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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청년이 아프다’

홍석봉 대구지사장 요즘 청년들이 많이 아프다. 경북의 청년 인구가 빠르게 줄고 있다. 2037년이면 경북도민 10명 중 청년은 2명이 채 되지 않을 것으로 예측됐다. 출생 인구가 줄면서 청년 인구도 함께 줄고 있다. 유입 보다 유출이 더 많다. 교육환경이 좋고 일자리가 풍부한 수도권으로 계속 빠져나간다. 직업이 가장 큰 이유다. 가족, 교육 등이 다음 순위다.대학을 졸업해도 일자리가 없는 ‘청년 백수’가 126만 명이라는 통계도 있다. 졸업자 열 명 중 3, 4명은 백수다. 아예 구직활동을 포기하고 그냥 쉰다는 청년도 32만 명이라고 한다. 속칭 ‘니트족’이다.취업은 결혼과 출산에도 영향을 미친다. 청년 3명 중 1명 만이 결혼을 긍정적으로 본다. 청년 중 절반 이상은 결혼해도 자녀를 가질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청년들의 결혼관과 자녀관이 크게 바뀌었다. 결혼하지 않는 이유로는 경제 문제를 첫 손 꼽는다.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과 ‘빚투(빚내서 투자)’로 빚더미에 올라 인생을 저당잡히는 이들이 적잖다. 청년들의 현주소다.청년 유출은 지방소멸과 직결된다. 정부 차원에서도 지방소멸과 균형발전을 위해 여러가지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그다지 효과가 있는 것 같지는 않다.매년 9월 셋째 주 토요일(올해 9월 16일)은 ‘청년의 날’이다. 청년 문제에 관심을 높이기 위해 2020년 법정기념일로 지정됐다. 경북도가 12일 경주에서 청년의 날 행사를 열었다. 지역 청년들이 참여하는 각종 이벤트가 마련됐다. 청년들의 고민을 함께 논의하는 자리도 가졌다. 이철우 도지사는 “청년이 모이고, 지방에 살아도 희망 가질 수 있도록 대전환을 이루겠다”고 했다. 청년들에게 길을 열어주어야 한다./홍석봉(대구지사장)

2023-09-13

등화가친(燈火可親)의 계절

우정구 논설위원 봄과 가을은 기온은 비슷하지만 날씨의 변화는 확연히 다르다. 봄철에는 소나기 등이 자주 내리기도 하고 계절 내내 심한 바람도 많이 분다. 반면에 가을은 바람이 불어도 산들산들 불고, 청명한 날씨가 며칠씩 이어지는 등 얌전한 날씨가 특징이다.음양오행설은 이런 계절의 차이를 기운(氣運)으로 풀이한다. 봄은 온갖 만물이 소생하는 것처럼 발산하는 기운이 가득하고, 가을은 결실을 맺는 수렴의 기운이 세다고 한다. “봄바람 났다”는 말은 있으나 “가을바람 났다”는 말이 없는 이유다.등화가친(燈火可親)은 “등불을 가까이할 수 있다”는 뜻으로 가을을 가리키는 말이다. 고대 중국의 문인 한유(韓愈)가 독서를 권장하는 시에서 한 구절 따와 유래가 됐다고 한다.옛 우리 선비들도 가을이 오면 한여름 무더위에 흐트러진 마음을 다잡고 글 읽기에 정진했다. 특히 수확이 풍성한 가을은 마음이 안정돼 공부하기에 더없이 좋은 계절로 꼽았다.우리나라 국민의 독서율이 인터넷, 스마트폰 등의 보급으로 갈수록 저조하다. 문체부가 조사한 국민독서실태 조사(2021년 기준)에서 국민의 연간 독서율(전자책, 오디어북 포함)은 47.5%에 그쳤다. 성인 두명 중 한명은 1년간 책을 한 번도 읽지 않는다는 의미다. 읽은 사람의 연간 독서량도 9.5권에 그쳐 OECD 국가 중 최하위권이다.독서는 인간과 세상을 이해하는데 가장 좋은 방법이다. 복잡한 세상에 사리분별력을 키워주는 데도 도움이 된다. 특히 성장기 어린이의 사고발달에 매우 유익하다. 영국의 낭만파 시인 윌리엄 워즈워스는 “책은 한권 한권이 하나의 세계다”고 말했다. 가을의 길목에서 독서의 세계로 빠져보자./우정구(논설위원)

2023-09-12

수성구 프리미엄의 위력

홍석봉 대구지사장 대구 수성구는 정주여건이 좋아 ‘주민 살기 좋은 곳’ 1순위, ‘대구의 강남’으로 꼽히는 지역이다. 각종 조사에서 대구시 9개 구·군 가운데 최고로 살기 좋은 지자체로 첫 손에 오른다.그 중에서도 수성구 범어 4동과 만촌 3동(범4·만3)은 수성학군의 대명사가 됐다. 이곳에는 경신고와 대륜고, 오성고, 정화여고, 대구여고 등 명문고가 밀집해 있다.최근까지 대구의 아파트 분양은 이 지역에 집중돼 있었다. 분양가가 대구의 타 지역 보다 월등히 비쌌지만 경쟁률은 높기만 했다. 소위 학군 프리미엄 때문이다. 주택경기 불황 속에서도 수성구 아파트는 높은 인기를 구가한다.입주를 앞둔 대구 수성구의 한 아파트가 행정동 명칭을 두고 주민 갈등이 빚어졌다. 결국 의회가 개입, 수성구 중동과 수성동에 걸쳐 지어진 ‘A 아파트’의 소속 행정동 명칭을 수성동으로 결정했다. 신축 아파트가 2개 동에 걸쳐 있어 주민 요구로 특정 동을 선택한 사례는 지역에선 처음이다. 게다가 이 아파트 인근 주민들까지 같은 동으로 편입을 요구하고 나섰다.이 아파트는 부지 면적의 80%가 중동, 20%가 수성동에 걸쳐 총 303세대 6개 동 규모로 지어졌다. 아파트 전체 면적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동이 아니라 수성동으로 행정동 명칭을 지정해 줄 것을 요청했다.시행사가 ‘수성동 아파트’라고 분양 광고 해 당연히 수성동 주민이 될 줄 알았다는 주장이다.결국 집값이 문제였다. 수성동은 중동보다 대구에서 집값이 가장 비싼 범어동과 더 가깝다. 입주 후 수천 만 원의 집값 차이가 날 수도 있다. 이 아파트 인근 주민까지 수성동 편입을 요구, 파장이 일파만파다. 수성구 프리미엄의 위력이다./홍석봉(대구지사장)

2023-09-11

전술핵 공격잠수함

우정구 논설위원 북한이 전술핵 공격잠수함을 전격 공개하면서 또 한번 국제사회의 이목을 끌었다. 우리 군은 “무리한 제조로 완성도가 떨어져 정상적 운용이 어려울 것”이란 관측을 내놓았지만 북한의 핵무기가 수중의 잠수함에까지 운용될 수 있다는 것은 우리 안보에 상당한 위협이다.이번 공개된 북한의 전술핵 잠수함은 수중에서 한국 전역은 물론 주일미군기지까지 기습 핵타격도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개된 전술핵 잠수함에는 총 10개의 수직발사관이 있어 잠수함탄도미사일(SLBM)을 최대 10기까지 발사할 수 있다는 것이다.이는 한미가 기존에 구축한 미사일방어체계를 무력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충격이다. 북한은 기존에 배치된 70여척의 잠수함에도 전술핵을 탑재하고 김정은은 핵잠수함 도입까지도 호언장담하는 상황이다. 특히 북한의 핵전술잠수함 개발은 북한핵의 완성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우리의 대응에 주목이 된다. 지난 2010년 3월 백령도 앞바다에서 북한 해군잠수함의 어뢰 한 발로 우리 천안함이 폭침당하고 장병 48명이 목숨을 잃었다. 핵전술잠수함에 의한 도발이 이뤄진다고 상상한다면 끔찍하다.북한의 핵도발에 대한 한국 독자 핵무장론이 힘을 받고 있다. 국민의 71%가 핵무기 보유에 찬성하는 것으로 조사 된 바도 있어 핵에는 핵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전문가의 주장이 먹혀드는 분위기다.지난 1월 윤석열 대통령이 “북핵 문제가 심각해지면 한국이 자체 핵을 보유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비핵화 지위 및 비확산체제 지지라는 전제가 달린 주장이지만 북한의 핵위협에 우리도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는 뜻이다. 핵추진잠수함에는 핵추진잠수함으로 대응하는 우리의 준비가 필요하다./우정구(논설위원)

2023-09-10

안동에 이민청을?

우정구 논설위원 2018년부터 경북도가 야심차게 운영하고 있는 ‘화요일 공부하는 모임’인 슈퍼화공 포럼이 지난 5일 국회에서 정례 행사를 가졌다. 이날 모임 참석자들은 인구소멸 문제와 관련해 경북도의 이민정책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고 한다.이날 포럼 좌장을 맡은 경기대 김택환 교수는 “지방시대를 선도하기 위해 독일 남부 보수도시 뉘른베르크처럼 경북 안동에도 이민청을 설립하자”는 제안을 했다. 또 한국장학재단 배병일 이사장은 “도청에 이민국을 신설하고 외국인 유학생 30만명을 유치하자”는 제안도 했다. 지방소멸을 막기 위해선 사람을 모아야 하며 저출산 대책으로 소멸을 막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 그들의 설명이다.단일 민족을 표방한 한국은 이민정책에 대해 보수적이다. 그러나 인구소멸의 문제가 심각히 제기되고 최근 이민자 증가가 늘면서 다민족, 다문화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일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한 여론조사에 의하면 한국인은 이주민에 대한 배타적 시선이 조금씩 수그러들고는 있으나 외국인을 이웃으로 받아들이는 데는 아직은 소극적이라 했다.우리나라 체류 외국인이 200만명을 넘어섰고, 2030년에는 300만선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동훈 법무부장관도 “출산 장려만으로 인구절벽을 줄이기 어렵다”며 “이민정책 없이는 대한민국의 미래가 없다”고 적극적 이민정책을 표방했다.슈퍼화공 포럼은 전국에서 가장 먼저 소멸할 것으로 보이는 경북의 인구문제를 푸는데 새로운 시각의 이민제도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이다. 많은 국가들이 이민을 적극 수용, 국가발전의 동력으로 삼는 사례를 본받아야 한다는 뜻이다. 경북도의 이민정책에 변화가 올까. 기대해 본다./우정구(논설위원)

2023-09-07

재주는 곰이 부리고…

홍석봉 대구지사장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되놈이 번다’는 속담이 있다. 수고하는 사람 따로 있고 이익 보는 사람 따로 있을 때 하는 말이다.박지원이 쓴 ‘열하일기’에 곰과 호랑이 등 ‘곰 곡마단’에 대한 언급이 있다. 박지원 뿐만 아니라, 당시 청나라를 다녀온 실학자들이 곳곳에서 곰 곡마단을 구경했다는 기록이 있다. 하지만 국내에는 없는 유희단이었다. 독립신문에도 청나라 상인이 원숭이를 데리고 다니며 재주를 부리게 했다는 기사가 있다. ‘재주는 곰이 부리고….’ 속담은 대한제국 시기 들어온 청나라 사람들과 관련 있다는 것이 정설이다.한국이 양극재 수출로 번 돈 대부분이 중국으로 빠져나가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사업의 급성장에 따라 우리나라의 이차전지 양극재 수출이 급증하고 있지만 양극재 수출로 번 돈이 리튬, 전구체 등 핵심 원료를 공급하는 중국으로 상당 부분 흘러갔다. 양극재 제조용 원료 확보가 미국 IRA 대응은 물론 원가 절감을 위해서도 중요해졌다.무역협회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우리나라의 이차전지 양극재 수출액은 74억9천만 달러로 작년 동기보다 6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양극재 수출은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77.7% 성장했다. 하지만 양극재 수출이 늘수록 원료인 리튬과 전구체 수입이 늘고 수입 대부분을 중국에 의존하는 특성상 무역수지가 악화됐다. 상반기 양극재 수출로 58억1천만 달러의 흑자를 봤지만 88%인 51억 1천만 달러가 원료를 수입한 중국에 돌아갔다.원료 공급선 다변화와 원자재난에 대비하기 위해 해외 원자재 확보와 투자가 절실하다. MB정권이 추진했던 해외 원자재 확보 실패가 뼈아프다. 재주는 한국이 부리고 돈은 중국이 버는 상황이 답답하다./홍석봉(대구지사장)

2023-09-06

‘빼박’의 국민연금

우정구 논설위원 “빼도 박도 못한다”는 우리말은 일이 난처하게 되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는 의미의 관용어다. 한자 말로는 진퇴유곡 혹은 진퇴양난에 비유된다. 한때 인터넷상에는 이 말을 줄여 ‘빼박’이라 부르기도 했고, “할 수 없다”는 뜻의 영어 can’t를 붙여 ‘빼박캔트’라고도 불렀다.국민연금 개혁을 약속했던 문재인 정부는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연금개혁을 차일피일 미루다 끝내 개혁을 거부했다. 국민 눈치보기 내지 인기영합적 태도다. 누가 보더라도 고갈될 것이 뻔히 보이는데도 애써 외면했던 것이다.윤석열 정부는 “연금개혁이 인기없는 일이지만 회피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최근 보건복지부 산하 전문가 그룹이 연금개혁 시안을 내놓았다. 보험료를 더 내고 시기는 늦춘다는 것이 골자다. 2055년 예상되는 연금 고갈 시기를 최장 2093년까지 연장하는 내용이다. 현재 20세 청년이 90세가 될 때까지 연금이 소진되지 않을 것이란 확신을 심어주는 데 초점을 두었다.문제는 소득대체율에 대한 언급이 없다는 것이다. 소득대체율이 인상되지 않으면 연금소득 자체가 초라해지기 십상이고 소득대체율을 높이면 연금 보험료 인상의 효과가 상실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정부안을 두고 설왕설래가 많이 오가고 있다.그야말로 빼박도 못하는 개혁안이지만 그래도 여론은 좌고우면하지 말고 밀어붙여라고 하는 쪽이 우세하다. 복지부 산하 16명의 전문가들이 머리를 싸매고 안을 내놓았으니 지금부터라도 후퇴없이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는 뜻이다.국민의 70%가 거세게 반대한 프랑스 연금 개혁안을 강력히 밀어붙인 마크롱 대통령의 개혁의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도 좋을 것이다. /우정구(논설위원)

2023-09-05

‘마린머드’, 진주되나

홍석봉 대구지사장 진흙 속에 들어 있는 미네랄은 슈퍼박테리아, 살모넬라, 대장균 등 유해 세균으로부터 인체를 보호해 준다. 진흙 속 다양한 무기질과 미량 원소 등 영양소는 항균 작용을 도와 각종 피부질환과 물리치료에도 효과적이다. 진흙은 이렇듯 인체에 이롭다. 특히 해수와 오랜 시간 반응한 마린머드는 약리적 효능과 화장품 기능을 갖는다.경북 동해안 일대에 다량 분포한 ‘마린머드’가 뷰티산업 신소재로 떠올랐다. 유럽과 남미에서는 이미 테라피(치료) 산업용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마린머드를 활용한 뷰티 테라피 산업은 건강의 질을 중시하는 사회 분위기에 편승해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다.사해의 머드는 머드팩, 화장품, 테라피 용도로 고가에 판매되고 있다. 경제 가치만 1조 원에 달한다. 최근엔 알래스카 빙하머드도 출시됐다. 뷰티 테라피 산업분야에서 마린머드의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경북 동해안의 후포분지는 왕돌초가 퇴적물의 이동을 막고 있는 해저 지형으로 양질의 머드가 대량 부존돼 있다. 지질자원연구원 포항센터는 울진 후포 앞바다에 마린머드가 8만ha에 36억t 가량 산재한 것으로 추정한다.경북도는 최근 마린머드의 보습과 주름 개선, 항산화, 항염, 미백 등 뛰어난 효능을 확인했다. 마린머드의 화장품 원료 공정개발도 마쳤다. 효능평가와 함께 중국과 미국에 국제 뷰티산업 원료등록을 하고 한창 제품을 개발 중이다.경북도는 동해안 마린머드가 충분한 산업화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테라피와 의료제품 개발 등 국가지원 사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관광 상품 개발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보령 머드축제를 뛰어넘는 울진의 마린머드 축제를 기다린다. 진흙탕 속에 흠뻑 빠져 맘껏 뒹굴 날을…. /홍석봉(대구지사장)

2023-09-04

합계출산율 0.46명인 곳도 있다

우정구 논설위원 통계청 발표에 의하면 지난 2분기(4월∼6월)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역대 최저치인 0.70명으로 조사됐다. 작년 0.78명에서 역대 최저치를 다시 경신했다. 0.6명대가 초읽기에 들어섰다는 걱정스러운 분석이다.알려진대로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OECD 국가 중 꼴찌다. 영국 옥스퍼드대학 인구문제연구소는 일찍이 한국의 출산율 추이를 두고 지구상에서 가장 먼저 사라질 국가로 꼽았고, 그 시기가 2750년이라 했다.1970년대 우리나라 한해 출생아 수는 100만명이었다. 이것이 50년후(2020년)에 와서는 30만명 아래로 곤두박질쳤고 작년에는 24만9천명까지 떨어졌다. 최악의 출생율이다.합계출산율은 한 여성(15세∼49세)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아이의 수다. 국가별 출산율 비교나 한 사회의 인구수 변화를 예측하는 중요한 자료다.이번 조사에서 대구는 전국 평균치에 못미치는 0.67명으로 나타났다. 시도별로 서울(0.53명), 부산(0.66명) 다음으로 전국에서 세 번째로 낮았다. 또 전국 구군별로는 대구 서구가 0.46명으로 전국 두 번째로 낮았고 대구 남구는 0.49명으로 전국 하위 8위를 기록했다. 가장 낮은 합계출산율을 보인 곳은 서울 관악구(0.42명)다.기초자치 단위별로 볼 때 상당수 지역은 이미 인구소멸이 시작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설상가상으로 우리나라 청년층의 결혼인식이 매우 부정적이라는 사실이다. 최근 통계청의 청년의식 조사에서 결혼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는 비율이 36%에 그쳤다. 특히 여성의 65%는 결혼을 해도 자녀를 둘 필요가 없다고 대답했다. 한국의 인구 재앙은 이제 시간문제가 됐다./우정구(논설위원)

2023-09-03

가을 전어

우정구 논설위원 봄에는 도다리 가을에는 전어라는 말이 있다. 제철에 먹는 음식이 맛도 있고 영양도 좋다는 뜻이다.청어과에 속하는 전어는 몸길이가 15∼31㎝ 크기로 동아시아 연안에 주로 분포하고 있다. 볼록한 배와 가로로 갈려져 나온 등지느러미가 특징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서남해안에서 많이 잡히며 주로 회, 구이, 찜, 젓갈 등으로 해먹고 있다. 전라도 지방에서는 전어를 깍두기와 함께 담궈 먹는 전어깍두기도 있다.조선시대 학자 서유구가 쓴 ‘임원경제지’에는 전어를 두고 신분에 상관없이 모든 사람이 좋아한 고기라 설명하고 제철 가격이 한 마리당 비단 한필과 맞먹는다고 했다. 또 맛이 뛰어나기 때문에 사람들이 돈에 상관없이 전어를 찾는다 하여 돈 전(錢)과 고기 어(魚)를 써 전어(錢魚)로 불렸다고 한다.전어는 계절적으로 가을 전어를 최고로 친다. 몸에 기름기가 많이 올라 영양도 풍부하기 때문이다.“가을 전어에 참깨가 서말 있다”는 말과 “가을 전어 굽는 냄새에 집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는 말은 가을철 전어의 맛이 최고라는 것이다. 겨울을 나기 위해 가을부터 몸속에 지방을 축적한 전어는 이때쯤 지방함유량이 평소의 3배에 달한다.해마다 한 더위가 꺾인 8월말 쯤 전국 곳곳에서 전어축제가 열린다. 올해도 삼천포, 광양, 마산, 사천, 하동 등지에서 전어축제가 열렸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로 소비가 움츠러들 것을 걱정했으나 예상밖으로 많은 인파가 몰려 축제를 무사히 마쳤다고 한다.오염수 파동 속에 기대 이상으로 축제를 잘 마친 상인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오염수 논란이 쉽게 끝날 것 같지 않아 마음 한쪽은 여전히 불편감에 휩싸여 있다. /우정구(논설위원)

2023-08-31

대구치맥페스티벌의 진화

홍석봉 대구지사장 30일부터 9월 3일까지 대구 두류공원에서 열리는 ‘2023 대구치맥페스티벌’이 대구를 치맥열풍 속에 몰아넣고 있다. 매년 7월 중순, 무더위 속에 열리던 축제가 두류운동장 공사 때문에 올해는 40일 가량 늦춰졌다.대구치맥페스티벌은 치킨과 맥주를 함께 즐기는 치맥문화를 세계에 알리고, 치킨산업 발전을 목적으로 2013년 처음 열렸다. 햇수로 11년째다. 2020년과 2021년엔 코로나로 중단됐다가 지난해부터 다시 열리고 있다.대구치맥페스티벌은 첫해부터 이목이 집중됐다. 무더위로 소문난 대구에서 치맥페스티벌을 연다는 소식에 치킨과 맥주를 사랑하는 젊은이들의 관심을 자극했다. 참여 열기가 뜨거웠다. 27만 명이 현장을 찾았다. 기대 이상의 성공이었다. 어느덧 외국인 등 관람객 100만 명이 넘는 한국 대표 축제로 자리잡았다. 때마침 일기 시작한 치맥 열풍에 편승, 단박에 전국 축제로 등극했다.대구는 ‘치킨 성지’로 불린다. 교촌치킨, 땅땅치킨, 별별치킨, 종국이두마리치킨, 호식이두마리치킨 등 대구에서 출발한 유명 브랜드가 많다. 치킨 문화의 산실이자 원조다. 여기에 평화시장 닭똥집 골목 등 치킨 관련 외식산업과 폭염이 축제 성공을 이끌었다. 여름밤 치킨과 함께 마시는 맥주는 궁합이 절묘하게 맞았다. 2015년부터는 대구치맥산업협회를 발족, 전문화를 꾀했다. 해를 거듭할수록 축제현장 생맥주 판매, 축제 캐릭터 개발, 이색 식음공간, 치맥비치존 운영 등 다양한 즐길거리가 마련됐다. 올해는 체험·몰입형 킬러 콘텐츠가 곳곳에 배치, 세련미를 더했다. 치맥은 단순한 음주문화에서 벗어나 네트워크 문화의 중심이 됐다. 대구가 선도하는 치킨 문화의 진화는 계속된다./홍석봉(대구지사장)

2023-08-30

스파이더 부츠

우정구 논설위원 지뢰는 일정구역 땅에 파묻어 놓고 그곳을 지나는 사람이나 대상물을 살상 또는 파괴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무기다. 폭발하는 지뢰가 처음 만들어진 것은 15세기 중국에서다. 이후 제1차 세계대전 때 보편화됐고 제2차 세계대전 때는 대전차 무기로까지 활용도가 더 커졌다.지금의 지뢰처럼 폭발력이 강하지는 않으나 적군이 밟으면 피해를 입는 무기는 고대시대부터 있었다. 로마시대에 사용된 릴리아는 땅에 깔대기 모양의 구멍을 파고 그 가운데 날카로운 말뚝 하나를 박아둔 무기였다. 중국 전국시대에도 마름쇠, 귀전이란 이름으로 유사한 무기가 개발됐다고 한다. 우리나라 조선시대에도 파진포라는 지뢰가 있었다. 가마솥 크기만한 대형지뢰로 땅에 묻어두고 적이 건드리면 폭발하는 당시로서는 대단한 위력의 무기였다.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가장 위험하고 곤혹스런 문제로 지뢰를 손꼽는다. 전쟁 후 러시아가 매설한 지뢰밭 규모가 25만㎢에 달한다.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지뢰지대로 생긴 것이다.최근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따르면 작년 러시아 침공 후 지뢰로 팔다리가 절단된 우크라이나군 수가 최대 5만명에 달한다고 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지뢰 제거작업에 풍부한 경험과 기술 등을 가진 한국의 지원을 수차례 요청한 바도 있다.스파이더 부츠는 우크라이나군이 지뢰 폭발로부터 자국군을 보호하기 위해 고안한 신발이다. 신발 밑창에 다리 4개를 달아 군인의 발이 지면에 직접 닿지 않도록 했다. 이 신발을 착용하면 발이나 다리가 절단되는 치명상은 피할 수 있다. 다만 한 켤레 비용(한화 53만원)이 너무 비싸 모금운동을 벌인다고 한다. 전쟁의 아픔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우정구(논설위원)

2023-08-29

‘김영란 법’과 경기(景氣)

홍석봉 대구지사장 국민권익위원회는 최근 추석(9월 29일)을 앞두고 농수산물·농수산가공품 등 선물 가액 범위를 조정하는 내용의 속칭 ‘김영란 법(청탁금지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선물 상한액 인상이 목적이다. 불경기로 어려움을 겪는 농·축·수산업계와 문화·예술계 등의 피해 상황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했다.개정안에 따라 농수산물과 가공품의 선물 상한액을 평상시 10만원(설날·추석 20만원)을 15만원(설날·추석 30만원)으로 상향했다. 선물기간은 설날과 추석 전 24일부터 설날과 추석 후 5일까지다. 다음 달 5일부터 10월 4일까지 추석 선물 상한액 적용이 가능하다.올해 시행 7년 차인 ‘김영란 법’은 그간 우리 사회의 부정청탁, 금품수수와 같은 불공정 관행을 대폭 개선했다. 청렴 선진국으로 발돋움하는데 크게 이바지했다.농축수산업계 등 관련 단체들은 농촌에서 농업 생산비 증가와 자연재해에 따른 작황 부진 등으로 어려움이 가중돼 왔다며 상한액 인상을 주장해왔다. 경기가 나빠졌기 때문에 선물 가액을 올려야 한다는 얘기다. 식사가액 3만 원은 그대로 두었다. 이처럼 김영란 법은 긍정적인 측면 외에도 사회·경제 현실 상황을 따라가지 못하는 규제 덕분에 민생 활력을 저하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작잖다. 축산 분야 생산자들은 인상 폭이 물가 상승률 등을 따르지 못해 기대 밖이라는 반응이다. 실효성에 의문표를 단다.현실과 맞지 않는 가액 기준과 인상 폭, 적용 대상 등을 이유로 해당 법률을 전면 재고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하지만, 칼자루를 쥔 정치권은 역풍을 우려, 묵묵부답이다. 부정부패 척결과 경기의 상관관계에 고개가 갸웃한다. 법은 현실과 부합해야 하는 것이 원칙이긴 하지만 말이다./홍석봉(대구지사장)

2023-08-28

일주문(一柱門)

우정구 논설위원 산중의 사찰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만나는 문이 있다. 일주문(一柱門)이다. 불교의 철학을 담아 기둥을 한 줄로 세웠기 때문에 일주문이라 부른다.네 기둥을 세우고 그 위에 지붕을 덮어 얹는 것이 보통의 건축 양식이나 일주문은 일직선상에 있는 두 기둥 위에 지붕을 얹는 독특한 양식을 취한다.일주문의 백미로 부산 동래 범어사 일주문을 손꼽는다. 2006년 국내 최초로 국가지정 문화재인 보물로 지정된 일주문이다. 높은 화강암의 주춧돌 위에 건물을 앉혀놓은 상체 비만형 건축물이다. 불안하기 짝이 없지만 산과 계곡의 바람과 태풍에도 끄덕이 없다. 한국 불교건축이 가진 독특한 기술 덕분이다.사찰의 일주문이 모두 이처럼 특이한 것은 나름의 이유가 있다. 먼저 한줄로 기둥을 세운 것은 일심(一心)을 의미한다. 세속의 번뇌를 불법의 청량심으로 말끔히 씻고 일심으로 진리의 세계로 향하라는 뜻이다.일주문부터는 부처님의 세계다. 비록 담벼락은 없으나 부처님 세계와 중생이 사는 사바세계와 구분되는 문이다. 이곳을 통과한 모든 사람은 지금부터 경건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불교 문화유산 지정이 그동안 사찰의 주요 불전 위주로 진행되면서 상대적으로 문화역사적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던 일주문이 무더기로 보물로 승격된다.문화재청은 올해 전국 50여 개 사찰 일주문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인 끝에 대구 달성 용연사, 합천 해인사 등 6곳의 일주문을 보물로 지정키로 했다. 작년 대구 동화사 등 전국 4개의 일주문이 보물로 지정된 데 이은 추가 지정이다. 일주문의 가치가 늦게나마 제대로 평가를 받아 다행이다./우정구(논설위원)

2023-08-27

옛명성 찾아 나선 동성로

우정구 논설위원 1960년대부터 대구 동성로는 서울의 명동처럼 젊은이가 몰려드는 거리로 전국적으로 소문난 곳이다. 대구를 방문하는 외지 관광객들도 쇼핑코스로 반드시 동성로를 찾을 정도였다.40년 이상 명실공히 대구의 일등 상권으로 군림했고, 대구시민에게는 ‘시내’로 통하던 최대 번화가다. 남쪽으로는 반월당, 서쪽은 중앙대로와 종로, 북쪽은 대구역, 동쪽은 공평동일대까지 상권이 뻗혀 있어 규모면에서도 이만한 번화가는 전국적으로 드물다. 주말에는 수십만명의 인파가 몰려 활기와 젊음이 넘쳐나던 대구의 명물이다.그러나 2000년 이후 부도심 중심으로 새로운 상권이 형성되면서 동성로는 서서히 쇠퇴의 길로 접어들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유동인구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빈 점포가 늘어나는 등 눈에 띄게 상권이 위축됐다. 동성로 상권의 대표주자로 알려진 대구백화점도 그 사이 문을 닫고 말았다.대구시가 침체된 동성로 도심 상권을 살리기 위해 동성로 르네상스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한다. 관광특구 지정과 청년문화 부흥, 도심공간 구조개편 등 획기적인 변화를 통해 동성로의 옛 명성을 찾아 보겠다는 계획이다. 지난 4월 홍준표 대구시장이 동성로를 직접 방문하고 “동성로 상권이 살아야 대구 전체가 산다”고 말하고 “동성로를 서울 홍대거리처럼 활기 넘치는 거리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 데 대한 시의 후속조치로 보여진다.동성로는 대구를 상징하는 오랜 전통의 중심 번화가다. 홍 시장의 말처럼 동성로의 부흥은 곧 대구 상권의 부흥으로 보아도 무방하다. 동성로 명예 회복을 위한 대구시의 야심찬 계획이 성공한다면 대구시민들도 크게 환영할 것이다. 대구시의 분발을 촉구한다./우정구(논설위원)

2023-08-24

보신탕의 종언(終焉)

홍석봉 대구지사장 개를 먹는 민족은 한국인뿐만이 아니다. 중국이나 마야의 기록에도 남아있다. 프랑스도 1910년대 개고기집 사진으로 미뤄 개를 식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극지 탐험가들도 극한 상황에선 썰매를 끄는 개를 잡아먹었다. 홍콩, 대만, 필리핀, 태국, 싱가포르 등은 얼마 전 개 식용을 금지했다. 현재 식용 목적으로 개를 집단 사육하는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개고기는 조선시대 평민들이 즐겨 먹던 고기다. 푸줏간에서 개고기를 함께 팔았다. 정조 대왕도 보신탕을 즐겼다. 먹을 것이 귀했던 전쟁 때는 중요한 양식이 됐다. 여름철 더위로 체력소모가 많은 계절에는 쉽게 구할 수 있는 단백질원이기도 했다. 특히 복날에는 삼계탕과 함께 가장 인기 있는 음식이었다. 몸을 보신해 준다고 해서 ‘보신탕’이라고 이름 붙여졌고 여름철 보양 음식의 상징이 됐다.우리의 오랜 보신탕 문화가 운명의 순간을 맞고 있다. 외국에도 우리네 보신탕 문화를 미개인 취급하며 비난의 대상이 된 지 오래다. 대구 칠성시장에는 국내 유일하게 남아 있는 개시장이 있다. 얼마 전 동물보호단체 ‘캣치독팀’이 칠성시장 개시장과 함께 전국 약 2천개 보신탕 업소를 고발하겠다며 행동에 나서 주목받았다. 비위생적이고 잔혹한 도축과정이 동물학대와 동물권리 유린행위로 낙인찍혔다. 폐쇄를 촉구했다.국회도 개 식용문화 종식에 동참했다. 여야 국회의원 44명은 22일 개 식용 종식 촉구 결의안을 발의했다. 연내 관련 입법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반려동물 인구 증가와 함께 동물복지에 대한 국민인식 변화로 보신탕은 사라질 운명에 놓였다. 보신탕 애호가들은 설 자리를 잃게 됐다. 세태변화를 어떻게 할 수 있겠나. 여름이 지나가고 있다./홍석봉(대구지사장)

2023-08-23

덩샤오핑을 떠올리게 한 중국경제

우정구 논설위원 덩샤오핑은 오늘날 중국 경제가 세계 2위 대국으로 올라서게 한 원동력이 된 인물이다. 1978년 그가 펼친 개혁·개방 정책으로 중국은 40여 년간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룩했다.덩샤오핑의 어록 중 하나다. “창문을 열면 시원한 바람도 들어오지만 파리, 모기도 들어오는 법”이라 했다. 중국이 심천 등을 경제특구로 개방하자 곳곳에서 음란퇴폐 문화가 동시에 번져나갔다. 이에 일부 비판론자들이 덩샤오핑의 개방정책으로 자본주의의 쓰레기 문화가 유입된 탓이라고 비난하자 이에 그가 응답한 대답이다.1979년 미국 방문을 마치고 돌아온 그는 흑묘백묘론을 주장했다. “고양이가 쥐만 잘 잡으면 되듯이 자본주의든 공사주의든 상관없이 중국 인민을 잘살게 하는 것이 제일”이라는 뜻이다. 그의 개방 경제정책을 가장 간명하게 표현한 말로 유명하다.중국경제가 40여 년만에 위기에 봉착했다. 덩샤오핑 이후 줄곧 성장하던 중국경제가 올들어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상승) 우려가 고조된 상황에서 부동산발 신용위기까지 겹치자 경기침체를 넘어 위기론이 팽배하고 있다는 것이다.중국의 최대 부동산개발 회사인 비구이위안이 부도위기에 몰리면서 부동산업계의 도미노 부도위기가 확산되고, 금융권으로 부실이 옮겨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중국의 경제위기에는 시진핑의 장기 집권의 부작용 등 여러 이유가 거론되나 중국과 거래가 많은 한국에도 좋지 않은 영향이 미칠 것이 우려된다. 중국 단체관광객의 한국 관광이 허용됐지만 경제위기 속에 주머니 사정이 나빠진 유커들의 소비가 움츠러들 가능성도 높다. 실사구시를 추구한 덩샤오핑이 생각나는 요즘이다./우정구(논설위원)

2023-08-22

향기산업이 뜬다

홍석봉 대구지사장 향료를 조합, 가공해 향수를 만들고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향기산업이 뜨고 있다.향기산업이 치유와 힐링의 영역에서 마케팅 수단으로 확대되고 이종 산업간 융·복합을 통해 환경·식음료 등 영역을 다양하게 넓혀가고 있다.향기산업은 국내 시장 규모만 2025년 1조 원 이상으로 예상된다.향기산업과 AI(인공지능), IoT (사물인터넷) 등 다양한 디지털 기술이 융합된 센테크(Scent-tech)의 발달과 함께 시장 규모와 영역이 확장되는 추세다.센테크(Scent-tech)는 향기의 단순 조절을 넘어 전송·수신·감지 및 조합·분석하는 기술을 말한다. 새로운 향료 발굴, 개인별 선호 향기 분사와 악취 제거, 시청각 자료에 향기를 입히는 색다른 경험을 맛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최근에는 ‘원하는 공간’에 ‘원하는 향’을 ‘원하는 때’에 ‘원하는 농도’로 사용하는 향기 조절 장치 및 발향 기기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센테크는 멀미 완화 및 수면 무호흡증 치료, 환자의 호흡을 탐지해 암을 진단하는 등 의료 분야로까지 보폭을 확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수요가 무궁무진할 전망이다.이스라엘의 한 업체는 향기를 활용한 수면 장애치료 디지털 기기를 개발 중이다. 미국의 한 대학은 전자 코를 활용해 암을 발견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이 ‘향기산업 전문가양성과정’을 만들어 교육생을 모집, 관심을 끈다. 지역의 향기산업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지역 산업 활성화에도 도움을 주고자 마련됐다. 프랑스의 향기산업 교육과정을 벤치마킹해 향기 마케팅, 향인지 관련 뇌과학 기초 과정 등으로 진행된다. 향기산업이 지역의 새로운 미래 산업의 하나가 되었으면 한다./홍석봉(대구지사장)

2023-08-21

할랄식품

우정구 논설위원 할랄식품은 이슬람 율법에서 허용된 식품을 말한다. 이슬람의 음식문화는 허용된 것을 할람, 금지된 것을 하람으로 규정하고 있다. 코란에서는 죽은고기와 피와 돼지고기와 하느님의 이름으로 잡지 않은 고기는 금하고 있다. 곡물, 과일, 채소, 해산물에 대해서는 특별한 규정을 두지 않으나 육류는 엄격한 규정을 두어 이슬람식 도축법에 따른 것에 한해 식용을 허용하고 있다.이슬람식 도축법인 이른바 다비하(Dhabihah)는 단칼에 정맥을 끊는 도축 방식이다. 동물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한 인도적 도축법에서 고안한 것이라 한다.할랄식품은 무슬림 인구의 증가에 힘입어 세계 식품시장에서 26%의 시장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증가율도 가팔라 세계 식품시장 연평균 증가율 2∼3%보다 3배가량 높다. 우리나라도 지난 5월 무슬림이 먹을 수 있도록 할랄인증을 받은 한우를 처음으로 해외시장에 수출했다. 이에 앞서 정부는 국내 할랄전용 도축장도 만들었다.우리나라에는 2020년 기준 무슬림국가 출신 재한 외국인을 포함해 26만명 정도의 무슬림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 이태원은 한국 내 무슬림의 중심지 역할을 한다. 그러나 이슬람 문화가 한국에서는 아직은 낯설은 감이 없지 않다.세계적으로 보면 최근 많은 나라들이 할랄시장 진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인구의 95%가 불교신자인 태국도 할랄식품의 수출산업 육성에 정부가 직접 나서고 있다. 대구시가 올해를 할랄시장 활성화 원년으로 삼고 지역기업의 할랄시장 진출을 적극 돕겠다고 했다. 이슬람 사원 건립을 둘러싼 갈등 등 아직은 낯선 이슬람문화가 이번을 계기로 대구에서 새로운 전기를 맞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우정구(논설위원)

2023-08-20

무궁화 찾아보기

우정구 논설위원 역사적으로 볼 때 무궁화는 우리 민족과 오랜 세월을 함께 해온 꽃이다. 중국 지리지 산해경에는 “군자의 나라에 아침에 피고 저녁에 지는 훈화초가 있다”는 기록으로 보아 고조선 시대부터 한반도 전역에 걸쳐 분포했던 꽃으로 짐작이 된다.특히 고대시대는 신성시되는 식물로 여겨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신전 주변에 많이 심었다고 전해진다. 조선시대 장원급제자 머리에 꽂아주는 꽃도 무궁화다. 또 혼례때 입는 활옷에도 무궁화를 수놓았다고 한다.일제 강점기에는 독립운동의 표상으로 백성들은 무궁화를 사랑했고, 무궁화에 대한 사랑이 곧 애국애족의 정신이라 생각했다. 일본은 무궁화가 한국 민족의 상징적 꽃이라는 것을 알고 전국적으로 무궁화 꽃을 뽑아 불태워 버리기도 했다.그래서 광복절만 되면 매스컴에서는 무궁화꽃 이야기가 많이 등장한다. 무궁화는 7월부터 10월까지가 개화기다. 여름부터 가을까지 매일 새롭게 꽃이 피고 진다. 보통 한그루에서 2천∼3천개의 꽃송이를 피우고 진다. 꽃말은 일편단심 혹은 영원 등으로 불린다. 매일 꽃이 피고 지니까 불굴의 상징으로도 통한다. 우리 민족의 인내와 끈기에 비유되기도 한다.무궁화는 공식적으로 우리나라 국화(國花)는 아니다. 그러나 애국가 후렴에 등장할 정도로 대표적 꽃이어서 관습적으로 국가나 국민이 국화로 여기고 있다.지난 8월 8일은 무궁화의 날이다. 2007년부터 대한민국 나라 꽃 무궁화를 기념하기 위해 민간단체 주도로 제정한 날이다. 봄철에 피는 벚꽃만큼 쉽게 만나지는 못하나 광복의 달을 맞이하여 애국애족의 꽃 무궁화 명승지를 한번 찾아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우정구(논설위원)

2023-0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