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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부채(負債)의 함정

코로나 사태로 금융대출 받기가 어려워진 일용직 근로자나 영세자영업자 등만 골라 돈을 빌려주고 이자 명목으로 최고 2천%의 돈을 뜯어낸 불법 고리대금업자가 얼마 전 경찰에 붙잡혔다.이들은 대부금의 상환일을 한 달로 정하고 한 번에 100만∼500만원을 빌려준 뒤 이를 갚지 못하면 한 달뒤부터는 이자 명목으로 하루 10만원의 돈을 받아왔다고 한다. 피해자 대다수가 돈 갚을 능력이 없는 경제적 약자였다고 하니 우리 사회 한 구석에서는 여전히 빈곤이 판을 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최근 한국은행이 발표한 우리나라 가계부채가 2분기 기준으로 1조8천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고 한다. 작년 2분기와 비교해 1년 사이 168조원이 증가했다. 코로나19에 따른 생활고와 ‘영끌’(영혼까지 끌어 모음)과 ‘빚투’(빚내서 투자) 등이 겹쳤기 때문이라 한다.특히 국제금융협회는 우리나라 가계대출 비율이 GDP 대비 102.8%로 회원국 61개 국가 중 가장 높았다고 했다. 하반기부터 금융권이 가계대출 규제에 나서기로 함에 따라 대출 증가세가 다소 둔화 될 수는 있으나 가계부채를 줄일 방법은 현재로선 없어 보인다.이런 상황에 국가부채도 내년에 1천조원을 돌파할 것이라 한다. 국가부채나 가계부채 등이 위험수위로 치달으면서 경제계 일각에서는 우려스런 시선을 보내고 있다.“외상이면 소도 잡아 먹는다”는 속담이 있지만 뒷감당이 가능할 때나 하는 말이다. 과도한 빚은 국가나 개인이나 언제든 위험한 함정에 빠지게 할 수 있다. 돈 빌릴 데가 없는 경제적 약자가 급전을 쓰다 고리대금업자에게 봉변을 당하는 일이 남의 일만은 아니라는 것이다.감당할 수 없는 과도한 빚은 국가나 개인에게 모두 위험천만한 일이다./우정구(논설위원)

2021-08-26

아기 울음소리 없는 사회

우리 사회가 아기 울음소리 없는 사회로 추락하고 있다. 사람이 한 나라의 국력이 되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는데, 인구가 지금의 절반, 혹은 그 이상으로 줄어든다면 어떻게 될까.아파트가 남아돌기 시작해 부동산 불패신화가 무너지고, 줄어든 인구 만큼 소비자 역시 줄어들어 자동차 판매량도, 스마트폰 판매량도 크게 감소하게 된다. 나라를 지킬 군인 충원도 어려워지고, 경찰과 소방관도 턱없이 부족해질 수 있다. 기업들은 인력확보에 비상이 걸릴 것이다.통계청이 25일 발표한 ‘2020년 출생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합계 출산율은 0.84명으로 집계됐다. 1년 전의 0.92명보다 0.08명(-8.9%) 감소했다. 이는 1970년 통계작성이 시작된 후 역대 최저기록이다. 우리나라 합계 출산율이 세계 꼴찌를 기록한 것이다. 정말 너무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다.우리나라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는 역대 최저인 0.84명까지 떨어졌다. 연간 출생아 수는 20만명대로 내려 앉았다. 38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의 평균 합계 출산율은 1.61명(2019년 기준)으로, OECD 회원국들 중 합계출산율 0명대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지난해 우리나라는 27만2천300명으로 1년 전보다 3만300명(10.0%) 줄어 역시 1970년 통계 작성 이래 최저치다. 1970년대만 해도 100만명대였던 출생아 수는 2002년에 40만명대, 2017년에 30만명대로 추락했고, 지난해 20만명대까지 떨어졌다.저출산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나라의 경제성장이나 국력신장 역시 기대하기 어렵다. 아기 울음소리 넘치는 사회를 위한 사회적 관심이 필요한 때다./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1-08-25

둘 중 한 명이 노인인 나라

영국의 풍자작가 스위프트의 소설 ‘걸리버 여행기’는 영국인 걸리버가 항해 도중 풍랑을 만나 표류하다 소인국과 거인국을 차례로 경험하는 이야기다.제1편은 주인공인 걸리버가 키가 6인치도 안되는 소인이 사는 나라로 들어가 경험한 내용으로 꾸몄고, 제2편은 키가 교회 철탑만큼 큰 거인국에 들어가 왕의 장난감 취급당하다 가까스로 빠져나오는 내용이다.한 나라의 인구 가운데 두 사람 중 한 명이 65세 이상 노인이라면 과연 믿을 사람 있을까. 아무리 고령화 사회로 진행이 빨리 된다 하더라도 한 사람 건너 노인을 만나는 상황이라면 믿기가 어렵다.최근 감사원의 의뢰로 통계청이 추계한 100년 후의 한국의 인구실태 조사보고서를 보면 충격적이다. 막연하게 인구절벽을 상상했던 우리의 인구문제가 이처럼 심각한 상황으로 갈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랍다.통계청은 2017년 기준으로 출산율과 국제이동, 기대수명이 중간 정도로 유지된다고 볼 때 100년 후인 2117년 한국의 65세 이상 노인 비율을 52.8%로 추정했다. 50년 후인 2067년은 49.5%다. 2017년 고령화 비율은 13.8%다.통계적 추정치에 불과하지만 지금 우리 사회가 겪는 저출산과 고령화 문제가 이런 결과를 나타낸다고 생각하면 모골이 송연해지는 느낌이다. 이번 조사에서 100년 후 한국의 총인구는 2017년(5천136만 명)의 절반도 안되는 2천81만 명으로 밝혀졌다.지역별로 보면 대구는 2017년 246만 명이던 인구가 100년 뒤 지금의 22%인 54만 명, 경북은 지금 268만 명이던 인구가 70만 명으로 추락한다. 부산은 342만 명이 100년 뒤 73만 명으로 떨어졌다. ‘걸리버 여행기’에서나 보는 이상한 나라의 모습이 현실이 되는 것 같아 놀랍다. /우정구(논설위원)

2021-08-24

퀵 커머스 시대

코로나19가 유통업계에 가져 온 변화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배달서비스의 대중화요, 짧은 시간에 각 가정에 배달해주는 퀵 커머스 시대를 앞당겼다는 평가다.퀵 커머스 선두업체인 바로고가 24일부터 신선식품과 생필품을 10분만에 집앞에 배달하는 동네 편의점·마트 배달서비스 ‘텐고’를 시작했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운영중인 창고를 거점으로 현장에 대기중인 라이더가 주문 즉시 역삼동·논현동 일대에 10분 이내 단건 배달 서비스를 제공한다. ‘10분 배달’을 모토여서 앱명칭도 ‘텐고(Tengo)’로 정했다.소비자는 요리하다 급하게 필요한 마늘, 영화보면서 먹을 수 있는 시원한 아이스크림, 아이스 커피 등 다양한 상품을 저렴한 가격에 즉시 받아볼 수 있다. 창고에 상시 대기하고 있는 라이더가 주문 즉시 출발하고, 다른 경유지 없이 한 곳만 배달한다.배달대행 업계가 정보기술(IT)기반 종합유통·물류 플랫폼으로 전환하고 있다. 도심형 거점 창고를 구축해 식당에서 갓 조리한 음식은 물론 편의점·마트 물건이나 제조약, 스마트폰, 유심칩 등 배송가능한 모든 상품을 30분 이내 배달한다. 바로고는 현재 GS25, CU, 이마트24, 미니스톱 등 편의점 업체와 계약해 퀵커머스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난 6월엔 CJ올리브영 즉시 배송서비스 ‘오늘드림’주문 건 배달을 시작, 최대 3시간내 배송하고 있다. 최근에는 비대면진료지원 플랫폼 ‘닥터나우’와 손잡고, 처방약 배달서비스를 시작했다.퀵커머스 사업은 10분 배달로 독일 스타트업중 최단시간 유니콘 반열에 오른 식료품 배달업체 고릴라스가 모델이다. 비대면·편리함을 추구하는 현대사회에 퀵 커머스 서비스는 어쩌면 당연한 시대적 추세로 읽힌다./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1-08-23

비극의 땅

지난 14일 발생한 7.2 규모의 강진으로 카리브해 섬나라 아이티는 최소 2천명 이상이 사망했다. 실종자 수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조그만 섬나라가 온통 쑥대밭으로 변했다.섬 주민들은 다 무너진 집앞에서 망연자실한 모습으로 서 있다. 비가 내리는데도 많은 사람이 바깥에서 잠을 청한다. 여진으로 더 많은 건물이 무너질 것이 두려워서다. 적어도 7만7천여 가옥이 완전 파손되거나 손괴됐다.아이티는 서쪽으로 바다를 마주하고 동쪽에는 도미니카공화국과 접해 있다. 지난 2010년에도 대지진으로 30만 명이 목숨을 잃어 아이티하면 지진을 떠올린다. 1804년 프랑스에서 독립했지만 경제적 기반이 약해 세계 최빈국 중 하나다. 1인당 GDP 719달러(2017년), 실업률은 60%를 넘는다. 지난달에는 아이티 현직 대통령이 총격으로 암살당했다. 이번 대규모 지진이 겹치자 외국에선 이곳을 비극의 땅이라 부른다.비극의 땅이 한 군데 더 있다. 미군의 철수로 탈레반이 점령한 아프가니스탄이다. 이곳 역시 혼돈 중이다. 탈레반이 대통령궁을 장악하자 이곳 국제공항은 아프간을 탈출하려는 사람들로 아수라장이 됐다. 비행기에 타지 못한 일부 시민은 비행기 랜딩기어나 날개에 붙어 있다 떨어지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최근에는 아프간 정부군과 관료들이 처형당하는 장면이 영상으로 나돌며 그곳의 참혹한 현실이 있는대로 전해졌다. 아프간은 러시아와 중국, 인도, 중동이 교차하는 교통요지다. 지정학적 위치 때문에 과거에도 여러 나라의 지배를 받았다. 비극의 땅이라 불리는 나라에는 공통점이 있다. 국력이 약하다는 것이다. 강한 국력만이 국민의 안전을 지켜줄 수 있는 것이다./우정구(논설위원)

2021-08-22

제로 플라스틱 캠페인

2018년 중국은 플라스틱 공해를 고발한 ‘플라스틱 차이나’영화가 상영된 이후 자국으로 들어오는 플라스틱 폐기물 수입을 금지했다. 이 일이 있은 후 한국에서는 쏟아지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처리 못해 곤욕을 치르는 일이 벌어졌다.일상에 편리함을 준다는 이유로 마구 사용하는 플라스틱 제품이 얼마나 심각한 공해를 일으키는지 매스컴을 통해 전해지나 일반인의 경각심은 여전히 시큰둥하다.2018년 부산 칠산 바다에서는 그물에 걸려 올라온 아귀의 뱃속에서 500㎖ 생수병이 원형 그대로 발견돼 충격을 주었다. 해양생물 뱃속에 쓰레기가 발견되는 사례는 얼마든지 있다.해양 쓰레기라고 해양에서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육지에서 발생한 것이 바다로 흘러들어 생기는 것이다. 해양 쓰레기의 대부분은 플라스틱이다. 한국인이 연간 사용하는 플라스틱 생수병은 약 49억개다. 나란히 세우면 지구 10.6바퀴를 도는 양이다.특히 바다에 버려지는 플라스틱 쓰레기의 15∼30%가 미세 플라스틱이다. 미세플라스틱은 5mm미만 크기의 작은 플라스틱 조각이다. 크기가 작아 하수처리 시설에 걸리지 않고 바다로 그대로 유입된다. 이를 물고기가 먹고 그 고기가 사람의 식탁에 오르게 된다.플라스틱은 사용하는데 5분이지만 썩는 데는 수백년이 걸린다. 값싸고 사용하기 편하다는 이유로 인기지만 플라스틱이 안겨주는 공해는 의외로 심각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국내에 유통 중인 조개류와 낙지, 새우 등 해산물 14종에서 1g당 0.47개의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인간 손에 만들어진 플라스틱이 돌고돌아 인간의 밥상으로 돌아오고 있다는 얘기다. 제로 플라스틱 캠페인에 모두의 관심이 필요하다./우정구(논설위원)

2021-08-19

‘젊치인’ 시대 오나

젊은 정치인을 가리키는 ‘젊치인’ 시대의 도래를 예견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30대인 이준석 씨가 제1보수야당인 국민의힘 당 대표로 뽑힌 이후 나타난 현상이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청년 정치인들의 진출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비영리단체 뉴웨이즈는 내년 지방선거에서 젊치인들이 다수 당선돼 기초의회 평균연령을 낮추는 것을 도모하고 있다. 이들은 MZ세대인 1980~2000년대생 젊은 정치인들을 후원하고 있다. 나이가 많을수록 경험과 노련함이 쌓인다면, 젊을수록 새로운 시각, 도전정신 등의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대의민주체제에서 특정세대가 과소대표되는 것도 문제다. 지난 2018년 지방선거 기준 만40세 미만 유권자 비율은 34%였지만 당선자 비율은 6%에 불과했다. 청년정치인들이 기초의회에 대거 진출하면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 서울 관악구의 경우 지난 2018년 지방선거에서 2030 구의원 4명이 당선돼 전국 기초의회 평균 6%에 비해 3배인 18%에 이르렀다. 이후 조례발의건수가 3.7배 가량 늘었고, 청년의원들의 본회의 5분 자유발언 횟수도 비청년의원보다 많았고, 구정질문 횟수 역시 평균의 2배였다. 젊치인들의 기초의회 진출은 긍정적인 변화의 계기가 될 수 있다.뉴웨이즈는 국민의힘, 기본소득당, 미래당, 노동당, 녹색당, 정의당 등 6개 정당과 함께 젊치인의 기초의회 진출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젊치인을 응원할 지역구 유권자들을 ‘캐스팅 매니저’란 이름으로 모집하고 있다. 현재 전체 선거구의 74%가 넘는 지역에 2천명이 넘는 캐스팅 매니저가 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지방선거에 젊치인이 대거 당선돼 구태의연한 한국정치 문화가 기초의회부터 바뀌길 기대한다./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1-08-18

싱크홀

재난영화 ‘싱크홀’은 간간히 뉴스에 등장해 두려움의 대상으로 여겨졌던 도심의 싱크홀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다. 코로나로 한산하던 국내 극장가에 그나마 이 영화가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고 한다. 2021년 한국 영화 최고의 오프닝을 기록하면서 개봉 6일째 100만 관객을 넘어섰다.영화 속 주인공은 결혼한 지 11년만에 겨우 서울 변두리에 신축 빌라를 한 채 샀다. 내 집 마련을 한 벅찬 기쁨으로 직장 동료들을 집으로 불러 집들이를 하며 즐긴다. 이때 갑자기 빌라 한 채가 통째로 땅속 깊숙이 빠져든다. 영화는 위기 속의 인물들이 각자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담았다.싱크홀(Sink Hole)은 우리말로 땅 꺼짐이라 부른다. 땅의 지반이 내려앉아 지면에 커다란 웅덩이 및 구멍이 생기는 현상이다. 갑자기 낭떠러지가 생기기도 해 인명 피해도 우려된다.우리나라에서도 많은 싱크홀이 발생해 언론에 알려지기도 했다. 전 세계적으로 싱크홀은 지금도 진행 중인 재난사고다. 싱크홀이 발생하는 원인에 대해 일부에서는 과도한 지하수 퍼내기라고도 하고 또 다른 한편에서는 지반 속의 물과 흙이 동시에 무너져 생긴 빈공간이 원인이라고도 한다. 그러나 싱크홀 발생 원인은 지반 여건에 따라 다양하나 전문가들은 대체로 자연재해보다는 인재가 더 많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지난 11일 대구시 동구 괴전동 도로에서 지름 10m, 깊이 7m 규모의 싱크홀이 발생했다. 다행히 인명피해 등의 사고는 없었으나 상수도관 파손으로 그 동네 일대 290가구가 단수되는 불편을 겪었다.싱크홀 사고는 해마다 증가한다. 싱크홀 사고로 일어날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땅속 지하매설물 관리에 더 신경을 써야겠다./우정구(논설위원)

2021-08-17

피지털 경제

코로나19로 언택트 라이프 스타일이 일상화하면서 매출이 감소하는 상점들이 늘었다. 그런데 일부 유통업체들은 오히려 큰 폭의 매출증가를 자랑한다. 바로 피지털(Phygital)경제를 활용한 업체들이다. 피지털은 오프라인 공간을 의미하는 ‘피지컬’과 온라인을 의미하는 ‘디지털’의 합성어로, 디지털을 활용해 오프라인 공간에서 육체적 경험을 확대한다는 의미다.예컨대 미국의 대형슈퍼마켓 체인점인 타깃은 코로나19로 인해 대다수 유통업체가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올해 2분기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80%이상 증가한 230억달러(약27조원)라고 밝혔다. 타깃은 코로나19에 대한 대응책으로 ‘커브사이드 픽업(curbside pickup)’이라는 제도를 도입했다. 고객들이 이 방식으로 구매하는 비중이 이전 분기보다 7배나 늘었다고 한다. 오프라인 기반 유통업체라도 온라인에서와 같은 편리함을 제공하면 소비자들을 오프라인 매장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는 게 골자다.피지털 경험은 소비의 각 단계에 적용될 수 있다. 우리가 온라인 쇼핑을 하는 이유가 간단한 검색만으로 상품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다는 장점때문이지만 수십, 수백개의 검색결과 중에서 나에게 필요한 것을 찾는 것이 부담스럽기도 하다. 이럴 때 오프라인 매장에서 마음에 드는 물건을 찾은 후 상품에 부착된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스캔하면 상품정보 및 리뷰 등을 찾을 수 있게 한다. 상품을 찾아가는 픽업단계에서도 오프라인 매장에서 소비자가 온라인에서 주문한 제품을 연중무휴 24시간 집어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상품 교환 및 반품단계서도 QR코드만 보여주면 포장해서 반품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이제 피지털 경제는 언택트 시대 기업에 중요한 경쟁포인트로 떠오르고 있다./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1-08-16

황당 공약

파격적인 공약으로 국민의 이목을 끌었던 허경영 국가혁명당 대표가 내년 대선에도 출마할 거라 한다. 대선 도전만 세 번째다. 그는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도 나서 결혼부를 만들어 결혼 수당 1억원과 주택자금 2억원을 무이자로 지원해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했다. 결혼 공영제 도입과 미혼자에게는 매월 20만원의 연예 수당도 주겠다고 약속했다.정치공약이라 하지만 현실성이 떨어져 공약에 대한 유권자의 신뢰는 높지 않았다. 그러나 기성 정치인과는 다르게 내용이 파격적이서 자주 화제를 일으켰다. 공약의 믿음성보다 기성 정치와 비교되면서 대중에게는 일종의 통쾌감도 안겨주었다. 만약 유력 대선후보가 허경영식 공약을 들고 나왔다면 국민은 어떻게 반응할까 궁금하다.이재명 경기지사는 최근 국민 누구나 최대 1천만원의 기본대출을 장기 저리로 받을 수 있게 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모든 국민에게 1천만원을 나눠주고 정부가 보증을 서겠다는 것이다.유승민 전 의원은 이와 관련 “허경영식 공약을 흉내 낸 악성 포퓰리스트”라고 규정했다. 이 지사는 이에 앞서 기본대출 외에도 전국민에게 매월 8만원씩 주는 기본소득도 공약으로 내세워 대선 후보자간 논란을 일으켰다.정치인에게 공약은 유권자와의 약속이다. 그리고 유권자들은 이런 공약을 투표 선택의 중요한 기준으로 삼는다. 이런 점에서 공약의 장래성이나 신뢰성 여부는 매우 중요하다. 특히 당선 가능성이 높은 후보일수록 공약에 대한 절대적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당선이 되고 보자는 식으로 공약이 남발된다면 우리 정치는 후진적 면모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대선 후보들의 공약이 난무할 때다. 국민이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우정구(논설위원)

2021-08-12

로맨스 스캠

로맨스 스캠은 SNS에서 이성에게 호감을 산 후 결혼 등을 빌미로 돈을 갈취하는 수법을 말한다. 로맨스(romance)와 기업 이메일 정보를 해킹해 거래처로 둔갑시켜서 무역 거래 대금을 가로채는 범죄 수법을 가리키는 스캠(scam)의 합성어다.소셜 네트워크가 발달해 상대방에게 접근한 후 마음을 이용해서 교제가 이뤄지기 때문에 피해가 더 크다. 상대방과 만날 필요가 없이 메시지로 자연스러운 교제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년층 이상이 미군사칭에 당하는 일이 많다. 주요 수법은 상대방에게 친근함을 표현하고 이성적으로 어필해 서로 간의 경계심을 허물고, 점차 속깊은 고민을 나눌 수 있는 관계로 이어지며, 금전을 통장으로 송금하라는 메시지를 보낸다.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이 돈을 보내라고 하면 일반적인 사람이라면 사기임을 바로 알 수 있지만, 깊은 감정적 교류를 맺은 사이이기에 자신이 사기를 당한 건지 의심할 생각도 없이 돈을 보내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자신이 로맨스 스캠을 당했다고 의심되거나 사기를 당했을 때는 지체하지 말고 경찰서나 사이버안전국으로 신고하는 것이 좋다. 또한 모르는 사람의 SNS 친구추가는 되도록이면 피해야 하며, 인터넷에서 연인을 사귀지 말고 오프라인인 집밖에 나가서 여자친구, 남자친구를 사귀는 것이 당할 확률이 적어진다. 주요 타깃은 한국과 일본, 터키 등 미국의 동맹국이거나 태국 등 친미국가인 사람들이다. 최근 경기 파주경찰서가 ‘로맨스 스캠’ 사기 행각을 벌인 혐의로 나이지리아 국적의 20대 남성과 카메룬 국적의 30대 남성 두 명을 구속해 관심을 끌었다. 소셜 네트워크가 비대면범죄를 늘리는 것도 코로나 팬데믹이 불러온 새 풍속도인듯 싶다./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1-08-11

위드코로나 시대

백신개발로 곧 끝날 줄 알았던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 변이 바이러스의 등장으로 난관에 봉착했다. 툭하면 백신공급 차질을 빚는 우리나라 보건당국의 방역체계를 믿고 있기에도 불안하다. 코로나 위기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 지 걱정하는 사람이 많아졌다.지금껏 국민은 정부 지침에 잘 따랐다. 하지만 지금처럼 따라만 하다가는 언제 코로나로 멈춰진 일상을 회복할지 막막하다는 생각이 든다. 정부의 방역수칙도 곰곰이 따져보면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많다. 환자 수가 조금 감소하면 방역을 풀고, 그 수가 증가하면 방역을 옥죄는 방식만 되풀이할 뿐이지 실제적인 효과를 입증한 적이 없다.모임의 인원도 주먹구구식이다. 예식장에 모이는 사람 수와 종교시설에 모이는 사람 수가 왜 달라야 하는지도 궁금하다. 낮에는 4인까지 식사가 가능한데 저녁에는 2명만 하라니 이것 또한 이해가 안 된다.의학 전문가들은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리면서 집단면역에 대한 기대감이 크게 떨어졌다고 말한다. 우리나라가 계획한 백신 접종률 70%를 달성한다 해도 지금처럼 델타 변이가 판을 치면 코로나19의 유행을 통제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주요 선진국이 코로나 방역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전체 확진자 수를 줄이는 것보다 사망률을 낮추고 위중증자 관리에 더 치중하는 방식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백신접종에 주력하면서 일상과 경제활동의 제약은 푸는 이른바 위드(with)코로나 전략이다.한국의 백신접종 완료율이 OECD 회원국 중 꼴찌다. 세계 각국의 전문가들은 “코로나19는 끝나지 않는다. 새로운 변종은 계속 나타날 것”이라는 경고음을 던지고 있다. 한국의 코로나 전략도 중심을 잡고 위드코로나의 길을 모색해야 할 때 아닌가. /우정구(논설위원)

2021-08-10

별똥별쇼

깜깜한 밤하늘에서 유성이 비처럼 쏟아져 내리는 진풍경을 펼쳐 보일 때가 있다. 바로 별똥별쇼가 펼쳐질 때다.별똥별은 유성의 다른 말로, 혜성, 소행성에서 떨어져 나온 티끌이나 먼지가 지구 중력에 이끌려 대기 안으로 들어오면서 대기와의 마찰로 불타는 현상을 말한다. 유성이 비처럼 쏟아질 때 유성우라고 한다. 유성우는 1년에 3~4차례 나타난다.국립과천과학관은 3대 별똥별 중 하나인 페르세우스 유성우를 오는 12일 저녁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온라인으로 실시간 생중계한다고 9일 밝혔다.페르세우스 유성우는 유성의 복사점이 페르세우스자리에 있기 때문에 이름 붙여진 것으로 1월의 용자리 유성우, 12월의 쌍둥이자리 유성우와 함께 연중 3대 유성우 중의 하나로 꼽힌다.페르세우스 유성우는 밝고 화려한 별똥별이 떨어지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페르세우스 유성우는 태양풍에 의해 혜성이나 소행성의 궤도에 남아 있는 잔해물 사이를 지구가 통과(공전)하면서 발생한다.매년 7월 17일에서 8월 24일 사이 지구가 스위프트·터틀 혜성의 궤도를 지나면서 많은 유성이 이 시기에 집중적으로 떨어진다.국제유성기구(IMO)는 올해 페르세우스 유성우의 극대시기를 8월 13일 새벽 4시경으로 예보하고 있으며, 시간당 최대 110개의 유성을 관측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생방송은 12일 밤 10시부터 다음날 새벽 4시까지 과천과학관 유튜브 채널을 통해 진행된다.옛날 선조들은 별똥별을 바라보며 소원을 빌면 이뤄진다고 했다. 화려한 별똥별쇼를 보며 코로나로 힘겨운 서민들의 애환이 하루 빨리 사라지기를 빌어보자./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1-08-09

부스터샷 갈등

백신 면역효과 증대를 노린 부스터샷(추가접종)을 두고 세계 각국이 신경전이다.최근 세계보건기구(WHO)는 미국, 유럽국가 등을 겨냥해 백신공급 불균형 해소를 위해 오는 9월 말까지 부스터샷을 유예할 것을 촉구했다. 현재 전 세계는 40억회 분의 백신을 접종 중에 있지만 80% 이상이 중상위 소득국가에 집중돼 가난한 국가에 대한 백신공급이 시급하다는 것이 WHO의 입장이다.그러나 미국 등 선진국은 WHO의 촉구에도 자국민에 대한 부스터샷 준비를 서둘고 있다. 부스터샷을 둘러싼 갈등이 해소될 기미가 안 보인다는 것이다.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부스터샷을 시작한 이스라엘은 총리가 나서 “부스터샷 과정에서 축적된 지식은 전세계가 공유 할 것”이라며 부스터샷 실행에 대한 자국 옹호에 나섰다. 부스터샷을 준비 중인 미국도 백신공급 확대와 부스터샷은 동시에 할 수 있어 양자택일의 문제는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영국과 독일도 이달부터 부스터샷 도입에 들어간다.선진국이 부스터샷을 서둘고 있는 것은 델타 변이 확산에 따른 자국민 보호 대응전략이다. 현재 백신을 1회 이상 접종받은 인구의 비율은 북미와 유럽은 60%에 달하고 아프리카는 고작 3.6%에 불과하다. 일부에서는 부스터샷보다 백신공급이 낮은 국가에 대한 접종률을 높이는 게 더 중요하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으나 강대국의 이기적 결정을 이기지 못하고 있다. 부스터샷 갈등은 인도적 문제로 논란을 일으키기도 하나 자국민 우선보호 논리 앞에 백신 양극화 벽은 더 높아만 간다.백신 양극화 속에 한국의 포지션이 궁금하다. 잘하는 쪽일까, 못하는 쪽일까. 한국은 7월말 현재 1차 접종률 37.4%로 세계 90위 수준이다. /우정구(논설위원)

2021-08-08

“졌잘싸”

코로나로 관중 없이 진행되는 도쿄 올림픽에서는 유난히 페어플레이 선수나 팀이 주목을 받는 일이 많다. 금메달을 따지 못하면 아예 언론에 노출되지 못하던 과거의 모습이 줄고 스포츠 정신을 살린 선수나 팀이 언론에 자주 부상한다.우리나라도 금메달리스트만이 스포트라이트 되지 않았다. 열심히 시합을 준비한 선수의 피와 땀과 눈물이 관중을 감동시켰다. 여자배구의 김연경 선수를 세계가 극찬한 것도 메달 획득을 염두에 둔 칭찬은 아니다.이번 올림픽에서 단 1승도 올리지 못한 남자 럭비팀이 그러했다. 참가 12팀 중 꼴찌를 했으나 열악한 여건에서 처음 본선에 진출한 그들에게는 ‘아름다운 꼴찌’란 칭찬이 뒤따랐다. 유도 중량급의 조구함 선수가 비록 은메달에 머물렀지만 승자의 손을 번쩍 들어주는 페어플레이 정신에 관중의 박수는 쏟아졌다.“졌지만 잘 싸웠다”는 말을 “졌잘싸”라 부른다. 과거 한국 축구팀이 세계 강호를 만나 좋은 경기를 펼쳤을 때 졌지만 잘 싸웠다고 했던 것이 유래가 돼 이렇게 불리게 됐다고 한다. 예상을 뛰어넘어 잘 싸운 선수를 격려할 때 “졌잘싸”란 말을 자주 쓴다.전쟁에 비유한다면 계백장군이 국가 명운을 걸고 결사항전했던 황산벌 전투 같은 것을 “졌잘싸”라 부를 수 있다. 비록 백제는 망했으나 황산벌 전투의 계백장군 기상은 오랫동안 귀감이 되고 있는 것이다.우리나라도 금메달보다 잘 싸운 선수를 격려하고 스포츠 정신에 충실한 이를 칭찬하는 문화가 정착해 기분 좋은 모습이다. 스포츠 정신이란 승리에 연연하지 않고 정정당당히 승부하는 것에 있다. 승자는 겸손하고 패자는 예의바른 태도를 보일 때 품격이 있는 것이다. 네거티브에 빠진 우리 정치권도 “졌잘싸” 문화를 본받으면 어떨까./우정구(논설위원)

2021-08-05

자동차 선팅이 필요한 이유

뙤약볕이 내리쬐는 한여름 자동차 실내온도는 80도 이상까지 올라간다. 이때 차 안에 무심코 놓아둔 라이터나 캔 음료, 휴대용 배터리 등은 폭발 위험이 있어 주의해야 한다.특히 플라스틱 생수병 등은 ‘돋보기’ 같은 역할을 해 햇빛이 특정 부위에 집중되면서 화재를 유발한 경우도 있으니 직사광선이 내리쬐는 곳에 주차할 때는 창문을 약간 열어두는 게 좋다.자동차에서 햇빛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틴팅 필름’을 사용해 ‘선팅’을 한다. ‘선팅’이라는 용어는 해를 뜻하는 ‘sun’과 ‘틴트’(tint)를 한다(~ing)는 의미의 합성어다.필름은 차단 원리에 따라 흡수식과 반사식으로 나뉜다. 과거엔 필름을 고를 때 무작정 가시광선 투과율이 낮은 제품을 선호했지만 최근엔 ‘기능성’이 선택 기준이다.틴팅 필름에서 먼저 살필 숫자는 가시광선 투과율(VLT)이다. 5%·15%·35%·50% 등으로 표기하며, 수치가 낮을수록 필름 색이 짙다. 다만 이는 사생활 보호 등을 위한 투명도의 문제일 뿐 열차단과는 큰 관계가 없다.앞유리와 1열 창문의 지나친 틴팅은 밤길이나 주차장 등 어두운 곳에서 안전을 위협하므로 단속 대상이다.전면은 30% 이상을 권장하고 있다. 2열부터는 짙은 필름 시공이나 색유리가 허용된다. 측면 틴팅농도는 15%가 적당하지만 더 진하게 하고싶다면 2열과 열선유리만 5%를 해도 좋다.최근 출시 제품은 자외선(UV) 차단능력이 대부분 99%에 가깝고, 열 차단능력도 향상돼 제품에 따라 열 차단 성능이 30%에서 최대 90%까지다.폭염 속 자동차의 안전한 관리를 위해서도 자동차 선팅이 꼭 필요한 이유다./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1-08-04

대프리카 본색

지난 7월 24일 서울의 기온이 36.5도를 기록하면서 서울이 대구보다 더 덥다는 것이 전국의 뉴스로 떴다. 이날 대구의 낮 최고기온은 33도선에 머물렀다. 전통적으로 폭염 현상을 보이는 대구지방의 더위를 서울의 더위가 이겼다는 것이다.인터넷 게시판에는 “서프리카가 대프리카를 이겼다”는 글이 등장하고, 서울의 폭염 현상을 가리켜 서우디(서울+사우디아라비아)라 부르기도 했다. 서울의 고온현상은 인구밀도가 높고 도시화 등이 진행되면서 생기는 인공열이 작용하는 열섬현상이 주 원인이다.그러나 역대 폭염과 관련한 기록을 살펴보면 서울은 대구를 한참 못 따라온다. 폭염 일수 최장 기록을 보면 서울은 1939년 47일을 기록한 반면 대구는 1994년 60일을 기록했다.폭염이 가장 빨리 찾아온 날은 서울은 5월 17일(1932년)이지만 대구는 5월 9일(1997년)의 기록을 갖고 있다. 전국을 통틀어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여름 낮 기온을 보유한 곳은 대구다. 1942년 8월 1일 대구의 기온은 40도다. 전국 어디서도 이 기록을 아직 깨지 못하고 있다.우리나라 여름철 평균 기온은 1910년 22도였다. 그러나 100여년이 지난 지금은 약 2도 정도가 올랐다고 한다. 지구온난화로 지구가 뜨거워지고 있는 것이 한국이라고 예외일 수 없는 것이다.기상청은 이번 주부터 대구의 날씨가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을 유지하는 열대야로 이어질 것이라 예고했다. 지난해 대구의 열대야 일수는 16일이다. 역대로 열대야는 8월에 집중 발생했다.대구의 대프리카가 이제부터 본색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코로나 기승 속에 무더위와도 한판 싸움을 벌여야 할 것 같다. /우정구(논설위원)

2021-08-03

송금 수수료 제로시대

2천만 고객을 바탕으로 은행·증권 등 전통 금융업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는 모바일 금융플랫폼 ‘토스’가 2일부터 ‘송금 수수료 없는 세상’을 선언했다. 모든 고객에게 돈을 보내는 송금서비스에 대해 수수료를 물리지 않는 ‘평생 송금 수수료 무료’혜택을 부여한다고 밝혔다. 바야흐로 송금수수료 제로시대가 열린 셈이다.그간 토스 송금 수수료는 월 10회까지만 무료였지만, 이번에 제한을 없앴다. 토스 앱의 관련 공지를 확인하면 이후 송금부터 혜택이 자동 적용된다. 토스는 송금, 결제, 투자, 보험 등 고객이 필요로 하는 모든 금융서비스를 토스 앱 하나로 제공한다는 수퍼앱 비전을 제시해왔다. 이에 따라 지난 2월 토스증권을 출범했고, 이르면 오는 9월로 예상되는 토스뱅크 출범을 앞두고 고객 편의성을 강화하기 위해 내린 결정이라는 게 토스의 설명이다.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현재 시중은행과 인터넷은행 18곳 중 12곳은 인터넷뱅킹을 통한 타행이체 시 건당 500원의 수수료를 받고있다. 다만 일부은행은 거래실적 등 고객 등급에 따라 수수료를 면제하는 곳이 많다. 예를 들어 농협은행의 타행 간편송금수수료는 기본적으로 건당 500원이지만 오픈뱅킹 계좌를 등록하거나 올원뱅크를 이용해 50만원 이하를 송금할 때는 건수 제한없이 수수료가 면제된다. 하나은행도 급여나 연금입금, 주거래조건을 충족할 경우 타행 송금수수료를 무제한 면제하고 있다.지난 2015년 간편송금서비스 출시 이후 토스를 통한 누적 송금액은 약 169조원에 달한다. 토스가 ‘송금수수료 무료’라는 획기적인 고객중심 금융서비스를 채택하면서 머지않아 모든 금융기관에 송금수수료 제로시대가 도래할 것이란 전망이다./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1-08-02

인구지진(Age Quake)

우리나라 인구주택총조사는 일제 강점기인 1925년 국세조사란 이름으로 처음 시작했다. 지금은 통계청 주관으로 실시되며 조사 인원만 무려 10만명 이상 동원된다. 국가 기본통계가 모두 수록되는 조사여서 광범위한 연구영역에서 자료가 활용된다. 통계의 꽃이라 불리는 이유다.통계청이 지난주 발표한 2020년 인구주택총조사에서 작년 65세 이상 고령 인구가 800만명을 넘었다.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년 전보다 0.9% 포인트 증가한 16.4%였다. 초고령사회(전체 인구의 20%)에 근접한다는 조사 결과다.지난 5월 우리나라 출생아 수가 2만2천명대로 떨어져 66개월째 감소를 기록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 상태라면 2030년에는 지금보다 315만명의 인구가 줄어들 것이란 예측이다. 우리나라 땅에서 부산시만한 인구가 9년 후에는 사라진다는 뜻이다.우리나라 출산률이 세계에서 가장 낮다는 것은 어린애도 알만큼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럼에도 심각한 인구 문제가 국정 최우선 과제로 올라온 적이 없다. 이 점이 우리를 더 우울하게 한다.홍남기 부총리가 2030∼2040년부터 인구절벽에 따른 인구지진이 일어날 거라는 발언을 했다. 인구지진이란 고령화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적 충격이 지진보다 더 심각하다는 뜻이다. 세계 최초로 초고령사회로 진입한 일본은 기업의 70%가 65세 이상 노인을 고용하고 있다. 노인만 남는 동네가 늘어 슈퍼 등이 문을 닫는 바람에 차를 몰고 10분 이상 시내로 나가야 생팔품을 구입할 수 있다고 한다.인구절벽의 심각성이 얼마나 무서운 지를 짐작케 하는 내용이다. 인구문제를 해결할 능력자가 대통령으로 뽑혀야 할 것 같다./우정구(논설위원)

2021-08-01

집단면역

특정 전염병에 대한 면역력을 가진 사람의 수가 일정수준 이상 유지되면 감염병 전파가 더이상 늘지 않는 상태를 집단면역 상태라 한다.1923년 영국 맨체스트대 토플리 박사팀이 쥐에다 장염균을 놓고 실험을 하다 감염 비율이 일정수준에 이르면 질병 확산이 멈춘다는 사실을 확인하면서 집단면역에 대한 개념이 생겨났다.작년 4월 코로나19가 확산될 무렵 스웨덴은 강력한 봉쇄정책 대신 일상생활과 방역을 함께 하는 정책을 펼쳤다. 중학교 이하 학교는 휴교하지 않았으며 쇼핑몰이나 식당 등도 문을 열게 허용했다. 복지 선진국인 스웨덴의 방역정책을 혹시나 하는 기대감으로 세계가 지켜보았으나 결국은 방역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자연적으로 집단면역 체계가 작동하기를 바랐던 스웨덴의 생각과는 달리 사망률이 심각하게 높아지고 인근 국가들의 봉쇄 조치로 스웨덴은 경제적 피해까지 입었던 것이다. 브라질도 집단면역을 시도하려다 코로나 확진자 수가 남미 1등으로 올라서는 수난을 겪었다.질병관리청은 자연적 집단면역이 형성되려면 우리나라의 경우 35만명의 사망 희생자를 감수해야 하기에 집단면역 이론은 애초부터 고려대상이 아니었다 밝힌 바 있다.정부가 계획하고 있는 11월 집단면역에 대한 국민적 불신감이 커지고 있다. 이달 중 도입키로 한 모더나 백신 수급이 제조사의 생산 차질로 늦어지면서 또다시 정부가 백신 돌려막기에 급급하다는 소식이다. 정부의 백신 공급이 수차례 차질을 빚으면서 국민들이 받은 스트레스도 또한 적지 않다.세계 각국은 내년도 백신 물량 확보에 열을 올린다는데 11월 집단면역만 학수고대하고 인내한 국민들을 실망시키는 일이 벌어져선 절대 안 된다. /우정구(논설위원)

2021-07-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