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봉 대구지사장 태교 여행이 신혼부부 등에게 새 여행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임산부와 가족이 임신 스트레스를 떨쳐버리고 앞으로 맞닥뜨리게 될 육아에 대한 마음의 준비를 하기 위한 것이다.세종대왕자 태실이 있는 경북 성주군이 인기 태교 여행지로 떠올랐다. 성주군이 세종대왕자 태실이라는 빼어난 관광 자원을 활용, 지역 특화 프로그램을 개발해 임산부 가족들의 발길을 끌어모으고 있는 것이다.성주군은 지난 15, 16일 임산부 가족을 위한 ‘태실의 고장 성주, 미션 태교 여행’ 행사를 진행했다.국가 지정 사적(史跡)인 성주 세종대왕자 태실이 주 무대다. 올해 4년째 맞는 행사로 문화재청과 성주군이 주최했다. 자녀를 데리고 온 임산부 가족과 신혼부부들이 참여, 의미 있는 여행을 했다.행사는 선석사 태실 법당에서의 ‘산책 태교’, 태교음악 들으며 임산부에게 좋은 참외 성분 찾기, 성밖숲 산책, 오감을 만족시키는 예비맘 태교 맘마파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이어졌다. 그 중에도 세종대왕자 태실 산책 코스는 임산부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고 한다.성주 세종대왕자 태실은 성주군 월항면 선석산의 태봉 정상에 있다. 세종의 열여덟 왕자와 단종의 태실 등 19기가 집단 배치돼 있다. 국내에서 왕자 태실이 완전한 모습으로 군집을 이룬 유일한 곳이다. 왕실의 태실 조성방식의 변화 양상을 볼 수 있는 중요한 유적으로 평가된다.성주군은 이참에 성주를 국내 태교 여행의 성지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태교 여행은 임산부들이 문화재를 관람하고 심리적 안정과 치유의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성주군은 관광객과 성주 참외 판매 등 농가 소득 증대로 연결해 ‘꿩 먹고 알 먹기’ 사업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할 터이다. /홍석봉(대구지사장)
2023-04-19
우정구 논설위원 올 1월 중국국가통계국은 2022년말 기준으로 중국의 인구는 14억1천175만명으로 전년보다 85만명이 줄었다고 발표했다. 1961년 대기근으로 인구가 감소한 이후 중국에서 61년만에 처음으로 인구가 준 것이 공식 확인됐다.인도가 중국인구를 추월할 것이란 예상은 이미 작년부터 국제기구 여러 곳에서 전망치가 나왔다. 중국의 출산율이 1.15명으로 뚝 떨어지면서 빠르면 2023년에는 인도가 중국의 인구를 앞지를 것이란 보고가 쏟아졌다. 지난 4월 15일 미국의 경제종합 미디어그룹인 마켓워치는 인도인구가 중국인구를 추월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유엔의 인구 자료를 기초로 두 나라의 하루 인구변화를 적용해 이같이 추론했다.워싱턴 포스트도 유엔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인도인구가 중국을 제쳤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이 인구수로 세계 1위 자리를 놓친 건 1750년 이후 273년만에 처음이라 했다. 1990년만해도 중국인구가 인도보다 약 2억8천만명이 더 많았다. 32년이 지난 2022년 두 나라의 인구 격차는 900만명으로 좁혀졌다. 한 자녀 정책을 펼치던 중국이 다자녀장려 정책으로 전환하고 나섰지만 이제 세계인구 1위 자리를 내놓아야 할 판이다.세계에서 가장 빠른 인구 증가율을 보인 인도 경제에 대한 세계의 관심 또한 집중되고 있다. 인구는 생산과 소비 등 경제성장과 직결되면서 인도의 성장이 폭발적으로 늘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미국, 중국에 이어 GDP 세계 3위국 부상 관측도 나온다.2030년 인도의 30세 미만 소비자가 3억5천만명으로 세계시장의 5분의 1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은 충격적이다. 인구가 가져올 폭발적 경제력을 우리는 부러워 할 뿐이다. /우정구(논설위원)
2023-04-18
홍석봉 대구지사장 넓은 백사장과 울창한 소나무 숲이 어우러진 포항 송도해수욕장은 동해안을 대표하는 피서지였다. 일제강점기인 1931년 개장, 해마다 여름철이면 수 십만 명의 피서객들이 찾는 명소였다. 1980년대 까지도 그 명성을 이어갔다.하지만 1968년 포항 철강산업단지가 들어서면서부터 수질이 오염되기 시작했다. 해양환경이 변했다. 태풍으로 인한 모래 유실이 가속화되면서 백사장이 점차 황폐해졌다. 2000년대 들어선 사실상 해수욕장의 기능을 상실했다. 많을 때는 12만 명의 방문객이 찾았던 해수욕장이 결국 2007년 문을 닫고 말았다.추억만 남긴 채 그렇게 기억에서 멀어져간 송도해수욕장이 다시 문을 연다고 한다. 폐장 16년 만인 올여름 재개장을 목표로 준비작업이 한창이다.송도해수욕장의 옛 명성을 되찾기 위해 포항시는 2012년부터 294억원을 들여 백사장 복원 공사를 벌였다. 그 결과, 백사장 모래 품질과 수질 등이 지정 요건을 갖춰 해수욕장을 재개장할 수 있게 된 것이다.주민들은 백사장이 되살아나고 해수욕장이 재개장하면 주변에 새로 조성된 운하와 솔밭 등이 한데 어울려 송도의 옛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을 염원하고 있다.대형 프랜차이즈 커피숍 입점도 희소식이다. 주민들은 이미 유명 커피숍과 카페 등이 즐비하게 들어서 일대에 조성된 카페문화거리의 분위기가 더욱 풍성해질 것을 기대한다. 이곳에 자리잡은 카페들은 매장에서 동해 바다와 울창한 소나무 숲, 포스코의 야경을 파노라마처럼 감상할 수 있다. 게다가 젊은층 사이에 카페문화거리에서 커피를 마시며 ‘인생샷’을 찍는 문화가 유행이라고 한다. 또다른 매력 포인트가 될 것 같다. 송도해수욕장의 재탄생이 기다려진다./홍석봉(대구지사장)
2023-04-17
우정구 논설위원 사람들이 하는 말을 상황에 따라 우리는 여럿 말로 표현한다. 쓴소리, 단소리, 군소리, 헛소리, 볼멘소리 등등 아주 많다. 그 중 쓴소리는 나쁜 의미로 사용되는 단어가 아니다. 국어사전에도 “듣기에는 거슬리나 도움이 되는 말”로 설명한다.반대로 단소리는 듣기 좋은 말이다. 하지 않아도 좋을 쓸데없는 말을 두고 우리는 군소리라 부른다.우리 속담에 듣기 싫은 소리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 하나 있다. “익모초 같은 소리”다. 익모초(益母草)는 한자말로 어머니에게 이로운 풀인데, 산전산후 질병치료에 좋은 풀로 전해져 있다. 그럼에도 이 풀이 듣기 싫은 소리에 비유된 것은 지독히 쓴맛 때문이라 한다.중국 고사에 양약고구(良藥苦口) 충언역이(忠言逆耳)라는 말이 있다. “좋은 약은 입에 쓰나 병에 이롭고, 충언은 귀에 거슬리나 행동에 이롭다”는 뜻이다.진시황제가 죽고 난 후 궁궐을 점령한 유방이 금은 보화와 꽃같은 궁녀가 셀 수 없이 많자 그곳에 머물 것을 생각하다 부하 장수의 충언에 깨달음을 얻어 다시 전쟁터로 되돌아갔다는 일화가 있다.쓴소리는 듣기가 거북하지만 잘 새겨듣고 깨달음을 얻으면 오히려 도움이 된다. 홍준표 대구시장의 잦은 정치발언과 당내 비판에 국민의힘이 당 상임고문직을 해촉해 그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홍 시장은 “그렇다고 잘못되어 가는 당을 방치하고 그냥 두겠냐”며 반발을 했다.내 듣고 싶은 소리만 듣는 것은 대의정치가 아니다. 민주주의는 다양한 목소리를 모아 하나로 모아가는 과정이다. 쓴소리, 단소리 심지어 별별소리까지 다 들어야 한다. 그 속에 민의가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쓴소리도 듣는 포용력 있는 정치를 보여야 한다./우정구(논설위원)
2023-04-16
우정구 논설위원 도청은 몰래 엿듣는다는 뜻이다. 통신비밀보호법에는 공개되지 않은 타인간의 대화를 청취하거나 녹음하는 행위로 규정한다. 수사기관이 법적 근거를 가지고 합법적으로 대화를 엿듣는 것은 감청(監聽)이다.도청과 관련해 가장 큰 파문을 일으킨 역사적 사건은 1972년 발생한 미국의 워터게이트 정치스캔들이다. 당시 공화당 출신의 닉슨 대통령이 비밀공작단을 시켜 워터게이트 빌딩 안에 있는 민주당 전국위원회 본부에 도청 장치를 설치하려다 발각된 사건이다. 이 사건은 현직 대통령이 사임하는 사태로 커진다. 닉슨은 임기를 다채우지 못하고 물러난 최초의 미국 대통령이 됐다. 이 사건이 알려지면서 각종 비리와 연루된 사건에는 으레 게이트라는 접미어가 붙게 된다.이 사건은 워싱턴 포스트의 두 기자의 끈질긴 활약으로 세상에 전모가 공개되는데, 당시 두 기자는 오로지 이 사건에만 매달려 취재해 끝내 대통령의 퇴진을 이끌어 낸다.정보통신의 발달로 도청은 이제 일반인뿐 아니라 국가기관간에도 치열한 전쟁거리가 됐다. 영화에서 흔히 보는 만년필, 구두밑창, 손목시계, TV스피커 등에 설치된 기상천외한 장비들이 실제로 시중에 유통돼 개인 사생활 보호가 어려운 세상이 됐다. 심지어 레이저 발사를 통해 맞은편 빌딩에서 진행하는 회의 내용도 도청할 수 있다 하니 도청기술 첨단화가 놀라울 뿐이다.미국 정보기관의 우리나라 대통령실 도청 의혹과 관련한 논란이 시끄럽다. 국가간 정보전쟁의 한 단면으로 짐작되나 우리 정부의 모호한 태도가 오히려 더 궁색해 보인다. 국익에 배치된다면 선을 긋고 해명하는 게 옳다. 첨단화하는 도청기술에 국가나 국민 모두가 노출된 세상이 된 것 같아 두렵다. /우정구(논설위원)
2023-04-13
홍석봉 대구지사장 “거짓말 좀 보태서 소가 사람 수보다 더 많다”지난 11일 선거제도 개편을 논의하는 국회 전원위원회에서 국민의힘 김형동(안동·예천) 의원이 한 말이다. 인구소멸 위기의 경북 북부지역의 현실을 상징적으로 표현했다. 그는 현재 인구수 기준의 선거구를 지역 대표성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선거구제 개편에 힘을 모아달라고 했다.경북 북부 안동·예천·영주·봉화·상주·문경 지역의 의원 수는 11대 국회(당시 1선거구당 2석의 중선거구제) 때 10명에서 현재 4명으로 줄었다. 경북 북부 11개 시군의 면적은 1만786㎢다. 7천433㎢의 충북보다 훨씬 크다. 그런데도 충북은 국회의원이 8명이다.현행 선거제도를 유지할 경우 22대 총선의 수도권 의석수는 253석의 지역구 의석 중 128석으로 과반을 넘게 된다. 1981년 11대 국회 당시 서울·경기 국회의원 숫자는 52명에서 2020년 21대 때 121명으로 2배 넘게 늘었다. 11대 때 대구·경북 국회의원 숫자는 26명이었다. 21대 때는 25명으로 1명 줄었다.선거구 획정 시 지방 소멸을 고려, 지역구 면적 기준의 상한을 두거나 인구 편차 기준을 완화하는 등 지역 대표성을 반영하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인구수 기준에서 벗어나 지역 면적과 생활권 요소를 선거법에 반영해야 한다.19년 만에 국회 전원위원회가 열렸다. 각종 안이 쏟아지고 있다. 이번 전원위에서 21대 총선 당시 ‘위성정당’ 논란을 초래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손봐야 한다. 이와 함께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한 요소를 선거법 개정에 반드시 포함시켜야 한다. 여야 간, 의원 간에도 이해관계가 얽혀 결론 도출이 쉽지는 않겠지만 말 잔치로 끝나서는 안 된다. /홍석봉(대구지사장)
2023-04-12
우정구 논설위원 세계보건기구(WHO)는 ‘원숭이 두창(MONKEY POX)’이란 병명을 지난해 11월 엠폭스(MPOX)로 변경해 부르기로 했다.특정 문화 및 지역과 관련해 감염자에 대한 차별과 낙인이 생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우리 질병관리청도 이에 대응해 한국어 표기를 ‘원숭이 두창’이 아닌 엠폭스로 사용할 것을 의료기관 등에 권고했다.엠폭스는 중서부 아프리카 열대수림에서 서식하는 원숭이 사이에서 전파되는 바이러스성 질환이다. 특정 지역의 토착병으로 시작했으나 지금은 전세계로 퍼져 있다. 세계적으로 근절된 것으로 알려진 천연두와 비슷한 증상을 보인다. 이 질병에 감염된 동물과 접촉한 사람도 감염되는 인수공통 전염병이다.2022년에서 2023년 4월4일까지 전세계 110국에서 8만6천여 명의 엠폭스 환자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돼 있다. 사망자도 112명이나 된다. 우리나라도 지난해 6월 첫 환자 확인후 6명의 엠폭스 환자가 발생했다. 특히 국내 6번째 환자는 최근 3개월 이내 해외여행 경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국내에서의 지역사회 감염도 우려된다고 한다.코로나 팬데믹이 마무리 단계에 들면서 해외여행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해외여행을 통한 엠폭스 전염에 대한 경고도 나왔다. 특히 일본과 대만에서 엠폭스 환자가 늘고 있어 해외 여행객의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일본은 현재 엠폭스 누진 환자가 95명에 달한다.“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는 우리 속담이 있다.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피해와 고통을 생각하면 엠폭스 감염 경고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엠폭스 토착화 가능성에 대비하자는 의료계의 경고에 귀를 기울이며 우리 사회가 긴장감을 늦춰선 안되겠다./우정구(논설위원)
2023-04-11
홍석봉 대구지사장 퇴계 이황은 454년 전 서울 경복궁에서 출발해 안동 도산서원까지 장장 270km의 길을 꼬박 13박 14일에 걸쳐 고향으로 돌아왔다. 수구초심의 ‘퇴계선생 귀향길’이다.퇴계 이황(1501~1570)은 말년에 고향인 안동으로 돌아가기를 원했다. 퇴계는 수개월에 걸쳐 선조에게 사직 상소 끝에 1569년 3월 4일 귀향을 허락받았다. 그의 나이 69세 때다. 그는 노구를 이끌고 700리 귀향길에 올랐다. 멀고도 험난한 노정이었다.퇴계 귀향길은 지난 2019년 도산서원과 도산서원선비문화수련원이 개최한 ‘제1회 퇴계선생 귀향길 재현 걷기 행사’로 시작됐다. 퇴계 귀향길이 복원된 지 4년 만에 다시 재연 행사가 열렸다.‘퇴계선생 마지막 귀향길 재현행사’가 지난 9일 마지막 구간인 삽골재에서 도산서원까지 걷기 여정을 끝으로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이번 귀향길 재현행사는 45명의 재현단이 퇴계선생의 발자취를 따라 지난달 27일 경복궁을 출발, 9일 도산서원까지 5개 시·도와 17개 시·군·구의 길을 걸으며 선생의 참뜻을 되새겼다. 구간별로 봉은사 원명스님과 차담회, 강연, 시 해설, 고유제 등 선생의 발자취를 따라 걸으면서 가르침을 얻을 수 있도록 했다. 퇴계 귀향길은 ‘한국의 산티아고 순례길’로 불리면서 소문이 나 많은 이들이 찾는 명소가 됐다.경북도는 이번 행사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지방시대의 성공모델을 퇴계정신에서 찾았다. 그의 귀향이 서원운동으로 발전했고 국가의 자원과 인재를 지방으로 되돌려 지방시대 혁명으로 이끈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마지막날 일정을 함께 한 이철우 경북지사는 제2의 퇴계혁명의 정신으로 계승·발전시켜 나가겠다고 했다. 바로 온고지신(溫故知新)이다./홍석봉(대구지사장)
2023-04-10
우정구 논설위원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현재 300명인 국회의원 수를 30명 이상 줄이자는 제안을 두고 여야가 신경전이다.야당의 호응이 있어야 실현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데, 원내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공식적으로 반대다. 여당은 다음 주 시작하는 국회 전원위에서 이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나 현실화되기에는 넘어야 장벽이 많아 보인다.의원 수 축소와 관련, 작년 11월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은 그가 당대표가 되면 “비례대표제를 폐지하고 의원 수를 100명가량 줄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우리나라 개혁대상 1호로 손꼽히는 정치권이 먼저 솔선수범하자는 뜻이다. 또 지난 2월 홍준표 대구시장도 그의 페이스북에서 “의원 수를 지금의 절반으로 줄여야 한다”고 했다. 그는 “미국 하원 수와 비교하면 우리나라 국회의원 수는 80여 명 만해도 충분하다”고 언급했다.각종 여론조사서도 의원 수 축소에 대해 찬성이 반대를 월등히 앞서고 있다. 국민의 눈높이에서 보아도 의원 수는 줄이는 게 좋겠다는 의견이 주류를 이룬다는 의미다.여당 대표가 비록 30명 정도 축소를 언급했지만 의원 수 축소 제안 자체는 유의미한 논제다. 당내 문제 돌파용이라는 시각도 있지만 축소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매우 높다는 점에서 진지한 논의가 필요하다. 지금 우리 정치는 수준 이하의 언행 등으로 불신으로 꽉 차있다. 축소안의 등장은 자업자득 측면이 있다.독일의회가 지난달 의원 수 감축을 의결하는 등 국제적으로도 감축 분위기가 뜨고 있다. 우리나라는 인구마저 급격히 줄고 있어 의원 수를 줄이자는 게 명분과도 일치한다. 의원 수가 정치의 질을 좌우하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은 의원 축소가 국민의 뜻에 부응하는 길이다. /우정구(논설위원)
2023-04-09
우정구 논설위원 봄비는 봄철에 내리는 비를 이르는데, 국어사전에는 조용히 가늘게 오는 비로 정의하고 있다. 여름비는 기온과 습도가 높아 소나기처럼 빗방울이 굵게 내리나 봄비는 대지와 새순을 살짝 적시는 보슬비처럼 내린다.그래서 땅에 떨어지는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다. 어느 시인은 봄비 내리는 것을 송홧가루 날리듯 내린다고 표현했다. 봄비는 추운 긴 겨울 끝에 찾아온 비여서인지 정감도 있다. 봄비를 주제로 한 시와 노랫말이 많은 이유다.가뭄 끝에 전국에 걸쳐 많은 비가 내렸다. 모두가 단비라 불렀다. 꼭 필요한 시기에 알맞게 맞추어 내린 비란 뜻이다. 한자말로는 단비를 감우(甘雨)라고 부른다. 고마운 뜻의 단비는 순수 우리말인 데다 어감도 좋아 사람의 이름으로도 잘 쓰인다.이틀에 걸쳐 전국에 내린 비는 제주도 산지에는 300㎜ 이상 비를 뿌리는 등 대구와 경북에도 약간의 비를 내렸다. 가뭄으로 애를 태웠던 농민들이 가장 먼저 반겼다. 또 전국에 걸쳐 동시다발로 일어나던 산불로 고생하던 소방수들도 잠시나마 숨을 돌렸다. 국립산림과학원은 5㎜ 정도의 비가 내리면 25.1시간 즉 하루 정도 산불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고 분석했다.2015년 3월 기상청은 봄비의 경제적 가치를 환산해 발표한 적이 있다. 대기질 개선효과, 가뭄해소, 산불예방 효과 등 약 2천400억 정도 라 했다. 어떤 셈법으로 나온 계산인지 알 수 없으나 지금과 같은 시기에 내리는 비는 그야말로 금비다.농업을 천직으로 살아온 우리 민족에게 비는 생명줄이나 다름없다. 특히 봄비를 쌀비라 불렀다. 봄비가 농사에 끼치는 영향이 그만큼 크다는 뜻이다. 아쉽지만 고마운 봄비 소식이 있어서 다행이다./우정구(논설위원)
2023-04-06
홍석봉 대구지사장 예전에 로터리로 불렸던 원형 교차로가 회전교차로로 재탄생, 주목받고 있다. 회전교차로를 설치한 도로의 교통사고와 인명피해가 크게 준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회전교차로 설치효과를 단단히 보고 있는 셈이다. 행정안전부 분석 결과 2020년 대구 3곳과 경북 13곳 등에 회전교차로를 설치한 후 사고현황 분석결과 대구는 3개 지점에서 지난해 단 1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해 시행 전 7건에 비해 85.7%가 감소했다. 인명피해는 사망자 없이 3명의 부상자가 발생해 72.7%의 감소율을 보였다고 한다. 경북은 13곳의 회전교차로에서는 지난해 총 7건의 사고가 발생했다. 인명피해는 부상자 10명에 그쳐, 시행 전에 비해 사고와 인명피해가 각각 27.6%와 25% 줄었다.교차로 통행시간도 회전교차로 설치전보다 평균 4.3초(20.8%) 단축돼 원활한 교통 흐름에 도움이 된 것으로 조사됐다.회전교차로는 1960년대 영국이 개발한 원형 교차로다. 차량이 한쪽 방향으로 돌아 원하는 곳으로 갈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십자 교차로 대신 도로가 만나는 중심부에 교통섬을 만들어 차량이 이 교통섬을 돌아가도록 했다. 일반 교차로와 달리 신호등이 없고 교차로에 먼저 진입한 순서대로 빠져나갈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신호대기가 필요 없어 차량 흐름이 원할해지고 정면 충돌 우려가 없어 교통사고도 줄어든다.반면 교통량이 많은 곳과 도심 지역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한다. 기존 교차로에 비해 더 넓은 공간이 필요하다. 대형차량이나 특수차량은 통과하기 어렵다는 점도 단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단점보다 장점이 훨씬 크다. 통계로 입증됐다.적절한 곳에 회전교차로를 확대 설치할 필요가 있다./홍석봉(대구지사장)
2023-04-05
우정구 논설위원 청명(淸明)은 24절기의 다섯 번째 절기다. 하늘이 차츰 맑아진다는 뜻이다. 실제로 이 무렵부터 날씨가 풀리고 완연한 봄이 시작된다. 농민들의 손길이 바빠질 시기다.청명은 음력으로 3월이며, 양력으로는 4월 5일이나 6일 무렵에 든다. 한식(寒食)과는 같은 날이 되거나 아니면 청명 다음이 한식날이 된다. 한식날에 약밥이나 쑥떡, 찬밥을 먹으면 일년내내 병이 없다는 속설이 있다.올해 청명은 식목일과 겹쳤다. 한식은 다음날인 6일이다. 식목일은 본래 조선 성종 때 음력 3월 10일(양력 4월 5일)에 맞춰 임금이 동대문 밖 선농단에서 직접 농사를 짓는 친경(親耕) 행사를 벌인 데서 유래됐다고 한다. 농사의 중요성을 백성들에게 알리고 농업을 장려하는 행사였으나 나무심기도 했다고 한다.이날을 기념해 1946년 4월 5일 처음으로 식목일이 지정되었고 올해가 78번째 되는 해다. 1949년 공휴일로 지정됐으나 2006년 주5일 근무제가 시행되면서 공휴일에서 제외됐다. 식목일은 1962년부터 50년간 국토에 110억 그루 나무를 심는데 원동력이 됐다는 중요한 평가가 항상 뒤따른다.기후이상 변화로 4월 5일이 식목일로 적합지 않다는 얘기가 나온 지도 꽤 됐다. 전국 묘목시장은 기온상승으로 2∼3월이면 이미 대목장이 서기에 4월 식목일을 3월로 당겨야 한다는 여론이다. 한 여론조사에서도 56%가 식목일을 3월로 당기자고 응답했다.그러나 일각에서는 국토 녹화사업이 성공한 지금 4월 5일을 나무 심는 날로 국한하지 말고 탄소중립의 시대정신을 살리는 날로 삼는 것도 의미 있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지구온난화를 생각하면 나무 심는 일, 결코 가볍게 여길 일이 아니다. /우정구(논설위원)
2023-04-04
홍석봉 대구지사장 농촌에서 봄철 영농채비에 들어가기 전에 논·밭두렁 태우기가 성행했다. 농촌 곳곳에 연기가 자욱했다. 이맘때쯤이면 관행적으로 행해지던 일이다. 병해충 방제에 효과가 있다고 생각하는 농민들이 논·밭두렁에 일삼아 불을 질렀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논·밭두렁 태우기가 봄철 산불의 주범으로 지목되면서 범죄 행위의 하나로 치부되고 있다. 자칫 논·밭두렁을 태우다가 불씨가 바람에 날려 인근 산으로 옮겨붙으면 산불로 번져 전과자가 될 수 있다.산림청은 최근 산불 발생 위험이 높아짐에 따라 산림 인접지에서의 영농폐기물 및 부산물 불법소각 행위에 대한 집중단속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올해 3월말 현재 발생한 산불은 365건으로 예년(240건)에 비해 125건 이상 늘었다. 이중 상당수가 논·밭두렁을 태우다가 발생했다.영농부산물은 생활폐기물에 해당한다. 영농부산물·폐비닐·생활 쓰레기 등을 노천에서 소각하는 것은 불법행위다. 적발 때는 1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받는다.지자체도 농촌지역 불법소각 합동점검단을 구성해 단속 활동을 벌이고 있다. 불법소각에 대한 단속·계도 및 홍보 활동도 한다. 불법소각하다가 적발돼 과태료를 무는 사례도 빈발한다. 전문가들은 논·밭두렁 태우기가 병해충 방제에 별로 효과가 없으며 되레 이로운 벌레를 많이 죽여 농사에 불리할 수도 있다며 자제를 당부한다. 불법 소각은 미세먼지의 원인도 된다.고온 건조한 날씨 속에 청명·한식을 앞두고 산불 위험이 커졌다. 산림 부근에서의 소각, 흡연, 취사 등 불씨는 절대 삼가야 한다.한때 정겨운 풍경으로 여겨지던 논·밭두렁 태우기가 어느덧 천덕꾸러기가 됐다. 4일 비 예보가 희소식이 되길 기다린다./홍석봉(대구지사장)
2023-04-03
우정구 논설위원 포항 한동대가 운영하는 ‘한동 만나’는 3천원짜리 식사를 100원으로 먹을 수 있게 고안한 학식 프로그램이다. 한동대 학생 가운데 가정형편이 어려워 끼니를 거르는 학생이 있다는 소식을 들은 한 학부모가 기부금을 내놓으면서 시작한 사업이다. 지금은 학생, 교수, 동창회 등 한동대 공동체가 십시일반 동참하면서 어려운 이들의 식사를 후원한다.이 식사 프로그램은 누구나 이용할 수 있지만 아무나 이용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꼭 필요한 학생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서로가 배려하고 있다. 가계 곤란을 겪는 이도 다른 이를 위해 매번 이용하지 않는다고 한다.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운영하는 ‘천원의 행복’은 사회공헌 프로그램이다. 총 객석 중 30%를 문화예술 향유가 어려운 이에게 나눠주고 있다. 17년째 프로그램이 이어지고 누적 공연관람객이 36만여명이다. 영천시와 경주시가 대중교통 접근성이 떨어지는 지역에 사는 주민을 위해 읍면동 소재지까지 1천원이면 이동할 수 있도록 한 행복택시를 운영하고 있다. 영천시는 임산부가 병원에 갈 때도 택시비 1천원만 내고 다녀오도록 정책 배려를 한다.농림식품부 등이 최근 대학생을 대상으로 천원짜리 아침식사 사업을 시작하자 학생들 반응이 짱이다. 학생의 건강한 식습관을 기르고 쌀소비를 증대하는 한편 고물가시대 학생의 주머니 사정을 고려한 정책인데, 인기가 폭발적이다.1천원짜리 하나로 뭐하나 할 게 없는 요즘이다. 분식점 가도 김밥 한줄에 1천500원은 주어야 하고, 편의점서도 1천원으로 끼니를 떼울만 한 게 없다. 1천원의 가치가 초라하기 그지없으나 우리사회가 힘을 모으면 1천원도 큰 행복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우정구(논설위원)
2023-04-02
우정구 논설위원 지난 28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대책회의가 7년만에 대통령 주재로 열리면서 여론의 주목을 받았다.특별히 주목을 끈 이유는 두가지다. 먼저 윤석열 정부가 내놓을 저출산 대책에 새로운 묘안이 나올지에 대한 관심이 하나요. 또 다른 하나는 과거 15년동안 정부가 280조원이나 되는 천문학적 예산을 붇고도 합계출산율은 거꾸로 떨어졌다는 사실이다.작년 우리나라 합계 출산율은 0.78명으로 세계 꼴찌다. 2005년 1.08명이래 줄곧 내리막길이다. 이제는 지구상에서 가장 먼저 사라질 나라로 손꼽힌다.저출산 대책회의를 주재한 윤 대통령은 “육아 문제는 국가의 기본책무”라며 “정부가 비상한 각오로 임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알다시피 저출산의 문제는 육아, 주택, 취업, 교육, 집값, 균형발전 등 매우 복잡한 문제와 얽혀있다. 어느 하나 해결된다고 풀릴 문제도 아니다.전문가들은 천문학적 예산을 쓰고도 실패한 것은 단편적이고 단기적 정책을 내놓았던 탓으로 지적한다. 새 대통령마다 임기에 집착한 땜질식 처방한 것이 근본 원인이라는 것이다. 15년 동안 정부가 내놓은 정책이 무려 200개가 넘으니 정부 정책의 방향이 없다해도 과언은 아니다.얼마 전 여당이 30살 이전에 자녀 3명 이상을 둔 남성에게 병역을 면제해주는 안을 꺼내다가 호된 질책을 받았다. 아무리 아이디어 차원이라 하지만 이런 내용이 정책으로 거론되면 정부 신뢰는 제로가 된다.학자들은 앞으로 10년을 초저출산으로 나라가 인구소멸로 가느냐 아니면 이를 극복해 강국으로 가느냐하는 갈림길에 있다고 말한다. 윤 정부의 저출산 대책은 국가의 흥망을 가를 수 있다는 생각으로 지혜를 짜내야 한다. /우정구(논설위원)
2023-03-30
홍석봉 대구지사장 봄꽃은 순서대로 개화하는 게 자연의 섭리다. 봄꽃은 동백과 매화를 시작으로 산수유, 개나리, 진달래, 벚꽃, 철쭉 순으로 핀다. 하지만, 요즘 봄꽃들은 동시다발적으로 핀다. 몇년 전부터 이런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기후변화로 봄꽃의 개화 시기가 앞당겨진 때문이다.기상청은 매화, 개나리, 진달래, 벚나무의 개화일이 최근 30년 동안 짧게는 4일에서 길게는 21일까지 빨라졌다고 했다.한창 꽃의 향연이 펼쳐지고 있다. 지난주부터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한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자태를 자랑한다. 꽃비를 뿌리는 곳이 많다. 라일락이 보랏빛 향기를 뿜어낸다. 도로변에 하얗게 핀 조팝나무 꽃은 열병식을 한다. 성급한 철쭉이 막 꽃망울을 터뜨리려고 한다. 올해 대구지방의 벚꽃 개화일은 21일이다. 기상관측을 시작한 1924년 이후 두 번째로 빠르다고 한다.통상 봄꽃의 개화시기는 순서대로 열흘 넘게 차이가 났다. 식물은 저마다 일정 온도가 돼야 꽃망울을 터뜨린다. 이상고온 현상은 개화시기를 헝클어뜨렸다.동시개화는 한번에 화사함과 아름다움을 보는 기쁨을 주지만 저마다 피는 시기에 누리던 인간의 즐거움을 앗아가버린다. 더 큰 문제는 생태계 교란이다. 꿀벌의 수분활동에도 영향을 미치고 곤충의 활동 시기도 바꾼다. 꿀벌 실종 사건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있다. 꿀벌이 없으면 과일과 채소 등의 수분 작용이 차질을 빚고 농작물 작황에도 영향을 미친다. 자칫 인간의 식생활을 위협할 수도 있다. 봄꽃 축제를 준비 중인 지자체마다 행사 개최시기를 두고 큰 혼란에 빠졌다는 소식도 들린다.지구온난화가 초래한 결과다. 자칫 봄꽃과 여름꽃이 동시에 피는 불상사는 없어야 할 터이다./홍석봉(대구지사장)
2023-03-29
우정구 논설위원 맛있는 음식을 찾아다니며 먹는 사람을 흔히 미식가(美食家)라 부른다. 이때 미의 한자가 맛을 뜻하는 미(味)가 아니고 아름답다는 의미의 미(美)를 쓰는 게 특별하게 눈에 띈다. 음식을 단순히 맛의 대상으로 보지 않고 아름다움 그 자체로 보아야 한다는 철학적 의미를 내포한 표현이다.언제부턴가 우리 생활주변에도 이런 미식가들이 놀랄만큼 늘고 있다는 사실이다. 숨은 맛집을 찾아다니는 것이 일종의 취미처럼 생활하는 이들이다. 맛있는 한끼를 위해서라면 기꺼이 몇 시간도 기다리고, 심지어 수백㎞도 이동해 찾아 나선다.맛을 주제로 한 TV 오락물이 넘쳐나고 여행을 하는 데 있어 그 지역의 대표 맛집을 찾아보는 것은 이제 필수다. 그 지방의 아주 오래된 노포(老鋪)식당이 주목받는 것도 미식문화 확산의 영향이다.얼마 전 윤석열 대통령과 일본 기시다 총리가 만찬 회담을 했던 장소인 도쿄 긴자의 렌가테이(煉瓦亭)도 128년 된 노포식당이다. 일본식 돈가스와 오므라이스 원조식당이다.내 지방 전통문화를 이해시키는 데는 음식만큼 좋은 소재도 없다. 같은 나라 안에서도 지방마다 서로 다른 음식문화를 가지고 있는데. 이것이 문화의 차이이자 특성이다.일본의 전문 미식가를 포함한 미식여행단이 경북을 찾았다. 지난 21일부터 4박 5일 일정으로 청도와 영천, 영덕, 울진, 청송, 경주 등 7군데를 방문, 그 지역의 특산 음식을 즐겼다고 한다.청도에서는 미나리와 삼겹살, 영천의 육회비빔밥, 울진에선 대게, 청송에서는 닭요리 등을 맛보고 귀국했다. 경북의 매력적인 문화와 음식이 일본에 소개될 좋은 기회였으면 한다. 잘만하면 미식여행이 경북관광의 효자가 될지도 모른다./우정구(논설위원)
2023-03-28
홍석봉 대구지사장 영농철이 다가왔다. 청년들이 씨가 마른 농촌에는 영농 인력 구인난이 심각하다. 그래서 지자체마다 외국인 계절근로자 확보에 목을 맨다. 이들이 없다면 한 해 농사를 포기해야 할 판이다. 무단이탈, 불법체류자가 되는 이들도 적지 않지만 농촌에 외국인 계절근로자는 필수적인 존재다.경북 의성군은 지난 23일 입국한 필리핀 시닐로안시 계절근로자 26명을 일손이 부족한 농가에 투입했다. 의성군은 농가주와 계절근로자 대상 근로조건, 인권 침해 방지 등 안전과 범죄예방교육을 했다. 김천시는 캄보디아 51명, 라오스 49명 등 100명의 외국인 계절근로자를 오는 4월부터 지역 농가에 투입한다. 농업기술센터는 김천의료원과 업무협약을 맺고 외국인 계절근로자들의 마약검사 비용을 지원한다.정부는 올해 외국인 계절근로자 2만4천418명을 배정했다. 지난해 1만536명에 비해 132% 증가한 규모다. 체류기간도 현행 5개월에서 10개월로 대폭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계절근로자를 고용하는 농어가에는 산재보험료 부담도 줄여준다. 하지만 무단이탈은 ‘혹’이다. 체류기간이 끝나고 잠적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당국이 단속인력 부족과 계절근로제 위축을 우려, 적극 대응하지 못한 탓이다.지자체마다 주거 및 의료혜택 지원을 확대하는 등 다양한 생활편의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언어 소통 도우미를 배치해 사회적응도 돕는다.외국인 근로자 말고 대안은 없을까. 대구 남구와 고령군이 내놓은 노인일자리 부족과 농촌 인력난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도-농 상생을 위한 노인 일자리 창출’이 눈에 띈다. 도시 노인의 잉여자원을 활용하는 방안이다. 계절근로자와 도시 노인이 농가에 활력소가 되길 기대한다./홍석봉(대구지사장)
2023-03-27
우정구 논설위원 독도 주소는 경상북도 울릉군 울릉읍 독도리다. 한반도 동쪽바다 동해에 있는 총둘레 5.4km의 대한민국 최동단 바위섬이다. 우리는 섬으로 부르지만 국제해양법상으로는 암초로 분류된다.국제법상 섬은 사람이 살고 있으며 경제활동이 가능할 때 부르는 호칭이다. 독도는 사람이 살고 있지만 독도 안에서 스스로 경제활동을 할 수 없어 암초로 분류한다는 뜻이다.독도는 동도와 서도로 나누어져 있다. 그에 딸린 부속도서가 89개다. 1982년 대한민국 정부는 독도 섬 전체를 천연기념물로 지정했다. 다양한 어종의 수산업 보고인데다 천혜의 절경으로 관광자원으로서도 손색이 없다. 안개 등으로 시야가 가릴 때가 많으나 열흘에 한 번쯤은 울릉도 고지대서 육안으로 볼 수 있을만큼 울릉섬과 가깝다.고문헌에 따르면 독도는 우산도, 삼봉도, 가지도, 석도, 등으로 불리기도 했다. 신라 지증왕 때 우산국이 신라에 병합되면서 부속섬 독도도 편입된 것으로 기록돼 있고, 1900년 10월 25일 고종황제가 칙령 제41호를 통해 울릉군을 행정편제안에 넣으면서 조선시대에도 행정구역상 우리의 영토로 존재했다.2005년 일본이 독도를 자기 영토라 주장하며 지방정부인 시마네현이 2월 22일을 다케시마의 날로 지정했으나 그런다고 역사가 뒤집어질 리 없다. 독도를 관할하는 경북도는 2005년 7월에 10월 한 달을 독도의 달로 제정, 선포했고 시마네현과 자매결연도 파기했다.독도의 날 법정기념일 제정 관련해 정치권의 거친 공방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영유권 수호라는 독도 문제의 본질로 본다면 다툴 일이 없기 때문이다. 정치가 독도를 정치적 유불리의 대상으로 삼은 게 불편하다./우정구(논설위원)
2023-03-26
우정구 논설위원 아랍의 사막이나 아프리카 사하라사막에서 불어닥치는 모래바람은 일반의 상상을 초월한다. 그곳에서는 이런 모래 바람을 ‘함신’이라 부르는데, 이는 아랍어로 ‘50’을 뜻한다고 한다. 일반 모래바람보다 50배가 강해서 붙여졌다고 한다. 아랍권 남성들이 입는 복장이나 모자 등은 모두 모래바람에 대비한 그들 생활 지혜의 한 부분이다.황사는 중국의 고비사막 등 사막지대에서 발생한 미세한 모래 먼지가 대기 중에 퍼져서 하늘을 덮었다가 서서히 떨어지는 현상이다. 우리나라는 편서풍을 타고 중국에서 넘어오는 황사의 피해가 많은 지역이다. 지난 22일 중국에서는 올 들어 3번째 최악의 황사가 발생했다. 베이징환경보호관측센터는 베이징 전역의 공기질지수(AQI)가 최악인 6급 ‘엄중오염’ 상태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500㎍/㎥는 수치로 표현할 수 있는 최고 수준인데, 이날 베이징의 평균 AQI가 500㎍/㎥이었다.짙은 황사로 베이징 도심은 앞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고, 사람들은 마스크와 고글을 착용한 채 외출을 한다. 실외에서 눈을 뜨거나 숨을 쉬는 것조차가 힘들다니 황사의 폐해가 심각하다.황사는 인체뿐 아니라 반도체와 항공기 등 정밀기계 작동에도 문제를 일으킨다. 반도체 원료인 실리콘웨이퍼를 생산하는 공장에서는 황사가 일어나면 실내 공기정화기를 100% 가동해도 불량품이 증대한다고 한다.항공기는 안전에 영향을 미쳐 운항 편수가 대폭 줄어든다. 축산농가를 시름에 빠뜨리는 구제역도 황사 때문에 생긴다는 연구 보고도 있다.22일 발생한 중국의 최악 황사가 한반도에 상륙할 거란 관측이다. 모처럼 마스크를 벗고 해방감에 젖은 우리 국민에게 중국의 황사가 못된 방해꾼으로 등장했다./우정구(논설위원)
2023-03-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