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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메아리없는 ‘집값하락론’

문재인 정부 들어 서울 아파트 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가운데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최근 ‘집값하락론’을 잇따라 주장하고 있으나 시장에서 별무반응, 메아리가 없다.홍 부총리는 최근 한달여 동안 벌써 세번째 ‘집값이 고점에 가깝다’며 하락을 경고하고 나섰다. 홍 부총리는 지난 달 30일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서울 집값이 장기 추세를 상회해 고평가됐을 가능성이 높다”며 집값 하락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지난 22일에도 한국은행이 내놓은 금융안정보고서를 인용, “단기적으로 소득과 괴리된 주택가격 상승이 있으나 갈수록 과도한 레버리지가 주택가격 하방 리스크로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홍 부총리가 ‘집값 하락론’을 꺼내든 건 지난 5월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재부 확대간부회의에서였다. 그는 지난 3일 부동산 관계장관회의에서도 “서울 아파트 가격(실질가격 기준)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조정을 받기 이전 고점에 근접했다”며 미국의 조기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 가능성과 국내 대출규제 강화를 근거로 제시했다. 그러나 홍 부총리의 잇따른 경고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홍 부총리의 전망과 정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정부가 내놓은 주택공급대책들이 모두 벽에 부딪치고 있기 때문이다.실제로 과천청사 유휴부지 주택 4천호 공급계획은 철회됐고, 노원구 태릉골프장 부지 1만가구 공급 역시 좌초위기다. 매물이 부족한 상황에서 정부의 공급대책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으니 정부가 각종 대출규제 등을 통해 거래를 막으면서 거래량 자체는 줄었지만, 집값은 고공행진하고 있는 것. 정부가 규제일변도의 부동산 정책만으로 집값폭등을 잡을 수 없다는 걸 아직도 모르나 싶어 의아할 뿐이다. /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1-06-30

인지저하증

국내 치매환자는 10년간 4배 정도 증가할 만큼 가파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의하면 2019년 치매로 진료받은 환자는 79만9천명으로 이는 2009년 18만8천명보다 4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여성이 56만으로 남성 23만보다 2.4배 많고 연령별로는 85세 이상이 가장 많다.60세 미만도 가파르게 증가했다. 특히 40∼59세는 연평균 증가율이 15%에 달했다. WHO는 2050년 치매로 고통받을 사람이 세계적으로 3천6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치매 Dementia의 어원은 “정신이 없어진다”는 뜻이다. 태어날 때부터 지적능력이 모자라는 게 아니고 정상적으로 생활해오던 사람이 다양한 원인으로 뇌기능의 손상을 입어 생기는 병이라는 의미다.과거에는 노망(老妄)이라 불렀다. 늙어서 망령을 부린다하여 노인이 되면 반드시 찾아오는 질병으로 인식했다. 기억력 등 정신을 잃어버리는 질환의 특성으로 세상에서 가장 슬픈 병이라는 별명도 있다. 치매환자 뿐아니라 가족까지 힘들게 하는 병이라 현대의학의 난제로 손꼽힌다.치매예방을 위해서는 머리를 많이 쓰는 활동이 좋다고 한다. 최대한 건설적인 생각을 많이 해야 한다. 직업 중에는 수학 교사가 치매에 걸릴 확률이 가장 낮다는 평도 있다.치매라는 이름에 대해 국민의 44%가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는 조사가 나왔다. 복지부의 국민 인식조사에서 밝혀졌는데 그 이유는 치매라는 질병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라 한다. 치매 용어를 변경할 경우 대체 용어로는 인지 저하증이 31%로 가장 많았다.정신분열증이 조현병으로, 간질은 뇌전증, 나병은 한센병으로 바뀌어 부른 사례가 있다. 국민의 부정적 인식으로 사회적 편견을 유발한다면 치매의 병명을 바꾸는 것도 고려할만하다. /우정구(논설위원)

2021-06-29

RE100

RE100은 ‘재생에너지(Renewable Energy) 100%’의 약자로,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량의 100%를 풍력·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전력으로 충당하겠다는 목표의 국제 캠페인이다.2014년 영국 런던의 다국적 비영리기구인 ‘더 클라이밋 그룹’에서 처음 시작됐으며, 여기서 재생에너지는 석유화석연료를 대체하는 태양열, 태양광, 바이오, 풍력, 수력, 지열 등에서 발생하는 에너지를 말한다. RE100은 정부가 강제한 것이 아닌 글로벌 기업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진행되는 일종의 캠페인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RE100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크게 태양광 발전 시설 등 설비를 직접 만들거나 재생에너지 발전소에서 전기를 사서 쓰는 두 가지 방식이 있다. RE100 가입을 위해 신청서를 제출하면 본부인 더 클라이밋 그룹의 검토를 거친 후 가입이 최종 확정되며, 가입 후 1년 안에 이행계획을 제출하고 매년 이행상황을 점검받게 된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SK그룹 계열사 8곳(SK(주), SK텔레콤, SK하이닉스, SKC, SK실트론, SK머티리얼즈, SK브로드밴드, SK아이이테크놀로지)이 지난 해 11월 초 한국 RE100위원회에 가입신청서를 제출한 바 있다.산업통상자원부는 RE100이행을 위한 직접 전력구매계약(PPA) 제도를 오는 10월 도입한다고 28일 밝혔다. 현재는 발전사업자나 전기판매사업자는 원칙적으로 전력시장을 통해 거래해야 하며, 재생에너지만 별도로 구매할 수는 없다.직접 PPA가 도입되면 기업 등 전기사용자는 재생에너지 전기를 사용했음을 인증받아 RE100 캠페인에 참여할 수 있다.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한 탄소중립에 RE100이 꼭 필요하다는 국제적 공감대가 확연해졌다./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1-06-28

트램도시

철도 위를 달리는 객차를 말이 끄는 시대가 있었다. 이른바 마차철도(Horse Car) 시대다. 19세기 초 버스가 등장하기 이전에 말이 견인하는 수레를 궤도 위에 올려 다니게 하여 사람이나 화물을 이동케 하는 때가 있었다.그러다가 말 대신 전기로 동력을 바꾸면서 등장한 것이 트램이다. 1887년 미국에서 처음 도입된 트램은 압도적으로 싼 시설비와 가격에 비해 뛰어난 수송능력 덕분에 전 세계 도시에 보급되기 시작했다. 한국에서도 1899년 12월 서울 서대문-청량리 사이에 처음 개통됐다. 그러나 1920년 이후 기동력이 우수한 버스가 보급되면서 트램시대도 쇠퇴기를 맞았다. 서울에서 운행되던 트램도 1968년 이후 영원히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그러나 트램은 전기를 사용하기 때문에 오염물질 배출이 상대적으로 적은 친환경 교통수단이고, 지하철이나 경전철에 비해 공사비가 저렴해 유럽 등의 여러 나라에서는 새로운 교통수단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특히 프랑스 리옹시는 1957년 트램을 폐지했다가 2001년 트램을 재도입한 도시다. 트램을 재도입한 리옹시는 자가용 분담률을 15%정도 감축하고 자가용에 과도하게 배분된 도로 공간을 재조정하는 효과를 올리고 있다고 한다.영국의 식민지였던 홍콩은 1904년 도입한 트램을 발전시켜 현재는 2층 구조의 노면전차를 운행하면서 도시의 교통수단이자 도시 이미지를 살리는 관광 자원으로 활용하고 있다.대구에도 트램 도입이 시동을 걸었다. 대구시는 도시철도와 연계되는 트램 도입을 구체화하고 본격 사업화하기로 했다고 한다. 트램은 우리에겐 다소 생소하지만 이색적이며 낭만적인 느낌이 드는 교통수단이다. 트램 도입에 대한 대구시민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우정구(논설위원)

2021-06-27

빈과일보의 폐간

빈과일보는 홍콩에서 발행되는 대표적인 반중(反中) 매체다. 빈과일보를 창간한 사주 지미 라이는 중국 광동성에서 태어나 11살에 홍콩으로 넘어와 자수성가한 기업인이다. 파산한 의류공장을 인수해 한국에서도 잘 알려진 지오다노를 창업해 아시아 굴지의 의류기업으로 키운 사람이다.빈과는 사과를 뜻하는 중국식 한자어다. “아담과 하와가 금단의 사과를 먹지 않았다면 인류는 어떻게 되었을까?” 하는 의문을 제시하며 제호를 지었다 한다. 사주는 1989년 중국 정부가 천안문 사태를 유혈진압하는 과정을 보고 충격을 받아 다음해 넥스트 매거진, 1995년에는 빈과일보를 창간했다고 한다.빈과일보는 작년 홍콩 보안법이 만들어진 이후 중국과 홍콩 정부를 상대로 날선 비판을 해오다 지난 12월에는 사주가 구속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홍콩의 친중 매체들은 지미 라이를 외세와 결탁해 홍콩정부를 전복하려는 선동적 인물이라 평했지만 그는 홍콩 내에서는 범민주진영의 원로로 대접을 받아왔다. 홍콩 보안당국에 의한 편집국장과 논설위원의 잇따른 체포와 회사재산의 동결 등으로 빈과일보가 결국은 폐간을 선언했다. 24일 자를 끝으로 빈과일보는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언론의 자유 지키기가 얼마나 힘든 것인지를 보여준 또 하나의 국제 사례로 남을 전망이다.빈과일보 모회사인 넥스트 매거진의 루이스 웡 편집장은 “언론의 자유를 만끽했으므로 후회는 없다”는 말로 폐간의 심정을 밝혔다. 또 홍콩의 한 교수는 “빈과일보가 폐간되면 홍콩은 가장 큰 민주적 가치 하나를 잃게 된다”고도 말했다. 미국 등의 비판에 홍콩 당국은 “언론의 자유 침해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홍콩 보안법 발효 1년만에 반중언론의 폐간이 진행되면서 국제사회에서의 여론은 매우 부정적이다. /우정구(논설위원)

2021-06-24

델타변이

델타변이는 2020년 10월 인도에서 처음 발견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를 가리킨다.당초 ‘인도 변이’로 불리다가 ‘델타 변이’로 이름이 바뀌었다. 코로나19 변이바이러스 가운데 알파(α·영국) 베타(β·남아프리카공화국), 감마(γ·브라질)와 함께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우려 변이(Variant of Concern)’ 중 하나다.WHO는 변이 바이러스가 △기존의 코로나19 바이러스보다 전파성이 증가하거나 중증도에 변화가 있는 경우 △백신과 치료제 등의 유효성 저하가 확인되는 경우 ‘우려 변이’로 지정하고 있는데, 델타 변이는 지난 5월 우려 변이로 분류됐다.델타 변이는 기존 코로나19 백신으로 방어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다른 변이 바이러스보다 전파 속도가 빠른 데다 더 심각한 증상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인도를 비롯해 델타 변이가 확산된 지역의 코로나19 환자들은 복통, 메스꺼움, 구토, 식욕 상실, 청력 상실, 관절 통증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원래 WHO는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에 대해 주요 발생 지역명을 따서 영국 변이, 남아공 변이, 브라질 변이, 인도 변이 등으로 불렀다. 그러나 특정 지역과 국가를 차별하는 것을 막기 위해 지난 5월 31일 △영국발 변이(B.1.1.7)는 알파(α)로 △남아프리카공화국발 변이(B.1.351)는 베타(β)로 △브라질발 변이(P.1)는 감마(γ)로 △인도발 변이(B.1.617.2)는 델타(δ)로 명명했다.‘델타 변이’의 세계적 확산이 코로나 재확산 우려를 낳고 있다. 집단면역의 완성이 델타변이를 막는 유일한 방법이라니 방역당국이 코로나 백신 접종을 한시 빨리 서둘러주길 바랄 뿐이다./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1-06-23

X 파일

1993년 미국에서 방영된 드라마 ‘X파일’은 미국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꽤 오래동안 인기를 모았다. 이 드라마가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이성과 논리, 과학으로 설명되지 않는 비정상적인 사건을 소재한 때문이다.외계인이 존재한다는 것을 기정 사실화하면서 그 외계인은 미국 연방수사국과 음모 관계에 있으며, 영화 속 주인공은 그 음모론의 배후를 캐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드라마에 등장하는 모든 것은 보이지 않는 권력의 음모에 의해 일어나는 사건으로 묘사된다.시청자들은 논리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지만 미묘한 미지의 세상으로 자연 끌려간다. 보이지 않는 권력이 우리의 세상을 조작하고 있다는 현실적 느낌에 스스로가 매료되는 것이다. X파일 사건은 언제나 미궁으로 빠지고 마는 특징이 있다.선거전략으로 매번 선거 때마다 등장하는 네거티브와 마타도어는 비슷한 뉘앙스지만 확실한 차이점이 있다. 마타도어는 우리 말로 흑색선전이라 번역한다. 출처를 밝히지 않거나 근거가 빈약한 내용을 조작해 상대를 곤경에 빠뜨린다. 특히 선거가 얼마 남지않은 시점에서 터져 나오는 음모적 내용은 자칫 치명적일 수 있다. 과거 우리나라 선거에서도 여러 번 목격했다.반면에 네거티브는 팩트 자체를 갖고 있다는 점이 마타도어와 다르다. 상대 후보의 단점을 폭로하고 까발려 대중으로 하여금 상대방의 이미지를 나쁘게 각인시키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는 경우가 많아 마타도어와 네거티브의 경계가 모호할 때가 많다.윤석열 X파일 논란이 정국을 달구고 있다. 윤 전 검찰총장이 정치 참여 선언도 하기 전에 흑색선전부터 먼저 나도니 내년 대선이 얼마나 혼탁해질지 벌써 두렵다./우정구(논설위원)

2021-06-22

백신보험

백신보험은 코로나19 백신의 대표적인 부작용 진단을 보장해주는 보험을 말한다. DB손해보험, 현대해상, KB손해보험 등은 이달 말 또는 다음 달 1일부터 코로나19 백신의 대표적인 부작용인‘아나필락시스 쇼크’에 대한 진단비를 지급하는 보험 상품을 판매할 계획이다. 아나필락시스는 음식물, 독소, 백신 등 특정 물질에 반응하는 전신 중증 알레르기 질환을 뜻한다.보험사들은 아나필락시스를 제외한 다른 부작용에 대해서는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다. 아나필락시스 진단비 보험 가운데 현재 팔리고 있는 백신 부작용 보험은 지난 3월말 출시된 삼성화재 건강보험의 ‘응급의료 아나필락시스 진단비’ 특약과 라이나생명의 미니보험 ‘(무)안심되는 아나필락시스쇼크진단보험’뿐이다. 아나필락시스 진단을 받으면 연간 1회에 한해 200만 원을 보장하는 조건이었다. 당시 삼성화재는 해당 특약의 ‘배타적 사용권’을 신청해 이달 28일까지 독점 판매권을 얻었다. 배타적 사용권이 인정되는 기간, 즉 이달 말까지는 다른 보험사가 유사 상품을 판매할 수 없다. 후발 보험사들은 이달 말 삼성화재의 배타적 사용권이 종료되자마자 판매에 나설 예정이다.KB손해보험과 현대해상은 삼성화재처럼 건강보험의 특약으로, DB손해보험과 교보라이프플래닛은 미니보험 형태의 단독 상품으로 각각 개발했다. 금융 플랫폼은 이벤트 방식으로 백신 보험 시장에 편승했다. 뱅크샐러드는 20∼70세 애플리케이션 이용자에게 라이나생명 상품 보험료를 대신 부담하는 이벤트를 벌인다. 토스는 지난달 DB손해보험과 제휴해 ‘무료 코로나 백신 보험’사전 예약을 받고 있다.백신의 부작용을 겁내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백신보험이 백신 부작용 공포를 조금이라도 줄여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1-06-21

변이 바이러스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를 발생지역에 따라 영국 변이, 남아공 변이, 브라질 변이, 인도 변이 등으로 이름을 붙였다. 그러나 이런 호칭이 특정지역과 국가에 대한 차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생각으로 영국발은 알파, 남아프리카발은 베타, 브라질발은 감마, 인도발은 델타로 명명했다.그 중 인도에서 처음 발견된 델타 변이가 전세계 변이 바이러스의 주종이 돼가고 있다는 불안한 소식이다. 최근 영국에서는 신규 감염자의 60%가 델타 변이로 밝혀져 보건당국이 비상이다. 백신공급 확산으로 방역규제를 풀던 영국은 하루 1천명까지 떨어졌던 코로나 신규 확진자가 변이 바이러스로 인해 최근에는 1만명 선까지 다시 올라섰다. 예정했던 규제해제 시기도 한 달 늦추었다.델타 변이는 감염속도가 기존보다 60% 정도가 빠르다. 감염된 사람은 복통과 메스꺼움, 구토, 식욕상실, 청각상실, 관절통증 등의 심각한 증세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일부에서는 델타 변이가 코로나 바이러스의 우세종으로 자리를 잡고 가을철 대유행을 또 한차례 이끌 가능성도 있다 한다. 미국에서는 지난주까지 신규 감염자의 6%정도 차지했던 델타 변이가 이번 주 들면서 10%까지 높아졌다. WHO는 최근 브리핑에서 델타 변이가 전세계 80여개국에 확산된 것으로 발표를 했다.국내 코로나 백신 접종이 가속도가 붙으면서 6월 현재 접종자 수가 1천400만명을 넘어섰다. 정부는 물론 국민도 코로나 악몽의 긴 터널 끝에 왔다는 생각으로 희망을 꿈꾸는 분위기다. 그러나 델타 변이처럼 바이러스와의 전쟁은 어디에서 또다른 복병을 만날지 알 수 없는 것이 특징이다. 철저한 자기방역 준수의 정신 잊지 말아야겠다. /우정구(논설위원)

2021-06-20

노인학대

노인학대 예방의 날을 맞아 보건복지부가 노인학대 실태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코로나19가 창궐했던 지난해는 전년보다 학대신고 건수가 19.4% 증가했다. 코로나 영향으로 우울장애, 스트레스, 가족갈등으로 불가피하게 노인학대가 증가한 것으로 분석했다.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가정 내 학대판정을 받은 건수가 전년보다 23.7% 늘었고 자녀와 같이 사는 집에서 일어난 학대도 전년보다 29%가 증가한 것이다. 감염병 확산으로 가정 내 체류시간이 길고 제한된 공간에서 생활하면서 갈등이 확산된 것 같다는 분석이다.아동학대 가해자의 80%가 부모다. 그러나 노인학대 가해자의 80%는 자녀다. 특히 노인학대 자녀 가운데 아들이 60%를 차지한다.우리나라가 선진국 대열에 들었다고 하나 노인 문제에 관해서는 고개가 갸우뚱하는 부분이 많다. 노인학대와 더불어 노인 자살률, 노인 빈곤율 등은 OECD 국가 가운데 꼴찌다. 2019년 복지부 통계에 의하면 65세 이상 우리나라 노인의 자살률은 인구 10만명 당 58.6명이다. OECD 회원국 평균 18.8명의 3배 수준이다.노인 빈곤율은 2018년 기준 43.4%로 밝혀졌다. OECD 평균인 14.8%의 3배가량 된다. 위의 통계를 살펴보면 한국의 노인은 과연 다른 나라 노인보다 행복하다 말할 수 있을지 하는 의문이 든다. 특히 경제 선진국이라 자랑하면서 노인 빈곤율이 이처럼 높은 것은 우리의 경제성장이 어떤 과정을 거쳐 왔는지에 대한 의문으로 남는다.100세 시대를 맞아 노인 문제에 대한 정부의 생각을 짚어보는 것은 매우 의미있는 일이다. 노인학대 예방의 날(6월 15일)처럼 노인의 문제가 스쳐가는 행사의 일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우정구(논설위원)

2021-06-17

밈 이코노미

밈(Meme)은 원래 영국의 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가 ‘이기적 유전자’에서 처음 제시한 용어로, 인터넷 온라인상에서 유행하는 2차 창작물이나 패러디물 또는 특정 요인에 따른 유행을 통칭하는 개념이다.밈 이코노미는 주식과 암호화폐시장, 유통업계에서 일어나는 밈 현상을 가리킨다. 밈 주식 열풍의 주역은 영화 체인 업체 AMC엔터테인먼트다. 지난 6월 2일 AMC 주가는 하루 만에 95.22% 폭등해 주당 62.55달러까치 치솟았다. 6개월도 채 안 되는 기간에 주가가 무려 30배 넘게 상승했다. 생활용품 업체 베드베스비욘드, 보안 소프트웨어 업체 블랙베리, 패스트푸드 체인점 웬디스 등도 밈 주식으로 떠올랐다. 밈 주식의 가장 큰 특징은 주가 급등을 설명할 수 있는 공통점이 없다는 것이다. 밈 주식은 개인투자자 관심이 얼마나 집중되느냐가 주가 급등 여부를 결정한다. 암호화폐 시장에선 ‘밈 코인’ 투자 열풍이다. 밈 코인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되는 밈이나 이슈를 반영해 암호화폐로 발행한 것이다. 밈 코인은 ‘도지코인(DOGE)’이 대표적이다. 도지코인은 애초에 별다른 기능 없이 ‘재미’만을 위해 탄생한 코인으로 개발자 스스로도 ‘농담 화폐(joke currency)’라고 불렀다. 그런데도 지난 5월 연초대비 140배 이상 급등했다.유통업계에서도 밈 제품이 인기다. 농심이 지난해 가수 비의 노래 ‘깡’과 뮤직비디오가 유튜브에서 수천만 조회 수를 기록하며 인기를 끌자 비를 CF모델로 새우깡 광고를 내보냈다. 결과는 대성공. 농심은 지난해 깡 스낵 5종의 연간 매출만 1천억원을 넘겼다. 무언가에 거대한 관심을 집중시킬 수 있는 밈이 가치를 창출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밈 이코노미는 ‘관심은 상품’이란 말로 귀결된다./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1-06-16

무영당 백화점

현재 대구 중부경찰서에서 서성로로 이어지는 대구 중구 서문로 일대는 일제 강점기에만 해도 대구의 정치·경제·문화의 중심지였다. 경북도청이 있고 헌병대, 조선식산은행, 대구우체국 등이 밀집해 있었으며 서성로 쪽으로는 상업 기능이 발달한 건물들이 즐비했다.1937년 이곳에 세워진 무영당(茂英堂)은 조선인이 지은 대구 최초의 백화점이다. 건물주 이근무는 개성에서 대구로 내려와 문구 등을 팔아 돈을 번 거상이다. 무영당은 자신의 이름 가운데 무성할 무(茂)자를 따와 나무처럼 번창하라는 기원을 담아 지었다고 한다.1932년 건립된 이비시야 백화점과 1934년 건립된 미나까이 백화점과 더불어 무영당은 당시 대구지역 3대 백화점의 하나였다. 조선인 자본으로 세워져 조선사람들이 많이 애용했다. 특히 조선의 지식인과 예술가 등이 모여 문화를 향유하는 공간으로 많이 활용한 것으로 전해져 온다. 점주 이근무는 조선의 청년들이 원하는 책들을 구입해 전달하고 그들의 정신적 조력자 역할을 했다고도 한다.5층 규모의 무영당은 당시로는 드물게 미국식 빌딩 개념이 도입된 건물이다. 당시 건물로서는 대형화된 것과 콘크리트식 건축, 흰색 타일 마감, 원형창 등 시대적 상황이 잘 반영된 건물로 현재 평가되고 있다. 근대기 지역의 대표적 상업시설로 평가받고 있었으나 철거 직전까지 갔던 것을 대구시가 가까스로 매입해 보존하게 된 건물이다.대구도시공사가 근대건축물 무영당을 역사적 가치를 훼손시키지 않으면서 시민공간으로 되돌려주는 프로젝트 개발에 나섰다고 한다. 대구의 역사성을 부각시키고 시민들이 역사 속 공간에서 문화와 관광을 즐길 수 있게끔 할 계획이라하니 기대를 한번 해보자./우정구(논설위원)

2021-06-15

케모포비아

‘케모포비아(Chemophobia)’는‘화학적인’이라는 뜻의 케미컬(Chemical)과 ‘공포’를 뜻하는 포비아(Phobia)의 합성어로, 잘못된 상식 때문에 소비자들이 스스로 사용하는 생활화학제품에 대해 근거 없는 공포를 느끼고 지나친 거부감을 나타내는 경우를 말한다.제조·유통과정에서의 문제를 정부가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거나, 잘못된 보관법이나 사용법 때문에 부작용을 경험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있다. 최근 아이들이 사용하는 그림물감, 아동용 섬유제품 등에서 유해물질이 검출되거나 합성가죽 소파에서 불임 위험을 높이는 프탈레이트계 가소제 성분이 나오기도 했다. 특히 2011년에 밝혀진 가습기 살균제 참사 이후 민감해진 소비자들이 공산품으로 생산·유통되는 거의 모든 생활화학제품에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다.2017년의 살충제 달걀과 생리대 파동도 화학혐오증을 더욱 악화시키는 계기가 됐다.서울대 보건대학원이 조사한 생활화학물질 위해성 인식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15%가 생활화학제품에 케모포비아를 갖고 있다. 그렇다고 케모포비아 때문에 특정 먹거리나 생활용품들에 민감하게 반응해 불안을 키울 필요는 없다. 운동과 식습관으로 인체의 항상성 유지 기능을 높이는 게 더욱 중요하다.운동을 할 때는 땀을 배출하고 호흡에 집중하는 동작을 매일 15∼30분정도 해주는 것이 좋다. 음식에서는 식이섬유 섭취를 늘리고,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식이섬유를 많이 먹으면 대부분 지용성인 화학물질 배출이 잘되게 돕고, 수분도 몸속 자정 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 건강한 삶을 누리기 위한 노력은 아무리 해도 지나치지 않다./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1-06-14

MZ세대

1990년대 386세대란 말이 처음 나온 후 한 세대의 특성을 규정짓는 사회적 용어로 X세대 N세대 Y세대 등 많은 용어들이 쏟아져 나왔다. 한 시대의 특징을 말 한마디로 규정하기가 쉽지 않으나 주로 젊은층의 사고를 시대 구분의 특징으로 삼았다는 것은 우리가 예의주시할 만한 부분이다.세대(世代)란 같은 시대를 살면서 공통의 의식을 가지는 비슷한 연령층의 사람들이다. 한 세대를 약 30년으로 보는데 이는 생물학적 나이로 부모의 일을 계승할 때까지를 기준으로 봤을 때다. 세대교체란 부모가 자식에게 권한을 물려주듯 우리사회가 신세대와 구세대간에 대물림을 주고받는 과정이다.국민의힘 당 대표에 36살의 MZ세대가 백전노장의 정치인을 물리쳐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이는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권에 대한 거대한 세대교체 요구의 물결이란 해석이 돌면서 정치권의 긴장감도 만만찮은 분위기다.MZ세대란 1980년초에서 2000년초에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중반에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하는 말이다. 2021년 현재 우리나라 인구의 34% 정도가 여기에 해당된다고 한다.이 세대는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다. 디지털 환경에 매우 익숙하며 스스로의 만족을 중시 여긴다. 또 가치관에 따라 돈과 시간을 아낌없이 투자한다.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뭉치고 흩어져 기성세대와는 다르게 학연, 지연, 혈연중심의 관계망에 별로 구애받지 않는다.MZ세대는 나의 행복이 침범된다고 느껴지면 직장도 빠르게 이직하는 성향이 있다. 집단보다 나의 행복이 우선이라는 신념의 생활을 한다. MZ세대의 돌풍, 과연 우리 정치나 사회에 어떤 변화를 던져줄지 궁금해진다./우정구(논설위원)

2021-06-13

휴일 양극화

양극화란 서로 다른 계층이나 집단이 점점 더 차이를 나타내고 관계가 멀어지는 현상이다. 대표적인 것이 부와 빈곤의 양극화다. 가난한 사람은 더 가난해지고 부자가 더 부자되는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말한다. 이를 극복하는 방법은 나눔을 실천하고 사회적 약자에 대한 관심과 배려가 장려돼야 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양극화 해소는 쉽지 않은 문제다.다소 생소하게 들리는 휴일 양극화란 공휴일인데도 누구는 쉬고 누구는 일하는 휴식의 불평등을 뜻하는 말이다. 법정 공휴일이면 공공기관이든 민간기업이든 모두가 쉰다. 그런데 임시 공휴일은 법정 공휴일과 달리 공공기관과 공무원 등에게만 적용되고 민간기업은 의무사항이 아니다. 노동조합이 있는 대기업은 대개 정부가 지정한 임시 공휴일에도 쉬는 분위기나 규모가 작은 중소기업은 그렇지 않다. 그래서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맞벌이 부부의 경우 학교와 어린이집이 쉬게 되면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 오히려 임시 휴일이 짐이 될 때도 있다.과거에도 법정 공휴일을 대체할 임시 공휴일 지정 문제가 논의됐으나 이런 문제점으로 시행을 보류한 적이 있다. 정부는 올 하반기부터 대체 공휴일을 확대해 모든 공휴일을 대체 휴일제 대상으로 하는 법안을 준비 중이다. 여야가 뜻을 같이하기에 빠르면 6월 중 법안 통과도 가능하다. 올 하반기 돌아오는 광복절(일요일), 개천절(일요일), 한글날(토요일), 크리스마스(토요일) 등 주말과 겹치는 휴일은 이 법이 통과되면 대체 공휴일을 별도 정하게 된다.많은 직장인이 대체 공휴일 확대에 찬성하고 있으나 일부 중소기업 근로자들에게는 여전히 그림의 떡일지도 모른다는 걱정도 있다. 휴일 양극화 문제에 대한 적극적 해법이 필요할 때가 됐다./우정구(논설위원)

2021-06-10

프롭테크

프롭테크(Proptech)는 부동산 자산(property)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블록체인 등 첨단 정보기술(IT)을 접목시켜 혁신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부동산 서비스 산업을 말한다. 프롭테크의 대표적인 서비스로는 스마트폰을 이용한 부동산 중개 서비스, 빅데이터를 이용한 부동산 가치 평가 등이 있다.부동산 중개, 사이버 모델하우스 같은 3차원(3D) 공간설계, 부동산 크라우드펀딩, 사물인터넷(IoT) 기반의 건물관리 등도 프롭테크에 해당한다.한국에서는 지난 해 7월부터 부동산 정보 애플리케이션(앱) 업체 다방이 원룸 전세·월세 계약을 모바일에서 ‘원스톱’으로 끝낼 수 있는 전자계약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다방의 전자계약은 임차인, 임대인, 공인중개사 3자가 앱에서 전자서명 방식으로 계약을 맺는 방식이다. 공인인증서를 깔아야하는 국토부 전자계약시스템과 달리 토스나 카카오뱅크처럼 간단한 인증절차만 거치면 된다. 계약 체결 후엔 앱에서 보증금 및 월세도 바로 결제할 수 있다.부동산 플랫폼 업체 1위인 직방은 최근 헤이카카오와 카카오 스마트 스피커에서 음성으로 부동산 정보를 검색 및 확인할 수 있는 ‘부동산 봇’ 기능을 출시했다. 카카오의 인공지능 플랫폼 ‘kakao i’가 탑재된 스마트 스피커인 카카오미니에, “헤이카카오”라고 부른 뒤“OO동 OO 아파트 시세 알려줘”라는 식으로 아파트 정보를 물어보면, 카카오미니가 “O억O천만원입니다. 출처는 직방이에요”라고 음성으로 알려준다.부동산 봇 역시 프롭테크의 산물이다. 뭉치돈이 굴러다니는 부동산업계에 첨단 IT기술을 접목한 프롭테크 산업의 성장세는 자못 눈부시다./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1-06-09

마린온 헬기

마린온 헬기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제작한 한국형 헬기인 수리온을 기반으로 만든 상륙 기동헬기다. 해병대를 뜻하는 마린(Marine)과 수리온(Surion)이 합쳐진 이름이다. KAI가 2013년 개발에 들어가 함정·해상 환경의 비행성능 검증을 거쳐 2016년 개발을 완료한 헬기다. 해병대는 2018년 1월 마린온 1·2호기를 도입하면서 해병대 사상 최초로 항공전력을 보유하는 신기록을 세웠다. 그동안 해병대는 자체 기동헬기가 없어 한미연합작전에 동원된 미군 상륙 기동헬기에 의존해 훈련을 받아왔다.마린온 헬기는 장거리 통신용 무전기와 전술항법 장치를 장착하고 있으며 최대 순항속도는 265km다. 2시간 이상 비행할 수 있으며 기관총 2정도 장착돼 있다. 특히 함상 운용을 전제로 개발했기에 기존의 수리온과는 달리 상륙함 내부에 기체를 수납할 수 있도록 헬기의 회전익 부분을 접었다 펼 수 있도록 했다.2018년 7월 17일 마린온 2호기가 경북 포항에서 기체 결함으로 이륙 직후 13초만에 추락 폭발하는 사고를 냈다. 이 사고로 해병대 장병 5명이 순직하고 1명이 크게 다쳤다. 해병대 항공전력 보유 계획도 큰 차질을 빚었지만 사고 수습을 둘러싼 논란도 크게 일어났던 사건이다.특히 철저한 원인 규명을 요구한 유족과 군부대간의 신경전이 오랫동안 지속됐다. 사고 원인은 기계부품 결함으로 결론이 나고 책임 소재는 결국 밝히지 못했다.유족의 고소로 이 사건은 검찰이 수사를 벌였으나 결과는 증거 불충분으로 인한 무혐의로 종결됐다. 피해자는 있지만 가해자는 없다는 수사 결과에 누구보다 유족의 마음이 허망했을 듯하다. 특히 군 장병 희생에 대한 국가의 보답이란 측면에서 보면 매우 실망스런 결과다./우정구(논설위원)

2021-06-08

가상인간

가상인간은 진짜 사람이 아닌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들어진 외형에 인공지능(AI) 기술로 목소리를 입힌 캐릭터를 가리킨다.우리나라에서는 지난 1월 LG전자가 선보인 가상인간 김래아가 큰 화제다. ‘래아’(來兒)는 미래에서 온 아이라는 뜻으로 지은 이름이다.김래아는 개발 당시 모션캡처 작업을 통해 7만여 건에 달하는 실제 배우의 움직임과 표정을 추출, 딥러닝 기술을 이용해 3D 이미지를 학습시켰다. 또 자연어 정보를 수집해 목소리와 언어도 갖췄다.LG전자는 래아에게 나이와 직업 등을 부여했다. 래아는 올해 23세의 여성으로, 본인을 싱어송라이터 겸 DJ라 소개한다.실제 인스타그램 계정을 열어 팬들과 일상도 공유하고 있다. 현재 게시물은 80개, 팔로워는 9천625명이다. SNS 게시물 상 래아는 흔한 20대 여성과 다를 바 없다.유튜브에서는 가상인간 ‘루이 리’가 화제다. 루이 리는 노래와 춤이 특기인 22살 여성 인플루언서다. 유튜브 채널 구독자 1만9천여 명을 보유, 각종 팝송 커버 영상을 올리거나 일상 속 브이로그를 공유하며 팬들과 소통하고 있다.루이 리는 온라인 쇼핑몰 ‘생활지음’의 모델로 발탁돼 가상과 현실의 경계를 무너트리고 있다.전세계적으로 가장 인기를 끄는 가상 인간은 ‘릴 미켈라(Lil Miquela)’다.인스타그램과 틱톡, 유튜브를 합해 500만명에 가까운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다. 미켈라는 캘빈 클라인, 샤넬 등 명품 브랜드의 모델로 활동 했다.릴 미켈라를 만든 미국 스타트업 ‘브러드’는 2019년 130억원의 수익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현실과 가상의 경계에서 ‘진짜같은 가짜’가 인기를 끄는 첨단과학 발전이 눈부시다. /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1-06-07

호국의 달

우리의 현충일에 해당하는 미국의 메모리얼 데이는 5월 마지막 주 월요일이다. 무덤에 꽃을 장식하며 남북전쟁의 희생자를 추모하던 데코레이션 데이에서 유래 돼 기념일로 정해졌다.미국은 이날을 연방 공휴일로 지정하고 국민은 전몰장병을 기리기 위해 거리에 나와 꽃을 뿌리는 행사도 한다. 유럽의 대부분 나라는 1차 세계대전이 끝난 11월 11일을 현충일로 삼는다.우리는 24절기 중 9번째 절기에 해당하는 망종(芒種) 날을 현충일로 잡았다. 예로부터 손이 없다는 청명과 한식에는 사초와 성묘를 하고 6월 6일 망종에는 제사를 지내는 풍습이 전해졌다. 망종은 보리가 익고 모내기를 시작하는 때라 농경사회에서 가장 좋은 날로 손꼽힌 날이다.정부가 6월 6일을 현충일로 잡은 것은 이런 전통 풍습과 한국전쟁이 발발한 6월 25일이 낀 6월을 호국보훈의 달로 정함으로써 순국선열과 전몰장병을 추모하기에 적합하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으로 보인다.마침 6월은 1일이 의병의 날이고 29일은 제2연평해전 추모일이 겹쳐 호국보훈의 정신을 살리기에 적합한 달이다. 또 국가를 위해 목숨을 던진 희생정신을 통해 국민의 안보의식을 고취하기에도 좋은 때다.어제가 현충일이다. 북한의 침범으로 발발한 전쟁에 희생된 전몰장병과 순국선열의 고귀한 호국정신을 되돌아 본 시간이었다. 특히 이달은 호국보훈의 달로 지정돼 어느 시기보다 경건한 마음으로 시간을 보내 것도 의미가 있다.대구 경북에는 호국의 정신을 기릴 많은 보훈시설이 있다. 경북독립운동기념관이나 국채보상운동기념관, 낙동강 승전기념관, 학도의용군 전승기념관, 장사상륙작전 전승기념관 등 일일이 손꼽을 수 없을 정도다. 한 번쯤 이곳을 방문, 그들의 호국정신을 새기는 것은 뜻깊은 일이다. /우정구(논설위원)

2021-06-06

아듀! 대백 본점

대구시민에겐 대구백화점보다는 대백이란 이름이 훨씬 더 친숙하다. 1944년 창업주 구본흥 회장이 설립한 대구상회에서 출발해 1969년 주식회사 대구백화점으로 변신했던 동성로 소재 대백 본점이 이달 말로서 영업을 끝내고 역사의 길목으로 사라진다.대백 본점은 폐점에 앞서 6월 한달동안 본점 1층에 마련된 특별공간에서 고별 전시회를 개최한다. 대백 77년의 발자취를 더듬어 볼 수 있는 각종 사진물과 기록물 등을 전시하고 대백에 대한 대구시민의 추억을 소환하고 있다.대백 본점은 대구 최초의 백화점이면서 대구시민에게는 쇼핑센터 이상의 의미가 있는 역사 공간이다. 유동 인구가 많은 이곳에 세워진 백화점은 동성로에서 최고의 만남의 장소다. “대백 정문 앞에서 만나자”는 말이 관용어로 쓰일 정도였다. 대구시민의 대백 사랑 또한 유별했다. 전국에서 지역에 본사를 둔 백화점이 지역민의 사랑을 받아 남아 있는 곳은 대구가 유일하다. 대구백화점과 쌍벽을 이뤘던 동아백화점이 2010년 이랜드 그룹에 인수되면서 대백은 지방에 남은 전국 유일의 기업이다.1973년 신세계백화점이 대구에 진출했다가 대백의 벽을 넘지 못하고 철수했다. 1997년 IMF 사태 때는 부산의 5개 백화점이 폐점되고 광주 화니백화점이 부도를 냈으나 대구 백화점업계는 명맥을 이어갔다. 특히 대구백화점은 지방유통업체로서는 최초로 코스피에 상장되는 기록을 세웠고 1984년 유통업체 최초로 은탑산업훈장도 받았다.대구시민과 함께 52년을 동행한 대백 본점의 폐점은 대기업에 밀려난 지역백화점의 퇴출이라기 보다 대구시민의 기억에 남는 또 하나의 추억 장소가 사라진다는데 더 큰 아쉬움이 있다. 대백 본점의 고별전이 유난히 마음을 끈다./우정구(논설위원)

2021-06-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