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의호 포스텍 명예교수·DGIST 총장특보“이번 여름에 한국에 가면 북한에 여행갈 수 있나요?” 미국에 사는 교포들은 궁금하다. 벌써부터 들떠 있다. 남북한 농구 경기, 스포츠 교류, 남북한 연결 철도, 북한 수학여행, 개성공단 재개, 물류 개발 벨트 조성, DMZ 내 생태 평화 관광지구 조성 등 남북한 교류에 대한 기대가 봇물 터지듯 흐르고 있다.역사적인 남북한 정상회담의 막이 내렸다. 이번 정상회담은 3차라고는 하지만 1, 2차와는 다른 점이 많았다. 한국 대통령이 북한 평양에 갔던 과거와는 달리 북한 정권의 최고 통치권자인 김정은 위원장이 비록 판문점이긴 하지만 남측으로 내려와 회의를 했다는 점이 가장 특이한 부분이었다.벌써부터 휴전선 접경 지역 땅값이 뛰고 있고, 경협 테마주도 들썩이고 있다. 제2 개성공단 조성 등 통일경제특구법이 추진되고 있다. 개성공단 기업인들은 공단 재가동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정부는 경협 재개를 위한 로드맵도 짠다고 한다.이러한 가운데 북한의 광물자원이 다시 재조명되고 있다. 다양한 광종, 풍부한 매장량이 특징인 북한의 광물자원은 기술부족으로 개발이 상대적으로 덜 돼 경제적 가치가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70년대 한국TV에서는 청와대에서 당시 박정희 대통령과 그의 각료들이 석유 항아리를 들고 눈물을 흘리는 장면을 보여준 적이 있다. 신문에는 “한국도 이제 산유국”이라고 대서특필했다. 결국 그것은 원유가 아닌 것으로 판명됐지만, 이 땅에서 석유자원과 같은 광물자원에 목마른 국민의 기대를 보여주는 슬픈 에피소드였다.한국은 세계 경제 10위권의 국가지만 산업의 근간이 되는 석유, 철강 등 기본적 자원이 절대 부족한 나라이다. 석유, 철의 원광석 모두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북한에는 현재 200여 종의 유용 광물이 매장돼 있으며 경제적 개발 가능성이 있는 광물만 해도 50종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북한의 자원은 경제적 가치로 한국의 연간예산의 10배 이상인 5000조원이 넘는다는 보고서도 있다. 북한에는 매장량이 수위권을 달리는 광종도 많다고 한다. 마그네사이트의 부존량은 60억t으로 세계 2위이며 흑연은 200만t으로 세계 3위이다. 철광, 중석, 금 매장량도 상당히 풍부한 것으로 알려진다. 북한은 풍부한 매장량에 비해 광산에 대한 시설투자와 기술지원이 빈약하고 신규광산의 개발부진, 채굴의 심부화, 장비의 노후화, 전력부족 등으로 생산량이 적어 2000년대 이후 생산이 정체 상태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석탄의 경우 전력 공급이 안 되니 석탄 생산성이 떨어지고, 석탄이 없으니 화력발전소를 돌릴 수 없어 전력을 생산하지 못하는 악순환의 상태이다.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 것은 한국의 자본과 기술일 것이다.북한의 광대한 광물 매장량을 남북이 공동 개발할 경우 북한의 산업기반 확충뿐 아니라 남한의 관련 산업도 키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남북한 공동의 북한 광물 개발은 북한 내부의 부족한 자원공급의 확대와 함께 산업 발전으로 이어지는 광산기계, 목재, 화약, 도로, 항만 등 사회간접자본과 생산지원부문 활성화와 전력, 금속공업 발전에 기여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이는 궁극적으로 남북 통일비용을 상쇄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진단하고 있다.최근 이명박 전 대통령을 구속에 이르게까지 한 원인중 일부인 자원개발 투자의 논란은 한국의 에너지자원개발에 대한 집념에서 나온 것이다. 자원매장량이 정말 빈곤한 한국의 입장에서는 이번 남북의 화해무드를 타고 자원개발의 호기가 온 것이다. 부존량과 생산가능량을 고려할 때 북한 광물을 남북이 공동개발하면 남북 공히 경제적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윈-윈의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이번만은 북한의 평화제스처가 진정한 의도이길 빌어본다.
2018-0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