로 세 번째 펼치는 활동”이라면서 “내실 있는 포항 문화 행사로 거듭날 이번 행사를 통하여 포항의 우수한 미술 작가와 작품이 한국을 넘어 글로벌하게 발전하기를 기대하며, 많은 분이 많은 관심으로 성원해 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전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8-18

사진에 담긴 일제 강점기 ‘가혹한 일상’

한국국학진흥원(원장 정종섭)이 광복절을 맞아 민간이 소장했던 자료 속에서 찾은 일제 강점기 뼈아픈 역사를 살펴보는 기회를 마련하고 있다. 근대기록문화조사원들이 수집한 일제 강점기의 가혹한 일상을 담은 사진들을 근대기록문화 아카이브 누리집을 통해 공개하고 있는 것.우리나라가 국권을 상실한 지 2~30년이 지난 1930~40년대 학교와 마을에서 당연한듯 이뤄진 신사 참배나 군사 훈련, 조국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동원되며 찍은 사진들은 그래서 더 가혹하게 다가온다.아카이브 속 사진에서는 1930년대 중반, 공립 이리농림학교의 학생들이 매일 일정한 시간 교내에 있는 일본 신사를 참배하고, 경성(서울)에 수학여행 간 학생들이 남산에 있는 신사를 참배한 뒤 촬영한 모습도 볼 수 있다.학교를 다니는 내내 이뤄진 신사 참배나 수학여행의 필수 코스인 남산 신사 참배는 학생들이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일본이 원하는 신민이 돼가는 수순이었다.1930년대 중반 공립 이리농림학교 교내에서 군사 훈련을 하며 모의 전쟁으로 진지를 탈환하는 장면을 연출한 사진, 일본 욱일기가 걸려 있고 멀리 산 위로 신사가 보이는 학교 운동장에서 군사 훈련하고 찍은 사진 등은 일제의 군국주의적 성향을 교육 현장에서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또 1940년대 초 관립 경성법학전문학교에서 학생들이 군사 훈련을 받기 전에 일본 훈련대장의 훈시를 듣고 있는 모습, 1941년 강경상고 운동장에서 군사 훈련을 받고 있는 모습은 당시 당연시되던 ‘황국신민화’ 과정의 한 단면이다.일제 강점기 일본은 네 차례 교육령을 반포해 ‘충량(忠良)한 국민을 육성’하기 위한 단계를 차근차근 밟았으며, 1938년 3월에는 황민화 정책을 본격 추진하기 위한 제3차 조선교육령을 발표했다.특히, 일장기와 함께 3대 강령인 국체명징(國體明徵), 내선일체(內鮮一體), 인고단련(忍苦鍛鍊)이 뒷배경으로 찍힌 사진을 통해 식민지화가 진행된 흔적도 찾을 수 있다.공개된 사진 속 1945년 8월 15일 광복을 환호하며 기뻐하는 사람들, 광복 후 초등학교에서 태극기를 걸고 ‘조선독립민주국가’가 쓰인 깃발 앞에서 당당하게 학예회하는 어린 학생들의 모습에서 나라를 다시 찾은 이들의 기쁨이 느껴진다.한국국학진흥원 측은 “대한민국 근대의 조각들을 하나하나 찾아내어 더 이상 아픔의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민간의 근대기록자료를 수집하고 소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8-18

행복은 선택이다… 우리가 결정한 행복

‘우리가 결정한 행복’(RHK)은 사회과학자이자 미국 하버드대 교수인 아서 C.브룩스와 유명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가 행복으로 나아가는 길을 함께 탐색한 책이다.아서 C.브룩스는 “행복은 저절로 찾아오길 기다리는 사람이 아니라, 지금 그러하겠다고 결정한 사람에게 찾아온다”며 삶을 개선할 실용적인 기술을 널리 알리고자 연구자로서 쌓아온 방대한 자료를 통해 행복의 과학적 면모를 밝혀냈고, 이를 ‘애틀랜틱(The Atlantic)’에 연재하며 수많은 독자의 사랑을 받았다. 이 칼럼으로 아서의 열렬한 팬이 된 유명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가 그의 메시지에 공감해 함께 집필에 참여했다. 이 책은 출간 즉시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오르고 2023년 아마존 최고의 논픽션에 선정되며 대중으로부터 큰 호응을 받았다. 행복을 찾기 위해 저자들이 먼저 한 것은 정의 내리기다. 저자들은 의식과 교감이 합쳐질 때 얻는 즐거움, 목표를 달성하며 얻는 만족, 모든 일에 의미를 찾으려는 목적의식을 행복의 세 가지 영양소로 꼽으며 행복을 달성하려면 이들 세 영양소가 고르게 균형을 이뤄야 한다고 조언한다. 다만 이 균형 안엔 일정 수준의 ‘불행’이 포함돼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비터스위트(bittersweet)’처럼 행복과 불행은 공존한다. 행복은 목표가 아니며 불행은 적이 아니다. 하지만 일상에서 불쑥 터져 나오는 불행감을 막을 도리는 없다. 그들은 가족, 우정, 일, 믿음 등 삶에서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네 가지 존재를 삶을 이루는 가장 큰 기둥으로 삼는다.저자들은 우리를 둘러싼 이 초석들을 굳건히 세워놓으면 외부의 풍파에도 흔들리지 않는 삶의 기초를 다질 수 있다고 확신한다. 가족은 가장 가깝기에 제일 어려운 관계다. 가족과의 다툼에서 자주 난항을 겪는 이들에게 아서는 아주 적확한 진단을 내린다. 바로 ‘기대 부조화’다. 사랑하기에 기대하고, 기대하기에 실망한다는 이 단순한 원리는 우리가 가족 관계를 등한시해서는 안 될 이유를 타당하게 설명한다.또한 쓸모에 상관없이 애정만으로도 유지될 수 있는 진정한 우정의 필요성도 강조한다. 아서는 SNS에 둘러싸여 팔로워와 좋아요를 계산하게 만드는 관계에 집착을 멈추고, 어떤 조건에도 관심과 시간을 내어줄 수 있는 ‘무용한 우정’을 꼭 갖추라고 조언한다.우리가 인생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사람이, 현실적으로는 전혀 쓸모가 없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점. 이것이 사랑의 위대한 역설이며 추구해야 할 우정이라며, 직접 살을 맞대고 즐겁게 시간을 허비할 친구를 가지라고 제안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8-15

현존 중심 ‘나눔과 사회적 의무’ 탐구

전 세계 경제가 급격히 글로벌화하는 상황에서 부의 불평등과 분배문제가 화두의 중심에 서고 있다. 초부유층과 기층 서민들의 격차, 부유층 내에서의 간극이 증가하고 중산층이 점점 줄어드는 현실로는 건강한 사회를 담보하지 못한다.게다가 요즘은 최첨단 인공지능의 발달로 사람들의 ‘적절한 일자리’마저 계속 줄어들고 있다. 우리 주위에 점점 ‘잉여’ 인간들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분배정치의 시대’로 큰 주목을 받은 바 있는 미국 스탠퍼드 대학 인류학과 제임스 퍼거슨 교수의 신작 ‘지금 여기 함께 있다는 것’(여문책)은 단순히 기본소득을 논하는 책이 아니다. 전작에서 문제의식 제기 정도에 그친 ‘현존(presence)’이라는 키워드를 중점적으로 살펴보며 ‘나눔’과 ‘사회적 의무’를 고찰한, 짧지만 강렬하고 묵직한 책이다. “누가 무엇을, 왜 가져야 하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은 이 시대에 매우 비중 있게 다뤄야 할 도전적인 문제의식이자 사회적 합의 도출이 시급한 화두다.“우리는 100년, 아니 1,000년의 인류 역사를 거치면서 세대를 이은 노동과 희생, 발명으로 건설된 거대한 지구적 생산조직을 통해 그들이 꿈도 꾸지 못했던 거대한 부를 창출할 수 있었다. 그 과정에서 지구 전체적으로 수백만 명이 엄청난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중략) 분명한 것은 적어도 전체 산출물의 일정 부분은 생산조직의 모든 사람에게 소유권이 돌아가야 한다는 사실이다. 다시 말해 모든 사람이 지분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39~40쪽)퍼거슨은 ‘현존’을 “다른 사람들과 물리적으로 인접해 있는 상태”, “살아있을 뿐 아니라 암묵적으로는 적어도 최소한의 인정과 의무를 요구하는 방식으로 여기, 우리 안에 있다는 구체적이고 사회적인 사실”, “노동이나 시민권에 기반을 두지 않은 (넓은 의미의) ‘소유권’”, “모든 문제점까지 공유한 채 비자발적으로 공존할 수밖에 없는 상태”라고 정의한다. 저자는 우리는 사회적 동물이므로 일상에 실재하는 ‘현존’을 기반으로 새로운 정치적 전략을 찾아야 할 때라고 힘주어 말한다.퍼거슨은 “사회라는 최소한의 개념이 없다면 ‘사회적 의무’라는 것을 이끌어낼 수 없다”고 강조한다. 그가 말하는 사회적 의무는 한마디로 ‘지분(몫)을 나누는 것’이다.여기서 “우리 시대가 엄청난 도전에 직면한 지금, 권한을 부여받은 국민국가 구성원의 집합체와 ‘사회’가 같은 것이라는 인식 때문에 우리는 엄청난 실패를 겪어야 했다”(48쪽)라는 저자의 지적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특히 요즘처럼 심각한 저출생과 인구절벽에 골치를 앓고 있는 한국의 경우, 취업, 이민, 유학, 관광 등의 이유로 주위에서 흔하게 마주할 수 있는 외국인의 수가 전체 인구의 약 5퍼센트에 달해 있고, 앞으로도 그 수는 더 늘어날 수밖에 없는 실정이기에 포용이 아닌 배제의 속성을 가진 국민국가의 ‘성원권’이나 ‘시민권’이라는 틀을 고수해서는 안 된다.퍼거슨은 “혐오에 대해 연구해온 민속지학자들이 오래전부터 기록해왔던 일종의 사회적 사각지대 때문에 우리는 바로 앞에 있는 사람들의 존재조차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89쪽)고 지적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8-15

헌법으로 보는 자기 이해와 사회적 책임

신간 ‘일생에 한 번은 헌법을 읽어라’(현대지성)의 저자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이효원 교수는 검사 출신 헌법 전문가로서, 헌법이야말로 인간 삶의 투명한 거울이라고 말하며 살면서 누구나 한 번쯤은 헌법을 읽을 것을 강력히 권한다.13년 동안 법조계에서 법 제도를 연구·기획하고 정책을 수립하는 검사로 지낸 뒤, 서울대 교수로서 법을 가르쳐온 헌법학자인 저자는 헌법 전체를 조문 순서대로 제시하며 그 의미와 핵심 내용을 기술했다. 대한민국이 어떠한 나라가 돼야 한다고 축약해놓은 규범이자, 다양한 사고방식과 생활양식을 지닌 사람들이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 만든 기반인 헌법을 공부함으로써 내가 어떤 사람이 돼야 하는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성찰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이 책은 대한민국 헌법 전문부터 부칙까지, 총 130조항을 깊이 있게 살펴보고 그 안에 담긴 법적 의미를 인생의 가치로 연결시키는 ‘내 삶의 헌법사용설명서’다. 헌법은 우리의 현실에 밀착돼 있다. 원하는 곳에서 살고 이사할 수 있는 자유, 꿈꾸는 직업을 마음껏 선택할 수 있는 권리, 친구나 연인과 나누는 사적인 대화와 일상을 남에게 공개하지 않을 프라이버시까지, 생각보다 많은 부분이 헌법으로 보호되고 규정된다.고민하며 삶의 허무와 의미 사이를 저울질하며 살아가는 이들에게 ‘일생에 한 번은 헌법을 읽어라’는 ‘지금, 여기’의 구체적인 현실인 사회와 국가를 제대로 보게 하고, 그 속에서 ‘나’를 발견하게 함으로써 삶의 태도를 돌아보게 해줄 것이다.“나는 헌법을 공부하면서 각 조항이 나의 일상에 어떤 의미와 방향을 제시하는지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헌법이란 국가의 미래상을 제시하는 핵심 가치를 요약한 근본규범입니다. 한 나라의 최고법인 헌법에 대한 공부는 추상적으로 이론화된 지식인 ‘소피아(Sophia)’가 아니라 구체적으로 실천하는 지혜인 ‘프로네시스(Phronesis)’로 발전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들어가며: 인생이 허무할 땐 헌법을 읽는 것이 좋다(p.6-7)헌법 조항 하나하나를 뜯어보며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여기서 삶의 태도와 철학을 발견할 수 있게 확장해주는 책은 처음이다. 살면서 한 번쯤은 내 삶의 경계를 두르고 있는 헌법이 궁금해진다. 포털 사이트에서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접속하면 대한민국 헌법을 쉽게 찾아볼 수 있지만, 법학도가 아니라면 단순히 조문을 읽는 것만으로 그 행간에 담긴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더욱이 헌법 첫 항목인 ‘전문(前文)’은 300자가 넘는 방대한 내용을 단 한 문장으로 늘어놓아 처음 읽는 이에게 위압감마저 준다.저자는 명확하고 간결한 언어로 헌법의 각 조항의 의미와 배경을 풀어내며 독자를 헌법의 세계로 친절히 안내한다. 저자가 제시하는 일상 속 각 조항의 의미와 방향을 곱씹으면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최소한 나는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해답을 자연스럽게 얻게 된다.헌법 제16조에서는 ‘주거의 자유’를 다룬다. ‘모든 국민은 주거의 자유를 침해받지 아니한다’라는 구절의 의미와 개념을 설명하고 끝내지 않고 “개인이 주거를 자유롭게 선택하고 결정하는 것은 자기만의 성(城)을 세우는 일”이라고 한발 나아간다. 우리는 모두 내밀한 자기만의 공간에 있을 때 비로소 나다워진다고 이야기하며, 인파로 가득 찬 출근길 지하철이 자기만의 공간이 되기도 하듯이 공간의 의미는 그곳이 어디든 스스로 만들어갈 수 있다고 통찰한다.“우리가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이유는 헌법적 가치 때문입니다. 헌법적 가치는 내가 마주하는 ‘너’를 인격적 존재로 인정하고, 제삼자인 ‘그’를 인격적으로 대하는 것을 모두 포함합니다.”-328쪽./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8-15

부채 위에 수묵담채로 피워낸 문인화

“예로부터 부채는 단순한 생활 용구가 아니라 신분의 상징이자 소통의 방편이었습니다. 그래서 선비들은 부채 바람을 ‘인풍(仁風)’이라고도 했습니다. 옛사람들의 생활 속에 녹아 들어있는 격조 높은 예술의 향기가 세월이 가더라도 여전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부채 그림전을 가지게 되었습니다.”문인화 대가 석경 이원동 부채 그림전이 20일부터 27일까지 토마갤러리(중구 대봉동)에서 열린다.이번 전시에는 홍매, 묵난, 황국, 풍죽 등 매난국죽(梅蘭菊竹) 사군자를 비롯하여 여름철 부채 전시에 걸맞은 능소화, 장미, 석류 등 여름 화초 250여 점을 선보인다.지난 3월 개최한 문인화전의 ‘모듬 전시회’ 형태로 열리는 부채전에서는 요철(凹凸)로 인한 화면의 한계로, 꾸밈을 배제하고 합죽선에 담묵을 일획으로 그어 내린, 활달한 필치의 문인화 진경을 맛볼 수 있다. 작가는 “문인화의 격조에 맞는 화제(畵題)를 한글과 한문으로 직접 담아냈다”며 “먹물의 번짐 효과를 활용해 추상성을 가미했고, 일부 채색을 보탰다”고 설명했다.토마갤러리 유지숙 관장은 “문인화 외길만 걸어온 석경 이원동 작가의 이번 부채전이 글과 그림을 아우르는 문인화의 세계에 시민들이 한 걸음 더 가깝게 다가서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석재 서병오, 죽농 서동균에 이은 천석 박근술에 사사하여 대구 서예의 큰 줄기를 이어가는 석경 이원동은 37세에 첫 전시회를 연 이후, 1998년 대한민국 미술대전 대상을 수상했으며 대한민국 미술대전 초대작가, 심사위원 등을 역임했다./한상갑기자 arira6@kbmaeil.com

2024-08-15

대구 도심 곳곳서 18일부터 ‘프린지 콘서트’

대구오페라하우스는 오는 10월에 개최 예정인 ‘제21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를 앞두고 대구 도심 곳곳에서 즐길 수 있는 ‘프린지 콘서트’를 오는 18일부터 10월 23일까지 주말마다 총 10회 개최한다. 첫 공연은 18일 오후 4시 동성로 28아트스퀘어에서 만날 수 있다. ‘프린지 콘서트’는 오페라 아리아와 중창 등 오페라 하이라이트를 선보이는 미니 콘서트와 다채로운 이벤트로 구성된다. 대구오페라하우스는 다가오는 올해 오페라축제(10월 4∼11월 8일)를 널리 알리고 많은 시민들이 공연을 함께 즐길 수 있도록 동성로 28아트스퀘어, 현대백화점 더현대 대구 9층 야외무대, 수성못, 대구미술관, 대구 사유원(군위) 등 유동 인구가 모이는 장소에서 공연을 개최한다.이번 공연에는 지역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아트라스, 아트메이트, 페도라솔리스트앙상블, 송클레어, 라모아트컴퍼니, 프리소울, 더헤븐앙상블 등 성악 앙상블 공연 단체들이 함께한다. 특히, 성공적인 공연 개최 및 오페라축제 홍보와 더불어 지역 문화예술 발전을 위한 상생을 위해 대구오페라하우스와 (사)한국음악협회 대구광역시지회가 협력한다.프린지 콘서트와 관련한 자세한 일정 및 내용은 대구오페라하우스 홈페이지(http://www.daeguoperahouse.org)와 전화(053-430-7400)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윤희정기자

2024-08-13

대구 아트도서관, 안도현 시인 초청 강연회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 너는 /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안도현의 ‘너에게 묻는다’ 전문 ‘연탄재 시인’으로 유명한 안도현(63·사진) 시인이 14일 오후 7시 대구 아트도서관(달성군 가창면 우록길 131)에서 강연회를 갖는다.대구 아트도서관이 개관 10주년 기념행사의 일환인 명사 초청강연회로 마련한 행사다. 안 시인은 ‘창의성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를 주제로 한 이번 강연회에서 안도현 시인은 ‘봄이 올 때 까지는’‘스며드는 것’‘우리가 눈발이라면’등 여러 작품 창작 배경을 소개하고 창작에 관해 다양한 생각을 청중과 나눌 예정이다.안도현 시인은 경북 예천 출생이지만 초등학교 때 아양초등학교로 전학와서 경북대학교사범대학부설중학교와 대건고등학교를 졸업해 성장기와 문학의 터를 대구에서 일궜다.1981년 매일신문 신춘문예에 시‘낙동강’으로 등단한 이후 ‘모닥불’,‘그대에게 가고 싶다’, ‘연어’,‘서울로 가는 전봉준’외 수많은 작품으로 대중들에게 사랑받아 오고 있다. 1996년 ‘시와시학상 젊은 시인상’을 수상했고 ‘소월시문학상 대상’‘노작문학상’‘이수문학상’‘윤동주문학상 문학부문’을 수상했다. 우석대학교 문예창작학과 정교수를 거쳐 현재 단국대학교 문예창작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윤희정기자

2024-08-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