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년을 되돌아 보면, 정치 풍파, 민-민 갈등, 민-관 갈등 등 지역이 갈기갈기 찢어졌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경주는 지난 2005년 방폐장 주민투표 이후 2차전으로 불리는 `한수원 본사 재배치` 건이 진행되고 있다.
특히 이 건은 초선인 최양식 시장이 직(職)을 건 지역 최대 쟁점이자 `뜨거운 감자`다.
이를 최 시장이 풀겠다고 나섰지만 수많은 갈등만 더 양산시켰다는 지적이다. 당사자인 최 시장 입장에서는 오죽했으면, `직`까지 걸겠냐는 동정론도 있다. 이 또한 지역 `지도자`로서 당연히 해야 할 책무이기도 하다. 그리고 전력투구한 것도 사실이다. 이러했기에 재배치라는 훌륭한 결과물이 나올 것으로 예상했었다.
그런데 예상과 달리 동경주민들의 반발은 식을 줄 모르고 있다.
더욱이 추진과정과 발표에 있어 최 시장은 측근들 조차 배제하고 극도의 `보안 유지`를 했다 한다. 특히 발표시점은 물론 당일 2시간 전에 통보할 정도 였다.
그래서 최 시장이 이 현안을 추진하는 전략에 있어 본인이 독단적으로 처리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고, 문제가 더욱 꼬였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시정을 책임지는 수장이 국장급 핵심 참모에 대해서도 이 문제를 논의하지 않았다는 것은 경주시청 공무원사회가 `소통`과 `언로(言路)`가 전혀 형성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시정 운영이 시장의 독단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
때문에 경주시청 내와 시민사회가 극도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으며, 이를 두고 시민들은 “되는 것도, 안되는 것도 없는 것이 경주시다”며 비꼬고 있다.
존 맥스웰은 훌륭한 지도자가 되는 길에 대해 꼭 필요할 때 적절한 방법으로 영향력을 발휘하는 지도자, 자신을 다루는데는 머리를, 남을 다루는데는 가슴으로 사용하는 지도자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지도자의 리더십에 문제가 있을 경우 혼란만 양산한다는 것이다.
특히 선출직 지도자는 인기에 영합하는 언행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뭔가 `치적`내지는 `실적`을 내야한다는 부담을 안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지도자가 국가나 지역을 제대로 리드하지 못할 경우 실패한 지도자로 오욕만 남게 된다.
경주지역의 경우 `경주 5 적(賊)`,`5 식(植)`이라는 별의별 소리가 시중에 나돌고 있다.이는 지역지도자와 연관성이 있을 수 있다.
성공한 지도자와 실패한 지도자의 차이는 본인의 `자세`와 `철학`에서 가름된다. 중국 당(唐)의 절정기를 이룬 태종에게 무서운 직언자가 있었다. 그는 위징으로 태종에게 비수와 같은 직언을 해 미움을 샀다. 그러나 위징이 죽자 태종은 그의 말을 인정하고 죽음을 아쉬워했다. 군주시대의 권한이 말할 수 없을 정도 컸던 왕조시대에도 언관(言官)의 역할은 대단했다.
고려, 조선에서도 대간(臺諫)을 두고 국왕에 대해 간언토록 했다. 왕이 펼치는 정책에 대해 득실을 논하고 각 관할기구에 과실을 논하거나 탄핵까지 하는 언론기관이었다.
독주하는 왕권이 이 언관들의 말을 제대로 듣지않을 때 국정은 독선으로 흐르기도 했고, 국정의 폐해는 그대로 백성에게 옮겨졌다.
독단적이고 독선적이어서 실패한 지도자로 노무현 전 대통령도 손에 꼽힌다. 국민적 정서나 반대여론에 대해 철저히 무시하는 등 임기 내내 싸움 닭으로 유지하다 퇴임 후 그는 결국 자살이라는 길을 택했다.
따라서 지도자는 기본 자세를 본인의 주장보다 다양한 소통 구조와 언로에서 여론과 정보를 취득해야 하며, 쓴 소리도 찌푸림없이 경청하는 내공도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