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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이재명과 文過遂非(문과수비)

홍석봉 대구지사장 검찰이 대장동 개발 특혜와 성남FC 후원금 의혹 등과 관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성남시장 시절 대장동 개발 사업의 최종 결정권자로서 초과 이익 환수 조항을 빼도록 해 성남 도시개발공사에 4천895억 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다. 또 성남FC 구단주로 있으면서 각종 인허가와 관련, 부정한 청탁을 받고 네이버 등으로부터 133억5천만 원의 뇌물을 받았다는 것이다.검찰총장까지 나서 “지방 권력과 부동산개발업자의 불법 정경 유착을 통해 천문학적 개발이익을 개발업자와 브로커가 나눠 가진 지역 토착비리”라며 몸통은 ‘이재명’이라고 시사했다.이에 이 대표는 “오늘은 윤석열 검사 독재정권이 검찰권 사유화를 선포한 날이자, 사사로운 정적 제거 욕망에 법치주의가 무너져내린 날”이라며 “희대의 사건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되받았다. 그는 온갖 수사(修辭)를 동원, 자신의 범법행위를 미화했고 검찰을 불학무도한 집단으로 몰아붙였다. 독재 권력의 정적 탄압이라고 규정했다. 검찰은 사악하고 파렴치한 집단이 됐다. 검찰이 이 지경으로 매도당한 적이 있나 싶다.거기에 더해 “민주주의와 헌정 질서 파괴”라며 민주당 의원들에게 체포동의안에 반대해달라고 주문했다. 개인 비리를 민주당이 나서 막아달라고 한다.사마광의 자치통감에 ‘문과수비(文過遂非)’라는 말이 나온다.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교묘하게 꾸며 합리화하고 잘못된 행동을 계속한다는 뜻이다. 예나 지금이나 권력자들은 자기합리화와 거짓말을 밥먹듯했다.검찰은 지금 자존심이 구겨질대로 구겨졌다. 칼을 갈고 나섰다. 하지만 바닥에 떨어진 사법정의는 이제 국회의원들 손에 달렸다./홍석봉(대구지사장)

2023-02-20

대구시민의 날

우정구 논설위원 21일은 대구시민의 날이다. 대개 도시마다 시민의 날을 정해 그날은 축제와 각종 행사로 기념하고 있다.대구시는 본래 1981년 대구직할시 승격을 기념해 10월 8일을 시민의 날로 정했으나 도시 정체성을 살리는 뜻있는 날로 정하자는 여론에 따라 2020년부터 국채보상운동 기념일인 2월 21일을 시민의 날로 변경, 시행하고 있다.서울시는 조선왕조실록에 실린 한양 천도일인 10월 28일을 서울시민의 날로 정해 놓았고, 부산시는 임진왜란 당시 부산포해전 승전일을 기념해 10월 5일을 시민의 날로 정했다. 저마다 도시의 특성과 시민의 자부심을 떠올릴 역사적인 날을 뽑아 시민의 날로 정하고 있다.대구의 국채보상운동은 일제의 경제침탈에 대항해 일어난 세계 최초의 시민주도 경제주권 운동이다. 1907년 2월 21일은 대구민의소가 북후정에서 군민대회를 개최하고, 국채보상운동 취지서를 낭독해 국채보상운동의 서막을 알린 날이다.이 운동은 대구에서 시작해 전국으로 들불처럼 번졌고, 남정네는 담배를 끊고, 부인네들은 패물을 내놓아 나라의 빚을 갚는 데 앞장섰다. 2017년 10월 유네스코는 국채보상운동과 관련한 기록물을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했다.대구시는 21일을 시민의 날로 지정하면서 대구·경북 최초의 국가기념일인 2·28 민주운동기념일까지를 대구시민 주간으로 정해 시민들이 뜻깊은 날을 기억토록 하고 있다. 특히 2·28 민주기념일은 대구지역 젊은이가 독재에 항거해 일어난 우리나라 최초의 민주주의 운동이며 4·19 혁명의 도화선이 된 운동이어서 시민주간 행사의 의미를 더해 준다.많은 시민이 이 날을 기억하고 의미를 되새겨보아야 시민의 날 제정의 의미가 있다./우정구(논설위원)

2023-02-19

에르진市의 교훈

우정구 논설위원 에르진시는 지진이 덮쳤던 튀르키예 10개 주(州) 가운데 특히 피해가 컸던 하타이 주 인구 4만2천명의 작은 도시다. 이번 강진의 진앙지로부터 직선거리 80km 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곳이다.1만2천 채의 건물이 무너지고 수만명의 사람이 사망한 튀르키예 강진에도 건물붕괴 0, 사상자 0를 기록했다. 외신들은 기적의 도시라 불렀다.에르진시 엘마소글루 시장은 이런 결과를 묻는 외신기자에게 “나는 단지 불법건축물 시도를 일절 용납하지 않으려 노력했을 뿐”이라 말했다.이번 강진이 발생하자 튀르키예 정부도 부실공사가 피해를 키웠다는 여론에 따라 건설업자들에 대한 칼을 빼들어 100여 명을 체포하기도 했다.일본의 지진 전문가들은 튀르키예 지진이 피해가 컸던 원인으로 팬케이크 붕괴 현상을 꼽았다. 팬케이크 붕괴는 건물의 바닥이 무너지고 그 위에 또다시 윗층 바닥이 무너지는 방식이다. 잔해 속에 빈공간이 없기 때문에 다른 붕괴보다 위험성이 더 크다는 것이다. 내진 설계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뜻이다.2017년 포항에서 발생한 5.4규모 지진에도 수많은 이재민과 재산 피해가 일어났다. 지진은 인류가 막을 수 없는 최악의 자연재난이다. 하지만 미리 대비를 하면 피해를 줄일 수 있다. 튀르키예는 1999년 북서부 대지진으로 1만7천여 명의 희생자가 발생했는데도 제대로 건축법을 지키지 않아 피해가 커졌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엘마소글루 시장은 선거당선 후 불법건축물에 대한 예외 적용을 요구하는 민원에 많이 시달렸다고 한다. 그러나 한 번도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고 한다. 시장의 법과 원칙 고수가 인명과 재산을 지킨 결과가 되었다. 타산지석 삼을 만하다./우정구(논설위원)

2023-02-16

대구 중앙로역 기억공간

홍석봉 대구지사장 ‘여기는 기억공간입니다. 2003년 2월 18일 오전 9시 53분 지하철화재 참사로 192명의 사망자와 151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사고현장입니다. 우리는 그날의 아픔을 잊지 않고 추모하는 시민추모벽인 이곳을 기억공간이라 부릅니다.’18일은 대구지하철 참사 20주기를 맞는 날이다. 대구 중앙로역 지하 2층 ‘기억공간’ 추모벽에는 희생자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참사 당시의 상황을 보여주는 검게 그을린 벽과 애잔한 추모 글이 추모객들을 맞는다. 아이들의 추모 포스터와 글이 희생자들과 유가족들의 아픔을 위로하고 있다. ‘얼마나 아팠을까 20년 전 ‘그 날’을 잊지 않고 기억하는 사람들…. 모두가 더 안전한 세상을 기대합니다’라는 추모글이 가슴을 적신다.대구지하철참사 희생자 유가족과 추모위원회는 참사 20주기를 앞두고 지난 13일 기자회견을 갖고 제대로 된 추모사업 추진을 대구시에 촉구했다. 이들은 참사 발생 6년 만에 조성된 추모공원은 시민 안전 테마파크로, 희생자 192명의 이름이 새겨진 위령탑은 안전 조형물로 불리며, 희생자 32구가 안치된 추모묘역에는 안내판 하나 없다고 했다.올해도 추모문화제와 추모식 등 행사가 마련됐다. 하지만 유족들은 20년 세월도 무심하게 당시의 아픔을 곱씹고 기억공간에서 신기루를 잡으며 배회한다. 참사를 기억해야 할 공간이 오히려 참사의 기억을 지우는 공간이 되고 말았다는 유가족들의 지적이 귀에 따갑다.아직도 귀에 생생한, 희생자 가족들의 울부짖음. 대구는 2월만 되면 지하철 참사를 되새기며 가슴앓이를 한다. 기억공간 한 켠에 적힌 글이다. ‘고운님들이여! 생명의 별 밭에서 편히 쉬소서’/홍석봉(대구지사장)

2023-02-15

만 70세

우정구 논설위원 나이 칠십을 고희(古稀)라 부른다. 중국 당나라 시인 두보의 곡강시에 나오는 ‘인생칠십고래희(人生七十古來稀)’에서 따온 표현이다. 평균 수명이 길지 않던 시대에는 61세가 되면 환갑잔치를 벌이며 장수를 축하했다. 평균 수명이 80세가 넘어선 지금 세대에서 보면 격세지감이 든다.공자는 자신의 일생을 돌아보고 학문의 심화된 과정을 술회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는 열다섯에 학문에 뜻을 두었고 서른살에 섰으며 마흔살에 미혹되지 않았고 쉰살에 천명을 알았으며 예순살에 귀가 순했고 일흔살에 마음이 하고자 하는 바를 따랐지만 법도를 넘지 않았다”고 했다(논어 위정편).공자가 말하는 칠십은 종심(從心)의 경지다. 이 나이가 되면 마음이 내키는 대로 해도 틀리는 일이 없었다는 것인데, 인생의 최고 경지를 두고 한 말이다.102세의 김형석 교수는 “인생을 되돌릴 수 있다면 60세로 돌아가고 싶다”고 했다. “65∼75세까지가 인생의 황금기였고 그 나이가 됐어야 생각이 깊어지고 행복이 무엇인지 알았다”고 했다. 시대가 바뀌면서 나이를 바라보는 세대관도 자연스럽게 달라졌다. 건강 장수인구가 늘어난 탓이다.대구시가 70세를 기준으로 도시철도와 시내버스 무임승차 연령을 조정키로 하면서 노인 무료승차 연령 상향 논의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지자체에 따라 시행 시기와 방법에는 약간의 차이가 있을지 모르나 머지않아 70세가 노인 기준의 대세가 될 전망이다.칠십 나이까지 사는 사람이 드물어 고희라 불렀던 만 70이 이제는 노인 시작점이 되었으니 60대 노인이란 말은 사라져도 될 것 같다. 본격적인 장수시대가 열린 것이다./우정구(논설위원)

2023-02-14

우산고로쇠

홍석봉 대구지사장 ‘신비의 물’로 불리는 울릉도의 ‘우산고로쇠 수액’이 본격 출하되기 시작했다.요즘 고로쇠 수액 채취시기를 맞아 울릉도의 해발 400~700m 산 중턱의 눈 더미 속에서 주민들의 고로쇠 수액 채취 손길이 분주하다. 해마다 경칩전후인 2월 말∼3월 중순에 채취한다. 우산고로쇠 수액은 청정지역에서 생산돼 깨끗하고 맛도 으뜸으로 평가받는다.높은 당도와 산삼(사포닌)냄새가 나는 것이 특징이다. 우산고로쇠 나무는 육지와 멀리 떨어진 곳에 자생, 100% 국산 유전인자를 가진 울릉도 토종 단풍나무과 활엽수다. 울릉도의 옛 지명인 우산국 이름을 따왔다. 산림청의 지리적 표시 임산물 제40호로 등록돼 있다.우산고로쇠 수액에는 시판 생수에 비해 칼슘은 약 40배, 마그네슘은 약 30배 높아 건강에 좋다고 한다. 아미노산, 비타민C, 미네랄 등 여러 가지 무기성분도 다량 함유하고 있다. 고로쇠 수액은 산후조리, 숙취제거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 노폐물 제거 및 신진대사 촉진 등과 비뇨, 변비, 류머티스, 관절염, 위장병, 신경통, 피부미용에도 효험이 있다. 신장병, 이뇨작용에도 효과가 크다고 한다. 냉장 보관하면 한 달 정도는 간다. 고로쇠는 ‘뼈에 좋은 물’이라는 뜻의 ‘골리수(骨利樹)’가 바뀐 말이라고 한다.우산고로쇠 수액으로 장을 담그면 일반 된장보다 뒷맛이 구수하고 개운해 장담그기용으로도 인기다. 울릉군은 해마다 우산고로쇠 수액으로 된장을 만들어 소외된 이웃에 전달하는 사랑의 장담그기 행사도 갖는다. 각종 쇼핑몰 등에서 판매해 요즘은 육지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다. 우산고로쇠는 주민 건강을 챙기고 소득 증대에도 일조하는 효자나무가 됐다./홍석봉(대구지사장)

2023-02-13

챗봇 돌풍

우정구 논설위원 2016년 3월 5일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인공지능 바둑프로그램인 알파고와 이세돌의 바둑대결은 전 세계인이 지켜보는 가운데 진행됐다.인공지능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게임의 전개가 다양하고 경우의 수가 많은 바둑을 이기지는 못할 거란 기대는 곧 허물어졌다. 알파고가 세계 최고수인 이세돌을 4대1로 눌렀던 것이다.알파고의 승리는 인간의 능력을 넘어선 기계의 승리란 측면에서 인간 세계에 던져준 충격은 실로 컸다. 인공지능 발달의 끝은 과연 어디일까 하는 의문을 남겼다.컴퓨터가 최초로 개발되고 계산에서 사고에 이르기까지 인공지능과 같은 기능은 거듭 발전해 왔다. 1997년에는 IBM의 인공지능 딥블루가 세계 체스 챔피언을 꺾었고, 인공지능 왓슨은 미국의 퀴즈 프로그램에 나와 역대 우승자를 모두 제치는 기염을 토했다.난공불락 영역으로 여겼던 바둑이 무너지고 최근 미국의 오픈 AI사가 개발한 대화형 GPT가 출시됐다. 출시 두 달만에 월간 이용자가 1억명을 돌파하는 돌풍을 일으켰다. 한국판 챗봇 출시도 임박하다고 한다.챗GPT는 대화전문 인공지능 챗봇이다. 인간과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고 질문에 답변한다. 대학의 과제나 판결문 작성도 단숨에 써낼 수 있다. 어떤 복잡한 문제도 척척 대답을 한다고 한다. 인터넷이나 모바일폰 등장을 능가하는 일상의 변화가 예상된다니 얼마나 엉뚱한 세상이 될지도 걱정이다.또 많은 사람이 인공지능의 진화로 일자리를 잃을까 걱정을 한다. AI가 법률 자문을 하고 논문도 써주며 기사도 작성도 한다니 기상천외하다. 그보다 AI가 사람의 감정 영역까지 침투하는 일은 벌어지지 않을까 두렵기도 하다./우정구(논설위원)

2023-02-12

튀르키예의 비극

우정구 논설위원 우리에게는 터키로 잘 알려진 튀르키예공화국이 위치한 아나톨리아반도는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인간 집단거주지 중 하나다.신석기시대부터 이곳에는 인도와 유럽어족 일파인 아나톨리아인이 살았다. 아나톨리아반도 동남부에서는 BC7500년에서 BC5700년 사이에 번성했던 인류 집단거주지의 유적이 발견됐는데, 그곳서는 사람들이 곡물로 빵을 만들어 먹었던 흔적이 남아 있었다고 한다.지난 6일 새벽 튀르키예 남부와 시리아 국경지대 일대에 규모 7.8의 강진이 일어났다. 21세기 전 세계에서 발생한 지진 중 4번째로 큰 지진이다. 직선거리로 약 7천400km가 떨어진 우리나라 지진계서도 감지됐다니 지진 강도는 짐작하고도 남는다.AFP통신은 튀르키예와 시리아의 지진으로 1만1천200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지진발생 초기 15명으로 알려진 사망자가 시시각각 늘어 지금은 1만명을 넘겼다.미국의 지질조사국은 사망자가 10만명까지 갈 수 있다는 비극적 예측도 했다. 무너진 건물 잔해에 깔린 사람이 많아 사망자가 앞으로 얼마나 더 늘지 알 수 없다는 뜻이다.외신이 전한 사고 현장은 끔찍하다. 어린 자녀를 잃은 부모가 속출했다. AFP통신은 무너진 건물 잔해에 깔려 숨진 딸의 손을 잡고 있는 아버지의 모습을 사진으로 담았다. 삶과 죽음이 엇갈리는 비극의 현장들이 곳곳에서 포착되었다.지진은 인류가 대비하기 가장 어려운 재앙이다. 튀르키예 비극이 남의 일일 수 없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우리나라 등 각국의 구호대가 긴급 파견을 갔지만 현장의 혹독한 기후 등으로 구호작업이 순조롭지 않다. 튀르키예의 비극적 사태에 지구촌 모두가 인류애로 그 아픔을 보듬어야 한다./우정구(논설위원)

2023-02-09

군위군의 정치 역정(歷程)

홍석봉 대구지사장 22대 총선을 앞두고 군위군의 정치적 역정(歷程)이 관심사다. 올 7월 대구 편입 확정에 따라 국회의원 선거구 조정이 불가피해졌다. 군위군은 대구 선거구로 편입된다. 현재 대구 북구나 대구 동구의 편입이 거론되고 있다.국회 선거구 획정위의 조정이 필요한 선거구에 군위·의성·청송·영덕군 선거구가 확정됐다. 대구·경북에서는 유일하게 인구수 미달로 합쳐야 하는 대상이다. 현재 군위군을 대신할 지역으로는 예천군과 울진군이 유력시된다.인구 2만3천명의 군위군은 대구의 웬만한 동 규모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 때문에 선거구 조정때마다 설움을 당했다. 선거때마다 인근 시군과 묶였다가 헤어지기를 반복했다.군위는 1948년 제헌국회부터 5대 국회의원 선거까지는 단독 선거구였다. 6~8대 선거때는 선산군과 한 선거구로 묶였다. 9대 때는 칠곡·군위·성주·선산 선거구에 포함됐다.10대 때는 구미·군위·성주·칠곡·선산이 한묶음됐다. 11· 12대는 구미·선산·군위·칠곡으로, 13·14대는 군위·선산 선거구에, 15대는 군위·칠곡·청송·영덕 선거구로, 16대는 군위·의성·청송·영양·영덕과, 17· 18·19대 선거는 군위·의성·청송과 한 지역구가 됐다. 20대 총선때는 군위·의성·청송에 상주가 더해 같은 지역구가 돼 선거를 치렀다. 2020년 21대 총선때는 군위·의성·청송·영덕군이 한 지역구가 됐다. 군위는 그동안 11차례나 이웃 지역과 합해졌다가 떨어졌다를 반복했다. 파란만장한 정치 역정이다.군위는 대구 선거구에 편입됐지만 아직 동구와 북구 중 어느 곳과 합쳐질지 불분명하다. 어느 쪽과 합치느냐에 따라 국회의원 공천 판도가 요동칠 수밖에 없다./홍석봉(대구지사장)

2023-02-08

“함께 잘 살자”

우정구 논설위원 공동부유(共同富裕)는 “함께 잘 살자”는 뜻이다. 2021년 8월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이 이를 강조하면서 당시 중국의 최대 화두로 떠오른 용어다. 중국의 민간기업과 고소득층의 부를 당이 조정하고 자발적 기부를 통해 인민과 나누는 개념을 이르는 말이다.덩샤오핑이 개혁개방 정책을 표방하면서 성장에 중점을 두었다면 시진핑은 분배로 방향을 전환하겠다는 것이다.영국의 자선구호단체 CAF는 2022년말 기준 ‘세계기부지수’를 지난달 말 발표했다. 인도네시아가 5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미국과 뉴질랜드 등 경제 선진국을 제쳤다. 우리보다 경제 규모가 훨씬 적은 나라가 기부선진국이라는 사실이 적이 놀랍다.우리나라는 조사대상 119개 국가 중 88위를 차지했다. 2011년 57위에서 해마다 순위가 떨어져 기부후진국 신세가 되고 말았다. 인도네시아의 기부지수가 높은 것은 종교적 특성에 기인한 측면이 있다고 하나 사회 전반에 기부문화가 잘 유지된다는 사실만으로도 국민은 자부심을 가질 하다.공동부유를 주창한 중국은 2017년 세계 꼴찌에 머물던 기부지수가 작년에는 49위까지 뛰어올랐다. 양극화와 소득 불평등이 심각하다는 미국도 3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부자들의 사회공헌 문화와 세제지원을 통한 사회적 기부문화 조성이 순조롭기 때문이다.지난해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전 세계적으로 많은 사람이 어려움을 겪었으나 상대적으로 기부도 그만큼 증가했던 것으로 CAF는 밝혔다. 기부문화는 사회 공동체를 지탱해주는 보이지 않는 큰 힘이다.글로벌 경제위기를 맞은 우리나라가 실질적인 경제 선진국이 되기 위해선 “함께 잘살자”는 공동부유의 정신이 이럴 때 발휘돼야 한다. /우정구(논설위원)

2023-02-07

‘낀 세대’의 자아찾기

홍석봉 대구지사장 1970년대 출생한 이들만 참가하는 이색 마라톤 대회가 열려 관심을 끌었다.1972년생으로 구성된 마라톤 동호회 ‘72 쥐띠 마라톤 클럽’은 지난 5일 대구 달성군 강정고령보 디아크 일원에서 ‘1970년대생 마라톤 대회’를 개최했다. 당초 72 쥐띠 마라톤 클럽이 자체 행사로 마련한 대회였다. 다른 동호회로 입소문이 퍼지면서 규모가 커졌다. 주최 측은 “1970년대생 각 띠별 마라톤 클럽들이 참가 의사를 밝히면서 규모를 키웠다”고 했다.우리 사회에서 아날로그와 디지털 세대에 끼여 적응하지 못해 속칭 ‘끼인 세대’로 불리는 1970년대생들이다. 이들이 소외감을 해소하고 당당히 일어서자는 의미로 1970년대생 마라톤 대회를 기획했다고 한다. 대회 캐치프레이즈도 ‘70년대생들이여 함께 뛰자’로 정했다.250명의 대회 참가자가 강정고령보 디아크에서 출발, 금호강변길 42.195㎞ 풀코스를 달리며 낀 세대의 설움을 떨쳐버렸다.‘낀 세대’는 586세대와 MZ세대 사이에 끼어 위아래 눈치를 봐야 했다. 양 세대 사이에서 윗사람들의 고리타분함과 권위주의를 고스란히 몸으로 받아내고 ‘젊은 꼰대’라 불리며 후배들과의 경쟁에서도 치였다. 상실감이 적지 않을 터이다.역대 최대 수능 응시자가 대학에 지원해 치열한 경쟁 사회 속에서 살았다. IMF 외환위기, 리먼브라더스 사태, ‘코로나19’ 등 큰 파고와 직간접으로 맞부딪혀야 했다. 그러면서도 경제 성장의 수혜를 제대로 누리지 못한 세대다.아래위로 치며 갖은 고생을 다 했는데, 어느 순간 뒷방 꼰대로 밀려나고 있는 현실이다. 1970년대생들의 자아찾기가 한편으로는 대견하기도 하지만 안타까움이 앞선다./홍석봉(대구지사장)

2023-02-06

대구서 시작하는 범시민 메세나 운동

우정구 논설위원 메세나(mecenat)는 기업의 문화예술지원 활동을 통칭해 부르는 말이다. 기업이 사회에 공헌하고, 국가 경쟁력에 이바지하는 기회이기도 하다.역사적으로 메세나 활동의 대표적 사례로는 피렌체의 메디치 가문이 꼽힌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젤로, 라파엘로 등 르네상스시대 예술계를 이끌던 거장들을 후원한 가문이다. 메디치가(家)는 예술분야뿐아니라 천문학자 갈릴레오 갈릴레이와 단테 등 당대 최고의 과학자와 철학자 등도 후원한 큰손 중 큰손이다.르네상스가 문화예술의 꽃을 피울 수 있었던 배경은 상공업이 무척 발달한 피렌체라는 도시가 있고, 그곳서 부를 축적한 메디치가가 있었기 때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후대에 와 미국의 맨해튼 은행의 록펠러 회장이 기업의 사회공헌 예산 일부를 문화예술 활동에 할당하자고 주장하면서 메세나 운동은 본격화 된다.작년 대구 등 전국의 많은 도시가 이건희미술관 유치에 나섰다. 빌바오 효과 때문이다. 빌바오 효과란 도시의 랜드마크 하나가 도시 전체를 먹여 살리는 것을 두고 하는 표현이다.스페인 북부 작은 도시 빌바오는 주력산업이 붕괴하면서 도시가 쇠락의 길로 접어들자 구겐하임미술관 유치로 극적 회생을 하게 된다. 존망의 기로에 선 도시가 미술관 건립으로 세계적 관광지로 떠오른 것이다. 문화적 가치만으로 도시는 얼마든지 번창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좋은 사례다.대구문화예술진흥원을 중심으로 대구에서 기업과 시민, 언론이 동참하는 범시민메세나운동이 본격 전개된다. 국채보상운동 발상지답게 대구가 전국 최고의 메세나 성지로 거듭나길 기대해보자./우정구(논설위원)

2023-02-05

정월 대보름

우정구 논설위원 오는 5일은 정월 대보름날이다. 한해 첫 보름이자 보름달이 뜨는 날로 음력 1월 15일을 가리키는 날이다. 우리나라 세시풍속 중 보름달이 가지는 의미는 매우 크다.추석명절도 보름날을 기준으로 하지만 정월 대보름은 옛날부터 설날만큼이나 비중이 높은 날로 여겼다. 세시풍속기에 따르면 1년동안 우리민족이 지내는 세시풍속 행사가 대략 189건에 이른다. 그 중 정월 한달동안 지내는 세배나 설빔 등과 같은 세시풍속이 78건에 이르러 거의 절반에 가깝다. 78건 가운데는 40여 건이 보름날과 관련한 행사라고 하니 우리민족에게 대보름은 매우 친근한 의미다.정월 대보름날 치러지는 행사를 대략 손꼽아 보면 달맞이, 달집태우기, 줄다리기, 지신밟기, 쥐불놀이 등의 민속놀이와 함께 부럼깨물기, 귀밝이술 마시기, 나물먹기, 오곡밥 먹기 등등이 있다.고래로 인류에게 태양과 달이 주는 영향은 매우 컸다. 해를 보면서 하루를 시작하고 달을 보면서 하루를 끝맺기 때문이다. 태양을 남성, 달을 여성에 비유한다. 농경민족인 우리는 달을 풍요의 상징으로 여겼다. 정월 보름달은 이런 주술적 믿음이 절정에 달하는 날로 생각한 것이다.정월 대보름날 행하는 큰 행사 중 하나인 달집태우기는 보름달이 떠오를 때 시작하는 대보름 행사의 대표다. 생솔가지와 나뭇더미를 쌓아 달집을 지어놓고 보름 달빛 아래 불을 질러 제액초복(除厄招福)을 기원한다. 달집을 태우면서 그해 풍년을 기원하기도 하고 마을의 질병과 잡귀가 없기를 바랬다고도 한다.코로나 사태로 3년간 쉬었던 달집태우기 민속행사가 올해는 곳곳에서 다시 재현된다. 코로나 잡귀가 물러나고 경제적 풍요가 찾아오는 한해가 되길 간절히 바라본다. /우정구(논설위원)

2023-02-02

박정희 추모관

홍석봉 대구지사장 구미시 상모동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 추모관은 대통령 재임 시절 접견실로 설치됐다. 1979년 박 전 대통령 서거 후 조문객들의 분향소로 이용돼 왔다. 2016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당시 방화로 전소돼 구미시가 2017년 2월 새로 지었다. 매년 탄신제와 추모제가 이곳에서 열린다. 해마다 20만명의 관광객들이 찾는다.구미시가 ‘박정희 대통령 숭모관’ 건립 논란으로 시끄럽다. 지역 시민단체들의 반발때문이다.구미경실련 등은 최근 성명서를 내고 “박정희 전 대통령 숭모관 건립에 1천억원을 들이는 것은 순수한 목적이 아닌 정치적 목적에 혈세만 낭비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숭모관 건립계획을 철회하고 시급한 일자리, 복지, 문화 등 민생에 매진하라”고 일갈했다.시민단체는 구미시가 생가에 있는 추모관이 협소하고 비탈길에 위치해 방문객들의 불편과 안전사고 위험이 있다는 이유로 숭모관을 새로 짓겠다는 것은 근거가 너무 빈약하다고 꼬집었다.최신 기술을 활용한 기존 추모관 전시실은 콘텐츠를 업그레이드 해주지 않고 고장난 채 다른 전시물로 대체되고 있기 일쑤고 몇 년 째 바뀌지 않아 재방문자가 드물다고 했다. 오르막길이 문제가 아니라 전시 콘텐츠 업그레이드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또, “자신들의 정치적 입지를 위해 박정희 전 대통령의 업적인 경제개발과 민생안정 등에 매진하지 않고 오로지 기념관, 동상, 숭모관 건립 등 눈에 보이는 치적을 쌓기 위해 몰두하고 있다”고 힐난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을 진정 추모하려면, 그 정신을 본받으라고 나무랐다.굳이 추모객들의 품격 있는 추모 공간 마련을 위해 거액을 들일 필요가 있을까./홍석봉(대구지사장)

2023-02-01

나잠어업

우정구 논설위원 나잠(裸潛)이란 옷을 벗고 잠수한다는 뜻이다. 여기에 어업을 붙이면 특별한 산소호흡 장치없이 바닷속에 들어가 패류와 해초류 등을 캐내는 일을 하는 업종을 말한다. 이른바 해녀(海女)의 수중 활동이 그것이다.해녀는 한국과 일본에만 분포하는 여성 특유의 어업 활동이다. 우리나라 해녀들은 과거부터 역량이 뛰어나 일제 강점기에는 물질을 잘하는 출가해녀들이 일본과 대련, 블라디보스토크까지 진출했다고도 한다.우리나라는 각 해안지방과 여러 섬 등에 아직도 이들이 흩어져 활동을 하나 그 숫자 대부분이 제주도에 몰려 있다. 전국적으로 한 때 2만명이 넘는 해녀들이 있었던 것으로 조사돼 있다. 맨몸으로 잠수하는 나잠업의 역사는 거슬러가면 매우 오래됐다. 인류의 등장과 함께 자연발생적으로 생겨났으나 삼국지 한조(韓條)에 의하면 마한시대에도 이미 잠수어업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조선시대에는 나잠업에 여자뿐 아니라 남자도 종사했다는 기록이 있다. 농업 웅도지만 경북은 제주도 다음으로 해녀가 많다. 경북도 조사에 의하면 1천300여 명의 해녀가 아직도 동해안 중심으로 수중활동을 하고 있다. 그러나 종사자의 64%가 40년 이상 나잠어업에 종사한 것으로 나타나 고령화 등으로 그 수는 앞으로 갈수록 줄 것이 예상된다.2016년 유네스코는 제주해녀문화를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한 바 있다. 자연발생적으로 생겨난 나잠업이 수천년의 세월이 흘러 현대에까지 이어져 온 인류문화적 가치를 유네스코가 인정한 것이다.경북의 나잠어업도 해녀 수의 감소와 더불어 쇠퇴기에 접어들었다. 노령화와 소득 감소, 시대흐름 등으로 불가피한 현상이나 아쉬움이 남는 문화유산의 퇴조라 할 것이다. /우정구(논설위원)

2023-01-31

‘늘봄학교’

홍석봉 대구지사장 맞벌이 부부나 저소득층 가정에서 초등 저학년 아동 돌봄은 큰 부담이다. 이런 가정의 고민을 해결해주기 위해 ‘늘봄학교’가 생겼다. 경북교육청은 올해 초등학교 40여 교를 늘봄학교로 운영한다. 늘봄학교는 ‘늘 봄처럼 따뜻한 학교’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초교 1학년 입학 직후 조기 하교로 인해 생기는 돌봄 공백을 해소하고 학교 적응력을 높여주기 위한 방안에서 마련됐다. 학부모의 돌봄 부담을 줄여주고 공교육 출발 시기의 교육 격차를 해소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늘봄학교는 정규 수업 시간 이전인 아침 이른 시간부터 학교 수업이 끝난 뒤 저녁 8시까지, 그리고 필요한 시간과 주말에 초등 저학년들을 돌봐주는 것이다. 올해부터 전국적으로 200여 학교가 시범운영에 들어간다.경북교육청은 학생과 학부모의 수요를 반영해 맞춤형 교육·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고, 양질의 프로그램을 확대하는 등 지역 단위 총괄 관리 운영 체제를 구축해 단위 학교와 교원의 업무를 경감하는 방향으로 늘봄학교를 추진키로 했다.이를 위해 초등 1학년 교육돌봄 집중 지원과 미래형 맞춤형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저녁돌봄 단계적 확대, 석·간식 및 프로그램 제공, 안전 관리 강화, 지역사회 연계 협력 강화 등 세부 계획을 마련 중이다.늘봄학교는 공교육이 보육 공백을 메워주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인력과 공간 등 준비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당장 3월 시행에는 인력과 시설 확충 등 기본적인 준비가 덜 됐다. 형식은 돌봄교실이지만 사실상 방과 후 학습량이 늘어나고 교사 부담만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도 적잖다.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철저한 계획과 준비로 늘봄학교의 조기 정착을 바란다./홍석봉(대구지사장)

2023-01-30

구미 오는 빈소년합창단

우정구 논설위원 코로나팬데믹 3년 만에 오스트리아 빈소년합창단의 내한공연이 시작된다. 서울과 함안, 속초, 부산에 이어 지역에서는 구미에서 2월 2일 공연을 볼 수 있게 된다.파리나무십자가 소년합창단, 퇼저합창단과 함께 세계 3대 소년합창단으로 손꼽히는 빈소년합창단의 방한공연 소식에 벌써부터 시민들의 관심도 들떠 있다 한다.‘천사들의 합창’으로 불리는 빈소년합창단은 525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1498년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 왕가의 막시밀리안 1세 황제가 궁정 소년성가대로 출발시켰다. 10세부터 변성기 전 소년 약 100명을 선발해 특별한 교육 과정을 거쳐 대외 무대활동을 시켜왔다. 과거 하이든과 슈베르트도 빈소년합창단원이었다고 한다. 모차르트는 지휘자, 베토벤은 피아노 반주자로 활약한 것으로도 유명하다.1차 세계대전 이후 합스부르크 왕가가 붕괴되면서 민영체제로 운영되었으나 높은 음악성과 역사적 배경을 인정받아 유네스코 지정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지금은 음악의 나라 오스트리아의 음악대사로 통한다.우리나라는 1969년 처음 방문해 공연한 것을 시작으로 전국 35개 도시에서 150회 공연 기록을 가지고 있다. 아직 변성기가 지나지 않은 보이소프라노의 청아한 목소리와 귀여운 외모 등으로 공연 때마다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2010년 한국인으로서는 최초로 당시 10살이던 조윤상 군이 단원으로 입단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교황 비오11세는 합창단을 두고 “마치 천사의 노래를 듣는 것 같다”고 격찬한 바 있다. 빈소년합창단의 공연이 다음 달 2일 구미예술회관 대공연장 재개관을 기념해 열린다고 하니 탈마스크 이후 맞는 모처럼의 힐링 기회다./우정구(논설위원)

2023-01-29

최강한파

우정구 논설위원 중국 헤이룽장성 모허시는 이번 설 명절에 닥친 시베리아발 한파로 지난 22일 아침기온이 영하 53도로 떨어지는 진기록을 세웠다. 말이 영하 53도이지 이 정도의 날씨에 사람은 어떻게 사는지 자못 궁금하다.모허시는 중국 최북단에 위치한 도시로 흑룡강을 사이에 두고 러시아와 마주하고 있다. 우리나라 여행객도 거의 가지 않는 곳이라 여행관련 정보도 거의 없다.보도에 의하면 모허시의 이번 한파 기록은 1969년 영하 52.3도 기록을 경신한 것이라 한다. 꽁꽁 언 과일을 벽돌로 깨어도 깨어지지 않는다고 한다. 이곳의 1월 평균 기온은 영하 30도다. 한반도에서 가장 춥다는 북한 중강진의 1월 평균 기온 영하 19.5도는 비교권 밖이다. 추위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조차 어렵다.지구상에서 가장 추운 도시는 러시아 사하공화국의 수도 야쿠츠크시다. 인구 30만명이 산다. 겨울이 장장 8개월이나 지속되고 12월 중순부터 2월 초까지 평균 기온이 영하 50도라 한다. 공식적으로 영하 55도가 되면 휴교령이 내려진다니 정말 상상이 안 된다.설 전후 시작한 한파로 전국이 꽁꽁 얼어붙었다. 제주도는 강풍특보와 대설경보, 한파경보 등이 겹쳐 내려지면서 하늘길이 막혔다. 설연휴를 맞아 이곳을 찾은 관광객이 발을 동동 굴렀다고 한다. 서울 기온이 영하 18도까지 떨어지는 등 전국이 역대급 한파로 한차례 몸살을 앓았다. 최근 발생한 한파는 북극을 둘러싸고 있는 제트기류의 고리가 약해졌기 때문인데, 북극지방의 냉기를 막아주는 제트기류가 약해진 것은 지구온난화가 직접적 원인이라 한다.지구상에서 발생하는 각종 기후재앙을 막기 위한 범지구적 대응의 필요성을 지금 우리 모두가 체험하고 있다. /우정구(논설위원)

2023-01-26

CCTV와 개인정보 보호

홍석봉 대구지사장 작년 말 기준 전국의 폐쇄회로(CC)TV는 인구 3명 당 한 대 꼴인 약 1천700만 대로 추정된다. 지자체 등 정부기관보다 민간이 설치한 것이 10배 이상 많다고 한다. 우리 주위 곳곳에 CCTV의 눈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다. 2010년 CCTV 노출 빈도 조사 결과 국민은 하루 최대 110회, 이동 중에는 9초에 한 번꼴이었다고 한다. 지금은 당시보다 몇 배 이상 높아졌다. 우리는 24시간 내내 CCTV에 감시당하며 산다. 진화한 CCTV가 범죄 현장을 경고하고 경찰에 알리기도 한다.CCTV 설치후 5대 강력범죄 발생건수가 26.6% 감소했다는 통계도 있다. 하지만 CCTV는 사생활침해와 감시라는 부정적인 면이 적지 않다. 해킹 우려도 높다.CCTV는 범죄 발생 시 결정적인 증거가 된다. 반면에 사생활 침해 논란은 끊이지 않는다. 이를 막기 위해 만든 것이 개인정보보호법이다. 개인정보보호법이 일정 부분 노출과 감시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고 있다.당사자 동의 없이 CCTV 화면을 제공받은 대구의 한 아파트 입주자대표가 최근 벌금형을 받았다.엘리베이터의 경고문을 훼손한 당사자를 찾으려 아파트관리사무소장에게서 CCTV영상을 무단 제공받았다가 재판에 넘겨진 것이다. 법원은 “수사기관을 통해 확인했어야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고 판시했다.정당한 방법으로 수집되지 않은 영상은 증거능력으로 인정하지 못한다는 법원의 판단이다. 경위 이상 간부가 아닌 경찰관이 압수한 CCTV 영상은 법정에서 증거로 쓸 수 없다는 판결도 있다. 화질이 안 좋거나 원본이 아닐 경우 CCTV의 증거능력은 인정되지 않는다. 넘쳐나는 CCTV 속에 인간을 보호할 최소한의 안전장치다./홍석봉(대구지사장)

2023-01-25

세뱃돈

우정구 논설위원 세배(歲拜)는 한해를 무사히 넘기고 새해를 맞는 어르신에게 문안인사를 드리는 우리 미풍양속의 하나다. 세뱃돈은 인사차 찾아온 이들에게 빈손으로 보내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 생각한 어르신이 조금씩 세뱃돈을 쥐어보낸 것이 유래가 됐다.돈의 가치가 지금처럼 크지 않던 시절, 떡국과 술상을 차려 대접하기도 했고, 차례를 위해 준비한 음식을 싸서 갈 때 들려 보내기도 했다.기록에 의하면 1960년대에는 세뱃돈이 10원 정도, 1980년대 들어서 500∼1천원, 1990년대는 1만원권이 세뱃돈으로 사용됐다. 5만원권이 등장한 2000년대 들어서 세뱃돈의 액수가 커져 부담스러워졌다는 시중 여론이 나왔다.이번 설 명절에는 유난히 세뱃돈을 두고 많은 얘기가 오갔다. 물가가 오르고 불경기가 심해 주머니 사정이 가벼워진 직장인에게 세뱃돈이 적지 않게 부담이 됐다는 후담이다. 한 포털사이트의 여론조사에서도 10명 중 4명이 “설 명절 비용이 부담스러웠다”는 답변을 해 불경기 여파가 설 명절에도 고스란히 반영됐음을 짐작게 했다.이런 가운데 가수 이적이 인스타그램에 올린 “3만원권 지폐가 나오면 좋겠다”는 글이 많은 이의 공감을 얻으면서 세뱃돈을 둘러싼 논란을 더 뜨겁게 했다. “3만원권 지폐가 나오면 세뱃돈으로 적당할 것 같다”는 이적의 발언에 대해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이 5만원권을 부담스러워하는 국민이 많을 것이라며 3만원권 발행 촉구 결의안까지 내겠다고 응답해 세뱃돈 논란이 신화폐 발행으로 옮겨가는 분위기로 번지기도 했다.세뱃돈은 유래에서 보듯이 미풍양속의 정신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오가는 것이 참 의미다. 3만원권 발행의 유용성은 세뱃돈과는 별개로 따져볼 문제가 많을 것이다./우정구(논설위원)

2023-0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